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관터골-화채능-둔전골 널널 걷기
2006년 10월 1일 (일) 날씨 흐리고 자욱한 박무로 시계 불량
송비 김성은 날뫼골물소리 행동대장 김길권 김태선 외 1명 덩달이 월류 소슬 밤도깨비 에버그린 광인 13명
설악산에 단풍이 붉게 물들었다고 방송국 뉴스마다 그림들을 보여준다
잘못하다가는 엄청난 인파에 시달리는 설악이 싫어서 단풍이 절정인 가을 설악도 못가보고 말 것 같아서 10월의 산행계획을 세우면서 첫 째 주일은 설악을 다녀오기로 한다
금년 10월은 예년같이 단풍 따라 잡기 오지 산행은 어려울 것 같다
둘 째 주일은 도솔지맥 1구간 대암산 구간을 다녀와야지, 셋 째 주일은 인연이 있는 포항팀의 속리산 산행에 합류하기 위해서 충북알프스개념으로 피앗재-활목고개 구간을,
넷 째 주일은 진양기맥 1구간으로 남덕유산에서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을 넘을 계획이다
따라서 금년 가을 설악산을 갈 수 있는 기회는 조금은 한가한(?) 첫 째 주 뿐이다
다행히 밤도깨비 선배님의 추백팀이 설악산으로 향한다기에 끼어(?)가기로 한다
코스는 다소 내가 원했던 코스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즐기기에 달린 코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자정에 출발하는 모임장소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졸려서 감기는 눈을 애써 뜨면서 도착해보니 몇 몇 아는 얼굴들도, 초면인 얼굴들도 보인다
사실 얼굴치(?)인 이 몸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세 번 정도 봐야 상대를 기억할 수 있는데 그중에는 언제 보았던 얼굴들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산길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반대로 사람 알아보는 재주는 없다
그러고도 서울에서 밥 굶지 않고 사는 것 보면 용하다 (^_^)
11명의 인원이 미니버스로 운행하는 것 ... 참으로 고역이지만 설악으로 향하는 설레임이란,,,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며 한계령을 넘어가고 오색을 지날 무렵에서야 제대로 눈을 떠서 바라보니 이미 산악회 차량을 이용하는 산행객들은 이미 한차례 광풍(?)이 지나갔을 것 같은 한가함인데 05시가 넘은 시간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관터골 입구에서 행장을 추스르고 아직도 어둠이 짙은 05시20분 철문을 지나며 산행은 시작된다
◁관터골 입구로 접어들고 어둠속에서 계곡 산행은 이루어진다▷
지난여름 전국적으로, 특히 강원도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 태풍 위니아의 위력은 이곳 설악산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설악산 곳곳이 수마가 핥키고 간 흔적을 남겨주고 있는데 오늘 우리가 오르는 관터골도 예외는 아니다
어둠속에서 초반 들어서는 곳도 사람이 다닌 흔적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이더니 잠시 후 계곡이 커브를 이루는 곳은 여지없이 기존의 등산로를 쓸어버리고, 깍아 버리고 지난 흔적으로 등산로가 곳곳에 사라지고 없다
애당초 계곡의 본류를 따르고 싶었던 이 몸은 잘 되었다 싶어 어둠속에서 계곡의 본류로 내려서고 나머지 인원들은 계곡 옆에 바짝 붙어서 진행하는 랜턴불빛들이 보이더니 급기야는 사라진 등산로와 깍아 지른 사면들이 나타나면서 기존의 등산로를 따르던 사람들도 계곡의 본류로 내려서고야 만다
◁날은 밝아져오고 수마가 할키고 간 흔적은 보이지만 그런대로 계곡산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계곡은 집채만 한 바위들도 여기저기 새로이 자리를 잡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의 수마의 흔적을 볼 수 있으면서 이리저리 바위들과 물길을 피하며 오름을 거듭한다
05시50분쯤 계곡이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전면으로는 좁은 골자기에 사태가 난 흔적이 보이고 가는 실 폭포가 보기 좋은 지점을 지나면서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일행들을 기다려본다
아무래도 오늘은 여유롭게 아주 느린 널널 산행이 될 것일 터이고 그런 것을 즐겨야 할 것이라고 처음부터 작심한터라 아마도 산행 중 자주 음주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합수점에서 관터골 본류를 따르기 위해서는 진행방향의 좌측으로 이어지는 넓은 계곡을 따라야한다 하지만 곳곳에 밀려나온 거대한 바위들과 떠내려 온 나무들로 흉측한 모습들도 보이지만 그런대로 수수한 관터골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행을 기다리느라 15분 지체)
넓은 계곡은 좁은 협곡으로 변하는 가 했으나 잠시 후 제법 큰 폭포를 지나면서부터 계곡은 다시 본래의 넓이와 모습으로 돌아오고 계곡 좌측 위 절벽 위로 얼굴 모양을 한 귀면암을 보며 로봇 태권V 를 닮지 않았냐며 웃음들을 지우며 또 휴식이다
산행 시작 한 시간 만에 두 번째 휴식에 35분을 소요하니 한 시간의 반 이상을 휴식에 소모하는 셈이다 (^_^)
◁멋진 무명폭포들도 자주 나타나고 보기 좋은 암반들과 와폭들도 보이고▷
06시40분 제법 큰 폭포를 지나면 다시 합수점이다
좌측은 좌골로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되고 여기서도 일행들을 기다리며 10분 간 멈춤이다
그러니 이제부터 일일이 시간을 고론하지 않도록 하겠다 여기서 시간이 무슨 소용인가!
