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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사회적 영향
[ 가정생활 ]
▶음주가 가정생활에 미치는 영향
술이 지나치게 되면 자신의 신체와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정서와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의 배우자들은 불안, 우울, 강박, 적대감을 보이며 부부간의 친밀도도 낮아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알코올중독자의 자녀들에게 미치는 정서적인 피해로는,
① 아이들이 감정표현을 억제하며 의존적인 성향을 가지게 됩니다.
②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에게 해로운 방법으로 두려움이나 분노를 표현합니다.
③사람들을 기만하고 조정하는 것을 배웁니다.
④알코올 중독자의 술버릇을 자신의 행동과 연결하여 죄책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 직장생활 ]
▶ 음주와 근로자의 결근
일반적으로 음주를 자주 하거나 과음을 하는 사람은 결근율이 높습니다. 과음하는 근로자의 결근율은 다른 근로자에 비해 2~8배 가 많으며 출근을 한다 하더라도 자리이탈, 근무 태만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생산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 음주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으로 알코올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주의력, 운동협응능력, 외부자극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어 음주 후의 작업은 업무의 효율성이나 정확도를 감소시킵니다. 특히 사고의 위험이 많은 작업환경이나 어느 정도의 작업 기술을 요하는 작업장에서의 음주로 인한 생산성 감소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주문제를 가진 근로자들의 업무효율성은 75%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한 문제 음주자들은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경향이 있어 회사에 추가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 술이 근로자의 행동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
술을 마시게 되면 생각과 행동을 조절하는 대뇌의 작용이 둔해지며 판단 능력과 대처능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감각기능이 저하되어 운전이나 기계조작의 정확성과 판단력, 속도감을 느끼는 능력, 돌발사태에 대한 대처능력 등이 떨어집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어떤 사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10~30%늦어지며 동시에 여러 가지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또한 자제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자신감이 과하게 생겨나게 되어 사고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작업 중에 또는 점심시간에 소량의 술을 마시더라도 작업 능률이 저하되거나 다른 동료들과의 업무협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근로자의 안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음주가 동료 근로자들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술은 동료들간의 유대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팀을 공고하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반면, 절제력을 약화시켜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하여 동료, 상사, 또는 고객들과 불필요한 의견충돌, 충동적 행동 등으로 좋지 못한 인간관계를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음주하는 집단들간의 배타적인 의사소통으로 비공식 집단이 생겨 다른 동료들과 제한된 의사소통을 할 경우 회사 전체의 생산성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 음주와 범죄 ]
▶ 음주와 폭력 및 범죄
술을 마시면 자신에 대한 자제력을 잃기 쉽고 공격적이고 충동적이어서 즉흥적인 판단을 쉽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폭력이나 범죄에 관련될 위험이 높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살인범 중 72.5%가 살인 당시 술을 마신 상태이었으며 남자 살인범의 42.3%, 여자 살인범은 12.6%가 기억을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습니다. 술 때문에 살인, 절도, 폭력을 저지르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범죄를 하기 위하여 술을 마시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술 마신 사람들이 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또한 술 마신 사람 중에 그 피해자도 많다는 점에서 술이 범죄의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음주와 성폭력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성충동을 절제할 수 있는 자제력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가해자측),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판단이나 운동능력이 떨어집니다(피해자측). 한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의 50%, 피해자의 31%가 사건 직전에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성폭력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가 술을 취하게 마시는 것은 성적인 욕구를 간접적으로 상징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남자가 많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성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합니다. 성폭력의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직장에서의 술자리를 조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음주가 대학생활에 미치는 영향
▶지나친 음주는 대학생활을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나는 과연… 한번 생각해 볼까요? 대학생활에서 음주와 관련되어 야기되는 문제로는 먼저 학습 수행능력의 저하나 심각한 학업성과의 저하, 경제적 어려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음주 후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갖는다거나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당한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술을 마시고 대인관계가 악화된 경우나 주위의 비난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것 등입니다. 또한 음주는 감정조절 및 판단력을 점진적으로 상실시켜서 나아가서는 행동장애, 정서장애, 정신장애와 반사회적 행동, 범법행위를 유발합니다. 그리고 대학생의 음주가 지속되면 불면, 손떨림, 공포감, 환시 등의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생의 음주문제는 학업에 전념하고 생산적인 직업 활동을 위한 준비시기에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고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진전됩니다. 대학생의 음주성향은 성격발달과정에서 심한 정신적 갈등, 소외감 등 경험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 상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음주를 택하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사회에서 허용되는 용도 이상의 알코올을 과량으로 섭취함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및 사회적 기능을 해치는 만성적 행동장애를 알코올성 장애라고 정의할 때 최근 한 연구에 의하면 대학생들이 음주로 인해 알코올성 장애를 가지는 비율은 약 12%로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남자의 알코올성 장애는 15.6%, 여자는 6.7%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학년별로는 1학년 19.9%, 2학년 11.8%, 3학년 28.3%, 4학년 36.8% 로 나타나 알코올성 장애가 장기적인 음주에 의해 생긴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거형태별로 보면 하숙이나 자취하는 경우 알코올성 장애의 정도가 높았습니다 (자취 및 하숙 17.3%, 자택 10.1%). 또한 대학생의 알코올성 장애는 청소년기부터의 문제성 음주결과로 기인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청소년기에 중고등학교의 억제된 환경으로부터 해방된 대학의 자유로운 환경이 무분별한 음주습관을 형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군대생활을 통해 형성된 잘못된 음주습관이 군복무후 대학생활의 음주행동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 특히 대학교 1, 2학년은 청소년 후기에 있는 시기이고 이 시기의 음주로 인한 피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술은 성인보다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며 범죄 및 비행으로 연결 되기 쉽습니다.
․기억력 감퇴 및 학습능력을 저하시킵니다.
