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광은 불교, 원불교의 성지이며 기독교 순교지.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를 비롯해 낙조가 아름다운 해안도로까지. 해당화가 펼쳐진 길에는 서해안이라 믿을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영광에 무엇이 있을까? 떠오르는 건 단지 ‘굴비’. 목적지를 ‘영광군 백수해안도로’로 정하자 이것저것 궁금증이 생겼다. ‘굴비’말고 다른 볼거리 먹을거리는 없는 것일까? 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봤다. 의외로 이야깃거리가 많다.
무려 3개 종교의 성지이며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또한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가 바로 이곳 영광군 백수읍의 동백마을이다. 이쯤 알고 보니 궁금증이 점점 더해진다. 지도를 보니 법성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볼거리가 늘어섰다. 서울에서 고속도로로 3시간 남짓. 일단 차를 달려 영광으로 출발했다.
환상의 낙조를 기대한 여행
백수해안도로는 낙조를 보며 해안가를 드라이브하는 맛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동해안 못지않은 절벽으로 이뤄진 곳으로 굽이를 돌 때마다 앞에 나올 풍경이 궁금해지는 도로는 낙조를 만날 때 가장 절경을 이룬다.
도로 곳곳에는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들이 있다. 대여섯 대의 차가 주차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과 작은 정자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또한 절벽에서 바다로 향해 내려가는 건강365 계단과 절벽에서 산으로 향해 올라가는 전망대 역시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배려다.
볼거리 가득한 영광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16.5km의 해안도로 (영광군청제공)
영광에는 으뜸상품인 ‘굴비’ 외에도 곳곳에 명소들이 많이 있다. 굴비의 원산지 법성포는 인도의 고승 ‘마라나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처음 들어온 곳이다. 그때 세워진 불갑사는 남방 불교의 양식을 보여주는 국내의 유일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불갑사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오면 ‘원불교 영산성지’가 나온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종빈 대종사가 태어나 도를 깨친 곳이다. 또한 기독교 성지도 있는데 한국전쟁 당시 77명의 기독교인이 공산당의 핍박에 순교한 곳이 바로 영광에 있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곳은 백수해안도로 끝에 위치한 이른바 ‘마파도 마을’이다.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로 바닷가 절벽위에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승용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길로 들어서면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 나온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밭일을 하던 장면을 바로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제는 관광지로 알려져 주변에 펜션도 들어섰지만 좁은 길을 드나드는 외지 차량이 이곳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마을입구에 ‘차량출입금지’라고 푯말까지 써 붙였으니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큰길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어서 돌아볼만하다.
법성포 굴비 이야기
굴비의 이름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고려 인종 때 법성포로 귀양 온 이자겸이 그 맛에 반해 임금에게 바쳤다고 한다. 하지만 아부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된 도리로 하는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 ‘비겁하게 굴하지 않는다’는 뜻을 지녀 ‘굴비(屈非)’라고 불렀다고 한다. 굴비를 말리는 법성포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연평균 12도의 낮은 온도와 바닷가 지형이 알맞은 건조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집마다 굴비를 널어 말리는데도 파리 한 마리 없는 것 역시 영광 굴비를 유명하게 한 특징이다. 또한 이곳의 염전에서 나오는 천일염으로 염장을 해 적당한 간이 배어 영광 굴비의 짭짤함이 더해진다.
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영광IC에서 ‘백수해안도로’, ‘법성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고속도로에서 법성포를 먼저 들러 해안도로를 가는 코스가 좋다. 법성포에서 842번 지방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 해안도로 인근에는 영화 ‘마파도’촬영지, 해저온천스파, 노을전시관, 칠산정, 옥당박물관, 모래미 해수욕장, 원불교영산성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모여있다.
모자바위의 전설 해안도로에는 촛대바위, 거북바위, 모자바위가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어부가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자 그의 부인이 아이를 등에 업고 촛대를 들고 나가 바닷가에서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다 돌이 됐다. 바다에서 익사한 남편은 거북이가 돼 촛불을 보고 바닷가로 돌아와 돌이 됐다는 이야기다. (영광군청제공)
바닷가의 낙조 국내 3대 낙조로 손꼽히는 백수해안도로의 낙조는 금빛으로 펼쳐진다. 특히 이곳의 노을은 전시관까지 마련해 둘 정도로 아름답다. 노을은 태양이 뜨거나 지는 방향의 날씨가 맑을 때 나타난다. 노을을 보고 날씨를 예상할 수 있는데 저녁노을이 지면 다음날 날씨가 맑다. (영광군청제공)
아름다운 길 백수해안도로는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서 9위를 차지했다. 16.5km의 해안도로는 낙조가 아름답고 기암절벽과 해당화, 코스모스로 이뤄져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로 손꼽힌다. 또한 전라남도 광주에서 고속도로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라 지역주민들의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다일기자)
소나무와 정자와 낙조 해안도로 주변에는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경치를 관람할 수 있는 정자가 놓여있다. 낙조를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고 바닷가에 위치한 펜션과 음식점들도 낙조를 감상하기 좋다. 낙조를 감상하려면 일몰시간보다 2~3시간 여유를 갖고 찾아가 길을 둘러본 뒤 천천히 감상하는 게 좋다. (영광군청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