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문화제 백일장 대상 작품
눈의 세계(고등부 산문부 )
(Eye's of the world)
김해가야고등학교
2년
김 형 일
눈, 그리고 시각이라는 감각은 무엇인가? 단순한 외적 의미에서 눈이란 인간의 신체중 일부분이며 한 쌍으로 구성된 감각 중추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적, 사회적인 측면에 있어서 눈의 존재는 단순한 신체부라고 보기에는 너무 나도 다루기에 따라 위험함을 수반할 수도 있는 녀석이 되어 버렸다. 그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알고 싶다면 내 손을 잡아라. 눈의 세계로 기꺼이 당신을 초대하겠다.
전 근대 세계에 있어서 눈의 의미는 주로 주술적이거나 신화적인 소재로 사용되었다. 테세우스 영웅담에서 나타난 메두사의 머리의 금기적 비유는 그 지표이다. 그렇다면 근대 이후의 인식은 어떠했는가? 눈은 가린 채 대법원 앞에 우뚝 서 있는 정의의 여신상, 현란할 정도를 흐리게 하는 조명들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눈의 주수적인 의미와 현대의 감각적, 쾌락적인 시각을 대비시키는 극단적인 예이다. 포괄적인 괴물이 되려 몸부림치는 외눈박이 괴물을 이대로 놓아둔다면 시각의 공간화, 데이터화를 통한 3-4차원상의 거대화가 진행될 것이다. 감시카메라, 화상통신의 악용 등의 소재들이 조지 오웰의 ‘1984’에 묘사된 것처럼 사생활과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미래 사회의 새 주역들로 극대화되어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그 파멸을 미연에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가? 물론, 그 해답은 있다.
허나, 눈의 세계를 기만하거나 악용하지 말라, 그 세계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나도 방대하여, 그대가 갖고 있는 한 쌍의 눈으로는 감당키도 힘든 것이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시간의 포장이 아니라 그를 통한 현실의 직시이다.
둘, 그를 사랑하라.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향식이든, 하향식이든 상관없다. 눈의 세계가 필요로 하는 답안은 안일함이 없는 주관적인 직시이지 객관적이라 이름붙은 뭉뚱그려진 허망하고 대책없는 시각이 아니다.
눈의 세계로 유영하려는 자여 당신의 시각이 정당한 길을 걷고 있지 않다면, 그대의 눈 안
에는 곧은 빛만이 뿌려질 것이다.
눈의 세계로 해석하는 세 번째 방법은 그대의 안구 속에 있다. 그 점을 명심하라.
일반부 운문 장원
불
창원시 북면 대호아파트 103동 1204호
이 희 경
틀 잡은 내 심장
한 곳만 끼워지라고
그 불 속에 구워버린거니
달궈진 내 심장
얼마나 더 익숙해지라고
그 불 속에 지나가게 하는거니
대이지 않을 것 같았어
그 불 속에 내 심장
따뜻할 것 같았어
깨지지 않을 것 같았어
그 불 속에 내 심장
그대로일 것 같았어
틀잡히고 길들여진 내 심장
그 불 속에 부숴버려줘
한 줌의 기억도 다 타버리게
고등부 운문 장원
눈
김해여자고등학교 1-11 황재영
오늘도
내 눈 속의 금붕어는
내가 거울을 볼 때
그 몸짓을 숨긴다
나도 아직 그 커다란 꼬리밖에 보지 못했다
까만 동공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의 헤엄은
따스한 태양광선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나는 그 황홀하고 이성적인 빛을 본 적 있다
파르르 떠는 갈대 숲에서
태평양만큼 먼 곳의
흑빛 잉어와의 대화
나는 갈대 숲의 떨림과 흑빛 고래의 이국적
냄새를 느낀 적 있다
단번에 세상 모든 것을
덮는 커튼이 쳐지면
야생의 본능으로
작은 안구를 뱅글뱅글 도는…
난 그때의 어지러움을 잊은 적 없다
세상의 모든 슬픔이
내게 다가오면
그는 과격한 파도 속에서
아가미로 슬픔을 내뿜는다
작은 나의 안구의 빙하가 녹는다
작은 나의 바다가 범람한다
우주로 이어지는 폭포로 비늘이 떨어져
비늘이 떨어져 나간다
나는 안구의 바다가 넘친 것에 대해
그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미안함을 느낀다….
중등부 운문 장원
내동중학교 3-8 류근화
맑은 눈처럼
눈에도 또 다른 눈이 있는가 보다
눈에도 마음이 있는가 보다
한줄기의 빛이 눈이 되고
한줄기의 애정이 마음이 되는가보다
아, 빛이여 눈을 뜨게 하라
아, 애정이여 마음을 열게 하라
두더지처럼 박쥐처럼 어둠의 눈보다
어린 아이들의 맑은 눈처럼
한줄기의 빛이여 한줄기의 애정이여
이 세상에 이단자들의 눈을 뜨게 하소서
어린아이들의 눈처럼
아름다운 것만 보는 눈을 가지게 하소서.
중등부 산문 장원
임호중학교 3년 김혜선
마음으로 보는 눈
나는 어릴 적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가 무척 힘들었다. 내가 조금 내성적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친구를 사귀기가 두렵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보이는 대로 믿어버리는 내 이기적인 눈 때문일 것이다. 나는 친구를 바라볼 때 그 모습만 믿고 ‘저 친구는 예쁘니까 날 무시할거야’,‘저 애는 공부를 못하니까 성격도 이상할지 몰라’ 라고 단정지어 버렸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것 같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 같은 반이 된 친구를 바라보며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내 마음을 느낀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을 바라보는 내 눈은 그대로인데 분명 나는 달라져 있다. 그것은 가려져 있던 내 마음의 눈이 밝아져서일 것이다. 눈은 볼 수 있는 힘을 가지지만 마음의 눈은 나를 보게 한다. 상대를 보기 전에 나를 바라보면 나는 누구보다도 작은 사람임을 느낀다.