․술에는 주요 영양성분이 없기 때문에 식사를 거를 경우 영양결핍, 영양장애로 신체질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의존증과 같은 알코올성 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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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술을 왜 마시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취한다」는 술의 본질이 음주의 가장 큰 이유라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취하면서 나타나는 술의 갖가지 오묘한 작용은 모두 「에틸 알코올」 성분 때문에 이뤄진다. 「CH₃CH₂OH」라는 화학 구조를 갖고 있는 에틸 알코올은 일종의 환각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술이 인류사를 통해 끊이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술에 포함된 에틸 알코올이 인간이 발견한 것 중 가장 작용시간이 긴 환각물질이란 점 때문이다. 비록 환각의 효과는 마약보다 훨씬 작지만 그 효과는 적어도 5~6시간 지속된다. 이는 필로폰 등 마약의 효과 지속시간이 불과 몇 분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긴 것이다. 술은 음주자가 원하는 감정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작용의 유연성」을 지녔다.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마약류 중 필로폰은 아주 고조된 감정을 촉발하고 아편은 한없이 나른하게 해 세상 만사를 잊게 하는 효과를 지녔다. 이에 비해 술은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 감정의 방향으로 자유롭게 작용한다. 즐겁기 위해서 마실 때는 즐거운 마음을, 슬픈 연민의 정이 필요할 때는 그런 마음의 상태를 만들어 준다. 술은 다른 환각물질보다 신체에 대한 폐해가 훨씬 적다. 오랜 기간 술을 많이 마시면 분명히 몸에 탈이 난다. 그러나 마약류처럼 효과가 즉시 나타나면서 엄청나게 몸을 상하게 하는 것과 비교하면 술의 폐해는 상대적으로 적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기분 상태를 유지해 주면서, 상대적으로 몸에 대한 피해를 적게 주는 불가사의한 물질이 바로 술이다. 일단 술 마시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점차 술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진다. 술을 마신 후 기분이 좋았다든지 또는 스트레스를 풀었다든지 하는 긍정적 효과를 본 사람은 그 좋았던 기억을 술을 통해 다시 되살리고 싶어한다. 술에는 내성이 있다.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종전보다 더 먹어야 한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술에 접근했지만 점차 술고래가 돼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일단 술에 빠진 상습적 음주자가 술을 먹지 않으면 금단 증세가 생긴다. 결국 마약과 다를 바 없는 중독물질인 것이다. 그러기에 술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나온다.
친구․직장동료와 술 마신다
술자리 문화는 국민의 기질과 그 나라의 사회․경제․문화적 배경을 그대로 반영한다. 술은 곧 인간 본연의 자세를 확실히 보여 주는 매개체인 만큼 그 사회의 모든 것을 투영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4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음주실태」에 따르면 우리의 술 행태가 잘 드러난다. 이 조사에선 한국인 남자 중 88.7%, 여자 71.6%가 현재 술을 마시고 있으며 전체로선 80.15%가 꾸준히 술과 접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빈도에선 1주일에 한 번이 33.8%, 1주일에 2~3회가 16.6%, 1주일에 4회 이상이 12.3%를 차지, 한국인 세 명 중 두 명 꼴로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술을 먹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평소 주량에 대해선 소주 기준으로 남자는 1~2병이 56%를 차지해 상당히 많은 양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자는 1~2잔이 55.9%를 차지했다. 「같이 술 마시는 사람」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44.7%가 「학교동창이나 친구」라고 응답하고 직장동료(18.7%), 가족(18.0%)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남자는 반수가 넘는 50.5%가 학교동창․친구라고 밝히고 그 뒤를 직장동료(26.4%)가 차지했다. 월 평균 술값은 남자 13만1900원, 여자 3만1400원으로 전체 평균 8만7000원씩을 쓰고 있고 특히 직업별로는 전문직 22만8900원, 고위공직자․관리자 19만3800원, 기술직 14만1700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다. 복수 응답이 가능한 이 조사에서 한국 남자는 사회 모임(51.4%), 집안 모임(39.3%), 직장 회식(33.3%), 개인적인 스트레스(32.7%), 갑자기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19.0%), 어려운 일이 해결됐을 때(18.8%), 직장에서의 스트레스(18.8%),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17.0%), 접대를 위해(15.5%), 식사時 반주(15.5%) 등의 이유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종합해 보면 한국 남자의 평균적인 술 마시는 스타일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각종 모임이나 회식을 위해, 친구나 직장동료와 함께, 매번 소주 1병 이상을 마시고, 월 평균 13만여 원의 술값을 지출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집단 음주가 한국인의 특징
이 결론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현상은 각종 모임, 직장 회식, 접대,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등 대작이 가능한 자리가 많다는 점이다. 서구인들은 술집에는 가되 개인의 편의에 따라 혼자 술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술을 반드시 다른 사람과 같이 마셔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 점은 한-중-일 동양 3국들에게 공통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이런 의식이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한국인은 전형적인 집단 음주 형태를 보인다』면서 『한국인은 과거 농경 민족으로 분류됐고, 농경민족은 사회 구성원 간의 협동이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집단 음주가 보편화된 것 같다』고 말한다. 최교수는 『한국을 비롯 러시아, 아일랜드 등이 세계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모두 정을 기본적 정서로 깔고 있으면서도 사회적 규범이 대단히 엄격한 나라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술이 이런 엄격한 규범에서 벗어나고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데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농경 사회에서 같은 집단 내부 사람들 간에는 혈맹 같은 철저한 동료의식이 성립하지만 대신 외부 집단에 대해선 거부감이 크다』고 밝히고 『한국인이 사람들과 대작하는 술자리를 즐기는 것 같지만 실지로는 극히 소수의 주변 사람들하고만 긴밀하게 술을 마시고, 제3자와의 관계는 대단히 냉랭한 자세를 보이는 「끼리끼리 스타일」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술이 집단을 묶어 주는 기능에 대해 그는 『미국 대학 사회는 술에 대해 엄격하지만 일부 상류층 자제들이 주로 어울리는 프래터니티 같은 동아리에선 단합을 도모한다는 명목 아래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신다』면서 『술이 인간관계의 긴장감을 풀어 주고 동지적 유대감을 유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건 공인되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자존심은 세면서 의존심은 큰 기질
「광기의 사회사」, 「아들과 아버지」 등의 저서를 갖고 있고 현재 술 문제에 관련된 책을 집필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 김영진(49대전 중앙신경정신과 원장) 박사도 한국인의 음주행태가 집단적임을 인정한다. 그는 또 한국인이 술을 많이 마시는 기질적 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의 특이한 심성 중 하나가 사소한 것에 기분이 상하거나 기분이 좋아지는 등 감정의 진폭이 큰 것이다. 이는 자존심은 강하면서 상대적으로 의존심도 크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핑계가 없어서 술을 못 마신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인은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나 술 마실 이유를 찾는다. 감정의 변화가 많고 의존심이 많은 사람은 억울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의식이 강해 속상한 일이 많아진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나르시즘(자기도취)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역시 상처받기 쉽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정신의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일체화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캠페인이 시작되면 국민들은 그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좇아가는 경향이 강하다. 술자리에서도 역시 비슷하다. 일단 술을 같이 먹으면 모두 취할 만큼 먹어야 유쾌한 자리라는 게 우리의 상식이다. 만일 어떤 사람 혼자 맨 정신으로 있으면서 주변을 살피면 좋은 술자리였다는 동감을 얻어내기 힘들어지고 그 사람은 다음에 따돌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술을 잘 먹고 못 먹고 간에 모두 같이 취해야 한다. 우리 술자리가 어려운 것은 일체화라는 지향 목표를 위해 개인의 술실력(주량)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면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술 많이 마시는 것 자체는 개인의 건강 문제로만 국한되지만 술로 인해 벌어지는 각종 후유증은 집단의 관계에 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이런 후유증에 대단히 관대하고 관대하다 보니 술을 더 마시는 순환현상이 나타난다. 한국 사회에서 술 문제를 관대하게 대하는 현상에 대해 최인철 교수는 『규범이 엄한 사회에선 개인의 의사를 밝힌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의견을 명료하게 밝히는 것이 일종의 용기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런 경우 술기운을 빌릴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런 태도를 인간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이런 방식이 거듭되다 보면 사회 전반에 술로 인한 후유증을 관용하는 분위기가 정착하게 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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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환자의 기준은.
