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이것은 무(武)가 문(文)보다 천하며, 육체가 정신에 우선할 수 없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현대인들도 거리낌없이 인정하는 부분이며,
체력이 좋은 사람보다, 머리가 좋거나 박학다식한 사람을 더욱 선호하는 풍조가 이것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이원론적, 대립적 사고방식의 산물일 뿐입니다.
사실 육체와 정신은 하나이며,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우리민족의 집일함삼 회삼귀일, 혹은 삼원론적 일원론 철학입니다.
즉 하나는 세가지의 역할로 나뉘나, 그 셋이 모여서 하나를 이룬다는 사상입니다.
이 철학을 바탕으로 봤을 때, 우리 몸은 크게 셋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심(心), 기(氣), 신(身) 세가지의 요소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心은 말그대로 정신, 身은 육체, 氣는 정신과 육체를 이어주고, 그 둘을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중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 몸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몸에만 한정된 부분이 아닙니다.
세상 만물은 음과 양이 있지만, 氣가 음과 양을 이어주고 중재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가 있는 것이죠.
종교적인 철학을 덧붙이자면,
대순진리회에서 4대 강령은
안심(安心), 안신(安身), 경천(敬天), 수도(修道)인데요.
대순진리회는 신도(神道)라고 하여,
모든 일은 신명이 응하셔서 하므로, 신명이 응하실 수 있게 항상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라고 합니다.
그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는 과정이 바로,
안심(마음을 바르게), 안신(행동을 바르게), 경천(항상 하느님을 생각하라), 수도(태을주 등등 주문을 외우면서 하단전에 기운을 모으는 일)입니다.
또한 대순진리회에서는 기즉신(氣卽神)이라 하여 기가 곧 신이라 말합니다.
이처럼 대순진리회 안에서도 분명 몸과 마음을 잇고 중재하는 존재를 신이며 기라고 설명을 하고, 그것을 수련하는 것을 중요시 합니다.
이처럼 우리 몸 뿐만이 아니라, 세상만물은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3가지가 하나를 이루고 있으며, 그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육체적인 부분(양적 요소)과, 정신적인 부분(음적 요소)을 다루는 학문과 수련은 많지만,
그 중에서 둘을 포용하고 중재하는 기(氣)를 다루는 학문과 수련법은
거의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단학, 기천검, 태을주수행 등등)
민족종교나 민족철학, 수련단체에서나 가끔가다 접할 수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거나 무시해버리는게 현실입니다.
즉 지금은 기가 빠진 현실입니다...
이러한 기를 되찾고, 기의 존재를 느끼고, 그것을 다룰 줄 아는 현실이 와야,
서양의 이원론적, 대립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만물을 포용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자신의 몸부터 우선적으로
육체, 정신, 기의 3요소를 두루 수련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