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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개학은 엄마들 방학." 방학 내내 아이들과 전쟁(?)을 치른 엄마들 사이에 나도는 우스갯소리다.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하면 전업주부들은 다소
시간 여유가 생긴다. 그래봤자 아이들 점심밥 챙겨 먹이기에서 해방된 '엄마들만의 점심식사'가 고작이지만 말이다. 그 짬을 이용해 엄마들은 한동안
소원했던 고교동창을 만나기도 하고, 다른 학부모들과 아이들 진로 문제를 고민하기도 한다. 엄마들 점심 모임 장소는 아빠들 저녁 접대 장소와 달리
저렴한 가격의 실속 메뉴가 최우선. 여기에 수다떨기 좋은 분위기나 자판기 커피의 서비스 정도만 더해지면 대만족이다. 서울과 분당.일산에 사는
주부 6명으로부터 점심모임 갖기에 좋은 음식점 세곳씩을
추천받았다.
[강동]
◈버디(02-3436-4433)=광장동 천호대교 북단에 거대한 모형 게가 걸린 곳.
스테이크나 킹크랩 등 가격이 부담스러운 메뉴도 있지만 엄마들과의 모임은 샐러드 바(1만3천원)를 이용한다. 야채
샐러드.닭튀김.연어.타코.샌드위치.스파게티 등으로 충분한 식사가 된다. 꼬마들을 동반했을 땐 거북선 모양의 별채 놀이방에 맡기면
된다.
◈회빈(02-452-8686)=만두면 만두, 요리면 요리 등 시식해 본 엄마들이 이구동성으로 맛있다고 칭찬하는 중국집. 조금
이른 시간에 들어가도 주문을 재촉하지 않아 좋다. 점심시간엔 정식 코스요리가 1만8천원부터. 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모처럼 다른 사람의 서빙을
받으며 대화를 즐기는 시간은 포만감과 정신적인 편안함을 함께 느끼게 해준다.
◈강뜰(031-556-5161)=자동차를 몰고 서울을
벗어나고 싶을 때 찾는 퓨전 한정식집. 토평나들목 근처 구리시 수석동 풍속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전면 유리창 너머 아기자기한 정원과 탁 트인
한강 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의 방들이 서로 방해받지 않도록 배치돼 있어 다소 높아질 수 있는 웃음소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정식
2만원. 모임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면 승용차를 보내준다. 추천인=광장동 백양순씨
[강서]
◈나무와
숲(02-2653-0399)=목동 5단지 건너편 부영2차 스포렉스 스포츠센터 3층에 위치. 카페 분위기로 저렴한 값의 간단한 모임에 알맞은
장소다. 요일별로 김치볶음밥.된장찌개.감자국 등 한가지가 정해지고, 잔치국수.김치말이국수는 매일 먹을 수 있다. 밥 5천원, 국수는 3천원.
점심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수요일은 휴무.
◈오또브레(02-3663-6396)=이탈리아어로 10월이라는 뜻의 퓨전 레스토랑이다.
점심 메뉴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되는데 새우 필라프(볶음밥)가 5천원, 덮밥과 국밥도 5천원이다. 주방장 추천 스파게티는
7천원인데 양이 많아 어린아이랑 같이 먹어도 될 정도다. 모든 메뉴에는 빵과 커피가 나온다. 포장판매를 하므로 식구가 마음에 걸리면 사 갈 수
있다.
◈목향(031-979-9001)=분위기와 맛을 찾아 가양대교를 건너 고양시 강매동까지 원정을 가는 한정식집. 입구에 시원한
개울물이 흐르고 넓은 정원을 갖추고 있다. 꼬마들을 데리고 가도 밖에서 뛰어놀게 하고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편하다. 한정식은
1만5천원부터. 식사를 마치면 정원으로 나와 우아하게 커피(무료 서비스)도 마실 수 있다. 8명 이상이면 왕복 무료버스 이용 가능. 추천인=목동
정경아씨
[일산]
◈제주 푸른항(031-906-8893)=엄마들 모임이든 가족 모임이든 바다내음이 물씬
나는 생선회나 싱싱한 생선 요리를 먹고 싶을 때 찾는 곳. 제주에서 항공편으로 직송한 자연산 생선을 이용해 요리한다. 고등어조림(8천원)과
갈치소금구이(1만원)는 밥 한공기로는 부족해 "한공기 더"를 외치게 한다. 다금바리회는 미리 주문해야 한다. 공간이 넉넉해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
안써도 된다. 일산 뉴코아백화점 뒤.
◈로마노 피자(031-905-0072)=자녀들이 떠들까봐 신경쓰이거나 유치원 정도인 아이들의
먹을 것이 걱정일 때 알맞은 장소다. 넓은 놀이방이 있어 엄마들끼리 마음놓고 지낼 수 있고 식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나 스파게티를 시켜 나눠
먹으면 된다. 피자의 경우 4~5명이 먹을 수 있는 크기가 2만3천3백원으로 가격 부담도 덜 하다. 스파게티 등 파스타는 5천~6천원선. 암센터
건너편에 위치.