『술을 마시고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일차적인 기준이다.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잃고 술만 탐닉하면서 손떨림 등 금단 증세가 나타나면 환자라고 봐야 한다. 이런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은 국내에도 수백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시킬 때는 좀더 엄격한 진단기준을 적용해 이 중 여러 항목을 충족시키면 환자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치료 현황은.
『국내 30여 개 정신병원에서 정신병 환자와 알코올-마약 중독 환자를 같이 치료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 서울정신병원의 경우 950개 병상 중 80개를 중독환자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70개는 알코올 중독, 10개는 마약 및 도박 중독 환자에게 배정하고 있다』
인구 중 1%는 알코올 중독 환자
―입원중인 환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국내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자신이 간이나 위가 나쁘다고 생각할 뿐 정신과적 치료를 받을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알코올 중독자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면 대부분 「내가 왜 정신병자냐」면서 강하게 반발한다. 실제로 치료 기관을 찾는 사람은 중독자 중 3% 정도에 불과하다. 중독 환자 중 30%는 내과 치료에만 매달리고 있고, 30~40%는 교도소 등 다른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통계가 있다』
―알코올 중독과 정신병의 차이는 뭔가.
『정신병은 대개 사람의 뇌 등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반면 중독현상은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 외부에서 투입돼 가만있으면 멀쩡했을 사람이 망가지는 경우다. 때문에 정신병은 초기부터 정신과적 치료에 들어가지만 중독환자에 대해선 간기능 정상화 등 내과적 치료가 선행된다』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나.
『알코올 중독 현상이 심해지면 환시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특히 술기운이 떨어질 때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는데 그 중 중요한 것이 「진전성 섬망」이란 현상이다. 이는 몸 속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허연 도깨비가 자신에게 몰려오는 듯한 착각도 일으킨다. 밖에서 누가 부르는 것 같은 환청 현상이나 밤에 정신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현상도 자주 일어난다. 이런 현상이 나오면 환자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병원에 찾아오게 된다』
―국내 관련 기관의 관심은 어느 수준인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밀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할 알코올 중독자 수는 인구의 1% 정도로 어느 나라고 비슷하다. 이는 국내에 적어도 40만 명 이상이 치료 대상이란 계산인데 실제로 정신병원 등에 수용되는 사람은 3000여 명에 불과하다』
―중독자가 사회에 방치됐을 때 나올 문제점은 뭔가.
『알코올 중독자는 혼자 술 마시고 기운이 빠진 상태에서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아 제3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채 자신의 몸에 타격을 줘 죽음을 재촉하는 일면이 있다』
알코올 중독은 마음 약한 사람이 걸려
―환자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해독과 정신과적 치료 단계를 거친다.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서 술을 떼면 금단 증상이 일어난다. 이런 때 「리브리움」이란 약을 투입하면 불안감을 덜어 주면서 쉽게 술을 끊게 된다. 다음에는 인지 행동에 따른 정신 치료를 한다. 사람마다 술 마시는 패러다임(행동양식)이 다르다. 기쁠 때 마시는 사람도 있고 슬플 때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이런 유형마다 처방을 달리하고 술과의 거리를 멀리하는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킨다』
―알코올 중독은 완치가 가능한가.
『그렇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환자가 1년 간 술을 먹지 않으면 완치된 걸로 본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고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도 환자였던 사람들이 「금주동맹」 같은 단체를 만들어 서로 격려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상호 이해 겸 감시 형태로 생활화하는 게 상당히 유용하다』
―환자들은 어떤 유형의 사람들인가.
『유전적 소인도 있다. 부모가 환자일 경우 자식이 환자가 될 확률은 일반인보다 네 배나 높다는 통계가 있다. 환자들 중엔 의존심이 강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이 많다. 남 앞에서 말을 못 하는 등 대인관계가 취약한 사람이거나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은 사람이 많다. 결국 마음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술에 의존하고 결국 헤어나지 못한 경우인 것이다』
―왜 술 취한 도중에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일명 필름 끊기기)이 나타나나.
