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한 번씩 교회에 참석했어요. 제가 다 끌고 간 것이지요.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어떻게 그렇게 항상 행복하냐”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답은 언제나 “하나님 때문이지”라고 말하곤 합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저도 상당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연예인으로써 방송국엘 오가고, 카레이서로써 경기장 등을 뛰어다니고 또 이곳저곳에서 싸인회 등 어느 곳에 있을 때든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구와 대화를 하든지 “저는 기독교인입니다”라는 말을 자주하게 되는데, 그럴 때 사람들이 “아 그래서 저렇게 표정이 항상 밝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으로 노력하는 것이지요.
고3 때 신앙에 회의 교회 등져
저는 교회에서 컸어요. 집사님이신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녔거든요. 유치부, 중고등부를 거치면서 항상 교회 안에서 자라났어요. 문제는 제가 조금 크면서 시작되었지요. 고 3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또 이런저런 이유가 겹치면서 인생에 갈등이 생겼어요. 가치관 정립이 안 된 것이죠. 신앙의 가치관 말이죠. 왜 교회에 다녀야 하는지, 신앙생활이 왜 좋은지 등에 대해서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어요. 결국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되었지요.
그러한 방황은 한 여자 친구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어요. 그 친구는 저를 만날 때마다 교회 이야기를 자주 했어요. 그 친구가 좋아하는 이상형은 바로 목사님과 같은 분이셨어요. 신앙이 깊은 친구였지요. 그리고 한 번은 자신의 교회로 저를 초청했어요. 그때 생각했지요. ‘아 내가 이제 하나님께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라고 말이죠.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친구와 교회, 신앙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다는 것이었어요. 오히려 더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기도하고, 찬송하면서 정말 너무도 부드럽게 예전의 신앙으로 회복할 수 있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지요.
저는 제 스스로를 벤처 연예인이라고 부릅니다. 방송국 사람들은 저를 연예계의 이단아라고 부르기도 해요. 연예인이면서 ‘카레이서’라는 직업을 또 하나 갖고 있기 때문이죠. 아직 한국에서 귀에 익지 않은 직업이죠. 저는 단지 호기심이나 저의 개인적인 즐거움만을 위해 이 직업을 택한 것은 아니에요. 미래를 생각해 본 것이지요. 그리고 나만의 선구자적인 기술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에요. 물론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을 전하기 위해서 사용할 것이지요. 그리고 작게는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분야 발전을 위해 조금의 힘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고요.
번 돈 모두 투자 카레이서로
▶ 이세창. 그는 연예인이자 카레이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학비를 비롯해서 필요한 모든 돈은 제가 직접 벌어서 사용했어요. 상당부분 자수성가를 한 셈이죠.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하기도 했어요. 잠도 2~3시간씩 자며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어요. 그러면서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지요. 사회생활 즉 연예인이 되어서 돈을 모을 수 있었어요. 돈이 좀 모아지자 어느 날 어머니에게 이런 부탁을 드렸어요. “어머니 사회생활에서 번 돈 제가 마음껏 한 번 써보게 허락해 주세요” 그랬더니 어머니는 “뭐 할 것인데”라고 물으셨죠. 저는 차를 사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까지 번 돈을 모두 차에 투자를 했지요. 그것이 카레이서가 된 계기였어요.
차에 미쳐서 살았어요. 카레이서로서도 열심히 뛰었어요. 저는 하나님이 저에게 그 길을 또 열어주셨다고 믿었어요. 또 하나의 직업을 저에게 주신 것이지요. 자동차에 쏟아 부었던 그때의 열정과 에너지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능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탤런트도 카레이서도 그래서 제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연예인으로서의 매력은 제가 겪어보지 못하는 인생을 드라마를 통해서 살아본다는 것이지요.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생 경험을 통해서 살아가는 참된 의미를 매순간 발견하곤 합니다. 종종 깡패 등의 악역을 맡을 때는 제가 먼저 화가 납니다. 대본을 보면서 “이런 나쁜 자식”이라고 외치기도 하지요.
