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코리아 초대 사장…14년간 영화사업부 이끈 김상일 대표와 영화 '시스터 액트(Sister Act)'
1993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코미디 영화 '시스터 액트(Sister Act)'. '오 해피데이(Oh, Happy Day)' '아 윌 폴로 힘(I will follow him)' 등 영화 속 등장했던 노래까지 히트곡으로 만들었던 이 영화는 국내 영화업계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영화 포스터의 세 가지 금기사항이었던 흑인, 선글라스, 빨간 신발이 시스터 액트 포스터에 모두 등장해서다.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영화 중 사실상 처음으로 시사회도 열었다. "저 영화 망할거야"라는 비난의 목소리에도 뚝심 있게 밀어붙여 시스터 액트를 '초대박' 영화로 흥행시킨 사람은 1992년 월트디즈니코리아 설립 당시 초대 영화사업부 사장으로 취임해 14년간 월트디즈니코리아 영화 부문을 이끌었던 김상일 태평소금 대표다.
"시스터 액트 개봉 전만 해도 한국 영화업계에는 입소문 잘못 나면 영화가 망한다는 인식이 만연해서 시사회를 열지 않는 게 관례였습니다. 남과 같은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신부님, 수녀님 등 6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는데 '영화가 정말 재미있다'고 알려지면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때부터 시사회가 영화 마케팅 기법으로 적극 활용되기 시작했죠."
김 대표는 국내 영화산업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이다. 3차원(3D) 애니메이션이라는 개념이 모호할 때 '토이스토리 1'을 3D로 국내에 선보였고, 외국 영화 배급사 중 최초로 한국 영화(남자의 향기)도 배급했다. 또 2002년 개봉한 하지원 주연의 영화 '폰' 제작비를 국내 영화 배급자들에게서 모으는 등 영화 제작비 펀딩에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국내 영화산업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한 김 대표는 2006년 월트디즈니코리아를 나와 영화 제작·배급사인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사장과 캐슬파인골프장 사장 등을 차례로 거쳐 2012년부터 태평소금 경영을 맡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태평소금은 근대 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된 140만평(462만8099㎡)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염전을 보유한 천일염 생산업체다. 태평염전은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해 있다.
태평소금 창업주인 그의 외삼촌은 1990년대부터 그에게 입사를 권유했지만 영화인으로 사는 게 행복해 가업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남은 인생을 국내 염전산업 육성에 바치겠다'며 천일염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인류의 생명은 소금에서 시작됐고 모든 만물, 심지어 박테리아도 소금이 없으면 죽을 만큼 소금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물질"이라며 "엄마 배 속 양수 성분이 바닷물 성분과 95%가량 일치할 만큼 소금은 중요하기에 양질의 소금을 생산·공급하는 것은 세계 역사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근대 문화유산인 태평염전 소금박물관 앞에선 김상일 태표(사진 왼쪽)
영화 『시스터 액트Ⅱ』(원제:Sister Act2:Back In The Habit)」절로 둥실 춤추게 만드는 멋진 노래 『Oh,Happy Day(오,기쁜날)』OST로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