◈프로방스(031-945-7547.사진)=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분위기. 프랑스 풍의 낮은 건물과 파스텔 톤의
예쁜 장식이 눈에 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자유로를 달려 이곳으로 간다.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이어지는 점심스페셜 코스요리는
매달 바뀌는데 보통 2만원선. 일품요리로는 해산물 스튜(3만5백원)나 라비올리(1만8천원)를 권하고 싶다. 추천인=고양시 행신동
이장주씨
[강남]
◈삼우부페(02-2190-2224)=지하철 매봉역과 도곡역 사이 군인공제회관 3층에 있는
뷔페식당. 죽.샐러드.생선회.초밥.한식.중식.양식 메뉴가 골고루 준비돼 있다. 점심은 오전 11시~오후 2시. 커피와 생맥주도 양껏 마실 수
있어 식사 후 넉넉한 마음으로 담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평일 점심식사는 1만1천원. 늘 붐비는 편이므로 예약은
필수.
◈SM채식부페(02-576-9637)=고기가 달갑지 않은 엄마들이 모일 때 양재동 삼호물산 건너편으로 이동한다. 밀로 만든
밀고기회, 콩고기로 만든 탕수육과 돈가스, 채식햄으로 만든 깻잎햄말이, 채식 감자탕과 양념통닭 등도 있는데 고기.젓갈.계란 등을 전혀 쓰지 않고
일반 음식처럼 맛을 냈다. 찹쌀과 대추를 넣어 끓인 연자죽은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어른
1만2천원.
◈가을동화(031-709-6330)=1백60년된 초가의 실내를 손보아서 음식점으로 만들었다. 통유리 너머로 들꽃들이
가득한 시골 정원이 펼쳐져 있다. 주메뉴는 갈비찜 정식(1만5천원)으로 검고 윤기나는 돌솥에 담겨 나온다. 손두부 전골(1인분 8천원)과 순두부
정식(5천원)은 얼큰하고 구수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분당 정신문화연구원 근처에 위치. 추천인=도곡동
신정희씨
[강북]
◈여울촌(02-971-9222)=시골이 고향인 유치원 자모회에서 자주 가는 생선구이집.
갈치구이 정식(1만원)은 도톰한 갈치구이와 영양 돌솥밥에 상다리가 휠 정도로 다양한 밑반찬이 함께 나온다. 낙지 한마리 수제비(5천원)는 얼큰한
국물에 쫄깃한 낙지와 수제비가 함께 들어 있어 씹는 일이 즐겁다. 공릉시장 맞은편에 있다.
◈미송
샤브샤브(02-939-8833)=상계동 갤러리아 웨딩홀 근처에 위치. 천천히 야채와 고기를 익혀 먹으면서 아이들 교육 문제나 남편 얘기 등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다. 주택가에 있으면서도 마치 호텔 레스토랑에 들어온 듯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점심 특선으로 상추쌈 샤브샤브(1만원)가
있는데 엄마들이 혼자 다 먹기에 부담스러울 양이다. 쇠고기 샤브샤브는 1만5천원.
◈황거(02-949-8000)=일본의 나고야성
모습을 재현한 일식당. 가격이 부담스러운 점은 있지만 일본 현지에 온 기분으로 오랜 시간 식사해도 전혀 눈치를 주지 않아 좋다. 초밥정식
런치세트는 2만5천원인데 생선초밥 10가지와 계란찜.튀김.국수.디저트가 코스로 이어진다. 일본 음식답게 요리를 아름답게 만들어 눈으로 보는 맛도
즐겁다. 하계동 을지병원 뒤편에 있다. 추천인=중계동
이현주씨
[분당]
◈산사랑(031-263-6070)=항아리 속에서 나오는 된장 박은 고추와 깻잎을 시작으로
아주까리 나물.곰취나물.손두부.콩비지찌개 등이 상위에 펼쳐지고 땅속에 묻어 두었던 묵은 김치까지 오른다. 온통 고향 밥상에나 오를 것 같은
음식들이다. 값은 1인분에 1만2천원. 막 쪄낸 고구마나 감자에서 주인의 넉넉한 인심이
우러난다.
◈뮌헨스퀘어(031-719-7900)=분당 수내동 전철역 인근에 있는 이국적 분위기의 퓨전레스토랑. 커다란 조개 껍데기에
담겨 나오는 마레(1만1천원.해산물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저녁 시간에는 이곳에서 직접 만든 하우스 맥주(네
가지의 맥주 샘플러가 7천5백원)를 마시며 기분을 살짝 '업'시킬 수도 있다.
◈율 카페(031-709-6886)=새마을연수원 정문
앞에 있는 갤러리 카페. 지하와 1층에서는 항상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주부들을 문학과 예술을 꿈꾸던 소녀시절로 돌려 보낸다. 시금치 크림
스파게티(1만3천원)를 시켜 포크로 돌돌 말아 올리다보면 고소한 크림향이 반갑다. 여러 명보다는 두세명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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