『소위 「필름이 끊겼다」고 하는 현상은 알코올에 의해 뇌세포가 타격을 받아 치매 비슷한 망각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의 뇌에는 「해마」라는 기억을 관장하는 반달 모양의 기관이 있다. 이 해마에 알코올이 심한 자극을 주게 되면 기억장치가 손상을 받게 된다. 해마는 타격을 받은 초창기에는 일시적으로 기능을 멈추지만 잦은 폭음으로 계속 타격을 받아 기능이 완전히 손상되면 술만 들어오면 무조건 기능을 멈춰버리게 된다. 즉 필름이 끊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필름이 없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술 없는 곳이 천국은 아니다
만일 술이 없다면? 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갖가지 악영향을 생각한다면 「아예 술을 없애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서 유일하게 금주법을 실행에 옮겨본 나라다. 19세기 말부터 기독교계의 금주 주장을 일부 주가 수용한 후 점차 분위기가 확산돼더니 급기야 1920년에는 전국적인 금주법을 제정해 10년 넘게 운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금주법은 미국 사회에 더 큰 후유증만 남긴 채 실패로 끝났다. 술만 한 위안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밀주에 매달리게 됐고 결국 「금주법 위반자」라는 수많은 범법자만 양산한 것이다. 마피아같은 범죄집단은 이 기회를 이용해 급속히 세력을 신장해 나갔다. 은밀하게 술이 제조되고 검증 없이 유통되다 보니 형편없는 質의 술이 판을 쳤고 그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몸을 상해 사망률도 높아졌다. 술이 없으면 천국이 구현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술이 있을 때보다 더 못한 「암흑의 나라」가 돼버린 것이다. 1932년 금주법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폐기 선언하는 날 많은 미국인들이 식민 상태에서 독립을 얻은 것처럼 거리로 뛰쳐나와 만세를 불렀다는 사실은 「술이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풍선을 누르면 압력을 받지 않은 부분에서 다시 튀어 나온다. 인간의 욕망도 누르면 다른 식으로 분출될 수밖에 없다. 술취한 사회보다 술 없는 사회가 도덕적 우위에 선다는 것을 인정할 수는 있어도 인간은 도덕만 먹고 살 수는 없는 존재다. 어떤 때는 제 정신을 차리고 매진하다가도 어떤 때는 술에 취해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인간 본연의 자세인지도 모른다. 도덕적 규범이 가장 요구되는 가톨릭 사제들에게 결혼을 금지하는 대신 술과 담배를 허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술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아마도 인류가 운명을 다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 알코올 중독이란?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알코올 중독을 '개인의 건강과 사회 적응기능에 손상을 초래할 정도로, 사회가 허용하는 범위 이상의 술을 마시는 병적 상태' 라고 조금 애매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의 약 20%는 원래 우울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 정신병이 있기 때문에 그 병의 증상으로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환자는 원인 질환이 치료되어야 알코올 중독도 치료됩니다. 하지만 대부분(80%)의 알코올 중독은 정신병이 없는 사람에게 생깁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하게 되고 사고를 내는 등 해를 끼치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가 사고를 내는 일은 일반인에 비해 15배에서 20배 가량 높다고 하며, 자살율은 10배 가량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간 경화나 폐염의 발병율도 5배에서 10배 가량 많다고 하며, 평균 수명은 10-12년이 짧아집니다. 최근에는 알코올 중독을 신체적 의존이 없느냐 있느냐에 따라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적 의존이란 지난번과 같은 음주 효과를 얻기 위해서 술을 지난번 보다 더 마셔야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알코올 중독 ]
- 알코올 의존 : 알코올 남용 + 신체적 의존
- 알코올 남용 : 개인 건강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는 상태
1) 알코올 의존이란?
'술을 끊임없이 마시려 하고, 같은 음주 효과를 얻기 위한 술의 양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금단증상이란 수일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이 술을 줄이거나 끊은 후 몇 시간 이내에 양손, 혀, 눈꺼풀 등이 심하게 떨리며, 불안하고, 구역과 구토가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치료하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 자신이 술을 끊으려는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유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알코올 중독 환자의 가족이나 주위 환경이 오히려 음주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환자의 부모, 배우자, 친구, 직장 선후배 및 주치 의사 등 모든 사람이 협력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금주의 장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알코올 의존의 후유증으로는 알코올 환각증, 알코올성 건망증 및 알코올성 치매가 있습니다. 알코올 환각증이란 실제로는 없는 위협적인 내용의 소리가 자기에게만 들리는 환청 현상이 주로 생기는 환각 현상을 말합니다. 알코올성 건망증이란 건망증이 있고 인식하는 능력을 마셔야 한다거나 음주로 인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직장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면 알코올 남용을 의심해야 합니다.
2) 알코올 남용
알코올 남용은 알코올 의존 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술로 인해 개인 건강이나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술이 인체에서 소화되면 1그램 당 약 7.1 칼로리 정도의 적지 않은 열량을 내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증 환자는 반 이상의 열량을 술로 섭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알코올 중독증 환자에게는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이 부족하게 됩니다. 알코올 남용은 알코올 의존과는 달리 신체적 의존, 즉, 같은 음주 효과를 얻기 위한 술의 양이 증가하는 현상이나 금단증상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알코올 중독에 비해 금주하기가 쉬운 단계이므로 이 상태에서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 합니다.
2. 알코올중독의 원인과 증상
알코올 중독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생물학적이며 유전학적인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는 다요인적인 질환이라는 강한 증거가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를 부모로 둔 자녀가 그렇지 않은 자녀에 비해 알코올 중독에 걸릴 위험이 4배 높은 것은 이 질환에 대해서 유전적 소인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밖에도 심리 사회적인 요인으로서 지나치게 의존적인 요구가 강한 사람들이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지나친 과대 사고나 자기애적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갈등을 가진 사람이 사회적으로 술이 허용되는 사회에서 알코올 중독자가 됩니다.
