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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야영 당일이 밝았습니다. 선생님과 저는 골목야영에 필요한 공동물품들을 복지관 차에 싣고 총 2번 골목야영 할 장소에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시간이 어느덧 2시가 되자 아이들이 한두 명씩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대략 모이자 한곳에 모여 일정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러 마트에 갔습니다.
담당 선생님 저와 아이들 포함해서 9명 한꺼번에 장을 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거 같아서 서로 나누어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이랑 같이 장 볼 사람 여기 붙어라!!!
저요!! 저요!!! 선생님이랑 같이 장 볼래요!!!
예진이 서진이 강현이 은솔이와 같이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야무지게 카트를 꺼냅니다. 혹시 카트 끌 사람 있나요??
선생님 제가 끌게요. 강현이가 손을 들었습니다. 자기 몸집보다 큰 카트를 민다고 하니 내심 불안하긴 했지만 한번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예진이가 재료 목록을 살핍니다. “우리 도시락 김 사야돼” 예진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살핍니다. 김을 찾았긴 찾았는데 은솔이와 서진이는 도시락 김이 무엇인지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예진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도시락 김이 뭐예요??” 밥에다가 싸서 먹는 김이예요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바로 도시락 김을 카트에 담습니다.
“이제 우리 계란 사러 가야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예진이와 은솔이 서진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계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쫓아오느라 강현이는 어느덧 지쳤습니다. 강현이가 무거운 카트를 끌고 친구들을 따라가느라 힘드니까 우리 천천히 찾으러 다녀보아요!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은솔이와 서진이는 계란을 발견합니다. 예진이가 재료 목록을 봅니다. 재료 목록에 적힌 가격을 비교해가면서 낮은 가격대로 골라서 삽니다. 예진이는 무엇을 사야 할지 확인하고 은솔이와 서진이는 재료를 찾아 가져옵니다. 예진이는 재료 목록에 적혀 있는 가격대를 확인하면서 더 싼게 있으면 다시 바꿔서 담습니다. 장 보는 과정에서 언니, 누나 노릇 하는 예진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카트를 끌어주는 강현이도 감사합니다.
저는 그저 아이들 따라다녔습니다. 알아서 장 보는 아이들, 뒤에서 따라다니는 선생님. 다른 사람들 눈에는 뭐지?? 신기하게 쳐다볼 수 있겠지만. 오늘 장보기 아이들이 다 했다. 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겠지요
아이들이 한창 이쪽저쪽 돌아다니며 삼겹살에 쌈 싸 먹을 상추와 쌈무 쌈장 , 라볶이에 필요한 라면 사리와 떡, 어묵 그리고 아침에 먹을 햄 계란비빔밥 재료 음료수와 여러 가지 재료들이 금세 카트에 가득 찼습니다. 강현이 그 무거운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선생님에게 무겁다고 말하지 않고 묵묵히 끌어준 강현이 감사합니다.
이렇게 장을 다 보고 나서 성황마을로 갔습니다. 경로당 옆에 있는 정자에 아이들과 함께 짐을 풀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협력해서 짐을 푸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장을 본 재료들은 아이스박스에 넣는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용균이가 동생들을 위해 나서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동생들이 장을 본 재료를 주면 용균이는 아이스박스 안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이렇게 아이스박스에 상하지 않게 재료를 잘 넣었습니다.
수료식 때 사회자를 보는 준영이와 서진이를 불렀습니다. 회의하면서 만들어 놓은 대본을 가지고 서로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녕하세요. 골목야영 수료식을 맡은 임준영 백서진입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장난식으로 하다가도 진지하게 맞춰가는 모습을 보면서 밤에 아이들이 진행하는 수료식을 잠시나마 상상해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날씨가 극도로 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아이들과 함께 텐트를 치기 시작합니다. 텐트를 치기 전 콘크리트 바닥이 뜨거워서 커다란 비닐로 붙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서로 도와주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텐트를 쳤습니다. 비록 텐트를 치는 과정에서 허술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텐트를 치는 구실로 형, 누나, 언니, 동생의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졌을 겁니다. 33도 땡볕 아래에서 엄청 덥다고 툴툴거릴 법도 한 대 묵묵히 열심히 쳐준 용균이, 은솔이, 예진이 서진이, 강현이, 준영이, 정현이, 하현이, 감사합니다.
텐트를 다 치고 나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만족하였습니다.
