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지내는 법 / 김지명
제사를 지내는 방법은 지방마다 전해오는 유래가 달라서 선조로 부터 전수받은 전통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 어느 지방에서 하는 방법이 원안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제사 지내는 방법이다. 그래서 재주가 사는 곳에서 그 지방의 유래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남 지방은 신라의 전통을 이어받아 왕실에서 하는 것처럼 엄청 까다롭고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종교마다 달라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유교적인 사상이 배어 있다는 것인데, 기독교가 천주교의 종교를 가진 분들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을 차려서 묵념으로 하는 사람 아예 음식도 마련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불교에서는 유교와 같이 제사를 원칙대로 지내고 있다. 여기서 원칙이라고 하면 그 지방의 특성에 맞게 제사를 지낸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신라의 마지막 왕 56대 경순왕부터 족보가 시작되었고 그 후손들의 제사가 오늘 날까지 이어져 오면서 4대를 모시고 제주와는 관계없이 장손이 5대가 되면 가장 윗대가 떨어져 묘사로 바꾸어 지내고 있다.
제사(祭祀) 는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한다. 주석 명절에 지내는 것은 차례라고 하고, 기제사라 하여 사람이 죽으면 하루 전에 제삿날이라 하는데, 통상적으로 마지막 살아 있었던 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01시까지 즉 자시에 제사를 지내 왔는데, 아이티 시대로 접어들면서 제사 지내는 날이 달라지고 있다. 고향이 울산이라 사촌 육촌들이 모두 울산에 살고 있는데, 장손이 삶을 찾아 부산으로 내려와 자리 잡고 년 중 10회의 자세를 지낼 때마다 부산으로 내려와 자시 즉 24시에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마치면 01시가 된다. 승용차로 어두운 밤길로 달려야 하니 살아있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때가 잦아 몇 년 전부터 원로 하신 어른을 모시고 회의를 하여 제삿날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결론 내었다. 남성 상위시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남자의 제삿날에 여자가 합세하여 한꺼번에 모시기로 결정 보았다. 지금까지 웃어른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내오다가 지금부터 살아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하여 제사를 모시기로 하였다. 기제사에 조상을 모시는 날이 달라진 여자의 영혼 그러니까 시집에서 행하는 것이라 어느 누가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대주의를 강조하는 완고한 집안에서는 날짜와 시간을 바꾸어 지내는 집안도 있다고 한다. 합세하여 지내지만, 자시 24시에 지내던 제사를 익일 즉 파젯날 초저녁에 제사를 지내고 음복은 저녁으로 대치하는 집안도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축 지방을 장손의 자필로 한지에 중국어로 적었으니 요즘은 컴퓨터 시대라고 하여 축문과 지방의 형식을 찾아왔어, 내용을 바꾸어 중국어로 적는 집안도 있지만, 한국어로 적는 집안도 있다. 자필은 거의 없어지고 인터넷 속에 작성된 원본을 수정하여 본인의 의도에 맞게 적어 넣고 에이 포 용지로 인쇄하여 사용한다. 제사를 지내는 순서도 지방마다 다르게 행하여지고 상 차리는 방법도 집안마다 다르다. 우리는 왕족 때부터 지내온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사상을 바라볼 때 맨 앞줄부터 정리해 보면 좌측에서 우측으로 놓는 순서를 나열하였다. 조棗 율栗 이梨 시枾를 기본으로 놓고, 높은 곳에서 열리는 과일의 순서대로 밀감 사과 키위 등 놓고 채소류 열매도 마찬가지로 도마도 수박 딸기 외 등. 두 번째 줄에는 채소류의 전 어 전 육 전 등. 셋째 줄에는 포 채소류로 만든 나물 생채 네 번째 줄에는 탕 종류 어 땅 육 탕 간장 김 등. 다섯째 줄에는 좌측에 어적 대어로 센터에 국과 밥 식혜 술 다종의 떡. 그리고 제상 아래에 작은 상으로 향로와 모사 바닥에는 퇴주잔 작은 양재기. 기제사는 촛대에 촛불을 켜고 수저는 두 사람일 경우 좌우로 놓고 제상 센터 맨 뒤쪽에 지방을 붙인다. 제사 지내는 순서는 가지가지 이지만, 우리 경주김씨의 예를 들어 나열해 보았다.