[ 알코올의 증상 ]
알코올 중독의 증상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처음 급성 중독 상태에서는 사고, 신체질환, 결근, 음주 운전 등 적응 장애를 위주로 하는 전구증상이 나타나므로 잘 모르고 지나치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곧 직장, 가정, 신체, 법적인 면, 사회, 대인관계 등 모든 면에 장애를 가져오는 알코올 남용단계로 발전합니다. 이후 점차 진행이 되면서 음주조절 능력이 상실되며,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알코올의존 상태가 되는데, 이른바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기억력 장애, 불안, 초조, 불면, 손 떨림 등의 증상과 함께 심해지면 진전성 섬망, 간질 및 마지막에는 치매상태도 올 수 있어 사회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첫째, 내과적 합병증으로서 알코올이 급성 혹은 만성으로 신 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이들 신체적 증상을 통해 숨어 있는 알코올중독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폐렴,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위염, 위궤양, 당뇨병, 심장마비, 빈혈, 말초 신경염, 성기능 이상, 근육위축, 면역기능저하, 암 발생률 증가, 술로 인한 사고 등이 있으며, 여성인 경우에는 기형아 출산 혹은 태아알코올증후군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정신적 합병증으로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금단증상은 물론 알코올성 간질, 기억력 장애, 알코올성 치매와 함께 불안 및 우울 신경증, 인격장애, 환청, 환시, 피해망상을 위주로 하는 일시적 정신병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셋째, 사회적 합병증으로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고나 상해, 폭력, 자살, 생산성 저하, 결근, 빚, 유아유기, 가족과 사회적 붕괴 등과 같은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알코올 중독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입원치료, 외래치료, 사후관리 등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환자 스스로 알코올 중독도 질병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여 자신의 뜻에 따라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입원 치료는 중독을 해소하기 위한 해독 치료가 이루어지고 난 이후 약물 치료, 인지 행동 치료 등이 이루어지며, 퇴원 이후에도 사후 관리를 철저히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직업치료 등을 통해 재활에 성공한다면 더없이 좋습니다. 그밖에도 회복된 환자들의 모임인 단주동맹, 가족모임 등이 있어 환자를 돕고 있습니다. 한편, 알코올 중독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기관으로는 서울, 나주 및 춘천, 부곡의 국립 정신 병원들이 있으며, 공사립 정신병원, 대학병원, 개인의원 등에서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에서 알코올 중독과 관련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금단증상
술을 많이 마시던 사람이 음주를 중단하거나 음주량을 줄일 때 생기는 증상입니다. 손, 혀, 눈꺼풀 등에 경련이 일어나고 적어도 다음 증세 중의 하나 이상이 일어납니다. 구토, 구역실, 전신쇠약, 자율신경흥분증상으로 심계항진, 발한, 혈압상승, 불안, 우울, 초조, 불면, 간질대발작과 유사한 경련 등입니다. 이외에 위장염, 심한 구갈, 두통 , 부종, 악몽을 동반하는 불면, 심한 불안 발작증세, 짧고 불확실한 형태의 환각(환시, 환청, 환촉), 대발작형 경련도 나타납니다. 금단 증상이 있는 사람의 약 5% 에서는 가장 심한 금단 증상인 '진전 섬망'이 생깁니다. 즉 2-5일 후 의식이 혼탁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시간과 장소를 잘 모르고,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잠을 못 이루며, 환각(幻覺;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듣는 것)이 생기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땀이 많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환각은 주로 환시(幻視;헛것을 보는 것)로 나타나는데 작은 곤충이나 동물, 그림자 등이 발 밑이나 피부에 기어 다닌다고 생각하고 도망치려고 합니다. 금단 증상은 보통 1-3일 후에 사라지는데 가끔 수주 동안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금단 증상이 있는 환자는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4. 알코올중독에 이르는 길
[ 초기 단계 ] 전구적 증상 : 해방감을 위해 술을 마십니다. (술 마시는 횟수증가로 알코올 에 대한 내성 증진)
[ 진행단계 ] 진행성 증상 : 초기 기억 상실 즉 필름이 끊어지는 횟수가 증가합니다. 몰래 숨어서 술을 마시거나 꿀꺽꿀꺽 들이켜는 단계로 발전합니다. (음주에 대한 죄 책감 증가)
[ 위기단계 ] 의존 증상 : 음주를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합니다. 행동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끊임없이 가책 합니다.
[ 종속단계 ] 만성 증상 : 매일 마시거나 술 이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한번 마시면 쓰러질 때까지 마십니다. 변태적 사고 방식이나 막연한 공포감에 사로잡힙니다.
5. 알코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 ]
알코올은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저하시킵니다. 약간의 알코올을 섭취하여도 뇌의 일부기능이 저하되어 자제감을 잃게 됩니다. 그 결과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어느 정도의 다행감, 친근감, 평소보다 말이 많아짐, 또는 공격적이고 난폭해지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알코올이 신체에 섭취되면 그로 인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관확장, 약간의 혈압 하강이 있을 수 있고 식욕을 증대시킨다든지, 위액분비를 자극하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됩니다.
[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 ]
알코올의 만성효과는 내성과 의존성입니다. 내성은 소위 " 술이 는다" 는 것으로 술을 마신 후에 경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효과를 계속 얻으려면 알코올의 양이 늘어나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 잔이면 취하던 사람이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후에는 똑같은 정도로 취하려면 두 잔을 마셔야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식으로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강화 되다 보면 결국은 알코올에 의존하게 됩니다. 알코올에 대한 의존을 흔히 알코올 중독이라고 합니다. 알코올 의존은 갑자기 알코올을 끊을 경우 나타나게 됩니다. 금단증상이란 신체에 어느 정도의 알코올이 남아 있지 않으면 '손을 떨거나', '진땀을 흘리거나', ' 헛것을 보는 것'과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합니다.
< 혈중 알코올 농도와 심신상태 >
알코올중독과 뇌의 기능
지나친 음주는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동시에 정신질환의 결과가 과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만큼 술은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그 예로 알코올의존(알코올중독) 환자의 최소한 반수 이상에서 우울증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우울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과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알코올의존과 우울증과의 관계는 아주 가까워 여러 연구를 통해 보면 알코올 의존과 우울증은 결국 같은 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다. 알코올의존 환자의 가족 중에는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은 흔히 술로 인한 문제를 갖는다. 그래서 알코올 의존과 우울증은 속으로 그 원인이 같다고 볼 수 있으며, 그것이 겉으로 드러날 때에 남자인 경우에는 과음현상으로, 여자인 경우에는 우울증으로 나타나게 되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술은 자살과도 관계가 깊다. 알코올의존 환자의 자살율은 보통 사람들의 30배나 되고, 알코올의존 환자 3명중 1명 꼴로 자살을 기도한다는 통계도 있다. 술은 사람의 감정․판단력․자기조절능력 등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살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술에 빠져있는 사람의 최소한 3분의1 이상은 성격상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다. 성격의 결함으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술을 탐닉하게 된다.
