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연주회를 마치고...

[이돈희]

14회연주회 후기/조율(調律)

이돈희

이번 연주회의 제목은 “조율(調律)”입니다.

‘조율’의 사전적 의미는 두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악기의 음을 조정하는 것,

두 번째는 여러 입장 차이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

위의 두 의미들의 주어는 ‘악기와 사람’ 으로 각 각 다르지만 조율이 안되면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는 결론은 같습니다.

연주에서 악기의 조율이 잘 되면 아름다운 선율이 만들어지고, 관객들은 음악속 이야기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다양한 조율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움을 만들어 내는 순간이지요~

첫 번째 연주곡인 영화음악 ‘콰이강의 다리’에서 일본군 포로 수용소장인 ‘사이또’와 포로 ‘니콜슨 중령’의 갈등, 그리고 조율 끝에 만들어진 다리~~

영화의 결말을 보면 조율이 잘 되었다고 그 결과가 항상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게으른 몽상가 페르귄트의 방랑과 모험으로 가득 찬 파란만장한 인생,

그런 그를 백발이 되도록 끝까지 기다려준 솔베이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페르귄트‘는 우리에게 ’인형의 집‘ 작가로 알려진 ’입센‘의 부탁으로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가 작곡한 음악입니다.

페르귄트 곡을 연주하면서 이런 멋진 음악을 만든 ’그리그‘에 대해 궁금해서 찾아 보았습니다. 어떤 영감도 없었고, 주제가 음악적이지도 않아서 아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작곡했던 페르귄트 모음곡이 그의 대표곡이자 클래식 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곡으로 탄생한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그가 자신의 음악 스타일과 맞지 않다고 입센의 제안을 거절했다면 이런 명곡도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인생에 몇 번의 특별한 기회가 찾아 온다고 합니다. 준비 된 사람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잡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없거나 실행력이 떨어져 도전을 못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놓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인생의 강물에 내 몸을 맡기고 살다 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때가 많지만 그리그는 그 한 번의 특별한 기회를 자신과의 조율을 통해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작곡가와 피아노 연주자로서 그는 이미 준비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도 이런 멋진 곡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주곡 중 패르귄트 어머니의 죽음에 붙여진 장송곡인 ’오제의 죽음(The Death of Ase)’을 연주하면서 1주일 전 모친상을 당하셨던 지휘자님이 제 눈에 보였습니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은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도 스스로 조율하셨을까요? 연주회를 위해 비통한 마음을 부여잡고 저희들을 잘 이끌어 주신 지휘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지금 나노사회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극심한 개인주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조율’에서 출발하여 ‘소통과 공감’의 과정을 거쳐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조화로움의 순간,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순간이 이번 연주회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잘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어려운 여건속에도 시간을 쪼개어 연주회를 위해 힘써 주신 지휘자님,단장님 이하 모든 단원분들께 ‘정말 멋지십니다’ 라는 칭찬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순여]

연주회 끝나고 써 주신 훌륭한 후기 감사합니다.
" ‘조율’에서 출발하여
‘소통과 공감’의 과정을 거쳐......"

[대장님]

참 공부많이하신 후기이십니다.
잘참고해주셔서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박태서]

연습 열심히 하시더만 후기도 훌륭합니다!

[전동규]

멋지고 참 알맞은 후기입니다.
페르귄트 모음곡중 솔베이지의 노래가 빠져서 서운한데...
이번 연주회는 잘 마친거 같아서 기분이 Up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