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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어머님, 흰 고무신
1978년은 교직에 나온 지 6년째이면서 화전 국교에서 있었던 기간은 햇수로는 7년이다. 당시 우리 집안은 참으로 어려운 지경이었다. 뭉칫돈을 몽땅 털어 빌려주었다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한 푼도 받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그 일로 실의에 빠졌다. 아버지의 주저앉음에 따라 어머니는 집안 식구들을 책임져야 했다. 아침 일찍 주문진까지 나가서 고기를 받아 다라에 이고 집집마다 고기를 팔러 다니셨다. 그 모습이 교직에 있으면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간 쓴 어머니에 대한 시를 모아보았다.
어머니
내 한 몸 먹은 그릇 씻기도 버거운데
어머니는 열세 식구 어찌 먹이고 거뒀을까
늙어서, 天下女將軍 어머니 힘 알았네
( 제16시집 『쇠장수 강영감님』, 태원, 2021. 11. 22 )
- 시조작품집 좋은 작품상 수상 (시조문학사) -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혼자 살다 보니 먹을 것 해 먹는 것도 버거웠다. 그런데 어머니는 대 식구를 먹이느라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도 나이가 들어서였다. 참 철부지였던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어머니
어머니!
부르면
부르수록
다정하신
젖꼭지 물고 잠드는
나를 보신 후
그제사 새우잠을 재촉하셨다던
그때 그
사랑을 지피시던
팔베개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마냥 어머니의 아들
어릴 때의 말썽꾸러기로 되고 싶어요
그래서 화내셨다가 웃다가 하시던
젊으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이제는
잔주름이 가득하신
우리 어머니
( 1984. 10. 1. 강원아동문학 9집 )
( 1989. 4. 15. <제5시집,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어머니
1. 설거지
어둠 속 새벽을 깨워
물소리로 틀어놓고
그릇마다 고인 땟국
푸름으로 헹구는 손
지난 밤 꿈도 수정 빛
소매 깃에 묻어나고
2. 조반
늘 젖은 손바국에
매운 맛만 살아나도
아침은 보글보글
토장국에 익어가고
짭짤한 웃음을 얹어
간 맞추는 나날들
( 제2회 어린이문학상 당선작. 계몽사, 1983. 5. )
( 1988. 11. 30. 『조약돌』 16집 )
( 제17시집 『조그마하게 살기』, 태원, 2023. 5 )
어머니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햇살을 이고
고기를 파신다
아기를 업고
아기 마음에 찬 무게 때문에
난 다 알아요
그래서 더욱
무거운 고기를 파시는 …
어느 때부터인지 나도 몰라
동네
동네 아주머니가 되셨다
우리 어머니는
가난한 불빛 아래 어둠처럼
흔들리는 숫갈질이
몇 번이고 몇 번이시었던가
기다리는
동구밖
머얼리
땟물을 햇살에 말리는 목마름이여
피곤한 들판을 돌아오시는
내 어머니 함지 속엔
오늘도
먹물 같은 어둠이
눈물처럼 출렁거리고
누구인가?
바람으로 우는 저
소리는.
( 1978. 11. 7. 소년교육 )
( 1989. 4. 15. 제5시집,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어머니
몸도 아프신데
좀 쉬세요
그래도 어머니는 막무가내셨다
일로 얻은 병은
일로 고쳐야 된다고
밤이면 피곤과 병이
어머니 친구처럼
찾아오지만
아침이면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우리들을 위해
품팔이를 나가셨다
쉬는 시간
교실에서 내려다보면
땡볕 아래에서 아기를 달래시며
일을 하시는
어머니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저녁을 차려드린 후
주무시는지 앓는지 모르는
어머니 곁에서
마른 소나무 껍질처럼
꺼칠한 어머니 손을 만지면서
몰래 울었다.
( 1982. 조약돌 10집)
( 1989. 4. 15. 제5시집,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어머니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 국민 학교 4-1 읽기 교과서 수록. 1990 – 1995)
( 1992. 5. 6. 제7시집. 동시집. 『선생님의 구멍난 양말』 )
( 1997. 9. 25. 제8시집. 동시집 『할아버지 이뽑기』 )
(2004. 6. 30. 제10시집. 『장자의 하늘』)
( 2012. 10. 13. 제11시집 『톨스토이태교동시』,처음주니어,). 116-117.
