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의 침목이 되어 누워 있으리
김한규
추호도 만날 수 없는 두 가닥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팽팽히 달려야만 하는 두 줄기
그저 서로가 서로를 정확한 간격을
유지 해야만 존재할 수 있고
가치를 존속 시킬 수 있다는 것.
그 간격은 엄청난 세월과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치와 존재는 말없이 누워 있는
침목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
차창 밖으로 미끄러져 가는
황홀한 풍경들은 모른다.
"단풍 속을 달리는 주말 오후의 열차"로만 보일뿐......
침목은 침목으로써 만족한다.
오직 레일 위를 달려 줄 것을 희망할 뿐
차디찬 세월과
터질 듯한 고통을
외로이 지켜 가면서
인동초(忍冬草)보다 더 안타깝게
조심스레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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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文人 김한규
철길의 침목이 되어 누워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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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심스럽게 신인님의 침목이되신 마음을 훔쳐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