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감동의 휴먼드라마>
1. 드라마의 진수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2018,tvN)’는, 평범한 45세 직장인과 21살의 계약직 여직원의 삶을 축으로 한 16부작 드라마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드라마 작품상과 극본상을 수상한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이다. 작품 초반에는 두 주연인 평범한 직장인 부장 ‘박동훈(이성균)’과 계약직 여직원 ‘이지안(아이유)’의 나이차이가 24살이라는 설정과 엄마의 빚 때문에 ‘이지안’의 얼굴과 배 등이 구타당하는 폭력 장면에서는, 한참 사회적 이슈였던 성폭력과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됨에 따라 한낮 우려에 불과했단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 주변 약자들의 감동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매회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는 명작 드라마로 발판을 굳혀갔다.
이야기는 할머니가 빚 때문에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다못해 살인이라는 범죄까지 저지른 손녀 ‘지안’이 빚까지 떠맡고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모습과, 자신과의 관계에 얽혀 곤혹을 치르면서도 어른으로써 끝까지 따스함을 잃지않는 ‘동훈’의 모습에 감화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은과 동훈 두 사람이 지옥 같은 삶의 무게를 버티며 서로를 통해 어떠한 모습으로 치유해 나가는지 감동의 줄거리를 살펴본다.
2.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주는 ‘나의 아저씨’
‘동훈(이선균)’은 45세로 건축구조기술사란 직업을 가진 평범한 아저씨이다. 그는 대학 후배인 변호사 ‘강윤희(이지아)’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고 아들은 미국 유학 중이다. 한편 ‘지안’은 6살의 나이에 부모의 사채 빚을 모조리 떠안고 병든 할머니와 생활한다. 하지만 자신과 할머니를 괴롭히던 사채업자를 죽이게 되고, 사채업자의 아들 ‘이광일(장기용)’에게 평생 빚 독촉과 무단 침입에 시달리며 생활한다.
첫 장면에서 사무실 광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무당벌레 한 마리의 등장으로 여직원들의 비명소리에 딱정벌레 잡기에 전 직원이 총동원한다. 지안은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태연하게 책상에 앉아 영수증 붙이는 일을 하고 있다. 마침내 지은 팔로 날아든 무당벌레를 잡으려는 동훈과 자기 팔에 앉은 벌레를 별일 아닌 듯 떼어내는 지안의 행동에서, 각각이 갖는 선명한 캐릭터를 보여줌으로써 극의 전개를 예견해 주고 있다.
한편, 준영(김영민)과 윤희(이지아)의 밀회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동훈의 부인이 남편의 직장상사와 부적절한 관계임을 보여준다. 더구나 그녀가 만나는 사람은 남편의 상사이면서도 남편을 나락으로 빠트리고자 안달이 난 남편의 후배이기도 하다. 남편은 3형제중 둘째로 형과 동생은 청소일을 하고 있고, 동훈은 결혼은 했지만 실제 집안의 가장인 셈이다. 지안은 낮에는 계약사원으로 일하며 회사 커피믹스로 배고픔을 달래면서 밤에는 식당 일을 하면서 몰래 남은 음식을 갖고 가곤 한다. 할머니의 병원비는 늘어만 가고 이를 감당할 수 없자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도망쳐 나온다. 광일의 빚 독촉과 구타는 심해져 멍든 눈을 선글라스로 가린 채 출근하길 다반사. 어느 날 근무도중 부장인 동훈에게 한 통의 퀵서비스가 도착한다.
