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16구간(신풍고개-꽃밭굴고개-생미고개-아홉골고개-갈마고개-신성역-꽃조개고개-남산-수리고개-하고개)
1.일시: 2012년 11월 17일 토요일
2.참가인원: 바람, 그윽한미소, 딱선생 그리고 나
3.날씨: 전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마구 흩뿌리더니 언제 비가 왔냐며 먹구름만 오락가락한다. 이런 날이 산행하긴 제격이지!
4.소요시간및 주행거리: 총 소요시간 7시간 30분이고 주행거리는 16.2km. 다들 한두시간은 더 갈 수 있다고 설레발, 오두방정, 팔방정들을 떠는데 글세?
출발
시작이 반이라더니 벌써 금북도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270여 km를 언제 지나가나 싶었는데 이제 기껏해야 네 다섯구간이면 금북도 졸업이다. 그러니까 내년 2월경이면 한해 내내 우리의 뇌리를 지배했던 화두 하나가 또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한북'의 눈밭부터, 이것이 정맥인지 도로인지 분간할 수 없었던 '한남'의 희미한 능선길까지, 지나 온 정맥길들은 나름 그빛깔과 향기를 풍기며 우리의 뇌리에 그리고 골수에 추억으로 박혀있다.
이제 또 하나의 정맥을 마치면서 금북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위안과 애증을 주었는가 생각해 본다. 여름엔 땡볕에 땡칠이 처럼 혀빼물고 땀을 비오듯 흘리게 하고, 때론 시원한 산들바람으로 땀을 식혀주고, 좋은 풍광에 풍부한 먹거리까지, 그리고 속세에 찌든 삶의 스트레스를 아무 조건없이 온 몸으로 보듬어주고 치유해주지 않았던가!
변화무상한 사계절의 미세한 움직임과 봄 여름 가을 다투어 피고 지는 꽃들의 향연, 묵묵히 아주 묵묵히 그자리에서 예전에 그랬듯이 오늘도 여전히 능선의 한자락들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들 나무들, 언제나 하늘위로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과 바람들, 발소리에놀라 손쌀같이 사라지는 노루들까지 우리의 '희노애락애오욕'을 좌지우지했던 금북이었다.
우리의 말소리 발소리 숨소리가 금북의 어느골 어느 능선에 언제나 서려 있을 것이고 이제 이곳 금북을 떠난다 한들 그것들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회자정리 생자필멸'이라 만남은 이미 이별을 머금고 있고, 산것에는 언제나 죽음이 깃들어 있게 마련 아닌가?
이가을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정맥을 이어가는 의미도 되돌아 보고 또 아직 미제로 남은 정맥길을 어떻게 하면 가치있고 보람되게이어 갈 수 있을까, 사색의 계절에 즈음하여 공론에 올려본다.
신풍고개 사진이 도망갔다. 아침 9시30분부터 12시 40분 아홉골고개 전까지 찍은 사진이 다 도망갔다. 어쩌냐 대충 짜깁기 할 수밖에...
홍성터미널에 도착하여 다시 광천행 시내버스를 타고 광천 도착함. 홍천에서 광천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림.
광천에서 신풍고개까지 가는 택시를 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은 전부 미터를 꺽지않고 그냥 다닌다. 지난 구간의 택시 요금을검증하려고 했으나 실패. 무조건 12,000원이란다! 지난 구간에서도 초과 탐승 분 빼고 12,000원이니 이곳까지 요금이 공식 12,000원인가 보다!
아무튼 신풍고개에서 9시 30분 산행 시작 함.
아홉골 고개 도착 12시 44분.
이곳을 오는 내내 동네 앞길을 걷는 착각이 일 정도로 평지다. 홍성에 한우가 유명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곳을 지나보니 알 수 있겠다. 축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지날 때 마다 축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길을 잘못들어 지도를 보려는데, 이지방에 사는 정맥꾼이 일부러 차에서 내려 정맥길을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신풍고개에서 이곳 아홉골고개까지 7.5km다.
길가에 배추. 대체적으로 8월 태풍으로 배추 모종을 늦게하는 바람에 아직 속이 튼실하게 차지 않은 것 같다.
도시에서는 이것도 귀한데 이곳에서는 배추 무가 밭에 지천이다.
갈마고개를 넘는 '딱선생'과 '그윽한 미소'!
갈마고개 바로 위에 묘지지가 있는데 이곳 옆에 양지 바른 곳이 있어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삘건 것은 뭣이여? 답: 복막
우리가 위장으로 집어 넣은 물건들. 여기에서 라면과 번데기가 빠졌다. 섭섭하게 생각덜 말어 다음번에 주연으로 출연시켜 줄테니깐!
운지 버섯.
청미래 덩굴 열매.