“선생님 저희 얼음땡 하면서 놀아요~”
정현이가 얼음땡 하자고 합니다. 그러면 시원한 음료수 먹고 나서 형, 누나한테 물어볼까요?? 정현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음료수를 빠르게 먹고 형, 누나한테 가서 물어봅니다. 정현이 얼음땡 정말로 하고 싶었나 봅니다.
아이들은 알았다. 라고 하며 본격적으로 아이들은 뛰놀기 시작했습니다.
“정현이가 얼음땡 하자고 했으니까 정현이가 술래해.”
강현이가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꺄르르 웃으면서 이리저리 마을 주변에서 얼음땡 하며 즐겁게 놉니다. 정현이는 준영이 형을 집중적으로 노립니다. 준영이 얼음 했는데도 끌어안고 있습니다. “ 정현아 그거는 반칙이야” 아이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놀이를 잠시 멈추었습니다. “정현아 공평하게 얼음땡 다시 해보는 게 어떨까요?? 정현이 시무룩하면서 알았다고 합니다. 다시 얼음땡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저까지 껴서 뛰어다녔습니다. 술래에게 잡힐까봐 무서워서 저도 뛰어다녔습니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뜨거운 더위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러가며 술래를 피해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떠내려가지 않았습니다. 15년 만에 아이들 놀이하는 게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랐습니다.
놀이 시작하기 전에는 너무나 더워서 힘이 들어 기운이 없던 아이들이 막상 얼음땡을 하니 어느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놀이가 답이다. 라는 걸 느꼈습니다.
선생님 우리 초등학교에서 놀아요~
강현이가 말했습니다. 그래요. 우리 초등학교에서 놀 사람 여기 붙어라!! 아선생님 저요! 저도 같이 갈래요! 이 기세를 몰아 아이들과 함께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초등학교에 가보니 땅바닥에 달팽이 놀이와 땅따먹기 그림이 있었습니다.
친구들 이 2가지 중에 어떤 놀이를 할까요?
땅따먹기 놀이를 해요!!
자 그러면 우리 아까 장 봤던 팀으로 나누어 볼까요?
강현이 예진이 은솔이 서진이 / 준영이 정현이 용균이 하현이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저와 담당 선생님과 같이 껴서 했습니다.
맨 처음 공격은 준영이 정현이 용균이 하현이가 합니다. 놀이가 시작되니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조용한 줄만 알았던 하현이는 아이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온몸으로 막았습니다. 이렇게 몸을 부딪치며 놀자니 형,누나,동생의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집니다. 놀이 구실로 아이들의 관계를 맞게되어 좋습니다.
30분 넘게 하다 보니 같이 함께한 저는 지쳤는데 아이들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습니다. 저기에 있는 달팽이 놀이를 이어서 했습니다. 회의를 했을 때 각자 놀이반장 정해서 놀기로 했었는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노는 놀이가 좋아서 놀이반장에 관해 이야기는 따로 안 했습니다.
달팽이 놀이는 남자팀 여자팀 2팀으로 갈라서 했습니다. 애들아 우리 내기 한번 거는게 어때요?? 진 사람이 저녁 설거지하기!!! 그리고 밤에 학교 가서 수돗물 글씨 알아오기!!
아이들이 내기를 걸자 눈빛이 아까 전보다 불타올랐습니다.
강현이가 작전을 세우자고 합니다. 용균이형이 첫 번째하고 선생님이 두 번째 하고 제가 세 번째 정현이가 네 번째 해요. 우리 꼭 이겨야 돼요!!
강현이의 승부욕이 저의 마음까지 건들었습니다. 더욱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균이가 첫 번째로 나오고 여자팀에서는 서진이가 나옵니다. 준비 시작!! 아이들이 빙글빙글 돌면서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용균이가 졌습니다. 빠르게 뛰어가서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또 졌습니다. 그 다음 주자 강현이가 나갔습니다. 일망타진으로 이기다가 강현이도 져버렸습니다.
마지막 남자팀엔 정현이 여자팀에는 담당 선생님이 남았습니다. 그 결과 남자팀이 아쉽게 져버렸습니다. 강현이와 아이들에게 왠지 모르게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애들아 우리 다음에 이기면 돼.
근데 밤에 학교 가서 글씨 알아봐야 하는데 무섭지 않아요??
선생님!! 하나도 안 무서워요 저는 용감하다구요!! 강현이와 준영이가 말했습니다. 준영이와 강현이가 그렇게 말하니 든든합니다.
낮부터 신나게 뛰어놀고 나서 다시 정자로 왔습니다. 정자에 쉬면서 부모님에게 하고 싶었던 말 아이들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이들이 집중적으로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에게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나 봅니다.