( 2013. 시집, <하늘에 기댄 아내>, 태원 )
( 2015. 4. 15. 남진원동시선집. 지식을 만드는 지식)
( 제17시집 『조그마하게 살기』, 태원, 2023. 5 )
어머니
얼굴에 쪼글쪼글한 주름살
희끗희끗한 머리칼
자식 걱정에
늘 눈빛이 애닲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오고 계셨다.
얘야, 내 걱정 말고
잘 살아라.
세상 속에 부대끼시어
삭은 나뭇가지처럼
약해 보이시는 몸이지만
태산보다 튼 자식 사랑
가슴에 담고 사시는
내
어머니가 오고 계셨다.
( 시집, 『어초(語草)』, 2002. 8. 1. )
어머니
살그머니 피던 박꽃 두어송이 참 곱더니
그 옛날에 어머님 모습 꿈속처럼 아득하다
언제나 등잔불 밝히시던 어머니의 환한 손
이제는 마음속에 등불로 오시는 이
어머니 어머니 등불로 오시네
저물면 어둑해도 질박한 삶 있었네
호미날에 보낸 세월 땀 젖은 수건 벗으시고
언제나 등잔불 밝히시던 어머니의 환한 손
이제는 마음속에 등불로 오시는 이
어머니 어머니 영원한 나의 등불
( 제17시집 『조그마하게 살기』, 태원, 2023. 5 )
어머니
- 어머니의 아침 -
새벽녘 잠결 속에서 깨어나면
제일 먼저 상쾌하게 들리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세상이 편안해진다.
갑자기 후다닥 일어나
젖은
어머니의 손을 만져드리고 싶다.
곧은 마음으로, 사랑으로 일하시는
어머니의 환한 얼굴을 보고 싶다.
날마다 제일 먼저
새벽 속으로 걸어 나가신 후
포름포름 새소리가 묻은 손으로
햇살을 담아
아침을 장만해 들어오시는 어머니
어머니 몸에서
떡갈나무 냄새가 나는 같기도 하고
어머니 몸에서
푸른 하늘 냄새가 나는 같기도 하다.
상 위에 무럭무럭 김 오르는
어머니가 만드신 음식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
온 식구가 밥상 가에 둘러앉으면
어머니가 샘물터에서 길어 온
마을 이야기로
꽃이 피는 방안
아버지 밥숟갈을 따라 이야기가 넘어가고
새언니 젓가락을 따라 이야기가 넘어가고
이야기는 어느새
삼촌 국그릇 속에도 들어가 배었다.
정말이다. 뚝배기 장 그릇 속에도
물컹물컹 이야기가 고여
그 즐거움을 떠 넣고 있는
식구들의 아침 한때
모락모락 김 오르는 숭늉도
한모금 씩 나눠 마시고 상을 물리면
어머니는 식구들이 비운
밥그릇을 모두 담아 들고
아침이 출렁이는 샘물터에 나와
밥그릇에 묻은 할아버지 웃음소리를
간 그릇에 밴 할머니 웃음소리를
반질반질 닦는다.
식구들의 아침을 닦는다.
( 「아동문예」특집시, ‘책속의 시집’. 1982. 5. )
어머니가 장만한 우리 집 아침
새벽녘 잠결 속에서 깨어나면
제일 먼저 상쾌하게 들리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세상이 편안해진다.
갑자기 후다닥 일어나
젖은
어머니의 손을 만져보고 싶다.
싱싱하게 일하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날마다 제일 먼저
새벽 속으로 걸어 나가신 후
포름포름 새소리가 묻은 손으로
햇살을 담아
아침을 장만해 들어오시는 어머니
어머니 몸에서
떡갈나무 냄새가 나는 같기도 하고
어머니 몸에서
푸른 하늘 냄새가 나는 같기도 하다.
상 위에 무럭무럭 김 오르는
어머니가 만드신 음식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
온 식구가 밥상 가에 둘러앉으면
어머니가 샘물터에서 길어 온
마을 이야기로
꽃이 피는 밥상
아버지 숟갈을 따라 이야기가 넘어가고
새언니 젓가락을 따라 이야기가 넘어가고
이야기는 어느새
삼촌 국그릇 속에도 들어가 배었다.
