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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2.12 23:26
여행은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 시작된다. 갈 곳을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여행 경로를 짜다 보면 마음은 벌써 길 위에 있으니.
인터넷으로 뉴욕타임스 서평을 읽고 아마존에서 바로 책을 주문하는 ‘글로벌 네티즌’들은 이제 여행도 인터넷으로 준비하며 값싸고 알찬 서비스를 찾아 ‘밤샘 클릭’을 불사한다.
겨울 여행을 앞두고 챙겨두면 좋을 쏠쏠한 인터넷 여행 계획 방법을 모아 소개한다.
::: 호텔 예약, ‘닷컴’에만 의존하지 마세요
영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해외여행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익스피디아(www.expedia.com)’ ‘프라이스라인(www.priceline.com)’ 같은 사이트가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호텔은 물론 렌터카, 항공권 등을 한 곳에 모아 몇 번의 클릭만으로 검색,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게 한 이 사이트들은 사용이 간편하고 방대한 정보를 모아두어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이왕 인터넷 서핑을 시작한 참에, 조금만 더 ‘넷품’을 팔아보자. 대형 여행 사이트들이 지역별 마케팅을 위해 ‘닷컴(.com)’ 외에 만들어둔 해외 사이트까지 둘러보면 비용도 아끼고 선택의 폭도 넓힐 수 있다.
‘익스피디아’는 일본 중국 영국 캐나다 등 14개 나라, ‘프라이스라인’은 영국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등에 별도 사이트를 두고 있다. ‘닷컴’ 대신 ‘ www.expedia.co.jp (익스피디아 일본 사이트)’ ‘ www.priceline.com.hk(프라이스라인 홍콩 사이트)’ 등 각 국가의 고유 도메인이 부여돼 있고, 가격도 해당 국가의 통화로 표시해두었다.
이들을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환율 비교를 통해 싼 가격을 찾는 것이다. ‘익스피디아’에서 미국 뉴욕의 ‘밀포드 호텔’을 예약한다고 할 경우(12월 중순에 12월 말 1박 예약 기준, 호텔 가격은 기간에 따라 바뀔 수 있음) ‘닷컴’이 제시하는 가격은 249달러. 캐나다, 호주, 일본 사이트의 같은 호텔 1박 가격은 각각 251.36캐나다달러, 287호주달러, 22140엔이었다. 통화가 달라 헷갈리지만, 간단한 곱셈을 통해 원화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미국 23만275원, 캐나다 23만2528원, 호주 23만3833원, 일본 18만5161원이 나온다. 같은 호텔인데 엔화 환율이 워낙 약하다 보니 ‘닷컴’보다 일본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때 4만원 이상 싸지는 것이다.
::: 저가항공 검색, 좋은 좌석 확보도 인터넷으로
국제선 항공에 대한 정보는 출발 국가의 인터넷 여행사들이 가장 꼼꼼하게 챙겨두고 있다. 즉 한국서 출발하는 항공권 정보는 ‘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나 ‘투어캐빈(www.tourcabin.com )’같은 국내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가장 낫다.
여행지에서 항공편으로 도시간 이동을 하려면 나날이 늘고 있는 저가항공을 이용해보자. 저가항공사들은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 자사 사이트에서만 예약을 받고 있어 가격 비교가 쉽지 않다. 예약은 불가능하지만, ‘카약닷컴(www.kayak.com )’이나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m )’를 통하면 수많은 저가항공사 중 가장 저렴한 항공편 검색이 가능하다.
미국 일부 항공사에 한해, 인터넷 체크인을 대행해주는 사이트 ‘체크인 수너(www.checkinsooner.com )’도 재미있다. 이름과 예약번호만 입력해 두면 체크인이 시작되는 출발 시간 24시간 전 자동으로 체크인이 된다. 이 사이트는 또 아메리칸에어라인의 경우 원하는 좌석을 미리 찍어 두면 4분마다 자동으로 확인해 그 자리가 비는 즉시 좌석을 예약해주기도 한다. 항공기의 ‘좋은’ 좌석은 항공사·기종별 좌석 정보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시트구루(www.seatguru.com )’에 상세히 공개돼 있다.
