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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작곡가인 호아킹 로드리고(Joaquin Rodrigo1901~1999)의 기타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1939년 작곡)은 2악장의 아름다운 선율로 우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20세기에 작곡된 고전 음악 중에서 대중에게 알려진 가장 유명한 작품들 중의 하나입니다 2 악장의 선율이 아름다와서 여러 악기를 위해 편곡되어 연주되고 있습니다
로드리고는 이 작품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남쪽에 있는 아랑훼즈 궁전의 정원을 묘사했다고 합니다 로드리고는 그의 미래의 아내가 될 빅토리아와 함께 이곳에 자주 산책을 가곤 했었다고 합니다 그는 또 첫 아들의 유산을 보고 마음에 큰 고통을 겪고 끝없는 비극에서 나오길 하나님께 바라고 또 유산을 한 그의 부인이 살아나길 바라며 그 감정을 이 곡에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는 1906 년에 디프테리아에 의해 실명을 했는데 그가 실명을 한데다가 그의 첫 아들마저 태어나자마자 죽게 되었고 아내마저 유산으로 인해 세상을 떠날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의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담아낸 것이 이 곡이라고 합니다 그의 아내 빅토리아는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하고 그의 눈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 그를 항상 도와 주었다고 합니다
슈베르트도 그의 진실한 삶으로 인한 고통을 많이 겪었다고 하고 그 내용을 일기에 적었다고 합니다 일기에 기록된 내용을 보면 세상을 살면서 겪은 그의 고통이 자신의 음악이 되었고 그 음악은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음악이 되었다며 슬퍼했다고 합니다 작곡가가 진실한 삶을 체험하지 않고는 불후의 명곡을 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형식면에서 이 곡은 전통적인 형식의 특정한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협주곡에서는 1악장에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고 재현부 다음에 카덴차가 삽입되는 것이 보통인데 이곡에서는 이 2악장에 카덴차가 등장하고 있고 2악장에 쓰여진 형식도 소나타 형식이 아니고 그의 악상을 전개하기 위해 새롭게 고안되어진 형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부 형식으로 된 주선율이 변주 형태로 되어져서 협주곡 얃식에 맞게 짜여진 혼합된 형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곡이 변주곡은 아닙니다 단지 처음에 등장하는 잉글리쉬 호른의 선율을 기타가 반복하는 과정에서 기타의 특성상 음을 길게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길게 지속되는 음들을 장식적으로 꾸미는 과정에서 변주곡처럼 나타납니다
또한 이 곡에서 특별히 언급해야 될 것은 기타의 음량에 관한 문제인데 기타는 여타 악기와 비교해 볼 때 음량이 작기 때문에 대규모 편성으로 된 오케스트라와 맞서서 협주를 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 작곡가들에 의해서 쓰여진 기타 협주곡의 편성을 보면 소규모 편성으로 되어 있고 그것도 현악 오케스트라만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로드리고는 이 곡을 쓰면서 음량에 관한 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기타가 독주를 하는 부분에서는 다른 악기들이 같이 연주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연주를 같이 하더라도 약음기를 사용한 현악기의 ppp로 세기를 조절해 주고 있습니다(7 마디) 물론 클라이맥스에 가서 그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서 fff로 연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81 마디) 로드리고는 음량이 제한된 기타를 다루면서 이 문제를 매우 효과적으로 해결하였으며 이 협주곡은 기타나 음량이 작은 다른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쓰는 경우에 대한 매우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곡의 형식을 보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A(1~11 in B minor)+B(~22 in G major)
경과구(~36)
A+B(37~46 in E minor)
경과구(~56)
카덴차(~83)
A+B(~93 in F# minor)
코다(~101,끝)