5%에 이르면 호흡중추 마비 사망
술은 마시면 즉각 뇌에 영향이 미치므로 과음이 오래 계속되다보면 당연히 여러 가지의 정신병(알코올성정신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그 최후는 바보(알코올성치매)가 되는 것이다. 일단 바보가 되고 나면 술을 끊어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못한다. 상습적인 과음은 분명히 정신질환이다. 술은 마시면 즉각 위에서 흡수되어 피 순환을 따라 뇌에 전달된다. 우리 몸의 피 속에 알코올성분이 0.3% 정도가 되면 벌써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0.5%가 되면 이미 몸이 말을 잘 안듣기 시작하고 조금 비틀거리게 되며, 1%가 되면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진다. 2%가 되면 정신이 흐려지고 착란이 오게 되고, 3%에서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가 되며, 4%가 되면 완전히 마취되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5%에 이르면 호흡중추가 마비되어 죽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 사교성 음주자들에게 해당되는 현상이다. 알코올에 중독이 된 사람은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생겨있기 때문에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도 잘 견디는 수가 많다. 술은 뇌기능을 억제시키는 일종의 마취약이다. 뇌의 억제중추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술이 조금 들어갔을 때는 오히려 기분이 들뜨고 활동도 활발해진다. 그러나 술의 양이 많아지면 마취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서 정신과 신체기능 모두가 저하된다. 처음에는 뇌의 가장 윗부분인 뇌피질만 영향을 받아 긴장과 억압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지만, 술이 많이 들어가면 점차 생명의 기본을 맡은 아랫부분의 뇌간 등이 영향을 받아 생명까지 위협하게 된다. 술을 상습적으로 지나치게 마시다 보면 뇌세포가 알코올에 적응되어 알코올 기운이 있어야만 제 기능을 하게된다. 어쩌다 안 마셔서 알코올 기운이 떨어지면 뇌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만성 알코올중독자들의 뇌를 보면 정상인의 뇌보다 많이 쪼그라들어 있다. 정상인의 뇌보다 무게도 훨씬 가볍다. 뇌세포가 많이 죽어서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뇌 속의 빈 공간인 뇌실이 정상인보다 넓어져 있고 뇌 겉의 홈이 넓게 푹 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성 중독자는 서서히 뇌기능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금단증상과 술꾼의 심리
알코올중독 또는 알코올의존이라고 하는 병적인 음주에는 두 가지가 있다. '알코올남용'과 '알코올중독'이다. 술에 심리적으로만 의족하고 있는 상태를 알코올남용이라고 하고, 술에 심리적으로는 물론 신체적으로도 의존되어 있으면 알코올중독인 것이다. '신체적 의존'이란 술을 끊으면, 즉 알코올 기운이 몸에 남아있지 않으면 몸과 마음의 기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술을 끊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알코올중독이라고 한다. 술에 중독된 사람이 술을 끊으면 우선 떨리는 증세가 나타난다. 손을 떨고 혀와 눈꺼풀도 떨린다. 또 구역질이 나고 전신이 쇠약해진다.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가슴이 뛰고, 땀이 나며, 혈압이 오르고, 마음이 불안초조해지며, 잠을 못자고, 간질발작과 같은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흔히 위장염이 수반되며, 입이 몹시 마르고, 머리가 아파지며, 몸이 붓기도 한다. 때로는 일시적으로 헛것이 보이거나 헛소리가 들리는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금단증상은 술을 끊은 직후에 나타나 보통 5~7일 정도 계속되다가 서서히 없어진다. 금단증상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이 진전섬망이다. 오랫동안 폭주를 계속하던 사람이 갑자기 술을 끊었을 때에 생기기 쉽다. 불안․초조․공포와 함께 온몸을 심하게 떨며 의식착란을 보인다. 환각이 심한데, 특히 헛것이 보이는 환시가 주로 나타난다. 작은 곤충이나 동물이 수없이 몰려와 몸에 달라붙거나 벽과 천장에서 기어다니는 것처럼 보여 두려움에 떨게 된다. 진전섬망은 술을 끊은 뒤 3일 이내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며칠간 계속되는데 10일 이내에는 대개 회복된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15% 정도가 생명을 잃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기분 좋아도 한잔, 나빠도 한잔
술은 왜 마시게 되는가? 불안해결의 도피수단으로, 또 자기파괴적 욕구가 음주로 표현되며, 심한 열등감과 책임감으로부터의 도피가 음주를 초래한다고도 한다. 술은 감정을 카타르시스 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억제된 감정을 표출시켜 때로는 일시적으로 노이로제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술꾼은 '기분이 좋아도 한잔, 나빠도 한잔' 하는 식으로 술을 마실 구실을 끝없이 만들어 낸다. 그러나 술마시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악순환에 일단 빠지게 되면 거기에서 해어나기 어렵고, 그 결과 여러 가지의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술꾼(상습적 음주자)들은 대개 다소간의 죄책감을 마음속에 잦고 있다. "이렇게 마셔서는 안되는데…" 하는 미안하고 죄를 짓는 듯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죄책감을 잊기 위해 또 술을 마시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어떤 새로운 문제에 부닥쳤을 때 그 문제를 의논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것도 술꾼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들은 과대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고, 자기 비난과 자책을 계속하며, 약속과 결심을 수없이 하되 그것이 지켜지는 법이 없다. 술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책임으로부터 회피하려는 경향이 심하며, 의지력과 사고력이 약해진다. 끝내는 도덕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황폐화되는 심리적 귀결에 이르게 된다. 술꾼에게서 나타나는 심리적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술에 대한 관심이다. 때로는 술을 마시는 자체보다도 어디에서 어떻게 마실 것인가에 더 관심을 둔다.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주 금주를 시도하기도 한다. 둘째, 자신의 음주문제를 부정한다. 술마시는 이유를 합리화하여 자신은 알코올중독이 아니라 과음할 뿐이라고 변명한다. 셋째, 지독한 자기혐오의 감정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혐오의 감정 때문에 겉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자기불신과 비하는 자살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될 때도 있다.