좌측의 골자기를 버리면 계곡은 다시 협소해지면서 합수점에서 20분 후 이번 태풍으로 인해서 새로이 사태가 난 흔적의 사면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피하며 오르는 계곡은 폭이 좁다
오름도 급해지면서 폭포 하나를 올라선 넓은 암반위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기로한다
인원이 많으니 음식도 가지가지 막걸리와 담근 술과 소주들 까지 느긋한 산행에 음주가 대수랴? 음주&식사에 또 40분 정도를 소요한 이 지점은 알고 보니 관터골 최고 백미의 칡떡폭포 바로 아래 지점에 해당된다
식사가 끝난 후 좁은 계곡을 오르기 옹색한 지점에서 좌측의 너덜지대를 잠시 지나니 전면에 대단한 폭포가 나타난다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에는 아무 표시도 없는데 알고있는 거라고는 몇 년 전 능선으로 내려선 기억밖에 없는 관터골 산행에서 저런 어마한 폭포를 보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고, 당장 지도에는 없는 저런 폭포가 無名 瀑布라니 ... 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 동료의 상세지도에 칡떡폭포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면 그렇지
◁급격한 오름이 이루어지고▷
◁사태지역도 지나간다▷
◁이곳에서 잠시 좌측 사면의 너덜지대로 통과한다▷
◁칡떡폭포의 위용▷
◁칡떡폭포로 오르는 일행들▷
사진들을 찍느라 또 제법의 시간이 흘러가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너무 시간을 소진하다보면 짧고 쉬운 코스라도 후반부에 시간에 쫏길터, 폭포 여기저기를 바라보며 어디로 오를 것인가 생각하다가 폭포의 우측의 가파른 사면을 오르기로 한다
가파른 사면을 7~8분 정도 오르면 폭포 상단에 해당되는 지점에 오르는데 전면으로 골자기와 관모능선이 일부 보이는 지점이다
다시 폭포 상단 쪽으로 내려서서 계속 계곡의 본류를 따라 오르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니 이즈음서 우측의 사면을 치고 올라 기존의 능선 등산로를 만나서 오르기로 작정하고 일행들과 의견 조율,
동쪽으로 잡목을 헤치며 가파르게 오르다보면 바위지대도 오르게 되는데 가끔 본류를 따라서 칡떡폭포를 보고간 사람들의 희미한 족적도 보여진다
폭포에서 15분 여 정도 소요하며 동쪽 급사면을 치고 오르면 고속도로 같은 기존의 능선 코스를 만나게 되면서 급경사를 빠르게 20분 정도 치고 오른다
이 후 능선의 날 등을 우측으로 보내고 좌측 사면을 빠르게 고도를 줄이며 내려간다
08시50분 관터 본류와 지류가 합수하는 지점이다
즉 대청봉에서 부지런히 사면을 치고 내려서면 만나는 합수지점에 도착하니 이곳도 지형이 바뀌어질 정도로 사태가 나고 모양이 볼썽사납지만 자연의 자연스러운 행위의 결과물일 뿐이다
◁합수점으로 향하며 바라본 관모능선쪽 모습들▷
◁합수점은 어디엔가 철광성분이 있는지 바위들이 붉고 물도 비릿한 내음을 풍긴다▷
일대의 모습들도 바뀌었고 여기저기 전신주로 사용된 쇠기둥도 쓰러져있고, 철분 성분 때문인지 바위들은 붉게 오염된 모습들과 비릿한 냄새를 풍기는 이곳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며 또 음주로 15분 소요,
좌측 사면 쪽으로 올라서며 사면의 숲으로 치고 오른다
비로서 숲은 단풍나무들도 보이지만 남향이라 그런지 아직은 푸른색이지만 금년은 대체적으로 단풍의 모양들이 예년에 비해서 좋지 않은 모양들이다
15분 여 빠르게 오르면 한 템포 몇 발자국 내려서고 다시 오름인데 이곳 시종일관 KT의 검정색 광케이블이 등산로를 따라 오르고 있다
다시 15분 여를 더 오르면 우측으로 관모능선이 뚜렷하고 군데군데 붉은 색상의 단풍들이 눈에 띠고,
날씨는 서서히 흐려지며 짙은 가스가 몰려오기 시작하고 빗방울도 한 방울씩 떨어지는 느낌이다
부리부리 아우와 워낙 빠르게 오르다보니 숨이 차서 나무 등걸에 잠시 숨을 고르고 오르다보니 정상 방향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내려오면서 공단직원들의 단속에 쫏겨 내려서는 길이라 일러준다
위치도 예상대로 화채능 삼거리 헬기장이라 조심스럽게 진행키로 한다
◁합수점 이 후 한동안 사면을 오르면 고도가 높아지며 주위 색상이 달라진다▷
첫댓글 여기는 전혀 보지 못한 곳이군요. 설악의 단풍...꼭 보러 갈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