위의 구조에서 보듯이 주선율은 모두 세 차례 나타납니다 나타나는 방법은 처음에는 잉글리쉬 호른과 기타가 주제를 주고 받으며 나타나고 두 번째로 나타날 때에는 오케스트라 반주없이 기타 솔로로 나타나고 마지막에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이때에는 오케스트라만 연주합니다 또 주제가 새롭게 나타나는 부분의 조성을 분석해 보면 아래와 같은데 각조의 으뜸화음을 모은 것으로 마치 하나의 조 내에서 진행하는 화음을 모아 놓은 것 같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악장을 지배하는 선율은 잉글리쉬 호른의 2~6 마디에 등장하는 다섯 마디의 선율입니다 주선율이 나타나는 형태는 특이 합니다 열 마디로 된 완전한 주선율이 나타나는 것은 세 번의 주제 출현 중에서 뒤에 두 번의 경우인데 처음에 잉글리쉬 호른과 기타에 의해서 나타날 때는 열마디의 주제가 각기 다섯 마디로 된 두 개의 악구로 나누어져 앞 악구(다섯 마디)의 선율을 잉글리쉬 호른이 먼저 연주하고 기타가 그 선율에 장식음을 더해가며 마치 변주하는 것처럼 뒤이어서 연주(다섯 마디)합니다 그렇게 열 마디의 연주가 있은 후에 바로 이어서 뒤 악구(다섯 마디)의 선율을 잉글리쉬 호른이 연주하고 같은 방법으로 기타가 선율을 장식(다섯 마디)해 갑니다 그러므로 주선율의 구조는 이렇게 됩니다
A(5+5)
B(5+5)
여기에서 주선율은 모두 20 마디에 걸쳐 나타나지만 실제의 선율은 모두 열마디입니다 20 마디에 달하는 것은 주선율을 나누어 두 악기가 반복하여 연주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선율은 악절이 반으로 나뉜 것 같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그것은 로드리고가 곡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하고 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잉글리쉬 호른의 실음은 악보보다 5도 낮게 납니다 반면에 기타는 기보된 음보다 옥타브 아래의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주선율을 연주하는 잉글리쉬 호른과 기타는 기보는 다르게 되어 있지만 실제 소리는 서로 같은 음입니다
스페인에는 플라멩코 기타의 전통이 강한데 로드리고는 이러한 플라멩코의 요소들을 곡의 곳곳에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플라멩코적인 요소는 1악장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악보는 1악장의 첫 부분인데 기타 독주 부분에서의 Rasgueado는 플라멩코 기타 기법 중의 하나로 클래식 기타에서는 손톱의 안쪽을 사용하여 한 음씩 연주하는데 비하여 주로 손톱의 바깥쪽을 이용하여 여러개의 기타 현을 한꺼번에 빠르게 내리치는 주법을 말합니다
2악장의 곳곳에서 이러한 특수 주법이나 플라멩코에서 쓰이는 음형들이 사용됩니다
2악장의 잉글리쉬 호른에 쓰여진 주선율은 매년 수난 주일에 안달루시아에서 있는 수난 행렬에 쓰여지는 고난의 노래를 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악장의 처음에 나타나는 일글리쉬 호른의 처음 모티브는 바흐의 유명한 토카타와 푸가 D단조의 처음 부분을 연상시킵니다 아래에 그 악보를 예시했는데 특히 파란 점으로 표시한 부분의 모르덴트와 같은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악보를 비교해보면 두 곡이 그 모티브를 세차례 반복한 점도 같습니다 나타난 모티브의 음의 위치는 바흐의 경우는 옥타브씩 내려가며 두 옥타브 사이에에서 걸쳐 있는데 비하여 로드리고는 한번은 같은 음에서 반복하고 마지막은 4도(5도 올렸다고 볼 수도 있음) 내려서 반복했습니다 이 모티브를 로드리고가 바흐의 것에서 가져온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면에 그러면 이 모티브는 바흐만의 독창적인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보아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바흐가 사용한 모르덴트적인 꾸밈음은 이미 이전의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사용된 장식음의 한 형태이며 바흐가 그 장식음에 의해 영감을 받아 작곡을 했을 것이며 로드리고 역시 바흐의 이 곡이나 다른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작곡가라고 할지라도 이전 작곡가의 어느 한 부분에서 영감을 가져오며 그것을 자신의 영감 발전의 한 부분으로 사용합니다 단지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영감과 음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쨌건 바흐의 이 곡에서 로드리고는 몇 가지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번째는 모르덴트의 꾸밈음이고 다음으로는 바흐가 모르덴트 이후 짧은 프레이즈를 세 차례 반복하며 도입부를 만들고 있는데 로드리고 역시 모르덴트 이후에 한 마디 또는 두마디의 짧은 움직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음악은 바흐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곡은 부분적으로 대위적인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데 푸가나 인벤션 같은 특수한 대위적 형식이 아니고 아주 단순한 형태의 음들이 비화성음을 이루고 2도 하행하여 해결하는 16세기 대위법적 구조를 부분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처음의 선율에서 잉글리쉬 호른이 독주를 하는 동안 기타가 화음으로 반주하지만 선율은 특별하게 강한 화성적 배경이 없읍니다 기타도 I-IV-V의 매우 단순한 화성구조이고 그 진행에 비화성음이 첨가되어 해결되는 구조입니다 이 곡에 쓰인 기법은 기능 화성적인 배경이나 선율적인 전개를 통한 음악 발전이 아니고 인상주의적이면서도 스페인적인 음악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시종 유지하고 있습니다
