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기17구간(연화동-연화동갈림길-늦은맥이-상월봉-국망봉-비로봉-제1연화봉-제2연화봉월봉-죽령)
1.일시: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24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날씨: 전생에 나라를 구한 인연이 있어서 인지, 아니면 천지신명의 가호인지는 모르나, 확트인 전경과 맑은 하늘을 감상하기 좋은 초가을 날씨다. 상처받은 영혼들이 위로 받고 몸과 마음 그리고 안구가 정화되는 카타르시스를 온몸으로 느낀 날씨 컨디션이었다.
4.산행거리 및 시간.

연하동 초입을 거쳐 연화동 삼거리 못미친 지역부터 gps 오류가 시작되어 국망봉 근처에 올 때까지 인지하지 못해 궤적이 입력되지 않았다.

연화동 초입에서 연화동 삼거리 중간 지점까지 올라왔다가 이전 구간 마당치 오름길과 헷갈려 "이 길이 아닌게비여" 하는 한마디에 다시 연화동 초입으로 원대 복귀하여 "오잉! 이 길이 맞는게비여!" 한마디에 또 쎄빠지게 오름길을 치고 올라왔다.
여기서 근 한시간을 맛나게 까먹고 초반 체력을 탕진했다.

풍기의 맨땅 터미널에서 택시를 대절하여 연화동으로 진입하는데, 기사양반 이쪽 길로 백두대간 등산하는 사람 처음 본다면서 등산길이 있는지 되몯는다. '있다면 어쩔겨?' 속으로 궁시렁대며, 미터기도 꺽지 않고 여기까지 와서 돈을 더달라는 기사에게 속 화풀이를 했다.
일명 이불 속 활개짓인 것이다.
3만원이면 충분할 거리를 4만원 이상을 요구하니 부아가 날 수 밖에...
택시에서 내리는 인기척에 동네 똥개들이 밥값을 하느라고 새벽 시골 정적을 깨며 요란하게 짖어대고 있다.

오름길에 팻말을 분영 확인을 했건만 나도 나를 못믿는 경지까지 왔는지 그예 알바를 하고 말았다.
앞으로 나를 믿지 말고 오직 팻말만을 믿으리라 다짐한다. 그러면 팻말과 나까지도 못믿는 경지에 이르면 어떻게되는고? 그건 바로 치매의 경지!

백두대간 능선길인 연화동삼거리 갈림길이다.
도착 시간 3시15분. 연화동 초입에서 12시40분 출발했으니 2시간 25분이 걸렸다.
올라오면서 소나무 밑둥을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혹시 모를 송이의 출현을 고대 했건만 우리에게 얻어 걸릴 송이가 아닌 것이다.
송이가 많이 나는 지역이고 송이 철에 산을 임대하여 송이를 채취하기 때문에 혹시나 모를 송이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꿈은 꿈일 뿐 우리에게 걸릴 송이는 세상엔 없다!

수리취꽃인데 만지면 따가울 정도로 억세다.

늦은맥이고개 도착 4시 40분.
커플로 빨간 등산화를 맞춰 신고는 오는 졸음을 능선의 찬 새벽 바람으로 쫒고 있다.

구절초 꽃으로 카메라 후레쉬 없이 헤드랜턴 불빛만으로 찍었다. 새벽 이슬을 머금어 더없이 청초하고 맑다.
벌개미취, 구절초, 쑥부쟁이 꽃이 비슷한데 별개미취 잎은 가늘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구절초 잎은 쑥줄기에 가깝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죽은 자리에 피어났다고 해서 쑥부쟁이라고 한다.
슬픈 전설이 아닐 수 없다!

국망봉 도착 5시 40분
국망봉 동영상!

영주시 방향의 전경.

구절초!

온 길을 되돌아 보고...

여명이 능선 위로 서서히 내려 앉으며 산하 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먹을 풀어 농담을 조절한 듯이 펼쳐진 산주름!

좋은 경치에 웃음이 절로 나오지! 왜 아니겠는가 나는 지금 똥꼬가 벌렁 벌렁 심장이 꿍덕 꿍덕 요동을 치는데!

소백산은 다른 산과 달리 온 길을 눈으로 되짚어 볼 수 있고 갈 길을 어림잡을 수 있는 흔치 않는 능선길이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까지 받쳐주질 않은가!

이렇게 능선길 곳곳에 길을 정비하여 돌과 흙의 유실을 막고, 발 밑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좌우사방을 조망하도록 배려했다.

이곳에서도 동영상을 찍었으되 우리에게는 동영상 할당량이 5개 뿐이다.
바위군 옆으로 하얀 구절초와 용담의 보라빛 꽃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이슬을 머금은 보랏빛 용담꽃!
새벽 이슬에 보랏빛이 더욱 더 도드라져 보인다.

가야 할 능선길.

붉은 단풍이 파란 숲에 간헐적으로 꽂혀있어 더붉게 보인다.
오메! '그윽한 미소' 얼굴에 단풍들것네!

저기 끝이 비로봉!
주릉에 이렇게 키 큰나무가 없어 조망이 아주 시원하다.
이곳은 특히 바람이 심해 겨울 산행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람을 피할 나무도 없어 온몸으로 눈 비 바람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자칫 조난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나홀로 백두대간할 당시 겨울 눈폭풍 때문에 산행을 포기하고 하산한 경험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이 제2연화봉의 대피소가 보인다.

국망봉이 아스라이 공중에 떠있다.

앞으로 가야 할 능선길을 배경으로...

산주름들.

웃어야지!

건너편 능선길 위에 개미가 지나가는 것이 보일 정도로 날씨가 좋다.

