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와인계에서 약진하는 캘리포니아⑤
캘리포니아 와인 시리즈의 최종회는 [컬트 와인]입니다.
과거 세계에서 가장 고가에 거래된 와인의 가격을 아십니까?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에서는 매년 6월 첫 번째 주말에 [나파 밸리 와인 옥션]이라는 자선경매 행사를 합니다. 81년에 ‘캘리포니아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가 제창해서 시작됐는데, 와인 경매로는 세계 최대급입니다.
2000년 옥션에서 ‘스크리밍 이글’이라는 나파의 카베르네 소비뇽 92년 빈티지 6리터가 5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최근 환율(1달러=117엔)로 계산하면 무려 5850만 엔! 750ml당 731엔이죠. 프랑스 와인도 옥션에서 이만한 가격이 붙진 않습니다. 이게 사상 최고액입니다. 이 ‘스크리밍 이글’이 컬트 와인의 선구자이자, 대표격이라고 합니다.
컬트 와인은 9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생긴 말입니다. 생산량이 극히 한정돼 있고, 비평가와 전문지에서 높이 평가하는 바람에 구하기가 극히 어려워져 프리미엄이 붙고, 그래서 고액에 거래되는 와인을 컬트 와인이라 부릅니다.
극단적인 경우 생산량이 연간 수백 케이스에 불과해 와이너리로부터 다이렉트 메일을 받는 극히 한정된 고객밖에 구할 수 없고, 마실 수 있는 가게도 극히 일부의 초고급 레스토랑으로 국한돼 있습니다.
컬트 와인이 고가에 거래되는 데에는 캘리포니아만의 특별한 사정이 있습니다. 90년대 실리콘 밸리가 성황을 이루던 무렵, 투자가들은 남은 돈을 와이너리에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와이너리는 같은 밭에서 수확한 포도 중에서 최상질인 20%의 포도로 만든 와인(이것이 컬트 와인이 된다)을 통상적인 것의 5배 가격으로, 나머지 80% 포도로 만든 와인(세컨드 와인)을 통상적인 가격에 팔았습니다.
이렇게 하자 0.2*5+0.8*1=1.8이 되어 전체 매출이 80% 증가한데다, 컬트 와인의 가격에 영향을 받아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세컨드 와인까지 고가로 거래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같은 방법을 쓴 경우가 있지만, 캘리포니아만큼 상급 와인의 양을 한정지어 가격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60%의 고품질 포도로 만든 와인을 1.5배의 가격에, 대신 나머지 40%의 포도로 만든 와인을 통상적인 것의 절반 가격에 파는 것이 보통이죠. 0.6*1.5+0.4*0.5=1.1. 즉 1퍼센트 정도의 매출이 증가합니다.
컬트 와인이 매우 고가에 거래되는 이면에는 가격상승을 노리는 의도적인 기업전략이 깔려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그런 방식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VIP와 마니아들이 하나같이 갖고 싶어하는 일품이라 기회가 있으면 마셔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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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63회까지 한다고 했던가요? 아직 2주남았습니다. 힘 내세요..힘
고맙네.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기억을 잘 하는 성하 후배이구만...
갖고 있으면 무엇하나. 구슬이 서말이라고 꿰어야 보배인걸...
4기 낙주가 연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구먼... 힘내라 칭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