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幸州山城 (행주산성)
洗 汗 秋 陽 裏 (세한추양리) 가을 햇볕속에 땀을 닦으며
謹 訪 大 捷 碑 (근방대첩비) 삼가 행주산성 대첩비를 찾네
當 年 兇 賊 來 (당년흉적래) 그 해에 흉한 도적들 몰려 와
二 月 孤 城 危 (이월고성위) 2월에 외로운 성 위태로웠지
勇 將 先 頭 奮 (용장선두분) 용맹한 장수 앞장서 분투하고
善 民 後 背 起 (선민후배기) 착한 백성들 뒤에서 함께 일어나
不 懼 一 身 歿 (불구일신몰) 제 한몸 죽는 것을 두려하지 않아
芳 名 百 世 輝 (방명백세휘) 꽃다운 그 이름 역사에 빛난다네
< 어 휘>
當年 : 계사년(1593년)
兇賊 : 임진년(1592년)에 우리나라를 침입해 온 일본군
二月 : 왜적들이 몰려 온 2월 13일
勇將 : 행주산성 방어책임자였던 권율 장군
<詩作 後記>
추석 이튿날 오랫만에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였습니다.
서로 의논하여 행주산성을 가 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추석 다음 날이지만 화창한 날씨는 땀을 흘리게 할 정도로
무더웠습니다.
산성에 도착하여 권율 장군을 추모하는 충장사를 들러 보고
토성이 있는 곳으로 가니 행주기씨 문중에서 건립한 유허비가
웅장하게 서 있더군요. 비문을 읽어 보면서 행주기씨의 발전
역사를 익혀 보았습니다.
토성 길로 올라가 산 정상에 도착하니 임진왜란 3대첩 중의
하나인 행주대첩비가 높다랗게 서 있었습니다.
비록 첫 방문은 아니지만 다시 보는 대첩비와 주변 경관을
살펴 보노라니 저절로 시심(詩心)이 일어나더이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며, 멀리 보이는 서울 여의도의 고층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 왔습니다.
당시에 몹시 치열했던 행주대첩 기록을 읽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군관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싸웠던 역사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아내와
함께 숙연한 마음으로 행주산성을 내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