정말이다. 뚝배기 장 그릇 속에도
물컹물컹 이야기가 고여
그 즐거움을 떠 넣고 있는
식구들의 아침 한때
모락모락 김 오르는 숭늉도
한 모금 씩 나눠 마시고 상을 물리면
어머니는 식구들이 비운
밥그릇을 모두 담아 들고
아침이 출렁이는 샘물터에 나와
밥그릇에 묻은 할아버지 웃음 소리를
간 그릇에 밴 할머니 웃음 소리를
반질반질 닦는다.
식구들의 아침을 닦는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 물동이 길
우리 집에서 제일 먼저 새벽을 여는 어머니
어머니는 물동이를 이고 나섰다
어머니 물동이 길 끝에는
동그란 샘이 아기 웃음처럼 기다렸다
길옆 도랑엔
자작하게 돋아나는 미나리들이 키를 재고
눈을 반짝이듯 빛났다
봄이 되자
소리 없는 아지랑이가 다가와
나풀거리고
멀뚱거리며 서 있는
고향 집의 옥수수 섶 울타리 뒤로
새소리가 더 맑아졌다
봄이 찾아든 어머니 물동이 인 걸음
흙냄새도 더 진해졌다.
(2024. 1. 2)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 빨래 방망이 소리
어머니의 빨래 방망이 소리,
그 소리는
옥양목 색깔 같았다
소리는 점점 퍼져나가면서
얼음장 밑
봄을 깨우려나
차츰
온 마을을 들뜨게 하였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
어머니 손
어떤 의사도 고칠 수 없던 병
어머니 손만 닿으면 금세 괜찮았다
사랑이 묘약인 줄을 어머니만 아셨지.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어머니의 겨울밤
어머니는 등잔불을 켜셨다.
옥수수수염 같은 어둠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가는 슬며시 드러누웠다
등잔불이 켜지고
어둠은
메주덩이 뒷쪽에 가서 거꾸로 매달리고
할머니
얘기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하고
그런 어둠과 불빛이 만들어내는
어스름 속에서
길쌈을 하시는
어머님과 고모님 그리고 할머님
한 폭의 수묵화였다.
윗방에서는
딸그락 딱
새벽까지 할아버지 고드랫돌 넘기는
소리에 맞춰
무릎 살 같은 아랫목은
밤새도록 따끈따끈하였다.
가끔
개 짖는 소리
무성해졌지.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어머니의 굴뚝
한 무더기 곰이 하늘로 오르고 있다
하늘에 올라간 곰들은
다시
생 싸리나무 밤나무 가지 사이로
발톱을 뿌려댄다
회색빛 눈발
우리 어머니의 굴뚝에서
치솟는 연기는
하늘로 오르는 또 한무리 곰의 울부짖음이었다
회색빛 연기
눈이 쌓이고
길이 막히고
새소리가 까마득하게 뜬 겨울날
어머니의 아궁이는
싸리나무가 연신 불꽃으로 타고
밤나무 가지가 연신 불꽃으로 타고
하늘에 올라간 곰들은
다시
생 싸리나무 사이로
생 밤나무 사이로
내려왔다
회색빛 눈발
잿빛 토끼가 마구 날아다녔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의 굴뚝
회색빛 눈발이 내렸다.
이 때, 어머니의 굴뚝에서도 한 무리
회색 연기 무리가 올랐다.
소나무와 생 싸리나무와 밤나무 가지
냄새가 진하게 흩어졌다.
금세 길이 막히고
새소리가 까마득하게 떠올랐다.
여물 끓이는 아궁이 앞 불빛 덕분에
마구간 황소는
눈망울이 더 커 보였다.
눈이 휘날리는 때에 맞춰
어머니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무더기로 피어오르고,
당당하게 아궁이 앞에 앉은
어머니는 언제나 믿음직하셨다.
그 모습에 내 마음은
아주 안정되었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의 기도
작은
물 한 그릇에
담긴
어머니
마음
장엄한
바다였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
어머니의 등잔불
책을 펴놓으면
등잔불이 글씨를 비추어주었다
졸음이 올 무렵
어머니 손에는
꿀물이 들려 있었다
얘야!
