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픈워터 마지막 대회는 홍천강이네요.
홍천은 내가 20여년전 군생활한 곳으로 추억이 깊게 깃든 곳이기도 합니다.
그럼 홍천강으로 떠나 볼까요...
아침 6시30분 셩장주차장에 차를 대니 우리의 꽃미남 버플회장님 배웅차 오셨네요.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수고하고, 힘내고, 잘 다녀 오라고 기운을 팍팍 넣어 주십니다.
그렇게 회장님과 커피한잔에 김밥한줄, 간단히 입가심하고 홍천으로 출발합니다.
사계형님,철이,피오나,꼽씰,향기님,미운오리등 결승진출에 아쉽게 실패한 선수들이 또
문자를 보냅니다. 나는 비록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너희들 셋은 꼭 거부기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고 오라고 말입니다. 특히 미운오리님은 오장군님 힘내라고 특별히 강조하였습니다.
오늘 아침 강습시간에도 자유셩 와서는 날보더니 환한 미소를 날리더군요. 어찌나 이쁘던지....
하긴 우리같이 입큰 사람들은 웃을때가 제일 이쁘지요.^^
증평IC에서 바다낭군님이 기다리고 계셨고 결승에 진출한선수들을 대회장까지 안전하게 모시기로
하였답니다.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하던지 도대체 눈을 뜰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옆자리에서
지긋이 눈감고~~~~침흘렸습니다.~~~어디쯤 왔을까....
미안함을 뒤로하고 안잔척 살며시 눈을 뜨니 원주지나 횡성,홍천,춘천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이정표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홍천강이 눈앞입니다. 한번도 안쉬고 대회장까지 줄행랑을 쳤으니 화장실이 급합니다.
저기 다리밑에 화장실보이고 우측에 일렬로 전세계 선수단 천막이 끝도없이 펼쳐졌는데 선수단 천막을
살펴보니 세상에나 박태환선수,정다래선수,김연아선수...(아참 김연아는 수영선수가 아니고 양궁선수지..)
수영황제 펠프스,이안소프도 보이고 부산사직에서 80명인가 90명인가...인원이 헷깔리는데 확인하는대로
다시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수단천막 앞쪽으로 강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출발선과 부표들이 끝도없이 이어졌네요.
강폭은 10여미터 남짓, 수심은 깊은곳이 2미터 낮은곳은2센치 정도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무심천 수준인데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결승에 진출한 이번대회를 위해 아래쪽 수중보를 막아 물을 채웠다고 하더군요.
홍천강 정찰도 끝나고 수모받고 슈트입고 제1경기 대충 출발합니다.
결승전인만큼, 기라성같은 세계선수들과 함께하였더니 주눅이 들어서일까 출발서부터 힘이 드는게
전혀 나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가슴은 답답하고 나가지는 않는데 바닥모래와 자갈들이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이런된장, 고개드니 강변뚝에 헤딩할뻔했네.
다시 방향잡고 열라 팔젓기에 발차기를 하여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슈트를 괜히 입었나하는 생각에
목깃을 잡아 당기니 시원한 강물이 가슴으로,배꼽으로,거시기로,허벅지로,종아리로 빠져 나가는데
너무도 시원하여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환점을 네번 지나는동안 답답하다 싶으면
목깃을 잡아당겨 시원한 강물을 거시기로 흘려 보내기를 수차례하였더니 이내 곧 결승점입니다.
수온도 시원하였고 물도 깨끗하여 수영하기는 참 좋았답니다.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초콜렛이며 과일이며 아작을 내고는 혼자서 다녀 올곳이 있었지요.
바다님 출발까지는 한시간도 넘게 남았으니 시간도 넉넉하였습니다.
넓지도 않은 홍천시내를 가로 질러 홍천터미널을 지나 홍천고개를 넘어서니 공기가 다릅니다.
바로 24년전에 근무했던 11사단13연대 수송부를 가고 있는게지요.
고향의 느낌, 바로 그것이지요. 좌측으로 사단사령부를 지나고 공병대를 지나 북방삼거리에
도착하니 가슴이 뜁니다. 눈앞의 풍경은 많이 변하였지만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곳,
바위돌하나,미루나무한그루,연병장모래바람,철조망하나하나도 눈에 선한 나의 또하니의고향,
제2839 사자부대 입니다. 위병소 진입로에 있던 가로수들은 다 베어지고 조립식 건축물들이
들어섰지만 사자교회며,위병소건물이며 그옆 유류고 3종창고, 수송부차고.....
눈에 그리던 그모습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추억은 강물이 되어 내인생을 흐릅니다.
1년365일을 얘기해도 끝이 없는 군대 얘기는 나중에 축구얘기와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고향에 다녀오니 바다님 출발준비 하십니다.
낭군님이 옆에 있으니 얼마나 힘이 날까요. 한마리 물찬제비처럼 날아서 선두그룹으로 출발하십니다 그려.
강변을 따라 낭군님도 함께하니 원앙이 따로 없습니다. 낭군님 응원에 환한 모습으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낭군님께 사랑의 뽀뽀를 하는군요.^^
곧이어 주성거부기가 낳은 세계적인선수 똘쇠가 출발선에 섭니다.
몸고 가뿐히 출발라인에서 몸을 푸는가 싶더니 국가대표 정다래선수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출발을 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무리들이 흩어지는가 싶더니 1등인지 3등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2등은 빨간오리발이라 아니고
1,3등은 노란 오리발에 슈트를 입었으니 분간이 안갔는데 시력 8.0 바다낭군님께서 1등여자는 못생긴거 보니 똘스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3,4,5등이 심한 각축전을 벌였는데 막판 스퍼트가 좋은 똘스님께서 세계선수들은 따돌리고
결승선을 통과 하였습니다. 그와중에 입술에 영광의 상처를 입었는데 입술과 스친 오리발은 찢어져서 못쓰게
되었다는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똘스님 옷 갈아 입자마자 시상식합니다. 미운오리보다 안예쁜, 인어공주 상패에 입술에 난 상처도 잊습니다.
점심도 못먹었으니 홍천에서도 소문난 고향닭갈비에서 먹는 식사가 얼마나 맛있었겠습니까. 침이 꼴까닥~~
바다님은 낭군님 곁에 있으니 맥주가 쉴새없이 들어 갑니다. 한병이면 될 줄 알았는데 세병이나 마시고 얼굴엔
홍조가 피어 납니다.
이토록 좋은 사람들과,이토록 좋은 날에,이토록 좋아하는 일을 하였으니, 그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이제 다시 청주로 가는 일만 남았네요. 난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해서 또 눈을 감겠지요.
우연히도, 이렇게 셋이서 2011년 오픈워터를 밀양강에서 함께 시작하였는데 홍천강에서 함께 갈무리 합니다.
함께하고 응원해주신 회원님들 너무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주 행복한 2011년을 보냅니다.
첫댓글 즐거운 추억과 함께 행복한 하루가 그려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