7 마디에서 부터 잉글리쉬 호른의 선율을 기타로 반복해서 연주할때는 기타의 지속음이 길지 못한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장식음들을 많이 첨가하는데 이러한 음형들은 플라멩코 기타에서 자주 쓰이는 것으로 이러한 차용(특히 8 마디 첫박)이 오히려 기타에서 나오는 소리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플라멩코 기타에서 쓰이는 플라멩코적인 기법의 예
위의 악보는 현대 스페인 작곡가(Rogelio Huguet y Tagell)에 의해서 씌여진 첼로 독주곡 <Flamenco>의 일부분으로 첫째 마디의 음형에서 플라멩코 기타에서 자주 쓰이는 슬러를 이용한 연주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음형은 8 마디의 기타 선율에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17, 18 그리고 27 마디 등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 곡은 잉글리쉬 호른의 선율을 기타가 반복한다고 했는데 반복하는 과정에서 6 마디와 7 마디 사이에서 화음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똑같은 으뜸화음으로 연결하여 프레이즈간의 화성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변주곡 처럼 부드러운 연결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조의 곡일 경우 조바꿈이 이루어 질 경우에는 관계 장조(단 3도 위)로 되는데 여기의 B(12 마디)에서 그는 거꾸로 장 3도 아래인 G major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최저음(첼로와 베이스)에서는 장 3도 음정을 자리바꿈하여 단 6도로 사용하고 있어 상당히 강하고 인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12 마디에서 부터의 B에서는 화성 움직임이 앞 두 악구(A) 보다 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한 악절을 맺기 위한 구조적인 계획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의 반주를 위한 현악기 선택과 음 진행은 앞의 A와 거의 동일합니다
19 마디의 기타 선율 역시 플라멩코 기타에서 자주 쓰이는 음형으로 아래에 그 악보의 예를 제시합니다 로드리고가 작곡하는 방법에서 기타의 선율을 만들 때에 임의로 만들어 내지 않고 이렇게 스페인의 플라멩코 전통에서 선율을 끌어 온다는 것은 작곡가들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마지막 악구는 여섯 마디(다른 부분은 다섯 마디)로 되어있는데 21 마디가 기타의 빠른 음계에 의해 확장된 것입니다 이 곡에서 동기에 의한 발전은 주요 기법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부분적으로 모티브를 발전시키는 곳이 보입니다 주선율의 연주가 끝나고 22 마디에서 부터 경과구(또는 연결구)가 시작이 되는데 첼로와 바이올린 그리고 비올라에 나타나는 선율은 21 마디의 기타 독주의 첫박에서 온 것입니다 25 마디의 클라리넷 선율도 21 마디의 기타의 이 모티브에서 온 것입니다
이렇게 앞의 모티브에서 악상을 끌어오는 방법은 전체 구조를 동기로 묶어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고 작은 모티브를 서로 연관시키며 곡을 만들어 가는 그의 방법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는 곡의 도처에서 주선율에서 이끌어낸 선율의 부분적인 단편들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주제를 변화시켜서 출현시키는 것이 아니고 10 마디 되는 길고 아름다운 선율을 이곡의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큰 구심점과 공통점으로 삼고 거기에서 잘라낼 수 있는 작은 조각들을 이 곡을 묶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습니다 즉 오선 위의 동기들을 분해해서 논리로 발전시키지 않고 소리의 느낌으로 반복 내지는 발전시키는 방법인데 독일식의 동기의 구조적 발전 방법이 아니고 부분의 소리의 느낌을 중시하며 동기의 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게 하는 발전 방법입니다
이 곡에서는 화성적인 구조와 대위적인 구조가 여러번 교차해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21 마디까지는 화성적인구조를 사용했다가 22마디부터는 대위적인 구조로 바뀐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25 마디에서는다시 화성적인 구조로 바뀝니다
