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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1년 전 퇴근길에 부모님이 사시는 고덕 용리 집에 잠시 들렀다. 아버님의 서재서 색이 누렇게 변한 주역 책을 발견했다. 겉 표면을 넘겨보니 신역삼경, 3000원, 현암사, 출판년도 1967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주역 책을 사무실에 가져와 서랍에 넣어두고는 1년이 넘도록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고덕면으로 직장을 옮긴 뒤 주역 『1. 건위천~ 64. 화수미제의 괘』를 읽으면서 주역에 대에 조금씩 흥미를 가졌다.
주역은 원문이 한문으로 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다소 힘들었다.
STB상생방송〈주역에서 정역으로〉TV강의를 열심히 들으니 주역 64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였다.
주역을 읽다보니 점을 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했다. 하지만 한번도 내 자신의 점괘를 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점을 부탁한다더라도 아예 거절 할 생각이다.
그동안 주역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리게 돼 나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주역은 점치는 책이고 미신의 서적이라 경멸했던 것은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주역을 다 읽고 나서는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주역 육십사괘가 인생문제 등을 어떻게 설명해 읽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깊을 수도 얕을 수도 있지만 그 논리는 항상 평범했다. 이 책은 천지의 이치와 인간의 운명을 다루고 있으며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항상 변화하는 음양의 법칙을 생활화해 주어진 여건에 대처하는 마음자세와 그리고 노력을 아울러 가진다면 인간은 운명에 역행할 수 없지만 방향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인간은 숙명적이기를 거부하고 있으며, 운명이란 것은 자신이 개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서 삶을 영위하는 동안 인간에게는 자기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 일들이 수없이 발생한다.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신년운수로 보고 있는 토정비결 내용도 73%가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생을 성공으로 건설하느냐, 실패로 전락시키느냐 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운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자세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와 미래의 그러한 것들이 궁금하고 답답해 주역을 보고, 또한 점을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간에게는 오랫동안 성공은 지속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려운 사투 후 산 정상에 도달하면 하산이라는 또 다른 힘든 험로가 늘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간혹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생 없이 큰 영광이 있을 수 없으며, 고생 없이 승리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세상사 이치가 큰 성공 뒤에는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富不三代부불삼대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주역 64괘중 마지막 괘인 火水未濟화수미제 卦괘의 원문(괘사, 단전, 상전)을 적어 본다.
未濟미제는 亨형하니 小狐汔濟소호흘제 하야 濡其尾유기미니
无攸利무유리 하니라.
彖曰단월 未濟亨미제형은 柔得中也유득중야요.
小狐汔濟소호흘제는 未出中也미출중야요.
濡其尾无攸利유기미무유리는 不續終也불속종야라.
雖不當位수부당위나 剛柔應也강유응야니라.
象曰상왈 火在水上화재수상이 未濟미제니 君子以군자이하여
愼辨物신변물하여 居方거방하니라.
≪미제는 형 하니, 어린여우가 냇물을 거의 건너가다가 꼬리를 적시니 이로운바가 없느니라. 단전에 말하기를 미제가 형통함은 柔유가 剛강을 얻었기 때문이요. 험한 가운데 벗어나지 못한 것이요.
꼬리를 적심이니 이로운바가 없음은 계속하여 끝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지위가(자리) 적당하지 못할지라도 剛柔강유가 서로 응 하니라. 상전에 말하기를 불이 물 위 있음이 미제이니, 君子군자는 이를 본받아 삼가 사물을 분별하니 알맞은 방소에 있게 하느니라.》
이괘는 좌절도 있고 괴로움도 있고 해야 할 일이 꼬리를 물고 달려드는 형국이다. 未濟미제는 周易주역 六十四卦육십사괘 최종의 卦괘이며, 未完成미완성을 뜻하는 것 같다. 상하 6효의 卦괘가 모두 옮은 것은 얻지 못했지만 강함과 부드러움이 모두 응해 주니
반드시 일을 성취할 운수가 열리니 분열과 다툼보다는 국민모두가 합심해 힘든 난국을 이겨갔으면 하는 바람의 괘인 것 같다.
화수미제는 주역 육십사괘 가운데 최종 괘이며, 또한 미완성을 뜻하는 것 같다.
