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cao do mar / Dulce Pontes
잠수종과 나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두 조각으로 깨어진 체온계로부터 흘러나오는 수은 방울을 잡기가 무척 어렵듯이, 나는 이 무겁고 공허한 순간들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들이 슬금슬금 나를 피해 간다.
늘씬한 갈색 머리 여인의 따뜻하고 보드라운 육체 곁에서 정상인으로서의 마지막 잠을 자고 눈을 떴으면서도,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르는 채 오히려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그 아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한단 말인가.
주인공 장 도미니크는 프랑스 패션 잡지 '엘르'사의 편집장이다.
엘르는 1945년 창간돼 전 세계 28개 나라에서 읽히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패션 잡지다.
그런데 그의 순탄하기만 했던 삶에 어느 날 날벼락이 내린다.
희귀병인 '록트인 신드롬'으로 전신이 마비되고 오로지 한 군데, 왼쪽 눈에만 신경이 남아있게 된다.
정말이지 움직일 수 있는 게 한쪽 눈꺼풀밖에 없어서 간단한 한마디조차 몇 분을 걸려서 말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장 도미니크 보비.
그것도 잡지 회사의 편집장으로 부족함 없이 살던 주인공이기에 그 좌절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짐작된다.
하지만 보비의 왼쪽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오히려 희망적이다.
인위적인 대사들로 이루어진 억지 희망이 아니라 우리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진실된 희망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던지는 퉁명스럽지만 불쾌하지는 않은 마음 속 말들을 듣고 있자면 미소짓지 않을 수 없다.
잘나가는 그였고, 삶이란 것은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것이지만, 장 도미니크는 한순간에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만다.
마치 무거운 잠수복을 입은 잠수부처럼 빛도 들어오지 않는 깊은 바다속, 고요와 침묵, 어둠만이 있는 곳으로 추락하고 만다.
남아 있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몸과, 깜빡거릴 수 있는 한쪽 눈, 그리고 자유로운 정신이었다.
우리도 언제 그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없다.
어찌되었든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눈 깜빡거리는 행동으로 책을 집필하였다.
장 도미니크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옆에서 말을 불러주면서 집필을 대행해준 언어치료사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반복되는 일상으로 정신이 지쳐있다.
항상 행복과 유토피아를 쫓아가지만, 어디 현실은 그런가.
장 도미니크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정신만은 건강했고, 육체는 단 한발자국도 이동할 수 없었지만, 정신은 세상 천지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그가 처음부터 장애가 아닌, 우리처럼 살았고, 성공이라는 사회적인 열매를 맺고 난 후의 닥친 시련이기에 그가 15개월 동안 20여만 번의 눈 깜빡거림으로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는 책이 나온 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 날 옥죄던 잠수복을 벗고 나비가 되어 저 세상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는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뇌졸중 환자의 고통을 묘사하였다.
Cancao do mar(바다의 노래), Dulce Pontes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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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팝스뮤직 투어 원문보기 글쓴이: 젊은오빠(대구)
첫댓글 선생님! 혹시 휴대폰에서 음악을 들을수 있는 방법이 없를까요^^
ㅎ 저도 잘 모릅니다그냥 조용한 장소에서 녹음하여 듣고 있습니다.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
첫댓글 선생님! 혹시 휴대폰에서 음악을 들을수 있는 방법이 없를까요^^
ㅎ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조용한 장소에서 녹음하여 듣고 있습니다.
도움이 못 돼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