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인가 제가 마라톤과 사물놀이라는 글을 지식관리시스템의 부산세관 게시판에
올려놨는데 별로 보는 사람이 없었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복도에서 그쪽 회장님(박병도계장님)을 만나 제가 올린 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역시나 안보신 모양입니다.
또 그런던 어느날이었씁니다.
사물놀이 쪽에서 반응이 왔습니다.
당장 11월에 부산에서 열리는 대회에 가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좀 뜨끔하였습니다.
제가 글을 쓴 취지는 당장 가자는 게 아니라
언제간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는데,
사실 머리가 좀 아팠습니다.
왜냐구요? 글쎄요......
그리고 국제신문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자원봉사하겠다는데 거절할 리는 없고,
차량지원과 식사, 음료수를 제공해 달라고 했습니다.
왜냐면 마라톤하면 차량통제되고 열심히 하다보면 배가 고프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고 대회당일 아침 일찍 와서 휴대폰으로 조직위 팀장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그날 아침 보자고 했습니다.
드디어 대회날이 밝아왔습니다(11.16일)
사물놀이는 마라톤과는 달리 복잡하더군요.
마라톤은 속에 유니폼입고 겉에 츄리닝입고 차비들고 달랑 가면 되지만
사물놀이는 악기가 커더군요. 제일 작은게 괭과리정도고, 그리고 복장또한 만만치
않더군요. 아직 머리에 너울너울 꼬깔까지는 쓰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복잡합디다. 악기와 같이 갈 차량은 부산세관 미니버스를 타고 대회장까지
가긴갔는데 이 차량이 꼼짝없이 다른 차량에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크럽에서 가져온 1톤트럭을 겨우 빌리고, 출발전에 풍악 좀 울려주고마라톤회원에게 줄 바나나 하고 생수하고 떡 몇점 가지고
10km 반화점이 있는 삼거리에서 장단을 맞추는 사물놀이 회원들을 보고 있으려니
차라리 풀코스를 뛰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하프코스주자들 특미 후미에 체력이 달리는 런너들 쪼 - 기서는 걸어와도
사물놀이 앞에서는 뛰더군요. 그리고 팔올리기도 힘든 얼굴을 하고서도
고맙다고 손을 올려 인사해 주는 런너들을 보니 가슴속으로 따뜻한 기운이
번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러니 사물놀이회원들은 말하나 마나겠지요.
이리하여 저는 마라톤동호회 총무가 아니라 사물놀이 시다바리(적당한 말이 없음)
하고 왔습니다.
덕분에 국제신문마라톤게시판에는 대회운영 잘했다고 칭찬의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마라톤동호회원 여러분께는 쪼께 죄송하고요.
저대신 어제 신세균회장님 사모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이 고생하셨습니다.
하승효님 떡 감사하고요(부인이 요즘 마라톤 10km부문에서 탄 부상이 짭잘하다고
소문이 났더군요). 이영기님 생선회 감사하구요.
그리고 새벽부터 차량운전해준 김창식님, 여러가지 잔고생해준 신영대님 고맙습니다.
무엇보다도 이현주반장님을 비롯한 사물놀이 회원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팔올리기도 힘들죠?
사실 저도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웬 고생? 남들 뛰는 것 보고 나도 같이 뛰고
싶었는데 참느라고 맘고생 좀 했지요.
사물놀이 동호회 첫테잎 잘 끊어서
여기저기서 초청올 것 같으니 더 연습 열심히 하여 부산세관 이름을
빛내주시고, 담번에는 허리띠에 부산세관이라고 좀 새기고 가도록 해보세요.
이왕하는 것 세관홍보도 해야죠.
부산세관마라톤동호회, 사물놀이동호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