슈우베르트(Schubert)는 “나의 사랑이 끝남이 없음과 같이 이 곡도 끝남이 없을 것이다”라며 그의 유명한 <미완성교양곡>을 최후에 넣었다. 주역의 저자도 “끝나는 것이 시작”이라는 화수미제의 괘를 마지막 넣은 것이라 추측하고 싶다. 그동안 수개월 주역을 읽으면서 옛사람의 그 의미심장한 사고에 놀라울 때가 많았다.
주역은 철학의 서, 수양의 서로써 사람들에게 읽기를 권장하고 싶다.
● 십 년이면 산천(강산)도 변한다는데
오늘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 날이다.
어제 예산문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봄 문학기행『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을
다녀온 일들이 뇌리에서 생생히 떠오른다.
20년 전부터 예산문인협회에 가입하려했으나,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1개월 전 후배의 권유로 가입하게 되었다. 예산문인협회 회원들과 봄 문학기행 가기전날 밤 새내기 문학청년처럼 잠을 설쳤다.
“십 년이면 산천(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세월이 흐르게 되면 모든 것이 다 변화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산천(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동안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만감이 교차 한다.
1988. 7.25일 지방행정서기보(행정9급)로 삽교읍사무소 초임 발령받아 사표
내지 않고 버틴 덕분에 현재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공무원 합격증서 받고는 고덕으로 내려가 아버님과 같이 조부님 산소에
술잔을 올리며 갈등하고 고민하면서 쓴 글이 생각나다.
갈 등
뜻한 것이 서투름 이었다면/ 나의 이룸은 헛되고 헛되었다./
기껏 일 년을 걱정했던 내가/ 이리 지쳐가고 있는 앞날을/생각했을 리 없다.//
그러나, 다시 시도해야지 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은 서투른 제스처/
변명할 수 있는 도피처를 만듦으로서/ 폐부 깊숙이 말할 수 없는/
무엇인가는 이루기는 하였지만/ 이러한 나의 모습조차/아는 이에겐 부질없는 일이다.//
그리고 보면 내 자존심이라는 것도/ 부질없음인지 모르는 일/
공무원 합격증서 앞세우고/조상님께 드리는 감사의 술잔/얄팍한 종이 한 장으로
이 자리를 내보이는 것은 욕심이 아니거늘//
그래도 아버님의 눈에는 대견했을까./선이 부드러운 조부모 무덤들이/
풀줄기 위에서 새처럼 흔들리고/이제, 한 가지 더 무엇인가를 해야지 하며/
미묘한 망설임 속에 서성이고 있다.
삽교읍 사무소에서 2년 근무하다가 예산군청 민방위과 병사계 근무하는
행운도 누렸다. 기쁨도 한순간이었다. 현역입영대상자가 병역을 기피하여 예산경찰서에 고발했다. 공교롭게도 19년이 지났지만, 그 당시 고발했던 대학생의
부모님이 제가 근무 하고 있는 00면 ㅇㅇ리에서 살고 있다.
1995년 오가면사무소에 근무할 적에는 새벽에 집중호우 무한천 제방이
붕괴되어 사망자 1명과 65세대 15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오가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급류에 떠내려가 시신이 모래 속에 묻혀 찾지 못해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 구르던 신원리 주민들과 밤잠을 설치며 지냈던 이재민들의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2004년 예산군청 재무과 근무할 적에 대전지방법원홍성지원에서 발송한 전보명령 문서 접수했다.“세입자에게 토지보상금을 지급하지 말라!”는 명령서인데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1일간 지연문서접수 배부하여 큰 문제가 발생했다.
경리부서에서 5시간 전에 입금하여 잘못된 것을 알고는, 다시 회수하려 했으나 세입자가 이미 입금액을 찾아 갔기 때문에 회수하지 못했다.
감사부서에서 책임소재 추궁당하다가 결국 2천6백만 원을 대납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슴 아픈 일이다.
2005년에는 지방행정주사로 승진 000사무소 발령 받았다. 전임자와 업무 인계․인수 중 고발 건이 진행중이여서 인수를 받고는 예산 경찰서에 『농지불법 전용지 원상회복 불이행』으로 축산 농가주인을 고발 했다. 현지 출장확인 축산농가 방문해보니 고발당한 축산농가가 어려움에 처해있어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 ㅇ호 ㅇㅇㅇ검사님에게 탄원서를 올렸다. 고발하면서 무슨 탄원서라며 의문이 가실 것 같아 탄원서 내용 중 일부 적어본다.
