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침략 망령의 실체를 본다
나날이2018.01.13
올해의 책
[도서] 오사카의 여인
곽경 저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 대해 우리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이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 주장하고, 우리 민족이 그리도 싫어하는 신사 참배를 유명 정치인이 되면
당연히 행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도 그 근본을 잘 모른다. 단지 극우로만 치부하고 그 실체를 깨닫지 못한다.
그들이 무엇에 근거하여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아시아 공영권을 주창하면서 전쟁의 원흉이 되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런 일련의 일들을 그들의 사무라이 정신으로 인식하여 치장을 하면서 실상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일본의 실제 문제를 한국과 관련한 역사적 맥락에서 찾아보고 있다.
그리고 현지답사 여행을 통해 그 실상을 유추해 보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민족사관에 깊은 공감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조명하고 일본이 한국을 적대시하면서 괴롭히는 이유를 찾고 있다.
그 출발점이 명치유신으로 보고, 그 일의 실질적인 모태가 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3곳을 찾고 있다.
그 찾아 나선 길에 한 일본 여성을 만나고 동행하게 되면서 서로 역사에 대해 공유하는 관계가 된다.
그녀의 이름은 아쓰코다. 이 책의 제목이 그래서 나왔다.
그들이 찾은 것은 일본과 명치유신의 힘이 되었던 조슈, 사쓰마 번이다.
그 번들의 도시를 목적지로 하고 여행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곳에서 역사적 진실을 일깨우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침탈하고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뿌리 깊은 원인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것을 일본역사 속에서 찾고 있다.
일본이 그들의 역사의 시작이라고 하는 문무천황 이전은 사실 가야, 백제의 역사가 일본열도에서 펼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그 전에 40 명의 천황이 있었다고 얘기하지만 그것은 신화에 불과하다.
백제가 멸망하면서 유력자들과 유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들에 의해 일본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반도와 단절되는 시간이 있었다고 본다. 이런 생각은 그들이 한반도에 대한 분노를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 신공황후의 신화를 그들은 신봉한다. 그 일에는 한반도를 그들이 지배했다는 사실이 들어 있다. 이것이 히데요시의 대룩 진출이라는 꿈으로 임진왜란이 되어 나타났고,
또한 명치유신 후, 정한론으로 재생되었다 보고 있다.
이런 흔적을 찾고자 명치유신의 출발지인 하기, 시모노세키, 가고시마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그 정한론의 근원을 찾아보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의 역사에 대해 재조명하고 실상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유도한다. 하기를 방문하면서 그곳에서 꿈을 꾸는 형태로 일본의 역사를 재생시켜 보고 있다.
백제 왕녀가 일본으로 왔고, 당시의 일본과 그 후의 일본이 어떻게 전개되어 갔는지를 그녀가 말해주는 형태로
기술되어 있다. 꿈을 통해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는 방식은 좀 위험한 일이지만
저자의 마음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임진왜란 때 가장 많은 군사를 조선에 보냈고,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며 전쟁의 중심에 이었던 두 번이 있다.
모리 가와 시마즈 가다. 그들은 임진왜란 후 일본의 건곤일척의 승부인 세끼가하라 전투에서 이에야스에 대항해 서군에 소속되어 있었던 관계로 패전이 멍에를 썼다. 그리고 영지도 많이 축소된 채로 도쿠가와 막부에서 살아남아 설욕을 위한 침잠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것이 200여 년이 흘러 집단 구테타로 막부를 무너뜨리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들은 존왕양이를 외치며 정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정한론의 선두에 서면서 그들은 권력의 중심부에 있게 된다. 당시 한국과의 관계에서 이름을 드러내고 있는 자들이 거의 이 두 번 출신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신공황후라는 전설을 소유하고 있다.
한반도를 침략하여 임나일본을 건설했다는 주인공이다.
이에 근거해 그들은 한반도는 그들의 속국이었다는 논리를 편다.
사실은 그 반대일 가능성이 많은데 말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일본열도가 어느 시기까진 가야, 백제의 영토였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백제는 중국의 동부에도 많은 직할령을 가졌다고 보고 있다. 이런 실정인데 일본이 반도를 다스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것을 근거로 한반도를 침탈하는 근거로 삼는다는 것도 바르지 않다.
저자는 이런 일본의 흐름을 망령이라 치부한다. 명치유신이 이루어지고 히데요시를 모시는 토요쿠니 신사를
전국에 만드는 일도 이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은 이를 근거로 한일병합을 주장하고 청일전쟁을,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아시아를 지배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신대, 징병 징용 그리고 난징대학살, 만주 731부대의 비인간적인 행위들 등은 그들이 자행한 범죄였다. 이 범죄가 죄책감 없이 이루어진 그 바탕에는 잘못된 역사관이 심겨져 있고, 그것이 원흉이 된 것이라는 얘기다. 이것을 복원할 수 있는 길은 역사 바로 잡기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백제의 유민들, 신공황후의 한반도 통치라는 허상, 히데요시 망령, 그리고 다시 살아난 정한론
등의 맥락이 같은 선상에 있다는 얘기는 놀랍다. 히데요시의 뭍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열망이 도쿠카와 막부에
의해 침잠하다가 죠슈와 사쓰마에 망령으로 붙어 있어 명치유신 후 다시 한반도에서 그런 참람한 결과가 이뤄졌다는 생각은 참신하다. 놀라운 사고의 전개다. 사고의 맥락이 잘 이어지면서 결과에 도달하고 있다.
개화기 한일 관계 속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들 번의 사람들인 것을 볼 때 저자의 생각을 충분히 마음에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들끼리 많은 피를 흘려가면서 만든 결과이지만, 역사에 근거를 두고 현재의 일을 살펴보는 방법은 생각을 이어나가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역사의 진실을 복원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길이 되리란 생각을 하게 한다. 한일 양국의 서로가 형제애를 회복하여 새로운 관계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흡족하게 내용을 살필 수 있었다.
이 역사적 얘기가 우리가 배운 내용보다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도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는데 꿈을 통해서 비켜가면서 넌지시 언급하는 것이라든지, 미려한 문체를 사용해 내용을 강조해 나가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역사를 얘기하는 것은 유물이나 유적 등을 통해 고증의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상상력을 통해 제시하는 것은 잘못을 범할 위험성이 크다.
이 글이 한단고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물론 그보단 훨씬 설득력이 있게 들리지만 무릇 역사서를 표방하려면 고증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이 책에 그런 면이 좀 아쉽다. 내용은 다시 말하지만 한국인으로 흡족하게 다가든다, 일본과의 관계를 말하는 입장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