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이란 권한이 우위에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라고 규정한다. 첫번째 시작이라는 우선권의 의미인 갑(甲)에다가 질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이룬 말인데 좋지 않은 행동을 일컫는다. 패악질. 선생질.삿대질.쌈질등 본질을 빗겨 선 패악을 일러 표현하는것으로 상대를 비윤리적이며 불공정하게 대하는 그야말로 비민주적 비인간적 행동의 대명사다 . 사회악이고 불쾌한 관계를 만들며 공동체의 균열을 초래하므로 갑질은 까칠하고 과도하게 나무래도 지나침이 없다. 갑(甲)이란 원래 우월하고 탁월한 상위등급을 말하는 좋은 뜻이어서 쉽게 알아 듣기로는 군생활 통과의례였던 신체검사 등급도 갑.을.병으로 분류 되는것을 보면 담박에 알 수 있다. 당연 갑종판정은 건강과 신체조건 1순위가 된다. 을이나 병보다 우위이므로 우선 병과에 배치한다. 갑을병정으로 시작되는 동양철학의 천간(天干)에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의 12지지(地支)를 조합하여 우주기운을 따지는 60갑자(甲子)가 생긴 첫번째가 바로 갑인 이유로 으뜸을 갑으로 친 것이다. 계약당사자의 권한이 있는 측이 갑이고 이해의 반대편이 을인데 고용주와 고용인 또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좋은 예다. 한국은 단군의 민간설화를 시조(始祖) 로 한 연대기순으로 살피면 실제적으로는 일본의 정치통제가 법령화된 1896년 갑오경장까지 또는 법리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건국1948년이전 까지의 전기간이 전제 왕정시대였다. 당연 절대권력의 핵(核)인 왕과 권력층인 갑과 복종이 상식과 의무가 되는 피지배 민중인 을(乙)이 존재한 절대다수의 인권과 가치가 사장된 (死葬) 4000년이라고 큰틀에서 매듭 지을 수 있다. 물론 피지배계급인 백성의 안돈과 복리를 통치규정인 대전(大典)에 명시한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루이14세의 말처럼 국가는 물론 국민마져 왕정의 소유라는 사실아래 지배구조상의 갑을관계의 값싼배려였슴이 아쉽지만 사실이다. 특별히 500년 이씨조선의 통치이념이 고려말부터 시작된 유자(儒者)가 앞서 이끄는 성리학 중심이었다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가령 인의예지와 더불어 성리학의 주어(主語)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인데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같은 무게이며 공경의 대상이라는 말뜻이 일견 근사하게 효(孝)를 동반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그 정점에는 임금에 대한 절대복종을 교육하고 강요하는 숨겨진 뜻이 있다. 당시에는 목숨걸고 지켜야 하고 어기면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유교의 논쟁불가 상식이었으나 오늘의 기준으로 보면 엄연한 반인권적 패악이며 갑질이었다. 지배와 피지배의 계급에 익숙했던 한반도와 민족의 오랜 역사끝에 2차대전 종전은 왕정종식과 민주국가라는 선물이 주어졌고 올해로 건국 70년을 맞는다. 을(乙)의 위치에 익숙한 민족은 70년간 쉽지않은 정치발전 과정과 공업화의 난제에 땀을 쏟고 허기진 가난을 이기느라 민주니 인권보다 다소 굴욕적이고 맘에 내키지 않는 윗사람의 강요와 무리한 요구마져 잘살아 볼 희망아래 묻고 어금니를 물어 참으며 견뎠다.그간 여전히 갑은 정도의 차이는 있긴해도 위세와 금권(金權)을 포기하지 않았고 사회적 약자그룹은 오랫동안 몸에 밴 굽실거림의 을에 머물러 있어 왔다. 민주주의란 많은 수식어가 따르지만 말그대로 사람이 주인이며 민중의 결집된 의견이 법리화되어 상호동의 아래 이해 가능한 통치규정으로 진화된 계약이행 사회를 지탱하는 이념이다. 능력에 따라 위치되고 누리는 개념인 공평한 룰안에서 대접 받아야 하고 불공정의 차별을 감내하도록 강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민주이념을 틀삼고 민주국가를 지향하며 국민의 권리와 위상이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이 지금 갑질논란에 들썩이고 있다. 다름아닌 국적 항공기인 (國籍航空機)대한항공의 사주일가족이 직원은 물론 관계된 용역원들에게 이해불가의 갑질로 온국민의 공적이(共敵)이 되고 있어 씁쓸하다. 