비로봉 도착 7시32분.
연화동 출발한 지 7시간만이다.
점심 동영상!

다음 구간 지나게 될 묘적봉 봉우리가 제2연화봉 맞은 편에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단양 방향에서 운무가 피어오르고 있다. 아마도 이곳이 충주호가 펼쳐져 있어 운무가 피어오르는가 보다.
사진 왼쪽 능선길 옆으로 하얀 지붕이 보이는데 이곳이 주목 관리소이다.
이곳이 대피소인줄 착각하고 커피 한잔하고 가자고 이빨을 깠는데 막상 가보니 아닌게비여 시방!

새똥과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묵묵히 비로봉을 지키고 있는 정상 표지석.
표지석 뒷면에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 백리에 구불 구불 구름 사이 솟앗네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하늘 땅이 만든 형국00일세' 라고 되있다.
수많은 산행기를 봐도 정상석 뒷면을 찍은 사진은 없다 내가 유일하다! 난 뒤를 좋아하니깐!

지나 온 국망봉이 반갑다고 손짓한다.

되돌아 본 비로봉 능선길.

성질 급한 놈들이 벌써 단풍색으로 옷을 바꾸어 입고 있다.

실핏줄이 가녀린 이 꽃은 뭔 꽃이여?

이렇게 잠자기 좋은 최적의 장소에서 잠을 안자면 도대체 어디에서 잠을 잘 것인가? 햇살 얹은 따뜻한 바람이 살랑 살랑 불지, 바닥은차갑지 않은 마루 바닥에, 하늘에서 잔잔하게 햇볕이 비추지, 점심에 먹은 막걸리 알콰하게 올라오지, 잠자기 최상의 컨디션아닌가!
그런데 항상 내자리는 없다! 나는 낮잠 자지 말란 말이여 뭐여!

김홍도의 '황묘농접도'를 연상시키는 장면인데, 옆에서 낮잠에 빠진 '바람' 과 '그윽한 미소' 를 보며 나비도 따뜻한 햇볕 아래서 졸고있는 건 아닌지...

능선 뒤로 비로봉이 "까꿍!" 하며 튀어 나온다.
요 근래에 보기 드문 고뇌에 찬 '바람' 의 옆모습! 산천경계를 보며 나의 안과 밖 경계가 무너져 한곳으로 궤이는 삼매의 경지!
도란 무엇인지 나는 보았노라 만졌노라 들었노라!

갈길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능선길이 질리도록 훤히 보인다.

연화봉에서도 동영상을 찍었으되 우리는 여기 올리지 못한다. 아! 가랑이 찢어지는 아픔을 이 한장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둥근 지붕이 천문대이다.
예전에 대간하며 지나갈 때 똥개 한마리가 짖어댔었는데, 이미 된장을 발랐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천문대 내리막길에서 본 반대편 능선길.
제2연화봉에서 본 동영상.

뭘봐! 비로봉이 니 얼굴에 스치운다.

제2연화봉에서 본 비로봉 능선길.

내가 나홀로 대간할 당시에는 이곳에 대피소가 없었는데 요 근래에 새로 생긴 것 같다. 이곳에서의 낙조도 볼만하다는데 확인을 할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곳에서 부터 죽령까지 내리 6km 정도 구간을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고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내려오면서 잣나무 군락지를 거쳐 오면서 바닥에 널부러진 잣송이 하나를 주워 가지고 왔다.

드디어 죽령 도착 2시20분.
장장 12시간의 대장정이었다.
옛날 기억을 되살려 죽령 주막집을 찾으니 옛날 정취는 온데간데 없고 유원지 음식점과 흡사한 곳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옥수수 막걸리와 유명하다는 대강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버스에서 잘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감자전은 뭐라고 할말이 없지만 이곳 묵은지 만큼은 엄지척이 아닐 수 없다. 아삭하면서도 감칠맛을 잃지 않고 반짝 반짝 빛나기까지한다. 막걸리 감자전을 총섭하고도 남음이 있다 묵은지는...

일렬로 서있는 항아리가 오래된 집임을 항변하고 있다.
이곳에서 택시를 불러 풍기터미널까지 가는데 젊은 택시기사가 백두대간에 대해 이것 저것을 묻는다. 그러는 사이 '그윽한 미소 와 '바람' 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토막잠에 푹 빠진다.
풍기터미널은 우리가 내려올 때 내리는 곳과 올라갈 때 타는 곳이 다르다.
올라 갈때는 풍기터미널이 제대로 된 매표소도 있고 넓직한 주차장도 겸비되어 있다.

부지런히 올라오니 '딱선생'이 동서울터미널에서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저녁을 먹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어 근처 당구장에 직행하여 한판을 때리니 집중력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그윽한 미소'가 여유있게 일등을 먹었다.
앙 다문 '바람' 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째려보는 '딱선생' 의 작고 빛나는 눈빛에 아랑곳 없이 그렇게 '그윽한 미소'는 잔인하게도 일등을 먹었다. 당구 수 올려 쓰벌!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면 여지없이 가는 그집 '정나진'!
사실 이곳 동서울터미널에 이만한 집을 아직 찾지 못했다. 오늘도 도루묵찜에 가자미 물회 그리고 도루묵구이로 한판 걸판지게 먹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10월들어 다들 일정이 겹치고 시간을 내기 어려워 단풍 구경도 못하고 10월을 보내게 되었다.
11월 둘째주에 산행이 계획되어 있으니 그때나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해야 쥐!
산행하고 근 한달만에 쓰는 산행기라 기억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 참고들 하시라!
다들 수고했다.
나의집 도착시간 12시 30분.
첫댓글 고셍들 많았다...11월11일 남은 단풍 이라도 봐야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