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박) 18. 공베이 티켓

언제든 아래위를 넘나들수있는 교두보인 켈리의 배꼽에 뒤척이는척 손을 얹었다.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다가 반응이 없기에 좀더 전진하여 북쪽의 두언덕 밑라인 불과 0.5센치를 앞에두고 돌격명령을 기다리며 진을쳤다. 켈리의 숨소리 템포가 1.5배 빨라짐을 알수있었다. 거부하지 않는것이다. 그러고 한동안 또 자는척있자니 부동의 자세가 답답했던지 꿈틀거린다. 꿈틀거림의 반동을 핑계삼아 북쪽 언덕위 분화구 바로 밑까지 내손이 올라섰다. 마른 체구에 비해 풍성한 언덕이다. 그러고는 또 가만히 있었다. 다시 꿈틀거리길 기다렸다. 대화로서 동의하지 않은 욕망의 관계는 재빠른것이 좋다. 다시 꿈틀거림과 동시에 신속히 내 오른손은 방향을 바꿔 남쪽 아래 계곡의 숲으로 내려 달렸다. 번개가 하늘을 찌직! 가르듯 숲을 헤치고 계곡의 사이를 가른후 비집는건 너무도 잽싼 찰나의 순간이다. 언제 내린지 모를 비는 이미 골을탄후 내려 뜨거히 데워지고 있었다. 헐거운 밴드뿐인 반바지 잠옷이야 있으나 마나 떠내려간다. 발을 헛디뎌 미끄러진듯 나는 켈리의 함정으로 스윽 빨려들어간다. 그녀의 목젖은 즐겁고도 나즈막히 울부짖을뿐 결국엔 두팔이 내등뒤를 휘감아 온다. 밤새 긴잠보다 더 달콤스런 꿈결을 헤메고 나서는 늘어졌다. 현실의 대처가 애매스러워 나는 나른히 계속 누워있었고 조용이 거실로 나간 그녀는 프라이팬에 무언가를 익힌다. 얼마후 쌔끈의 "맛있는거 하나보네" 하는 소리가 들리고 아무일 없었던듯 밥먹으란 켈리의 부름에 셋이서 커다란 스테이크를 가위로 잘라 나눠 먹었다. 쌔끈은 유난히 업그레이드된 미소를 양념처럼 얹어서 스테이크를 잘라 내 밥접시에 얹어주기도 하는데 왠지 부담스러운 질투의 향기이다. 쌔끈이 더 예뻤지만 쌩깠다. 혹시나 가위로 내 어떤곳을 자르는것 아닌가하는 위험한 상상이 들기도 했다. 틈틈히 켈리와 침대에서 비밀스런 아침을 종종 맞이했고 거기엔 아무런 조건도 없이 맛있는 점심이 더해졌을 뿐이다. 리사 또한 켈리가 외출하고 없을때면 나에게 근접했고 비밀을 지키기위해 그것에 응했다. 돈은 별로 없었고 무언가는 해야했기에 한참 걸어 리스보아를 지나 잉황호텔 기계바카라에 4~50불을 배팅하며 시간을 보내고 연구했지만 진도는 허술했다. 숙박비도 선불한 상태라 적어도 두달이상 먹고자는 걱정이 필요없었고 무리할돈도 없기에 스트레스없이 시간을 보냈다. 한달이 채 지나기전에 그 평온도 잠시 켈리하우스는 불법 민박 단속에 걸려 X자로 문이 잠겼다. 켈리 식구들은 친구집과 다른 민박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리사가 같이가자 권했지만 선뜻 내키지 않아 생각을 좀해보자 하고 헤어졌다. 한이틀 배회 하던중 왈도 카지노 미니멈에서 와호장룡에 양자경처럼 시원한 눈매와 생머리가 긴 샤오후아(소화) 라는 여자를 만났는데 멍때리는 나에게 플에 배팅하고 나서는 따라오라고 하여 맡겨두니 이긴다. 마술처럼 다시 또 이기고 또 이긴다. 자기는 배팅하고 나더러는 이번엔 쉬라하더니 죽는다. 다음엔 뚜이즈 페어에 배팅하자 그러더니 77페어가 나온다. 이상한 일이다. 혹시 귀신인가 옆눈질로 살펴도 보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한참을 카드 까다가보니 내칲은 6천불가량 이기고 있었고 반대로 소화는 강벳이 틀려 올인되었다. 올인되어서 가야겠다고 인사하길래 여러모로 그냥 보낼수 없어 이긴돈 반을 건네니 "괜찮고 밥이나 사주라" 했다. 평범한 식당에 들어가 자스민 쇠고기 밥을 먹으며 호텔은 어디냐 묻길래 없다고 말하니 주하이 자기집에 혼자이니 괜찮다면 같이 갈려냐 묻길래 따라갔다. 원래 대륙에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돈가지러 간다더니 일년넘게 소식이 없단다. 공베이 관문을 서둘러지나 택시를타고 몇분쯤 가더니 허름한 아파트에 도착하고는 3층이라 안내해주었다. 바카라 환자임을 보여주듯 냉장고에는 카지노 물병만 잔뜩있었다. 보이차를 한잔 끓여오며 두개의 룸중에 하나를 가리키고 어차피 자기 혼자이고 오래 머물러도 좋으니 편히 그방에 쉬라했다. 딱히 남녀간의 이색적인 생각은 들지 았았고 그저 고마운 친구같은 마음뿐이었다. 다음날 내게 손님 대접을 하려는지 두손에 잔뜩 장을 보아서 왔다. 예전에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하며 짧은 시간에 괜찮아 보이는 고기와 야채요리를 내어왔고 맛있게 먹었다. 멀리 베이징에서 건너왔고 나이는 서른다섯으로 나와 비슷했다. 게임하러 가느냐 물으니 따로 받을돈이 있긴하지만 열흘정도 까지는 돈이 없다고했다. 둘이 천장을 쳐다보고 있기도 무엇하고 그렇다고 내입장에 돈도 적으니 게임하러 갈마음도 없었다. 일단 먹고자는것이 중요했고 그냥 빌붙어 그곳에 머무르기는 도리가 아니었기에 가지고있던 15,000불에서 1만불을 소화에게 건네고 두달정도 월세로 생각하고 받아주라하니 입가에 미소가 보였다. 그에 덪붙혀 난 쉬고 싶으니 작지만 그돈으로 찍으러 가라하고 웃으니 "하오하오 저거슬 부치엔 니덩워! 짜요!" 하고 들떠서 나갔다. 우선 또 어떻게 두달은 살곳이 생겼다. 소화가 카지노로 간뒤에 한숨을 더 자고서 공베이 드넓은 상가에 구경갔다. 거리에는 옛날 시골의 장터처럼 듣도보도 못한것들까지 난전에 널려있고 보약 장사의 호랑이가죽도 보이고 어느 중은 삼장법사인듯 목탁도쳤고, 손오공일까! 땅콩을 까먹고 있었다. 지하상가에는 온갖가지 명품 짝퉁들이 즐비했고 점원 여자들이 쉼없이 호객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시계나 가방, 지갑등을 유심히 살펴보니 가격도 저럼했고 퀄리티도 흠없어 보였다. 남은돈으로 그것들을 사서 카지노 방문객에게 팔아보면 어떻겠나 생각했다. 공베이 광장에 수많은 중국인들이 관문을 넘어 마카오에 관광가려는지 시끄럽기가 3차대전이다. 그렇듯 우연히 얻은 공베이 티켓에 나는 또 살아볼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