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제9일(5/16). 강진 -순지리-장동(북교). 온도 25도
-보리밭 사잇길로-
콩나물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7시 정각에 강진을 출발했다. 군동면 사무소와 중동마을 입구를 지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2번 국도와 나란히 가는 이 지방도로는 지나는 차량이 드물 정도로 한적한 길이라서 걷는 기분이 난다.
들판에는 보리가 익어가고 논에서는 농부가 써래질에 분주하다. 이런 길은 한결 걸을 맛이 난다.
전 직장의 이경옥, 이정희, 조성숙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일찍 출근해서 지금 일과 전에 커피 한 잔씩 하는 모양.
몸이 뻐근하니 어서 내려와서 안마나 좀 해달라고 엄살을 부려본다. 아침 출근 시간 때면 여기 저기서 격려의
전화와 메시지가 도착해서 힘이 솟는다.
장흥대교 아래로 탐진강이 흐른다. 장흥군청 앞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우리 체력에는 1시간 걷고 10분 휴식이
적당했다. 날씨가 약간 더워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철쭉으로 유명한 제암산과 사자산을 지난다.
구름치(운치)라는 근사한 이름의 버스 정류장에서 쉬고 있는데 선거운동원이 차를 세우고 다가와 명함을
건내려고 한다.
"우린 서울 사람 인데요" 했더니 웃으면서 우리보고 성공을 빈다는 덕담을 해준다.
오공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지금쯤 어딜 걷고 있을까? 길? 용맹정진!!'
나는 곧장 답신을 보냈는데, 문자메시지를 받을 줄만 알고 보낼줄은 모르는 조설모와 캡은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한다. ^^
그러나 방금 메시지를 보낸 오공에게 답신을 보내는데 전화기가 꺼져있어 통화가 안된다고 한다.
메시지를 보내고 곧장 전화기 전원을 꺼버린 모양이다. 우린 한참 웃었다.
12:15. 구름치 정상에 오르니 식당이 보인다. '만남 보양탕'.
마당에 주차가 많은 걸로 봐서 맛이 괜찮은 집인가 보다. 몸 보신 좀 해야지.
과연 방안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찼다.
탕을 시켰는데 30분을 더 기다렸다. 재촉 했더니 주인은 "탕은 팍팍 끓여야제" 하면서 여유만만.
계속 보성 방향으로 잘 가던 길이 2번 국도와 만나면서 저 멀리 산밑으로 꺾어져 버린다.
길이 멀어 보여서 우린 지름길을 택한다고 자동차 전용도로인 2번 국도로 올라섰다.
근데 지름길이란게 장난이 아니다. 눈앞에 호계터널이 나타난다. 저 터널을 통과하면 장흥이 가깝겠지.
3인방은 스카프와 마스크로 복면을 단단히 하고 터널로 들어섰다.
곧 이어 귀청을 찢는듯한 굉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차량들이 질주한다.
터널 통과 10분이 어찌나 길던지 지옥이 따로없다.
거개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쉬고있는데 서울의 조장현 사장 전화가 온다.
"거기가 어딥니까?"
"여기가 거개요."
아침에 연락 받은대로 주간조선 기자와 함께 우릴 만나러 거의 다 왔다는 전갈이다.
잠시 시 후 기자 두 분과 함께 내려온 조사장을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눈다.
우리는 오늘 목표인 장동까지 걷기를 끝내고, 이곳에서 내일 아침 다시 시작하기로 하면서 차량편으로 오늘 오던
길을 되돌아가 걷은 모습 사진 몇 컷을 찍었다. 이거 잘못하면 매스컴 타는거 아냐?
모두 함께 보성으로 이동했다. 내일 아침 걷게될 길을 미리 답사도 하고 또 숙소를 정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모텔 주인이 목욕탕을 겸하고 있어서 목욕은 공짜로 했다. 여주인께 빨래를 부탁했더니 탈수까지 해서 가져다 준다.
서귀포 이래 또 고마운 분을 만난 셈이다.
저녁은 조사장이 이곳에서 가장 잘 한다는 한정식집으로 안내해서 오랫만에 진수성찬을 얻어 먹고 영양보충을
하게되었다. 이래저래 너무 신세를 진다.
오늘 걸은 거리: 34.3km. 8시간 30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코스: 강진-순지리-장동(북교)
첫댓글 (완주)오공이 메시질 다 보냈다구요? 조사장님이 거기까지 내려가셨다니 넘 반갑고 제가 대접 받는 기분입니다. 점수 여러십점 올려 드려야겠습니다. 다 세분이 쌓아온 덕이 있어서 겠지만. 오늘도 많은 시간 걸으셨네요. 06.05.16 23:03
(장화백)조사장님 여러가지 하시네요. 내신점수 많이 올렸겠어요.ㅋㅋ 암튼 고마운 예쁘니(주미향애칭)의 거시기라니까... 06.05.16 23:36
(장화백)아무래도 심상치 않어유. 이러다간 메스컴에 3인방 뜨고 말갔시오. 꼽사리로 우리 화백들의 아름다운 모임도 기대해봐? 꿈깨라구요. 알갔슈우. 06.05.16 23:38
(명지)저도 노노 삼인방 펜 됐시우. 재밌게 읽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넘치는 인정에 행복하실 것 같아요. 힘이 팍팍 오르시죠? 전진 전진. 근데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말 그대로 노노 잖아요.^*^ 06.05.17 08:21 답글 삭제
(짬송)조사장님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맛난 진수성찬 드셨으니 기운 펄펄 나서 힘 안 드리고 걸를 수 있겟네요. 멀리까지 달려간 예쁘니 거시기를 보면서 괜시리 미안해지는 맘, 어쩌면 좋지요. 보성차밭도 들르시고 해수탕에서 몸도 푸시고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06.05.17 09:22
(캡화백)사진촬영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지친몸에 ng를 몇번하니 ! 사진기자분이 무지 고생하셨다. 모두 고마운 분 들이다. 06.05.19 14:24
(캡화백맏딸)아빠 사진이 잘 나와야 할텐데요.. 혹시 압니까? 기사를 보고 잘 생긴 청년이 장인어른으로 모시고 싶다고 할지.. ^^; 06.05.20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