탄원서
․…․…ㅇㅇㅇ축사는 알 수 있으나 피의자 주택을 찾지 못하여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흙벽돌집에 살고 있다기에 몰래 들어가 보니 부인이 마당에서 손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11년 전 뇌출혈로 쓰려져 (1급 지체장애) 고생중인 시어머니(76세)의 빨래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축산 농가들이 대부분 잘사는 농가들도 있지만 000농가는 1981년 고덕면 대천리 우시장에서 한우(송아지)한 마리 그 당시 90만원을 주고 구입하여 그것이 밑바탕 되어 현재는 젖소 70마리를 키우며 살고 가고 있습니다. 본인 책임도 있겠지만 채무가 1억 4천만 원이 넘는 축산 농가이며 ․…․…
그동안 농지전용신고를 받지 않고 축사를 신축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호화사치가 아닌 생계형 범죄자로 생각되어 집니다.
<그가 사는 주택>, <병중에 고생하시는 노모사진>,<채무상환서>를 첨부합니다.
검사님, 판사님께 고개 숙여 감히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한 달이 지나서 대전지방법원홍성지원 법정에 가보니 검사가 판사에게 제가
올렸던 탄원서 일부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을 목격했다.
징역 0년, 집행유예 0년, 사회봉사명령 000시간을 받았는데도 피의자는
저에게 밝은 목소리로 "도와줘서 고맙다."는 핸드폰으로 소식을 전해 주어
판결내용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 00면 젖소아줌마라는 손빨래하시던 그분이 예산 군수님에게 편지를 보내 간부회의시 계장급이상 참석한 자리에서 칭찬의 글 7장을 군수님이 직접 읽어주는 행운을 누렸다. 덕분에 그해 연말에“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행정자치부장관상도 받았다.
“무슨 자랑만 하느냐!”라고 질책과 항의 하신다면 글을 그만 접어야겠다.
글을 마무리 하던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국제빙상
경기연맹(ISU)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총점에서
김연아 선수가 세계최초로 207.71점을 획득 이 부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과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나 감격스럽다.
김연아 선수는“십 년이면 산천(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산천(강산)이
변하는 동안 열심히 연습한 결과 오늘처럼 전 국민이 함께하는 큰 영광을
누리는 것 같다.
어제 봄 문학기행 가던 중 버스 안에서 "고덕하면 고덕갈비가 유명하지만, 고덕하면 김창배라는 인식이 가도록 열심히 글을 쓰겠다."라고 신입회원 인사를 했다.
산천(강산)이 몇 번 변하더라도 예산문학 발전을 위해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 연못을 보면서
가끔 고민거리와 속이 상한일이 있으면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연못에 가 보곤 한다.
언덕위에서 연못을 내려다보면 깊은 속에는 늘 푸르름과 맑음이 있어 마음은 평온해진다.
연못을 접하는 사람도 항시 나처럼 생기발랄하고 청순한 느낌으로 뒤돌아가 가슴이 콩콩 뛰게 하는지 모른다.
요즈음 어려운 경제난국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어릴 적 생각이 떠올라 다소의 어려움을 덜어 주곤 한다.
연못은 사시사철 하늘로 가는 흰 구름과 검은 구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고 있다.
또한, 연못위로 지나가는 산새의 그림자와 종달새의 그림자도 보고 있다.
언덕위에 한가롭게 연신 송아지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과 농가들이 밀집한 곳에서는 닭들이 모이를 찾아 고개를 숙이고 연신 분주히 움직이는 검고 흰 닭들을 보면서 도무지 연못은 말이 없다.
거울처럼 맑고 티끌하나 없는 마음으로 이 연못은 나를 포용해 준다. 교만한 마음으로 처다 보지도 않는다.
수많은 생명과 신비로운 삶의 노래들이 가득 찬 이곳은 삶의 터전 같다.
미세한 생명들이 태어나고 자라며, 환경에 적응하고 연신 천적들이 먹고 먹히며 연꽃사이로 물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공기방울을 품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자연과 생명들이 꿈틀거리며 삶을 영위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초목은 여름에 무성히 잘라고 가을에 조락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겨울이오면, 봄도 멀지 않아 온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판단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일을 알아도 모른 척,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 하는 것이 요즈음의 약은“3척”인가 보다. 그러니 이제는 자동차 사고 현장이나 범행현장을 목격하고도 모르는 것이 약이 되고 있다.