분향재배라 하여 제주가 제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향로에 있는 향을 피운다. 다음에는 강신(降神) 이라 하여 영혼을 불러 음식을 차렸으니 맛나게 자시고 가라는 뜻이다. 집사가 따루어 준 술잔을 모사 위에 세 번 따룬 다음 잔은 작은 상위에 놓고 제주는 절을 두 번 한다. 그 사이 제사를 지내러 온 친인척은 절대로 뒷짐을 져서는 안 되며 양손을 앞으로 모아 오른손이 왼손을 잡고 참신을 기다린다. 참신(參神)은 강신을 마치고 모든 남자는 좌측부터 나이 순서대로 서서 지방이 놓인 제사상 앞에서 절을 두 번 한다. 이때 여자는 참석하지 않는다. 초헌(初獻)이라 함은 제주가 술잔을 향로위로 세 바퀴 돌려서 집사에게 주면 집사는 남자의 밥그릇 뒤에 놓으면 곁에서 집사가 독 축(讀祝)을 하며 모든 사람은 무릎을 꿇고 앉아 엄숙하게 독촉이 끝날 때까지 고개 숙여 기다린다. 독 축이 끝이 나면 제주는 절을 두 번 한다. 아헌(亞獻) 아헌이라 하여 여성들이 제사에 참여하여 술잔 올리고 절을 네 번 해 오다가 요즘은 간소화하기로 하여 두 번 한다. 종헌(終獻) 제주의 근친이 세 번째 술잔을 올리고 두 번 절한다. 계반삽시(啓飯揷匙) 영혼이 식사하라고 숟가락을 밥그릇에 세 번을 찌르고 수 깔 바닥이 여자의 밥그릇 쪽으로 향하게 꽂아놓고 젓가락은 고기나 나물 위에 올려놓는다. 유식은 첨작(添酌)이라고 하는데 첨작이라 함은 종헌 자가 가득 채우지 않은 술잔에 제주가 무릎을 꿇고 다른 잔에 술을 조금 따라서 좌. 우측 집사를 통하여 술을 채우도록 한다. 합 문을 하기 위하여 방안에 있던 집사가 밖으로 나오면서 제주에 양손을 맞대 들고 이승이라고 말한다. 합 문(闔門) 이란 참사자가 일동이 문을 닫는 것을 말하고 합 문의 시간은 밥을 9번 떠먹을 동안의 시간 영혼의 식사시간은 빨라서 2~3분 정도 엎드려 정적을 느끼게 한다. 계문(啓門) 이란 문을 여는 것을 말한다, 제주가 앞에 서서 기침을 세 번 하고 일동을 데리고 들어간다. 헌다(獻茶) 숭늉을 국그릇과 바꾸어 올리고 메(밥)를 조금씩 3번 떠서 숭늉 그릇에 말아 숟갈은 숭늉 그릇에 반드시 담아 놓는다. 철시복반(撤匙復飯) 이란 숭늉 그릇에 있는 수저를 거두고 메 그릇에 뚜껑을 덮는 것을 말한다. 사신(辭神) 참석자 모두가 마지막 인사로 절을 2번 하고 신주일 경우에는 사당에 모시고, 이때 제주는 집사로부터 물려받은 술잔을 마시고 지방과 축문을 불태운다. 철상(徹床) 은 제사가 끝났으니 상을 철수한다는 말이다. 영혼들이 먹고 간 음식을 제사 지내느라고 수고한 모두와 주방에서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영혼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맛나게 먹으며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처가댁에 아들이 없어 사위가 지내야 하는 예도 있다. 바로 나의 경우인데, 어느 형식에 맞출까 걱정했는데, 정씨의 집안도 뼈대가 있다고 하여 처가댁의 형식에 따라 지내고 있으며 제사 때는 전국에서 동서들의 내외가 반드시 들려서 제사를 모시고 떠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