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이 살아나려면 대전시청이 다시 충남도청이전부지로 돌아와야 합니다.” 이서령 민주통합당 대전 중구지역위원장은 “현재 시와 구가 추진하고 있는 대책만으론 원도심 활성화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 이라며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기간 민주당 입당 당시 권 전 의원은 시장, 나는 지역위원장과 총선을 맡기로 약속했다”고 밝혀 권 전 의원의 시장출마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이 위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정치행보와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그동안 주로 중앙 정치권에서 활동이 많았다. 중앙당에서 일하느라 한동안 서울에서 지냈지만 신흥초와 충남중, 보문고, 충남대 영문과를 졸업하는 등 내 정체성은 온전한 대전사람이다. 이후 민주당에서만 15년을 통상산업분야 정책전문가로 활동했다. 여야를 통 털어 정책실장과 원내행정실장을 겸비한 사람은 내가 처음일 것이다. 서울에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 재래시장특별법 제정과 엑스포재단 대전시 이관, 소상공인지원센터 대전 이전 등을 이끌어냈다.
-2002년 인수위원까지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나.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시절부터 모셨으니 인연으로 따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먼저다.(웃음) 1997년 노 전 대통령이 부산에 있을 때부터 소상공인, 삼성자동차 문제, 신발·조선기자재 산업 등 지역구 정책을 도왔다.
노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에서 활동했지만 경제분야는 워낙 쟁쟁한 관료들이 많아 청와대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2006년 모 공사 사장에 내정된 적도 있었지만, 내부에서 ‘45세 젊은 CEO가 온다’는 불안감으로 동요가 심해 스스로 물러나 당 정책실장을 맡았다.
-지난 총선 중구에 출마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는데. 당내경선에서는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결국 강창희, 권선택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1년 12월 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듬해 1월 모바일투표와 관련 광주에서 투신사건이 발생하면서 당 인기가 급락했다. 그때 지역 여론이 강창희 후보 쪽으로 확 돌아섰다.
이서령이 참신하긴 하지만 잘 모르겠고, 찍고 싶기는 한데 당선확률이 낮으니 권선택 후보 쪽으로 간 표도 많았다.
-중구는 대선에서도 대전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얻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7.7% 차이를 보였다. 대전·충남 전체로 보면 14% 차이가 났는데 많이 줄였다고 생각한다. 중구는 유권자 분포상 어떤 지역보다 고령화, 보수성향이 짙다. 현 국회의장 지역구에서 박 후보가 그것밖에 못 얻었다는 것은 오히려 새누리당의 실패일 수도 있다.
-대선패배 후 민주당 정비가 늦어지고 있는데. 책임론을 싸고 아직까지 주류·비주류 논란이 많은데, 이런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주는 게 답답하다. 나를 비롯해 모두가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선거는 질수도 이길 수도 있는 것이다. 승패에 집착하면 바람직한 정치문화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젠 책임론에서 벗어나 당을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권선택 전 의원과 지역구가 겹치는데 5월 전대를 앞두고 지역위원장에 도전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권선택 전 의원이 지난 대선기간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권 전 의원은 시장, 나는 지역위원장과 총선을 맡기로 서로 약속한 바 있다. 핵심당원들이 지켜보는 데서도 공언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도의적으로 약속은 지킬 것으로 믿는다. 또 권 전 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아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4개월 전엔 사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맡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시당위원장에 도전할 생각인가. 우선 지역위원장이 확정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 지금 도전 여부를 밝히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 일부에서 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역의원들이라 하더라도 예의가 아니다. 지역위원회가 세팅되면 그때 얘기해야 한다.
-충남도청 이전으로 중구가 심각한 공동화에 처했는데. 시나 구는 아직 도청이전부지 활용에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화예술복합단지도 그렇고, 상권이 없으면 뭘 해도 소용이 없다.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경제유발효과엔 관공서가 최고다. 시청기능 절반만 옮겨와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제2시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둔산이 허허벌판이었을 당시 시청이 선도임무를 완수했으니 이젠 다시 옮겨와도 상관없다. 이쪽으로 와서 그 역할을 다시 했으면 하는 것이 지금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낙후되어있는 중구를 살릴 대안을 가지고 있나.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재개발촉진지구는 해제하고 소규모 개발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규모 개발로 원주민은 쫓겨나고 새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함께 숨 쉬고 변화하는 공동체 개념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마을단위 오랜 전통을 이어온 중구에 맞는 방법이다.
또 중구는 보문산을 중심으로 생태환경도시로 개발할 여지가 많다. 정생동, 안영동, 어남동 등 천혜의 환경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유기농 특구나 전원주택단지 등 슬로시티 개념을 도입하면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정치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치를 하면서 진정성이 없으면 안 된다. 주민, 특히 서민들의 삶을 투사할 수 있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서민만 대변하면 정치가 되지는 않는다.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기득권 세력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규율할 엄정한 잣대를 세워야 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미래 비전에 대한 혜안이 더해져야 한다. 중앙정치를 할 정도면 시대를 선도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