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도시사람들에게 무한 제공했다면 이번에는 ‘병방산 스카이워크’라는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결합된 새로운 상품이다.
천 길 낭떠러지 위에서 한반도 지형을 바라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시범 개방하는 요즘에는 미어터질 지경이다.
정선5일장-레일바이크-화암동굴 등과 함께 정선의 새 명물로 떠오른 변방산 스카이워크로 가보자.
11.5m의 철골구조물이 산허리에 U자 형태로 놓인 스카이워크.
변방산 스카이워크는 정선 읍내에서 가깝다.
정선1교 삼거리에서 42번 국도를 타면 정선군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미소빌, 현대아파트 삼거리에서 정선예비군훈련장 쪽으로 좌회전하면 병방치전망대 가는 표지판이 나온다.
요즘 도로포장공사가 한창이어서 초입은 비좁지만 산비탈을 타고 오르면 오르막 내리막이 구분되고 시내에서 전망대 주차장까지 넉넉잡고 10분이면 된다.
6월23일 공식 개장을 앞두고 3일까지 무료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전망대는 불투명 유리문을 두르고 있어 밖에서는 잘 안 보인다.
오전 9시부터 무료 개방하는 데 새벽부터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구미에서 왔다는 60대 부부는 “스카이워크가 전망대인줄 알고 새벽 5시에 올라왔는데 문이 닫혀 있어 개방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면서 “같이 온 일행은 개방사실을 몰라 벌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불투명 유리로 둘러싸인 스카이워크. 오른쪽 문으로 덧신을 신고 들어가면 5분 후 왼쪽 문으로 나와 덧신을 반납한다.
수원에서 가족과 함께 온 한 주부는 “아찔하다는데 아이들한테 괜찮을지 걱정”이라며 엄살을 피웠다.
이곳에 들어갈 때는 바닥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 부직포로 된 덧신을 신고 안전을 고려해 한 번에 30명씩으로 출입이 통제된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처음엔 아찔한 절벽 위에 있어서인지 다들 난간을 잡고 강화유리가 아닌 이음새 부분을 딛고는 한 걸음씩 뗀다. 발이 덜덜 떨려오고 오금이 저려 마치 오줌을 지릴 것 같다가도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그제야 풍광이 들어온다.
해발 600m에서 보는 동강과 한반도 지형이 먼저 보이고 아래쪽으로 군도 6호선을 지나는 자동차가 거짓말 보태 손톱만하다. 숲은 항공기에서 내려다보듯 윗부분만 보이고 동강의 물길마저 가마득하다.
병방산 스카이워크에서 본 한반도 지형.
오른쪽으로 울릉도 독도는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이 차지했고 바로 밑으로는 동강할미꽃 서식지라는데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2~3분 지나면 엉금엉금 기다시피하던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낀 때문인지 한반도 지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어린아이들은 유리 바닥에 앉아 들여다보기까지 한다.
10억원이 투입된 스카이워크는 11.5m의 철골구조물이 산허리에 U자 형태로 놓였다. 수직으로 325m 높이에 있어 바람이 불면 아찔함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요즘 이곳엔 하루 3500여명이 찾는다.
30명이 5분 단위로 쪼개 관람을 하는데도 하루 종일 긴 줄이 늘어선다.
공식 개장 후 스카이워크를 관람하려면 셔틀버스를 타고 5000원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또 35억원을 들여 짚와이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생태학습장까지 1.1km를 타고 내려가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요금은 4만원으로 책정됐다.
오른쪽으로 남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엉금엉금 걸어가는 연인과는 대조적으로 왼쪽에 있는 어린아이는 바닥을 두드려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북실리와 귤암리 사이에 있는 병방치(兵防峙)는 험준한 산이어서 예전에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천층 절벽이어서 한 사람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치 못할 요새라는 의미로 이렇게 불렸다.
스카이워크 옆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가는 뱅뱅이재는 1974년 강변으로 통행할 수 있는 호박길이 생기기 전까지 이 길로 귤암리 주민들이 생필품을 지고 날랐다. 이 길은 고갯길의 경사를 낮추기 위해 36굽이 뱅글뱅글 돌아 통행할 만큼 험해 다람쥐마저도 한숨지을 듯하다.
반대편 광하리 모마루 주민들이 이용하던 모마루재 길과 함께 동강생태체험학습장으로 연결돼 있는데 tm카이워크 주차장에서 모마루재는 1시간40분, 뱅뱅이재는 50분 정도 걸린다. 현대아파트 삼거리에서 스카이워크까지는 걸어서 40분 정도 소요된다.
6월1일은 정선 군민의 날이고, 2일은 정선5일장이어서 연계 관광코스로 그만이다.
스카이워크 강화유리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동강. 보기만해도 아찔해진다.
◆여행수첩
정선 레일바이크는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탈 수 없을 만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밤을 꼬박 새워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높은데 오전 8시30분부터 운행된다. 6월19~20일 이틀간은 레일바이크 점검 기간이다. 코레일관광개발 (1544-7755, 인터넷 http://www.korailtravel.com)
요즘 정선5일장에 가면 취나물, 곤드레나물 등이 제철이어서 1kg에 1만~1만5000원이면 된다.
정선5일장은 매월 2, 7일 열린다. 심산유곡에서 나온 질 좋은 약초와 나물이 시장을 가득 메운다.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와 수수부꾸미, 메밀전병과 함께 요즘엔 취떡이 큰 인기다. 정선군청 관광안내(1544-9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