여성음주와 유아알코올증후군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여성 음주자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요즘은 알코올중독으로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제법 눈에 띄고 있다. 미국에서는 성인남자의 10%, 성인여자의 2~3%가 알코올중독이라는 통계가 나올 만큼,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에게도 심각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가 술을 마실 때에는 남자보다 훨씬 더 심각한 갈등을 동반한다. 불안․우울․죄책감 등의 정신병리가 음주를 시작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남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남자처럼 기분이 좋아서 마시는 경우는 드물고, 고독해서 또는 화가 나서 혼자 마시는 수가 많아 그 결과도 안 좋다는 것이다. 일단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해서 알코올중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훨씬 빠르다. 즉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여자들이 더 쉽게 중독이 되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알코올을 더 빨리 흡수하고, 피 속의 농도가 빨리 높아진다고도 한다. 같은 나이의 알코올중독자라도 대개 남자보다 여자들의 음주경력이 짧다. 그런데도 술로 인한 병은 여자에게 더 많이 생긴다. 빈혈이 심하게 나타나고, 위궤양․간경변․췌장염 등도 여자에게 더 많다. 특히 중년기 이후의 여자가 알코올 중독이 되었을 때에는 남자보다 간경변증이 더욱 많다. 과음하는 여자는 안 마시는 여자보다 두 배 이상이나 많은 산부인과 질환을 앓는다고도 한다. 불임․유산․자궁수술 등의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또 몇 달 이상 과음하다 보면 생리가 없어지기도 한다. 또 여성의 과음은 자신의 불행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음하는 여자가 낳은 아기는 사망율도 높고 병에도 잘 걸리며 정신적으로도 결함을 갖게 되는 수가 많다. 알코올중독자인 어머니가 낳은 아기는 발육도 안 좋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수가 많다고 해서 '유아알코올중후군'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여성의 과음은 거의 정신질환의 결과로 보면 틀림없다. 그 중에서도 우울증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여성의 과음은 거의 예외 없이 가정적인 문제와 결부된다. 때로는 과음이 가정불화의 원인이기도 하고 때로는 결과이기도 하다.
음주와 성기능은 관계있다?
술이 성기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셰익스피어의 「맥베드」에서 잘 묘사되어 있다. 술이 어떤 작용을 하느냐는 맥더프의 물음에 포터는 "술은 색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죽이기도 한다. 술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나 실제의 행위는 빼앗아가 버린다"고 대답한다.
술을 최음제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술을 마신 뒤 성적으로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음주 후에 성적으로 난폭해지는 경우도 있고,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술로 인해 평소 억제돼 있던 본능적 충동이 겉으로 튀어나오는 일시적 현상이지 술 자체가 성적 행동을 더욱 높여주거나 흥분효과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증거로 술이 많이 들어가면 성기능이 마비되어 성행동이 불가능해지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만성적으로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들 중에는 성교불능 증세가 많다. 또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불임증도 많고, 고환의 위축을 일으키며, 가슴이 여자처럼 커지는 여성형 유방도 생기게 된다. 남자의 여성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남자가 술을 장기간 마심으로 해서 초래되는 여성화의 현상은 알코올의 직접적인 효과는 아니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각 기능이 악화되고 그 결과 2차적으로 여성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술을 끊으면 대개는 회복된다. 그러나 일단 고환의 위축이 일어난 뒤에는 술을 끊어도 원상태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 알코올에 중독된 여자들은 흔히 두 가지의 상반된 성기능 장애를 보인다. 그것은 불감증과 난교의 현상이다. 알코올은 여성에게 성감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해 일부는 성적으로 부도덕해지는가 하면 반대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불감증을 갖게 되는 여자도 많다. 알코올은 여자들에게 이중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셈이다. 성기능이 약하거나 결함이 있는 사람이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어 술을 마셔보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대개의 경우 금기로 되어 있다. 술을 조금 마셨을때 심리적으로 억제가 풀려 일시적인 효과가 있는 듯하지만 결국은 더욱 악화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술은 여럿이 함께 마셔라!
술은 음식이라기 보다는 약물에 훨씬 더 가깝다. 따라서 잘 쓰면 약이요 지나치면 독이 된다.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여러가지 방법을 쓴다는 것은 특별히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 알코올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몇 달간 병원에 입원해서 다시는 마시지 않겠노라 맹세한 사람이 퇴원하는 날 바로 술집으로 직행하는 일이 흔할 정도로 이 병은 치료가 어렵다. 마시기는 하되 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키는 것이 좋다. 첫째, 혼자서 고독하게 마시는 습관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 술은 반드시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려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시도록 해야 한다. 혼자 마시다 보면 술 자체에 탐닉하게 되고 술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진다. 혼자 마시기를 즐기는 사람은 이미 중독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술은 가급적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서양 사람들이 사교적으로 마실때 맥주 한 잔으로 1~2시간씩 버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술은 그처럼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것이다. 경쟁하듯이 잔을 주고받으면 뇌․위․간 등의 장기를 빨리 손상시키며, 알코올 자체의 마취효과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셋째, 빈속에 마셔서는 안된다. 소위 깡술을 마시는 버릇은 당장 버려야 한다. 먼저 음식으로 배를 좀 채운 뒤에 마시는 것이 제일 좋고 술을 마신 뒤에라도 반드시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마시는 도중 안주를 많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양결핍이 와서 알코올중독이나 알코올성 정신병이 되기 쉽다. 넷째, 독한 술보다는 가급적 약한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독한 술은 빨리 중독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한 술이라고 해서 중독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한번 과음했다 싶으면 며칠간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몸이 회복되려면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만 마셔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심하게 취하는 사람은 아예 술을 멀리해야 한다.
(7) 알콜중독의 정서상태
첫째,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술문제를 부정하고, 술마시는 이유를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둘째,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지 스스로 끊지 않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셋째, 자기중심적이고 자신감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어집니다. 넷째, 좌절을 견디는 힘이 약합니다. 다섯째, 술마실 구실을 찾기위해 거짓말을 자꾸 하게 됩니다. 나중엔 거짓말하는 것이 성격으로 굳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여섯째, 성격이 변합니다. 기존의 성격문제가 더욱 심해지고, 열등감이 많아지고, 의심이 많아지거나 우울증이 생깁니다.
(8) 알콜중독이 가족, 친지에게 미치는 영향
온 가족의 좌절감과 소외감이 심합니다. 특히 환자나 시댁에서 술먹는 원인을 부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인들이 절망감과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자녀들의 정서에도 피해를 많이 줍니다. 환자들의 자녀들은 평소에 공포감, 증오심, 죄책감, 외로움이 가득 차 있고, 성격이 삐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이 취한 상태에서 부인이나 자녀들을 폭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족들의 심신 건강은 최악의 상태가 됩니다. 폭력은 결코 허용되지 않도록 주위에서 도와 주어야 합니다.
