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嶺1산악회
 
 
 
카페 게시글
◆◆정기산행후기 스크랩 덕유산 산행을 동기들과 함께
이종태 추천 0 조회 65 09.02.22 23:0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1. 일자 : 2009. 02. 08(일요일, 맑음)  

    
2. 산행지 및 개요 : 북덕유산(1,614m)

 

3, 누구랑: 령1산악회

 

4. 산행코스 
           안성주차장(10:00출발) - (칠연계곡,100분) ->동엽령- (50분)  ->백암봉(송계삼거리)

           - (25분)->중봉 - (30분)-> 향적봉(정상)- (60분)->백련사- (구천동계곡,80분)->삼공리주차장

                                                                                (하산종료:17:30)/산행시간 7시간 

5. 산행후기

 지난 해 일신상의 이유로 낙향하여 산천을 벗하며 지낸지 어언 일 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건강을 다지기 위해 가까운 치술령을 산책삼아 오르내리던 것이 이젠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산들을 차례로 섭렵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전문산악회를 따라 눈꽃산행도 여러 차례 다녀오고 보니 산행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높아지는 듯하다.

 

  이번 산행지인 남덕유산은 지난 1월 초, 전문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나섰다가 폭설로 통제가 되는 바람에 가지 못한 코스로, 마음 한구석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던 터이다. 그러던 차에 마침 고교 동창 모임인 영1산악회에서 산행을 추진한다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다.

  산행일인 2월 10일은 근 열흘간의 중국방문을 끝내고 돌아 온지 이틀째 되는 날로 빡빡한 여정 탓에 피로한 느낌도 있었지만 산행에 대한 기대감은 모든 것을 덮기에 충분했다. 출발지가 부산 서면인 탓에 나는 이른 시간인 새벽 6시에 울산에 사는 친구 부부와 무거동 부산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함께 부산으로 향했다. 희뿌옇게 동터오는 새벽아침을 차량이 뜸한 도로를 힘차게 달려 일행들이 기다리는 서면에 약속시간을 10분 정도 넘겨 도착했다.

 관광버스에 올라타니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보이고, 저마다 인사를 나눈 후, 남덕유산을 향해 출발했다. 남해고속도로를 시원스레 달려가니 점차 여명이 밝아오고, 나는 차창에 끼인 성에를 손으로 닦아내어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잠깐씩 졸음에 빠지기도 하면서 3시간여를 달려 오전 10시에 남덕유산의 안성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한편에서 일행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칠연계곡과 나란히 이어진 폭넓은 임도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 탓에 이내 몸은 열기가 차오르고, 산그늘이 짙은 계곡에는 제법 두께가 느껴지는 얼음 아래로 찰방이는 물소리가 신선한 느낌을 전해준다.

 편안한 산길이 1시간 30분 정도 지속되다가, 좁은 산길로 접어들면 동업령 고갯길이 시작된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수많은 인파들이 좁은 오솔길을 줄지어 올라간다. 군데군데 조성된 나무계단과 눈이 녹아 질척이는 흙탕길을 번갈아가며  정상을 향해 나아가노라니, 사람들의 열기와 재잘거림이 계절을 잊게 만든다.

 동업령에 도달하니 먼저 온 사람들이 곳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하고, 더러 이른 점심을 먹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 틈을 뚫고 간신히 기념촬영을 한 후, 사방으로 겹겹이 펼쳐진 능선들의 유려한 흐름을 감상하였다. 우리 일행들도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향적봉을 향한 본격적인 능선 산행에 돌입하였다.

  정상을 향한 끝없는 행렬은 마치 엑소더스의 대장정을 연상케 하고,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연출되는 이처럼 이색적인 광경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산행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닥아온다. 햇살이 드는 길목에는 질척이는 흙탕길이 발목을 잡지만, 산모퉁이를 돌면 아직도 무릎을 덮을 만치 눈들이 쌓여있다. 나는 서너번의 미끄럼질 끝에 준비해간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였다.

  동업령을 기점으로 계속되는 능선길은 갈수록 지루함을 더해주고, 발길을 뗄 때마다 아이젠을 착용한 등산화는 마치 발목에 사슬을 감은 듯 불편함을 더해 준다. 평평한 능선길이 잠시 오르막으로 치닫는 곳엔 어김없이 나무 계단과 돌계단이 조성되어 있고 양측으로 펼쳐진 고산지대에는 이름 모를 잡초들이 마른 잎새들을 바짝 땅바닥에 붙인 채 겨울을 나고있다. 