사람은 생긴대로 논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논대로 생긴다는 말에 편을 든다. 인생사십이면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을 곱씹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한진그룹 조양호회장 부인과 아들.두 딸의 가뜩이나 인심 사나운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난리인데 동영상속에 앵글이 불리하게 잡힌 사진을 보면 그간의 삶이 추측되어 진다. 분노조절장애니 가정교육부재니 미숙한 인격소유자니 하며 뭇매를 맞는 그들을 보며 이번 만큼은 쉽게 넘어가지 못할 일로 보인다. 인격이란 관계속에서 반사되고 비춰진 나에대한 인식과 평가를 객관화할때 전인적으로 형성되는것인데 조회장 가족의 언행을 보면 일단 인격형성이 부족해보여 안타깝다.어린아이가 제성질을 못이겨 울고 불며 소리를 지르고 발길질을 멈추지 않는 저속한 모습이 충격적이다. 깔보고 업수이 여기며 돈 앞에는 당연히 수그려 감사하라는못된 가치관이 당하는 사람은 물론 보는국민에게도 모멸이고 좌절이다. 1969년 부터 태극문양을 달고 나라의 대표선수가 된 국민자존심의 또다른 언어 KAL에 대한 전국민적 애정에 불치(不治)의 배신감을 안겨준 패륜에 사람들은 파르르 떨고 있는것이다. 자리보전과 돈 때문에 받아주고 허리를 굽힌 을에게 갑질세력이 누려 온 관행과 비극을 싫지만 목도하고 있는것이다. 적폐일소를 주장하며 국민의 정부가 되길 염원하는 새정부의 386주체들이나 과거 경제성장 주역중 하나인 재벌의 일견 품앗이를 기억도 추억하지도 않는 신세대들에게 둘째 딸 조현민이 던진 물컵 사건은 용서받지 못할 쓰나미가 되어 버렸다. 비뚤어진 사고와 세계관을 가진 2세들에게 절차와 조련의 과정도 없이 공공기업인 상장주식회사의 과분한 임원직을 맡긴 오너의 그릇된 판단이 부른 자충수다. 회사와 월급주는 사원은 이익과 성취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는 당연한 경제민주의식없이 선대로 부터 대를 물린 우리집안 것이라는 구태를 태연히 경영에 들이댄 댓가다. 개인적으로는 대한항공 누적 70만마일리지 사용자로서 이유없이 마음이 섭섭하다. 또한 개인적으로 KAL에 보탯던 애정의 일화도 생각하니 섭섭하다. 오랫동안 사용한 "우리의날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세계의 날개""로 바꾸기를 건의해서 실제로 바뀌었고 기장의 기내방송 강령및 승무원 근무개선 방법과 경쟁항공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서신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보내 한진그룹의 신입사원교재로 쓰였으며 전세계지점 사원을 상대로 2시간교육을 실시케하여 판촉부장으로 부터 친필 감사서한과 넥타이를 받았던 90년초반 나와 KAL의 인연에 금이 간듯하여 속상하기도 하다. 고칠것은 고치고 굽은것은 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 기회에 갑질도 사라지고 보이지않는 불필요한 위계의 불편부당도 자취를 감춘 건강하고 공평한 조국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역사에는 지위를 괘념치 않고 아랫사람을 귀하게 대접하고 배려한 미담진설(美談珍說)이 많다. 모르는것은 아랫사람에게 물어도 부끄럽지 않다하여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하여 겸손을 추구한 민족이다. 70노구에 거란족을 대파한 고려의 명장 강감찬 장군은 당대 왕이 부모로 모실정도로 위세와 존경의 관료였다. 어느날 전쟁의 승리를 기리는 연회에 상석을 차지한 장군의 밥주발에 주방장은 깜박잊고 밥을 담지않고 진설하는 실수를 한다. 연회가 막 시작하자 슬그머니 자리를 뜬 장군은 주방으로 발걸음을 하여 주방장에게 사실을 남모르게 귀뜸한다. 사색이 된 주방장의 서둘러 늦게 대령한 밥그릇을 열며 장군은 회중을 향해 큰소리로 이렇게 말을 한다. "상장군인 나를 배려해 따뜻한 밥을 먹으라고 늦게 퍼준 주방의 배려를 치하한다"고. 주방장은 목숨을 건졌고 왕으로 부터 은전까지 하사받았다는 전승이다.
존경과 사랑은 속깊이 동의되고 이해되는 진솔한 배려에서 전해지는 감동이 그 출발점임을 이세상 모든 갑(甲)들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실수에서 반면교사했으면 좋겠다.
첫댓글 나라가 어쩌다 이꼴이 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