왼쪽으로 보이는 철길이 장항선이 지나가는 신성역이다. 아직 폐역이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장항선은 충남 천안에서 시작해서 익산의 익산역이 종착역이 되는데, 중간에 신창까지는 전철로 연계되어 있다.
꽃조개고개 도착 3시 58분.
넓은 길이 나오니 슬슬 그만 가자고 '딱선생'과 '바람'이 옆구리를 푹푹 찌른다. 그런데 청학이 누구인가? 약속과 정해진 목표는 죽는 한이 있더라고 지키고 보는 것을 인생의 금과옥조로 삼는 내가 아닌가!
일언지하에 노! 우리의 목표는 '하고개'이니깐!
이런 어여뿐 이름을 누가 지었을까? 꽃조개고개라고...
누구 손이 찬조 출연했어 시방? 꽃조개고개 전경으로 금북정맥길은 고가도로를 넘어 축령사 방향으로 열려있다.
만해 한용운 동상앞에서.
'바람'이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읊조리기에 기억력 좋다 생각했는데, 외운 것이 아니라 읽은 거였다. 동상 바로 밑에 있는 싯구절을...
저 뻔뻔하게 미소짓는 모습을 보라!
충령사 마당가에 있는 벌개미취 꽃.
충령사 전경. 이곳은 이지역 출신 호국영령들을 모신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충령사 바로 위 남산을 오르는 중에 만난 돌탑들. 오늘 구간중에서 가장 높은 해발을 자랑하는 남산이다 높이가 무려 210m다.
남산에서 본 전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 오서산이다. 정맥길은 이렇게 앝은 구릉으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재넘어 사래 긴 밭 가는 숲길' 이렇게 길고 정감있는 푯말을 어디서구 본적이 없다! 옆에서 누가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다.
수리 고개 도착 4시46분.
멀리 29번 국도가 지나는 하고개 전경.
5시 19분 하고개 해태상에서...
뭐가 그리 좋아서 그렇게들 웃는겨! 아직 두어 시간은 더 갈 체력이 남았다고 설레발치는 것은 내가 극구 말렸다. 이즈음에서 말리지 않으면 미친 척 하구 진짜로 두어 시간 갈 수도 있으니깐!
하고개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우리의 안빈낙도 회원들. 5분 정도 있으니 홍성터미널 가는 버스가 도착하여 홍성터미널로 이동함.
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 시간을 알아 보니 다음 버스 시간까지 간격이 너무 길어 여기서 밥을 먹고 8시 30분 막차를 타기로 했다.
남는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 혈투장으로 직행.
이게임에서 누가 이겼을까요? 자세로 봐서는 '딱선생'이 일등일 것 같은데...
'딱선생'보다 자세가 더좋은 내가 일등이다. 연거푸 일등인데, 이래도 되는겨? 얘들이 또 당구수 올리라고 똥침 놓는 거 아니여 시방?
양푼이 동태탕과 갈치조림을 반찬으로 내가 제일 맛나게 먹은 것 같다. 그동안 가랭이 사이로 기어 다녔던 초한지 '한신'의 심정으로 살아 왔는데, 오늘에서야 연거푸 두번을 일등을 하니 동태탕과 갈치 조림 맛이 더더욱 일품이다.
약 오르면 다음번에 일등을 하시라! 그러면 그날 먹는 음식도 제일 맛 있을 것이다.
다음 구간에도 홍성을 또 거쳐야 하니 한번 더 되풀이 되겠지?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10.
첫댓글 많은 고개들을 넘으셨네요.
고개 이름들이 재밌습니다.
슬슬 정맥이 끝나가니 마을과 도로를 많이 지나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저 뻘건 복막이라함은 혹시 복분자 막걸리의 준말???
210m가 최고 높이여서인지 모두들 편한 산행이셨나봅니다.
얼굴 표정이 행복해보이니까요.ㅋㅋㅋ
햐! 어찌 아셨습니까? 술도 안하시는 분이... 요즘 시간날 때마다 말아드시는 거는 아니죠?
색깔은 이쁜데 맛은 별루입니다. 예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네요 금북도!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요? 담아오신 하늘그림이 참 예쁩니다.
물론 그림속 인물사진도 웃는 모습들이 행복해 보이고요......
이제 얼마남지 않았네요. 함께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금북입니다.
같이 완주하면 기쁨도 두밸텐데요 아쉽습니다! 시작도 같이 했으니 아름다운 마무리도 같이 하면 좋을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금북입니다 저도...
(210m 남산 고개 마루가) 이다지도 힘들줄은 난 정말 몰랐었네...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 진정난 몰 라았 써었네ㅡㅡㅡ이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공룡이라도 우스워지고 남산조차도 힘들어지네...一切唯心造 라.....
노래 잘~한다! 그런데 그마음은 어디 있는고? 그마음을 내게 보여봐라 그러면 마음의 장난임을 인정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