::: MP3를 가이드로 채용하세요
여행사 가이드 따라 다니긴 번거로울 것 같고, 책 보고 혼자 연구하자니 뭔가 놓치는 것 같아 찜찜할 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는 ‘mp3 여행 가이드’를 시도해보자. 이 가이드는 유명 미술관 등에서 전화기처럼 생긴 기계를 나눠준 후 그림 아래 붙은 숫자를 누르면 자세한 설명이 나오게 한 ‘오디오 가이드’의 ‘디지털·도시형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뉴욕으로 시작해 지금은 프랑스 영국 인도 등 국가를 하나하나 추가해가고 있는 ‘사운드워크(www.soundwalk.com )’에 들러 무료 공개된 샘플을 감상해보면 mp3 가이드에 대한 대략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브롱스 힙합 산책(Bronx Hip Hop Walk)’ ‘브롱스 낙서 산책(Bronx Graffiti Walk)’ ‘맨해튼 차이나타운(Manhattan Chinatown)’ 등 지역·주제별로 나눠져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듣거나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사운드워크’ mp3의 가장 큰 장점은 현지인이 아니면 지나치기 십상인 골목의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다룬다는 점이다. 각 지역 현지인 중 주제와 잘 어울리는 이가 내레이션을 맡고 자동차 소리나 분위기 있는 음악을 깔아 두어서 마치 뉴욕에 사는 친구가 손을 잡고 안내하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가이드는 ‘뉴욕 3부작’로 유명한 소설가 폴 오스터가 녹음을 했고, 브롱스 낙서 편은 그래피티로 유명한 ‘태츠 크루(TATS CRU)’가 흑인 억양을 팍팍 넣어 진행하는 식이다.
mp3 가이드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 좋게 말하면 영어 공부가 되고, 나쁘게 말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듣기평가’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영어 ‘리스닝’이 정말 짜증난다면 ‘사운드워크’ 사이트에 있는 pdf 산책 지도만 다운로드 받아서 가도 산책에 큰 도움이 되겠다. 지도는 무료, mp3 파일은 하나당 12달러(1달러=약 924원)로 길이는 투어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대략 한 시간 정도다.
‘투어캐스터(www.tourcaster.com )’에서도 일본 프랑스 중국 스위스 등 전세계 약 30개 나라에 대한 mp3 가이드를 판매한다(6.95달러). 영국 미국 등의 mp3 가이드를 제공하는 ‘사운즈포사이츠(www.soundsforsights.com ·도시별 5개 세트 17.99달러 정도)’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좀더 상세해 아이들 교육에 좋겠다. ‘오디세이가이드(www.audisseyguides.com ·10달러)’는 보스톤 시카고 시애틀 마이애미 뉴올리언즈 등 미국 도시 중심의 관광 안내 mp3 가이드를 판매한다. 시 관광청에서 mp3를 만들어 홈페이지(www.visitdublin.com)에 올려두는 더블린이나, 광고가 있고 음질이 약간 떨어지지만 많은 도시의 mp3를 공개해둔 ‘지오개드(www.geogad.com )’처럼 무료 사이트도 늘어나는 추세니 여행 전 ‘구글(www.google.com )’ 등에서 ‘해당도시 free mp3 tour’를 검색하는 걸 잊지 말자.
::: 일본 료칸(旅館), 한국서 예약하기
겨울철 일본을 가장 근사하게 여행하는 방법, 료칸 아닐까. 눈 쌓인 뜨끈한 온천과 나이 지긋한 여주인이 내오는 가이세키(懷石·일본 고급 정통 요리)를 먹으며 겨울의 추위를 잊어보고 싶지만 문제는 검색과 예약이다. 소규모로 운영하는 일본의 료칸들은 대부분 홈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고, 설령 있더라도 일본어로만 써있기 때문에 네티즌 여행객들은 어디부터 검색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www.welcometojapan.or.kr ) 마케팅팀 유진 대리는 ‘일본국제관광료칸연맹(www.ryokan.or.jp )’을 추천했다.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각 지역별로 회원 료칸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 홈페이지가 있는 료칸에는 링크를 걸어두었다. 일본어를 읽지 못해도 사진을 보며 대략적인 료칸의 분위기를 짐작하며 맘에 드는 료칸 몇 개를 점 찍어 놓는 것으로 료칸 여행 계획을 시작할 수 있다. 료칸 연맹에서 선택한 료칸이 홈페이지에서 영문이나 한글로 예약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별도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