그는 또 이 곡을 쓰는 과정에서 악구를 중복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22 마디의 현악에서 시작한 악구는 24마디에서 아직 진행이 되고 있는데도 24 마디의 목관에서는 또 하나의 새로운 프레이즈가 나와서 음악이 겹쳐지고 있습니다 물론 24 마디에 등장하는 목관의 선율은 앞에서 잉글리쉬 호른에 의해 나왔던 주선율을 단편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방법은 25 마디의 잉글리쉬 호른에 의해 다시 사용되어지고 이 잉글리쉬 호른의 선율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 26 마디에서는 기타에 의해서 새로운 악구가 시작 되어 집니다 22 마디에서부터 악구의 중복에 의한 발전이 시작 되어지는데 그 악구들은 계속 서로 겹쳐지고 횟수를 거듭할 수록 악구의 길이는 짧아지는 구조입니다 독일 작곡가들의 경우는 앞에 등장한 모티브를 구조적으로 의미를 갖도록 다른 형태로 변화를 만들어 가는데 비해서 스페인 작곡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나를 보여 주는 하나의 예라고 하겠습니다 우리의 음악이 세계적인 음악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우리만의 음악적인 사고를 만들어 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선율이 37 마디에서 부터 기타 독주에 의해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 25 마디에서부터는 주선율에서 가져온 선율의 단편들로 동형진행을 게속합니다 아래의 악보에 어떤 형태로 동형진행이 이루어졌는지 각 동형진행의 첫 부분들을 모았습니다
각 동형 진행은 부속 화음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데 첫번째 두번째 네번째 등장하는 음형이 장 2도 하행하는데 비해 세번째 음형은 마지막 음형을 4도 밑에서 수식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각 동형진행의 음형에 연결되는 모티브도 첫번째와 두번째의 경우가 하나로 묶여지고 세번째와 네번째의 경우가 하나로 묶여집니다
첫번째 두번째의 경우에 사용한 음형
세번째 네번째의 경우에 사용한 음형-셋잇단 음표로 구성
이러한 구조를 보면 그가 곡의 구조에 동형 진행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동형 진행 그 자체를 완벽하게 만들어서 곡을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동형 진행을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나타납니다 또 25~28 마디를 하나의 악구로 볼 수 있는데 악구의 구성 방법이 특이 합니다 이 부분에서의 악구의 출발점은 사실상 26 마디에서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25 마디에서 부터 시작 되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만든 것은 이 악장의 첫 마디가 기타의 화음 연주에 의해 시작이 되는데 그것과 연관 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세 마디 악구로 볼 수도 있고 네마디 악구로 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악구의 부분들이 앞에서 처럼 중복(overlapping)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예는 28 마디가 앞의 악구에 해당이 될 수도 있고 뒤의 악구에 해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는 이 곡에서 각 악구의 시작과 끝부분을 중첩시키는 기술을 자주 사용하고 있고 그 기술을 곡을 전개 시키는 중요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7 마디에 나타난 기타의 기교는 대단히 플라멩코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기술은 역시 기타가 갖고 있는 음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그러한 자원들을 너무나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33 마디의 둘째 박에서 기타 연주가 끝이 나기도 전에 관현악이 f와 ff로 연주를 하는 부분도 악구가 중복되는 부분인데 이곳에서의 효과는 미지수 입니다 32 마디와 34 마디가 음형면에서 하나의 공통점(16분 음표의 셋잇단 음표)으로 묶여 진다고 앞서 말했는데 그 이전의 두 악구(26, 29 마디)가 속 7화음의 반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서 이 곳의 두 악구는 9화음의 반주를 배경으로 진행하고 있어 37 마디에서 부터 나오는 기타 독주에 의한 주선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5 마디와 36 마디에 등장하고 있는 호른과 오보에의 선율 역시 주선율의 처음 부분에서 가져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주선율이 등장할 때는 다섯 마디씩 나누어져 등장했는데 37 마디에서 기타 독주만으로 등장할 때에는 나누어지지 않고 열마디가 완전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이 모습이 그가 처음에 계획한 주제의 완전한 모습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기타가 관현악의 반주 없이 독주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반주가 필요한데 반주는 기타 스스로가 하며 진행을 합니다 반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협주곡이 아닌 독주곡 처럼 반주형태를 갖추지는 않았습니다 선율은 주선율을 약간 변형하여 E minor로 진행하고 있으며 화음진행은 기능적으로 연결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으뜸화음 