그것은 나를 한없이 겸손하게 만든다. 나를 보고 상대를 보면 한 곳에만 머무르던 내 시야를 넓히고 상대방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사물의 바라보는 눈도 깊게 만든다. 만약 어떤 이가 보이는 눈으로만 세상을 본다면 바다 속 생명은 미처 보지 못하고 바다의 넓고 파란 표면만을 보고 감탄할 것이다. 만약 나 자신 또한 눈을 통하여 보이는 세상만 진실이라 믿었다면 바다 속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상상 속 물고기의 작고 여린 움직임을 본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가치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쩌면 여태껏 나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보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한 많은 것들. 이제 마음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려하니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모두 감사하게 느껴진다.
초등고 운문부 장원
불(초등고운문)
김해계동초등학교 5년
김 세 홍
불은 우리 아버지이다.
항상 꺼지지 말라고
항상 도전하라고 가르치는 우리 아빠
아빠는 항상 꺼지지
않는 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도전하고 또 도전 하신다.
우리 아버지는
철인 삼종이라는 경기를 하신다.
그러며 한국 1위를 꿈꾸며 운동을 하신다.
“와, 만세”
드디어 아빠가 한국 1위를 따셨다.
세계권 대회도 따신단다.
나는 그런 불처럼 꺼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
초등저 운문부 장원
우리 엄마 눈
용산초등학교 2학년
김 지 예
나는 엄마의 얼굴 보는 것을 좋아 한다
우리 엄마의 눈동자 속에는 내가 보인다
그건 엄마가 나를 사랑해서 엄마의 두 눈속에
나를 넣어 다니는 거라고 하셨다
나의 눈동자 속에도 우리 엄마 얼굴이 보인다
그건 나도 엄마를 사랑해서 나의 눈속에
엄마가 있는가 보다
엄마의 눈속에는 하늘도 보이고 꽃도 보이고
내 동생도 보이고 우리 아빠도 보인다
엄마는 사랑하는게 엄청 많은가보다
나는 구름도 좋고 인형도 좋고
강아지도 좋고 친구도 좋다
나도 엄마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다 내 눈속에 넣고 싶다
이런 것을 다 넣을 수 있게
내 눈이 많이많이 커졌으면 좋겠다.
초등저학년 산문부 장원
우암초등학교 3년 김유진
산불은 이제 그만
“엄마,또 산불 났대!”
얼마전 뉴스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강원도 산이 온통 불바다였다. 나무가 벌겋게 돼서 쩍쩍 소리를 내면서 넘어지고 있었다. 나는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 산에 살고 있었던 토끼, 산새, 고라니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김해에도 산불이 자주 난다. 여덟 살 때 영어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내 방 창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창문을 열었다. 우리는 깜짝 놀랐다.
하늘도, 산도 모두 타고 있었다. 연기는 구름처럼 피어올랐고, 불은 크레파스로 칠한 것 같았다. 점점 더 볼 때마다 불이 커졌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불이 더 빨리 번졌다. 비가 내릴 날씨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재미있기도 했다.
“무슨 축제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
“그래, 걱정이다. 빨리 꺼야 할텐데……”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까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산꼭대기에는 천문대도 있는데, 천문대가 없어지면 어떡하지?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사할까? 동물들은 모두 도망갔을까? 그리고 산불은 왜 났을까? 아마도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건강해지려고 산에 오면서 꼭 담배를 피워야 할까? 조금만 참으면 사람도, 동물도, 나무도 다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등산 할 때는 담배를 못 가지고 가게 하는 것이다. 산 입구에 기계를 설치해서 담배가 있는 사람이 지나가면 ‘삐’소리가 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는 산불이 안 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초등 고학년 산문부
봉명초등학교 4년 이재현
불
봄산에 눈부시게 빨간 꽃불이 났다. 그 꽃불이 우리 마음 속으로 들어와 우리 마음에도 작은 꽃들이 필 것 같다.
불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좋은 불이 있는 한편 얼마전에 비무장지대나 강원도에 일어났던 산불과 같은 엄청난 자연재해, 그리고 2차 대전 때 수많은 유대인을 죽였던 히틀러의 광기, 그러한 불들은 있었어도 안되고 일어나서도 안 될 불들이다.
삼국지에서 한나라의 충신 노식은 자기 제자들에게
“십상시는 들어난 종기이므로 치료하기가 쉬우나 황진적은 몽안의 종기라 치료하기가 어렵다.”
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불은 쉽게 그 대응책을 찾아 해결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불들은 찾기도 어렵고 찾았다 해도 너무 늦어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가 쉽다. 그러므로 항상 보이는 불과 보이지 않는 불을 같이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꿈은 어떻게 보면 불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불은 잘 간직해 불씨를 틔워 큰 불을 만들고 이 불을 국민 각자의 마음에 번지게 하면 이것은 우리 민족이 함께 지필 민족혼도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일본은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망언을 서슴치 않고 해대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가 기회라고 했다. 봄산에 작은 꽃이 큰 꽃불을 만들 듯이 한명 한명의 마음에 강하고 부유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작은 불들을 지펴 민족혼을 일깨우고 세계화로 나가는 봉화를 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