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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어재활사협회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언어재활사시험 시행계획공고처분 취소의 소’에서 1심 결과를 뒤집고 2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6월 27일 ‘2022년도 하반기 및 2023년도 상반기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시행계획 공고 중 응시원서 접수 안내 2급 언어재활사 응시 자격 부분 및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동일 과목 인정 현황의 A사이버대학 부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언어재활사는 발달지연,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적장애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 발달이 더딘 아동들, 뇌혈관질환, 치매, 파킨슨증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갖게 된 성인들의 언어능력을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전문 직업이다.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은 지난 2013년 민간자격증의 난립을 막고 장애인 및 필요 대상자에 질 높은 언어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대책으로, 장애인복지법상 대학원, 대학, 전문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학과 석사, 학사,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 응시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원격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학위를 취득한 사람에 대해 2급 언어재활사의 자격요건을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였다.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홈페이지
한국언어재활사협회는 2015년부터 법률적 자문을 구해가며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원격대학 언어재활 졸업생이나 졸업예정자는 국가 자격시험인 2급 언어재활사 응시 자격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2022년 8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언어재활사시험 시행계획공고처분 취소 및 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언어재활 학과는 임상 실습이 매우 중요하고 관련 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교내 실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원격대학이 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우려가 된다는 이유였다.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에서는 2023년 6월 장애인복지법상 ‘2급 언어재활사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원·대학 또는 전문대학의 언어재활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관련 학과의 석사학위·학사학위·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국가시험의 응시 자격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반드시 대학원·대학·전문대학에서 해당 교과목을 이수하고 학위를 취득해야 한다고 한정해 해석할 수는 없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언어재활사의 국가고시 자격요건에 ‘대학원·대학 또는 전문대학’으로 특정돼 있으므로 ‘원격대학’은 2급 언어재활사의 자격요건에 관한 학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언어재활사 국가자격제도가 도입될 당시 원격대학의 졸업생들에게 응시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는 찾기 어렵고 전문가협회는 오히려 원격대학의 실습과목에 대한 상당한 보완 장치가 필요해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원격대학 학위를 응시 자격에서 배제하려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원격대학은 대면 수업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고등교육법상 대학원·대학·전문대학에서 실시되는 수준의 실습·실기 교육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언어재활사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언어재활사협회 이은경 협회장(동신대학교 교수)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의사소통 장애인에게 질 좋은 언어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언어재활사 자격의 기초를 똑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면서 “양질의 교육 및 실습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언어재활사 자격 신고제 및 실습 인증제를 법제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사이버대학 관계자는 “(판결 결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현재 2심까지 결과가 나왔고 상고심도 남아있는 상황에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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