Em를 지속하면서그 주변음들을 보조적(첨가음적으로 사용)인 비화성음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화음의 진행이라기 보다 E monor 화음을 지속음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는 주선율이 잉글리쉬 호른과 기타 사이에서 교대로 이루어졌으나 여기에서는 기타에 의해서만 한꺼번에 나오는데 42 마디가 B의 부분으로 바로 이어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A와 B가 각기 Bm와 GM의 조성을 갖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Em의 조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두 부분을 그대로 연결시킨 상태에서 그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음악은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46 마디에서 부터는 카덴차로 이어지는 경과구가 시작되는데 여기에서 역시 출발 화음으로 9화음이 사용됩니다
이 9화음의 구성을 보면 여섯 성부로 이루어져 현악기의 위 세 악기에 두 성부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두 성부씩 배치된 모습에는 모두 협화적으로 보이나 전체의 화음으로 보거나 가까운 곳으로 모아 보면 클러스터의 효과가 분명합니다 특히 E와 F 그리고 G와 G#의 단 2도 충돌효과가 두 개나 있어 많은 불협화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2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네 악기에서는 속 7화음을 이루고 긴음표로 지속하면서 제 1 바이올린의 두 악기에서 테누토로 두개의 음이 지속하며 이구조 속에서 협화와 불협화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효과로서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서의 기타는 트릴로 연주하고 있는데 이 트릴이 단 2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반주 화음을 만들고 있는 현악과 함께 9화음의 느낌을 같이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단 2도 음정을 벌려보면 단 9도가 되는 것에 착안하여 9화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에서 오보에가 선율을 연주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앞의 주선율에서 가져 온 것입니다
49 마디에서 9화음을 사용한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구조는 앞 부분의 구조를 그대로 동형 진행 하여 장 2도 낮추어 만든 것으로 51 마디의 기타 독주 부분 둘째 박에서만 음역상의 문제 때문에 음형이 약간 변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52 마디 후반 부터는 본격적으로 카덴차에 들어가기 위해 악상들을 단순화시키고 있는데 여기에서 주요 모티브로 사용되고 있는 53 마디의 기타에 등장하는 16분 음표의 셋인단음표 역시 처음에 등장한 모르덴트 모티브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한 두 개의 모티브에 의해서 곡을 쓰는 방법은 독일의 작곡가들과 같다고 볼 수 있지만 독일의 작곡가들은 그 모티브를 계속 다른 방법으로 분해하여 확대 또는 축소하며 다른 방법으로 나타나게 하지만 이 경우는 모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부분적으로 잘라내어 반복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리듬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52 마디의 목관에서 옥타브 캐논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세 음 늦게 출발한 후발 악기에 의해 6도 또는 3도 음정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57 마디에서 부터 카덴차인데 이 카덴차에서 사용되는 음형 역시 앞의 주선율에서 온 것입니다 83 마디까지를 카덴차로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G# 음이 저속음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G# 음은 기타 독주만의 부분에서는 상성부의 기타 선율을 한음으로 반주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81 마디에서 83마디까지 오케스트라의 현악의 피치카토로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기타가 독주를 마음껏 하게 해주는 반주의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카덴차는 주선율을 가지고 발전을 해가는 68 마디 까지의 전반부와 관현악에 의한 주선율을 총주로하기까지 클라이맥스를 만들어 가는 83 마디까지의 후반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대부분의 음형들이 주선율에서 기인한 것이며 저음에서 지속되는 G# 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음들이 주선율의 모티브들에서 온 것입니다 특히 파란점은 2악장 맨처음의 모르덴트의 꾸밈음에서 온 모티브이며 수 차례 반복한 지점입니다 또한 카덴차의 구조 역시 맨 처음 주선율의 A와 B가 4도 음정을 두고 하나의 악절을 구성했던 것처럼 여기에서도 주제가 등장할 때 마다 4도씩 상승한 상태에서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악보-숫자는 마딧수) 물론 주선율은 57 마디와 58 마디가 하나로 묶이고 62 마디와 63 마디가 앞과 시차를 두고 또 하나로 묶입니다