  덕유산의 고산지대인 덕유평전은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지역(아고산대)으로 바람과 비가 많고 기온이 낮으며 맑은 날이 적어 키가 큰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없는 곳이다. 아고산대에는 주로 철쭉, 진달래, 조릿대 원추리, 산오리 풀 등이 서식하며 확 트인 뛰어난 조망이 아름답다. 우리나라 대표적 아고산대는 덕유평전을 비롯하여, 백두산 정상, 지리산 노고단 ,소백산 비로봉, 설악산 중청, 대청봉 주변으로 소규모 분포되어있다.

  이어 송계사 삼거리와 중봉을 거쳐 능선길을 계속 따라가니 멀리 향적봉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길 양쪽으로 쌓인 눈은 소담스러움을 더해 주고, 눈 밭 가운데 죽어서 천년을 가고 있는 주목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말없는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세월을 무심으로 견디어 내고 있구나...  네 앞에 생명의 숨결로 마주 한 나는 죽어서도 살아서도 의연한 네 모습 앞에 한갓 잎새를 스치는 가여운 바람의 노래일 뿐이어라...... ”

  덕유산 고산지대에는 주목과 함께 구상나무도 자생하고 있어 말로만 듣던 우리나라의 대표적 희귀식물들을 직접 관찰하고, 기념 촬영도 하면서 향적봉을 향해 나아가니, 멀리 정상부근에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번 다녀온 설악산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저 입이 딱 벌어질 따름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파들을 따라 가까스로 향적봉에 도달하니 도처에서 온 사람들의 사투리와 웃음소리...  화려한 등산복의 물결로 머릿속이 멍해지는 느낌이다. 정상석 부근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함께 간 일행들도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놓치기 일쑤이다. 나는 전망 좋은 장소를 골라 겨우 기념촬영을 한 후 주변 경관을 감상하였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은 해발 1614m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향적봉에서 바라보니 운무를 배경으로 멀리 지리산,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 비계산, 운장산....  등이 겹겹이 떠 있고, 이들의 장관을 바라보노라니 귓전을 어지럽히는 군상들의 소란스러움도 잠시 잊는다.

  향적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백련사 방향으로 잡았기에 선두그룹에 속한 나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먼저 하산을 시작하였다. 하산길은 가파른 비탈길로 응달이라 쌓인 눈이 얼어 곳곳에 빙판길을 만들어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으면 도저히 갈 수 없을 지경이다. 하산 도중 일행들이 곤돌라를 타고 하산한다는 연락이 와서, 마음이 급해진 나는 하산행렬 틈을 종종걸음으로 내달려 1시간 여 만에 백련사에 도착했다.

  백련사는 구천동 상류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시대 백련선사가 은거하던 곳을 후에 무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시간에 쫓겨 천년고찰 백련사를 뒤로하고 일행들과 중간중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구천동 계곡을 따라 하산하였다. 백련사에서 이어지는 길은 두 대의 차량이 충분히 비껴 갈 수 있을 만치 폭넓은 임도로 왼쪽으로 나란한 구천동 계곡의 풍광은 군데군데 비경들이 감춰져 있어 그저 지나치기 아쉬웠다.

  구천동의 제 28경으로 구천동 계곡 내 대표적인 2단 폭포인 구천 폭포를 비롯한 궁포단, 비파담, 사자담, 인월담 등과 같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소 등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월하탄, 구천동 수호비 등도 눈에 띈다. 나는 바쁜 와중에도 비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구천동 계곡을 끼고 1시간 30분 정도를 달리다시피하여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삼공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일행들의 완주를 축하하는 박수세례가 요란하다. 비록 먼 길을 돌아왔지만 완주의 기쁨은 비할 수 없이 벅차고, 돌아오는 차속에서도 뿌듯한 성취감 뒤에 오는 행복한 피로감에 젖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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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2.22 23:39

    첫댓글 오직 풀코스로 완주한 종태님 정말 수고하셨지요. 산행후기와 사진 다시보니 그날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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