레이싱은 몸이 극복할 수 있는 속도의 한계를 조금씩 넘어가는 데에 매력이 있어요. 연습을 하면서 그 한 단계 한 단계의 고비를 넘어가는 것이 아주 멋있죠. 그리고 그것이 수치상으로도 정확하게 나타나고요. 제가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큼 0점 몇 초씩 기록이 앞당겨지는 것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스포츠에 빠지면 빠질수록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세상의 많은 걱정들이 물러가고, 또 돈의 욕심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삶을 즐긴다고 할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나이를 먹으면 제가 하는 이 분야에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보통 연예계에서 제일 스트레스 받는 것은 비슷한 또래 누구는 스타가 되어서 명예를 얻고 인기를 얻고 또 돈을 얻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이에요. 소식이라기보다는 압박이죠. 나는 언제 저렇게 되나 하는 중압감이죠. 그런데 사실 저는 그런 게 없어요. 아니 없어졌다고 하는 게 옳을 거예요. 예를 들어 최근 ‘비타민’ 같은 특별 출연 같은 것 하나를 나가더라도 저는 너무너무 즐겁게 대하고 있어요. 하나님이 저의 인생을 붙잡고 계시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로비'해야 하는 사회, 적응 힘들어
사회에 적응해 간다고 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어요. 어떤 때는 소위 ‘로비’라는 것도 해야 했고, 또 어떤 때는 싫어도 웃어야 했던 것이었죠. 사회라는 틀에 ‘나’라는 존재를 끼워 맞추는 것이 참 힘들었어요. 아마 아버지에게 그것을 배우지 못했던 것이 저를 많이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든 생각인데, 아버지라는 존재는 단지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아닌 자녀들이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돌봐주고 함께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피로가 누적되어 쓰러진 적이 있어요. 병원에 입원했어요. 그땐 돈이 없을 때였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2백만원이 없어서 퇴원을 못하고 있었을 때죠. 어느 날 병실에 앉아서 “아 사람들이 이래서 자살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순간 창문을 열고 한 발자국만 옮기면 고통이 사라진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죠. 그때의 경험이 저에게는 돈은 정말 절약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남게 되었어요.
저에게는 많은 은혜 체험이 있어요. 어렸을 때 왼쪽 다리를 다친 적이 있어요. 다리에 깁스를 해서 한두 달 지낸 적이 있지요. 치료 시기가 지나 깁스를 풀었는데도 다리가 접혀지지 않는 것이었어요. 이러다가 불구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 날 꿈을 꾸게 되었어요. 꿈속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어요. 동화책이 나오는 그런 예수님의 모습이었어요. 뭉게구름 속에서 나타난 예수님께서 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분의 손을 잡았지요. 그리곤 꿈을 깼어요.
꿈 속에서 주님 만나고 다리 나아
▶ 이세창 씨 가족. 아내 김지연 씨와 딸 가윤이.
아마도 어머니와 제가 그 당시 다리 때문에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에요. 아무튼 그 꿈을 꾼 그날 아침 제 다리가 구부러지기 시작했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죠. 어머니에게 달려가서 그 꿈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은혜’라고 말씀하셨어요.
또 하나의 은혜는 지금의 아내(김지연 씨)를 만나게 해주신 것입니다. 제 일생에 가장 큰 은혜죠. 저 같이 연약한 사람을 튼튼하게 신앙인으로 붙잡아 주는 아내를 만난 것이 저의 인생에 큰 은혜입니다. 아내를 통해서 어머니가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은혜는 정말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일 때문에 교회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당연히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죠. 그러면서 또 한 가지 핑계 아닌 핑계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곤 해요. 제가 하고 있는 이 일, 탤런트와 카레이서의 일을 열심히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크리스천으로서 본이 되겠다는 것이죠. 제가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처럼 유창하게 하나님 말씀을 전할 수는 없어도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종교가 뭐니”라고 물으면서 복음을 전할 수 있거든요.
사실 술집에 갈 때도 종종 있습니다. 원하는 곳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갈 경우가 있어요. 어느 날 신앙으로 교제하는 한 친구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너에게는 그때도 미션이 있다”는 것이죠. 술집에 가면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도 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전도하라는 것이죠. 그래서 용기를 내서 그때도 “종교가 있어요?”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묻곤 하지요. 그리고 대화를 하다가 “교회에 나오세요”라고 말하고요. 대화를 위해서 몇몇 성경구절을 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성가 가수 송정미 씨의 ‘가라’라는 노래를 항상 준비해 두고 있고요. 노래할 기회가 오잖아요.
하나님은 나에게 '아버지' 같은 분
하나님은 저에게 늘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는 딱딱한 표현보다는 그냥 아버지 같다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저의 인생을 세밀히 살펴보시는 그런 분이시죠. 제가 무엇인가 1등한 일이 있을 때 “아버지 저 1등 했어요”라며 외치며 즐거워하지요. 그리고 드라마 촬영을 할 때든지 아니면 레이싱을 할 때든지 “아버지! 그냥 연습한 대로만 잘 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며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제 꿈은 교수입니다. 카레이싱 분야의 교수가 되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2년 정도 유학을 갈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대학에서 이 분야의 학과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습니다. 제가 그 문을 열고 싶습니다.
부와 명예를 향해서 달리는 것이 저의 목표는 아닙니다. 저에게 주어진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자체가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는 것이 저의 기쁨이죠.
제가 어느 분야에 있든지 꼭 부와 명예를 얻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내 주위의 사람들을 편안한 모습으로 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 꿈은 교수였고, 지금도 그것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가고 있습니다. 유학을 2년 정도 갔다오려고 해요. 레이싱 학과가 생기는 추세입니다. 외국에는 이미 있고요. 교수 생활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긍정적인 꿈 허락하시는 것도 은혜
제가 자주 기억하는 성경말씀은 욥기 8:7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라는 말씀이죠. 제가 어느 정도 창대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카레이싱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잖아요. 미래에 대해서 자신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은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