이 둘이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되는 건, 회사내 정치 싸움에 동훈에게 잘못 배달된 이 거액의 상품권으로 영문도 모른 채 받아들고 자신의 책상서랍에 넣는 광경을 지안이 보면서부터이다. 실은 이 뇌물은 박동운 상무에게 갈 것이지만 이름을 착각해 동훈에게 온 것이었다. 이를 알 리 없는 동훈이었다. 이를 선글라스 너머로 보게 된 지안은 어차피 뇌물일 바에야 빚이라도 갚아야 한다는 맘으로 그것을 훔치면서 그에게 접근한다. “밤 좀 사주죠!”라는 말로 접근하는 그녀의 부탁인지 협박인지 모를 멘트는 드라마 내내 자주 듣게 되는 말로 지안의 척박한 생활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동훈의 후배이자 직장상사이면서 동훈의 내연남인 준영을 찾아간다. 돈을벌기 위해 ‘동운’과 ‘동훈’을 동시에 내보내자는 생각이다. 하지만 준영은 도훈을 몰아낼 생각으로 지안에게 큰 스캔들을 만들거나 24시간 그들을 도청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러나 24시간 도청을 통해 알게 된 동훈의 인격과 자신을 옹호해 주던 고마움에 그녀는 쓰레기통에 뇌물이 든 봉투를 버리고, 이를 발각되게 함으로써 동훈을 도와준다. 동훈을 생각해 아내에게도 준영이 어떤 맘으로 그녀를 만나고 있었는지의 사실을 알려주고 준영의 실체를 듣고 크게 좌절한 윤희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모든 것에 가책을 느낀 지안은 동훈의 인격에 감복해 24시간 도청한 자료들을 동훈에게 돌려준다. 녹음된 도청내용 속에는 자신을 구타한 광일에게도 좋은 사람이었다며 상황이 사람을 바꾸어 놓은 것으로 본질은 선인이라는 통 큰 생각을 피력하기도 한다.
한편, 사내에서 준영의 농간으로 부장으로 밀려나 있던 동훈이었지만 이에 부족해 지안과 동훈과의 관계를 미끼로 동훈의 비리를 캐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사내 회의가 열리게 된다. 그리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불려간 지안은 “회사에게 가장 자기를 인간적으로 대해준 사람도, 회사를 다니고 싶게 만드는 사람도 동훈이었고, 이 회사를 지날 때마다 회사가 잘 되길 바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감동한 회장은 결국 도훈을 상무로 승진시킨다. 지안은 회사를 떠났고 이를 알게 된 회장은 지안을 찾아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시간이 흘러 동훈은 퇴사 후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과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도훈의 형제들과 동네 사람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세상에 홀로였던 지안은 동훈의 배려로 할머니 장례식에 동훈의 가족은 물론 동네 사람 모두가 참석해 지안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빚, 구타, 배고픔에 외톨이였던 그가, 믹스커피만 마시던 그가 마지막 회에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동료들과 커피숍에 들르는 장면이 있다. 그 곳에서 우연히 낯익은 동훈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친구와 앉아있는 동훈을 만나는 따스한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어디서나 혼자였던 그녀가 어엿한 직장인으로 친구들과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이라니. 동훈이 말한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네. 네”라고 두 번 뒤뇌이는 지은. 한번은 동훈에게 한번은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대답이었다는 작가의 후문이다. ‘편안함에 이르렀다’는 그의 모습을 뒤로하고 드라마는 끝이 난다.
3. 평생 기억될 명작드라마 ‘나의 아저씨’
이 작품에는 사람들의 고독과 슬픔, 그리고 욕망과 삶에 대한 간절함이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으며, 과연 ‘어른’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유’와 ‘이선균’이란 배우의 캐스팅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들을 제외하곤 또 다른 어떤 배우로도 대체 불가능할 정도의 콤비였다는 생각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장면 장면마다의 엄청난 감동과 함께 평생 기억될 드라마로 꼽히는 수작이라 평하고 있다. 그래서 안본 사람 눈에는 평범한 장면일 수 있어도 한 번 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 격찬한다. 때문에 장면마다의 복합적인 감정에 눈물이 복받치며 감상했던 사람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고두심, 박해준과 오나라 등의 멋진 배역들의 장면들은 다 담을 수 없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그 외, 많은 인물들의 감동은 넷플릭스에서 만나보길 추천한다. 해외 유명인들의 호평 역시 줄을 이었는데, 세계적인 거장 작곡가겸 피아니스트인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작품을 극찬하며 주제가 ‘어른’을 소개하고 자신도 두 번 정주행 했다고 말한 바 있으며, 브라질의 밀리언 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와 프랑스 배우겸 극작가 ‘세바스찬 로체’도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보통의 주연배우 남녀의 관계를 그리면서 부적절한 장면 하나 없이 이런 깔끔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써 내려간 ‘박해영’작가의 내공에도 고개가 숙여지며 더불어 ‘신디아’의 ‘어른’의 주제곡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품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면 ‘아이유’의 목소리로도 들어보길 추천하며 감상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