내 마음을 깨우는
어머니 음성
따스한 등잔불이었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의 밤
어릴 때 병에 걸려 밤새도록 앓고 있을 때
뜬 눈으로 품에 안고 지새던 어머니 모습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어머니의 그 고뇌
( 2020. 6. 21. )
어머니의 부엌
어머니 굽은 허리가 익은 무엌은
단맛 쓴맛도 골라 버무려놓고
매운 가난도 한 뭉텅이 장맛으로 삭혔습니다
땀띠 돋은 가슴이며 등허리 물큰 나날을
소금 절이고
배추잎 푸른 칼질을 하며
아침을 장만하셨습니다
보리밥과 숭늉과 된장찌개를
당신의 불꽃으로 끓이고 닳이고 졸이시던
어머니의 부엌은
이제 그 내음처럼
깊은 잠속으로 잠겨갑니다
아 아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 1986. 제11회 정선 아리링제 문학의 밤 낭송 작품)
( 1987. 10. 1. 제3시집 『넘치는 목숨으로 와서』 )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의 부엌
어머니는 이른 새벽 물을 길어왔다
솥에 물을 길어부을 때면
쏴 -
굴참나무 숲에 있던
바람이 들어왔다
가마솥에서는 소죽이 끓고
부엌과 마구간 사이로
따뜻한 평온이 서로 통하였다.
모든 게 어머니 온기 덕분이었다.
(2024. 2.)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출판사.)
어머니의 부엌
날마다 새벽을 이고 부엌을 여신 어머니
굴참나무 숲에 있던 바람이 다녀갔다
가마솥 소죽 끓는 냄새, 따뜻함이 넘쳤지
( 제16시집 『쇠장수 강영감님』, 태원, 2021. 11. 22 )
- 시조작품집 좋은 작품상 수상 (시조문학사) -
어머니의 저녁놀
산마루 저녁 해가 차마 넘지 못하더니
봉숭아 꽃잎 속에 물들여 놓았구나
어머니 벗은 수건에 함빡 물든 저녁 놀
( 제16시집 『쇠장수 강영감님』, 태원, 2021. 11. 22 )
- 시조작품집 좋은 작품상 수상 (시조문학사) -
어머니의 아침
1. 설거지
어둔 속 새벽을 깨워
물소리로 틀어놓고
그릇마다 고인 땟국
푸름으로 헹구는 손
지난 밤 꿈도 수정 빛
소매깃에 묻어나고
2. 조반
늘 젖은 손자국에
매운 맛만 살아나도
이침은 보글보글
된장국에 익어가고
짭짤한 웃음을 얹어
간 맞추는 나날들
( 조약돌 10집. 조약돌아동문학회 , 1988)
( 2015. 4. 15. 남진원동시선집. 지식을 만드는 지식)
어머니의 저녁상
물놀이를 끝내고 들어오니 산 그림자가 먼저 집에 와 있었다. 삼촌들은 종일 논밭에서 검게 그을리며 고된 일을 하고도 집에 들어오면 웃음보따리가 터졌다.
늦게까지 일하시다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셨다. 가장 힘들게 일하시더니 지구에서 가장 맛있는 저녁상을 차리셨다. 저녁상 위에는 마을 소문도 풍성하였다.
어머니의 따뜻한 집안 살림으로 가족들이 모두 천하장사였다.
(2024. 3)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어머님
울 밑에 봉선화 두어 송이 참 곱더니
그 옛날 어머님 모습 꽃잎처럼 아득하다
뜨락을 고이 가꾸던 어머님의 환한 손
눈 감고 있으면 다가오는 흰 고무신
저물면 어둑해도 질박한 삶 있었네
등 밝힌 고운 웃음에 동구 밖이 환하였지
어머님 가시던 날
아들이 보는 앞에서
가시는 어머님
점점 맥박이 느려지시더니
아버님
만나시려고
어머님,
평시처럼 조용조용 가시고 계셨다
곱디 곱게 가시고 계셨다
그날,
내게는 평생 한 번뿐인
가장 깊고 따뜻한 침묵의 시간이었다..
( 2024. 5. 11. 남진원 제18시집 『어머니 물동이길』, 동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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