III. 술은 우리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출현하였고, 오랜 세월동안 인류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오래 전부터 인류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고통을 술로써 해결하려고 노력하였고, 용기를 얻으려고 하거나 신과 접신 하려고 할 때 한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이처럼 술은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켜 좀 더 용기 있게 하거나,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데 사용되어져 왔다. 이처럼 술이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이유는 술이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소량 마시면 대뇌의 피질을 억제하므로 우리 마음에서는 오히려 억압된 감정들이 어느 정도 자유스럽게 되어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지고, 말이 많아지고, 없었던 용기도 생겨서 사람들 앞에서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술은 우리 생활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나, 과도하고 상습적인 장기간의 음주는 오랫동안 중추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사고력과 기억력에도 장애가 온다. 한 자료에 의하면 술은 중추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쳐서 사고력,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 등에 장애를 일으킨다. 이러한 기억력과 판단력의 장애는 술에 취했을 때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장기간 술을 마실 경우 대뇌에 영구적인 이상이 생겨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에도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진다. 이런 뇌기능의 장애는 나이를 먹을수록 정도가 심해져서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의하면 보통 노인층의 4%정도가 치매환자인데 비해 상습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약 23%가 치매환자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술은 우리의 뇌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서 정신질환을 유발한다.
1. 알코올 급성중독
알코올중독의 기본 양상은 알코올의 섭취에 의하여 나타난 특수한 신경학적 또는 심리적 징후들과 행동의 변화들이다. 술을 마셔서 급성 중독상태일 때 나타나는 신경학적 징후들로는 말이 또렷하지 못하고, 운동기능의 협응이 안되어서 섬세한 일을 하지 못하고, 보행시 비틀거리는 증상이 있으며 주의력과 기억력의 장애가 온다. 심리적인 징후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기분이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우며, 성적인 행동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억제하기 어렵고 말이 많아지는 것 등이 있다. 행동의 장애로는 싸움을 하거나 판단력의 손상,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장애 및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는 것 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급성 중독 상태의 지속시간은 마신 알코올의 양과 얼마나 빨리 마셨느냐에 따라 다른데, 대개 음주를 중단한 후 수 시간에서부터 12시간 가량 지속된다.
2. 알코올 금단증상
장기간 지속적인 음주 후 갑자기 술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징후로 손이나 혀가 떨리고 오심이나 구토, 무기력감, 나른함,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며, 불안하거나 우울함, 구갈증, 두통, 수면장애, 악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증후는 금주 후 곧바로 나타나서 대개 1주일 이내에 소실된다. 간혹 간질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3. 알코올 금단 섬망
장기적인 알코올 중독자가 갑자기 음주를 중단하거나 또는 감량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개 5 - 15년 이상 술을 마셔온 사람에게서 나타나며 처음에는 불안, 초조, 식욕부진, 진전(떨림), 공포감에 의한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보인다. 다음으로 섬망 상태와 함께 자율신경기능 항진 증상이 있고, 진전, 망상, 환각, 안절부절못하는 행동, 지남력 장애 등을 볼 수 있는데 특징적으로 이때 환각은 주로 환시로 나타나며, 벌레나 괴물 같은 것들이 보여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심한 공포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대개 경과는 음주 중단 후 1 - 3일째에 시작하여 5 - 7일에 해소된다. 심한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하기도 한다.
4. 알코올성 환각증
알코올 의존이 있는 사람이 폭음을 중단 또는 감량한 후 보통 48시간 이내에 갖가지 환청을 듣게되는 질환이다. 환청은 주로 목소리이며, 그 내용은 기분이 좋지 않거나 괴롭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개 수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며 간혹 만성 경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에는 환청 이외에 피해망상 등이 같이 나타나서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5. 알코올성 건망증
지속적으로 과음을 하면 치아민(thiamine)이라고 하는 비타민이 결핍되기 쉬운데 이 때문에 오는 건망증후군이다. 주증상은 건망증이며, 자기 주변의 시간, 공간, 인물 등에 대한 지남력의 장애, 기억의 결핍된 부분에 엉뚱한 다른 삽화(기억)를 끼워 넣어 말하는 작화증, 말초신경장애 등을 보인다. 그 외에 소뇌의 이상에 의한 운동 실조증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6. 알코올과 관련된 치매
장기적으로 음주를 지속할 경우 위의 경우들과 같은 일시적인 중독증상 이외에 비교적 영구적인 상태인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알코올이 우리 신체와 정신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위의 정신질환들은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인간 마음의 기질인 뇌에 영향을 미쳐 발생한 것들이다. 이처럼 우리 뇌는 알코올에 민감하여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혹 자신이 위에 열거한 것과 같은 상태를 일시적으로라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자신의 음주가 이미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인식하여야하고, 적절한 치료 등 도움을 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VI. 술과 관계되는 문제들
1. 범죄
알코올 중독이 대부분의 범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정내 폭력, 특히 아내학대, 어린이학대, 폭력사고, 성범죄는 모두 음주와 관련이 크다. 이것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통합되지 않은 인격의 일면이 상습적 범죄자와 알코올 중독자 양자의 공통된 특징이며, 음주 시에는 성적, 공격적 충동을 해소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음주는 여러 사고의 원인이 된다.
2. 교통사고
현재사회에서 차량 증가와 비례해서 알코올 중독자의 차량사고의 위험은 여러 가지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음주 시에 판단력장애, 반응시간의 지연, 반응의 부적합 등에 의해서 차량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음주자중 자동차 사고로 죽은 사람의 대부분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이상이다. 혈중 농도가 80mg/100ml에서는 어둠에서 적응 장애가 나타나며 다른 차의 통과에 대한 판단력 저하, 주위 식별의 저하, 감각자극의 저하, 장시간 운전시의 주의력 감퇴 등이 나타난다. 혈중 농도가 100mg/100ml에서는 음주를 안 할 때보다 사고 가능성이 10배 가량 증가된다.
3. 자살
알코올 중독자에서 자살은 다른 파괴적 행동과 같이 많이 일어나며 2-4%에서 나타난다. 이들은 대부분 만성 중독에 따른 우울증이 원인이며 수주간의 과음 후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고, 음주 중에 다른 사람(주로 가족)에게 분노나 공격심을 터뜨린 후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