69 마디 부터의 후반부도 역시 이 곡의 주선율에서 선율을 끌어낸 것입니다 그리고는 점차로 아르페지오로 변해가는데 81 마디에서 G# 음이 나오기까지 템포를 늦추지 않고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켜 갑니다
81~83 마디는 기타의 음량이 최고도에 달하는 부분으로서 이부분에 사용된 기타의 기법은 아래 악보처럼 플라멩코 기타에서 자주 사용하는 Rasgueado 기법에서 차용해 온 것입니다 이 부분의 기타의 상성부에 쓰인 선율의 A-G#-A음의 연속적인 트레몰로 연주 역시 처음에 등장한 모르덴트의 꾸밈음에서 온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로드리고가 삶에서 겪은 격앙된 분노가 그대로 표출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플라멩코 기타 음악에 쓰이는 라스게아도 주법의 예)
음량이 작은 기타를 사용해서 클라이맥스로 끌어가는 과정을 플라멩코에 쓰이는 라스게아도를 사용하여 아주 효과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곳에서 Rasgueado 주법이 세 차례 지속되는데 그것은 앞의 주선율에서 모르덴트의 꾸밈음이 세 차례 나오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타의 라스게아도 주법에 의해 고조 되어진 감정은 84 마디에서 이제 더 이상 절제 되어지지 않고 완전한 감정의 폭발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주선율이 나누어져서 등장하거나 열 마디가 모두 한꺼번에 나오더라도 기타에 의해 여린 내기로 연주 되었었는데 이곳 클라이맥스에서는 악기 중에서 감정이 가장 풍부한 악기인 현악기를 통해서 ff로 주선율이 나오고 있으며 관악기 역시 ff의 고음역에서 현의 감정을 더욱 고조 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참았던 감정이 일시에 폭발 되어지는 아주 격정적인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p로 감정을 절제하며 아름다움을 만들어 어 왔는데 그 부분들과는 매우 대비가 되어집니다 기타의 작은 음량이 오히려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되었습니다 같은 선율로 만들어졌음에도 앞에서 등장했던 선율과는 느낌이 매우 다름을 알 수 있고 로드리고가 하나의 주선율을 통해 어떻게 이 악장을 생각하고 썼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91 마디의 현악에서의 32 분 음표 진행은 절망감에 쌓인 작곡가의 고통과 괴로움이 아주 잘 표현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목관악기는 계속 하나님을 향해 외치는 그의 간절한 목소리처럼 들리는 움직임을 계속 고조시켜 갑니다 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주선율 부분에서는 거의 모든 마디에서 주선율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모르덴트 꾸밈음이 목관 악기의 최고 음역에서 나오는데 마치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고자 하는 그의 내면의 깊은 영혼의 외침을 듣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원래 수평적으로 하나의 주선율에 있었던 부분을 뽑아내어 필요한 부분을 수직적으로 첨가하여 재결합한 부분으로 그의 작곡 기법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93마디에서 클라이맥스가 정리가 되고 2악장의 전체 코다가 시작이 됩니다 이 부분에서의 풀륫에 의해 만들어지는 음색은 카타르시스가 정리되고 금새 정신이 정화 되어진 느낌입니다 93 마디의 풀륫 선율은 22마디의 첼로 선율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지만 출발점은 셋째 마디의 셋째 박에 나오는 잉글리쉬 호른의 선율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코다 부분에서는 이 모티브가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특히 아래의 기타 독주 부분에서는 거의 유일한 모티브로 사용됩니다
97,98 마디의 목관에서 등장하는 32분 음표도 이 모티브에 의한 것입니다
시작은 B minor의 단조로 했지만 끝맺음은 같은 으뜸 화음 장조의 밝은 장3화음인 B Major로 이루어지는데 바로 전에 오케스트라의 총주에 의해 ff로 이루어져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끝 화음이 pppp이고 그것도 모든 악기가 하모닉스 주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그가 기타의 음량의 문제를 얼마나 세심하게 고려했나를 알 수 있습니다
음악 감상 :
첫댓글 기타 연주를 담당하고 있는 John Williams가 끝 부분의 81~83 마디의 연주를 옥타브 낮게 연주하고 있는 것이 많이 아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