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시국에 처한 신앙 태도>
원래 기독신자의 생애란
명일(明日)을 기약할 수 없는 살림이다.
오늘까지 산 것은 오로지 주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음이요,
오늘 밤중에라도
생명을 주신 이가 도로 찾아가실 수 있으니
내일 일을 기약할 수 없느니라는 것이
성서의 교훈이다.
이러한 자명의 진리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어제 생활로써 미루어
오늘과 내일의 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기대하며 의지하려 하고
작금의 살림으로
금년과 명년 혹은 10년, 20년 후의 살림을 헤아려
계획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 때에 인간의 실상을 알려주기 위하여
하나님의 무한량한 자비심으로
등화관제의 시대를 도래케 하였다.
가로등 외등을 떼어버린 고로 장안은 암흑의 거리로 화하였고
자동차들도 노방에 제쳐놓아야 하고,
자전차까지도 소등하여 끌고다니라는 분부다.
방호단원들은 집집의 내등까지 끄라고 발악하고,
길 가의 목목이 지키고 서서 방공기부금을 모집하며,
학교와 공장의 단체에는 비상소집 등 준비를 갖추어 놓고
오늘 밤이냐 내일 아침이냐 하면서
적기의 내습을 대기하는 형편이다.
심판의 시간은 임박했다.
무엇을 순준(巡逡, 뒷걸음)하며,
무엇을 굴탁(屈託, 비굴하게 부탁)할까.
하물며 무형의 폭탄이 언제 두상에 떨어질는지
알 수 없는 처지이다.
본지의 편집도 또한 이 태도이니
읽는 이의 심사가 또한 그렇기를 바란다.
(김교신, 인생론, 1937년 10월)
첫댓글 3쪽 짜리 긴 글인데, 요약하여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상시국에 처한 태도 잘 읽었습니다. 오늘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주여 도와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