”애들아 더운데 고생많지?? 아이스크림 먹어가면서 해“
통장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오셔서 아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하나하나씩 가져가서 맛있게 먹습니다. 덕분에 아이들 즐겁게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통장님!!
어느덧 저녁준비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아이들이 각자 식기 그릇을 준비하고 밥 담당은 서진이 은솔이 예진이, 삼겹살 담당은 용균이가 합니다. 수료식 때 부모님에게 대접할 김치부침개 하현이 은솔이 나머지 셋팅 담당은 정현이 준영이 강현이가 하기로 합니다. 은솔이와 예진이 서진이는 9인분 쌀을 씻으러 수돗가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킥킥 웃으면서 쌀을 바닥에 버려가면서 씻습니다. 아이들이 그 많은 쌀을 씻는게 꽤 버거워했던 모양입니다. 때마침 경로당 어르신께서 활동을 잘하고 있나 구경나오셔서 아이들 쌀을 씻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애들아 쌀을 다 흘리면서 씻으면 어떡혀“
내가 해 줄테니 한번 봐봐
어르신이 아이들에게 쌀 씻는 법을 세세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모르는게 있을 때마다 아이들은 어르신에게 계속 여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쌀을 씻는 구실로 아이들과 마을 어르신의 관계를 맺었습니다.
아이들이 다 씻은 쌀을 들기 무겁다고 해서 제가 쌀을 들고 얹혔습니다.
용균이는 삼겹살을 계속 굽고 있었습니다. 9명이 먹을 고기 굽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기름이 튀고 뜨거운 불 앞에서 동생들이 먹을 고기 일일이 잘라주었습니다. 고기 굽는 일 성인들도 힘들어하는데 동생들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구워주는 용균이 참 고맙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각자 역할 분담해서 마을 정자에 옹기종기 모여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시간이 어느덧 7시30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8시에 수료식 시작인데 생각보다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부랴 부랴 뒷정리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수료식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들 부모님이 한두 명씩 오기 시작하자 하현이 은솔이가 부모님에게 안내해드리는 역할을 하고 용균이와 정현이 음식 셋팅 담당을 하였습니다. 어느덧 한적했던 정자가 어느덧 북적북적해졌습니다. 어머님들만 오시는 줄 알았는데 아버지, 동생, 한 명도 빠짐없이 수료식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준영이와 서진이가 수료식을 진행하면서 자기소개, 영상시청, 수료증 증정식, 단체 사진 촬영까지 성공적으로 수료식을 끝냈습니다. 바쁜 시간을 내주신 부모님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촉박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시간에 수료식 준비를 열심히 해준 아이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수료식 뒷정리를 마무리하고 다 같이 늦은 시간에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좀 전에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강현이 준영이는 선생님 팔짱끼고 들어갔습니다.
애들아 아까 전에는 안 무섭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선생님 팔짱을 꼭 끼고 있네요?
좀 전에는 괜찮았는데 막상 학교에 들어오니 무서워요. 우리 안 하면 안돼요??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애들아 우리 담력훈련 다음에 하고 이왕 학교에 들어왔는데 뭐하면서 놀까요??
저희 달리기 시합해요!!!
그러면 우리 저기 단상 찍고 돌아오자 밤에 어두우니까 조심히 뛰어요.
준비시작!!! 아이들이 신나게 소리 지르면서 달리기 시합을 합니다.
아이들이 헉헉 뛰면서 옵니다.
신나게 달리기 시합을 하고 나서 다시 정자로 아이들과 함께 돌아갑니다.
아이들이 기대하고 기대하던 야식 먹을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역할 분담을 정해서 라볶이를 만들고 끓이는 시간 동안 마피아를 즐겁게 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라볶이가 완성됐습니다. 회의할 때 야식 먹기 싫다고 하던 아이들이 많아서 걱정됐는데 오히려 라볶이를 맛있게 먹었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밤하늘을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시간이 어느덧 10시 30분 이였습니다. 여자아이들은 먼저 씻으러 경로당으로 갔고 저와 남자아이들은 11시까지 마피아를 하다가 뒷정리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일정인 영화를 보여주기 전 남자아이들 씻는 동안 저는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셋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
이들이 옹기종기 자리에 앉아서 나홀로 집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졸린 나머지 남자아이들은 한 명씩 왼쪽 방에 들어가고 여자아이들은 거실에서 누워서 자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잘 때까지 기다리다가 어느 순간 영화가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영화를 끄고 자리에 누워서 오리엔테이션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주마등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이들과 첫 야영 분주하고 바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골목야영 첫째 날이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