우선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잘 피하면서 아무 탈 없이 살면 그만이고 최고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 들이다.
인생살이가 어떤 때에는 바보처럼 비굴 하리 만큼 유순한 것도 내일의 대성을 위해서 참고 인내하는 것이다.
저녁 밤을 고요히 쉬는 것도 나태나 안이함을 즐기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모두다 내일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그리고 꿋꿋하게 가지면서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와 오로지 노력을 다한다면 이 연못도 흔쾌히 나를 반길 것 같다.
이 깊은 연못바닥 속에는 生命처럼 부단히 솟아나는 源泉원천이 늘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이 연못은 오늘도 소란스럽지 않고 분주하지도 않는 늘 그런 자태를 유지 하는가 보다.
오늘도 이 연못은 自然자연의 理致이치에 順應순응하면서 安分知足안분지족하고 있는 것 같다.
● 위턱과 아래턱
사람들은 누구나 턱을 가지고 살아간다. 입의 위와 아래에 있는, 발음하거나 씹는 일을 하는 기관으로 아래턱과 위턱은 신체의 중요한 일부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나 말할 때는 항시 움직이는 것은 아래턱이다. 음식물을 구강 내에서 잘게 씹어 소화액과 접촉하는 면적을 크게 하고, 타액과 잘 섞이게 하여 소화관에서 소화흡수를 돕는 詛嚼저작 작용을 하게 하는 것이 위턱이다. 위아래 턱이 서로 의사가 합쳐져 협력하여야만 음식물이 입안으로 들어가 영양을 사람들에게 공급해 준다.
<주역> 이십칠괘 山雷頤산뢰이 象曰상왈에서 “山下有雷頤산하유뢰이 군자 이 하여 愼言語신언어하며 節飮食절음식 하나니라.”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이 卦象괘상을 보고 <말을 조심하고 음식을 절제해야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고려 말기의 문장가 李詹이첨도 “가장 비근한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과 말이다.”라고 하였다.
고사성어 三寸之舌삼촌지설의 유래에서 <혀가 백만의 군사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한마디 말로 극히 불리한 상황을 바꿔 놓는 것을 말한다. 음식보다는 상대방에게 말할 때 신중하게 하라는 뼈가 있는 말들이다.
사실 음식은 한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게 영향을 준다. 하지만, 혀를 잘못 놀리면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큰 상처를 준다. 요즈음 세상은 인터넷 천국시대이다. 인터넷은 대량핵무기보다도 더 빠르게 전파되어 사실무근의 비방 글을 올려 자살까지 몰고 가고 있다. 남에게 상처 주어 영혼을 파는 일들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한다.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주민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는다. 모든 것이 일방적인 욕설이고 이름도 밝히지 않는다. “우리세금으로 국가에서 월급을 주는데 당신들은 그따위 일을 하느냐!”라며 질책성이다. 더러는 일방적인 욕설보다는 칭찬도 해주었으면 좋겠다. 어제도 속이 상하는 전화가 왔다. 대화도중 “전화 주신 분은 누구시냐!”며 성명을 물어 보아도 도리어 “당신 이름을 대라!”는 것의 분풀이 민원성 전화였다.
이런 일들은 일부직원들이 횡령을 하여 주민들의 불신이 많이 팽배하여 발생하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전화가 오면 전화번호와 핸드폰번호를 메모지에 적어둔다. 혹시 민원처리가 잘못되었을 경우 다시 연락하게 위해서이다. 이미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면서 물어 보는 것을 상대방은 모르는가 보다.
어릴 적에 소를 기른 적 있다. 구유에서 소죽을 남김없이 먹고 저녁에 소외양간에 편히 앉아 턱으로 새김질 하는 소들이 오늘따라 생생하게 떠오른다. 유치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공직생활을 턱으로 비유하고 쉽다. 아래턱은 공무원이고, 위턱은 주민이다. 오늘도 詛嚼저작을 위해서 아래위턱을 열심히 움직여 본다.
김창배(金昌培)
예산 고덕출생
순천향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예산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