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산행에 빠져 이리저리 산을 다니다보면 사람이란게 그렇듯이 자꾸 욕심이 생기게 됩니다.
산에서 마주치는 산더미만한 배낭에 이것저것 쑤셔넣고 다니는 야영꾼들. 하루만에 하산까지 할 수 있는 산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산도 있는데 도중에 내려와야만 하는 그 아쉬움이란~
그래서 마련하는 장비가 바로 비박, 야영을 위한 매트리스와 침낭, 텐트 등의 야영장비다.
침낭
침낭의 가격은 내,외피와 안에 들어가는 충전제의 종류, 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피는 피부와 닿는 감촉이 좋고 신속한 땀흡수와 배출, 속건성이 되는 소재가 좋습니다.
면이나 쿨맥스 소재로 된 것이 좋지만 여기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침낭은 자주 세탁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때문에(번거롭거나 귀찮아서가 아니라 세탁 후 침낭의 성능저하(특히 우모(거위, 오리털) 제품일 경우 더 큼) 때문에 세탁은 잘 안하게 됩니다.) 오염이 잘 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침낭안 충전제(우모, 솜 등)가 빠져나오지 않을만큼 원단 자체가 조밀하게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면이나 쿨맥스 소재 등을 사용하기 어렵고 보통 빳빳한 소재(나일론 계통) 를 쓰는 것입니다.
내피가 조밀하지 못하면 자고나면 흔히 닭, 오리, 거위가 되서 나오게 됩니다. ^^
이런 장단점을 보조하기 위해 침낭내피(면 소재 등)란 것을 파는데 보온에 도움이 되고 사용후 세탁하기도 간편합니다.
외피는 외부의 습기를 막고 내부 습기를 빨리 배출하는 소재가 좋습니다.
종류로는 고어텍스, 고어드라이로프트, 퍼텍스, 닥텔 등이 많이 사용됩니다만 요즘은 고어드라이로프트나 퍼텍스 소재가 성능도 좋고 인기도 많습니다. 기본적인 방수는 물론 습기 배출이 용이하기 때문에 자고나도 눅눅한 감이 없이 산뜻한 느낌을 갖습니다.
충전제는 여러 종류가 사용되지만 소위 우모제품이 주류를 이룹니다.
많이 쓰는 우모제품에는 오리털과 거위털이 있으며 가끔 닭털 침낭도 있습니다. 우모 외에 솜이나 인조보온제를 넣은 제품도 볼 수 있습니다. 인조보온제를 넣은 제품은 우모보다 관리하기 편하긴 하지만 우모제품보다 보온력은 떨어지고 무겁고 부피도 큽니다.
우모제품은 오리, 거위털이 있습니다.(닭털은 제외하겠습니다. ^^;)
침낭은 방구들이나 난로처럼 직접 열을 이용해 보온을 시켜주는게 아니라 외부의 찬기운을 막아내고 사람에게서 나오는 체열을 침낭안에 가둬 보온을 하게 됩니다. 보온물통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온이 잘되려면 침낭안에 최대한 많은 공기층을 확보해야하는데 이를 측정하는 단위를 필파워라 부릅니다. 우모침낭에는 600F.P, 800F.P 이란 수치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같은 거위털(오리털)이 얼마나 부풀어 오르는가를 나타냅니다. 650이상이면 괜찮은 침낭이며 750이상은 아주 우수하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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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파워 측정
실린더에 우모(거위,오리)를 1OZ.(온즈)약28g을 넣고 24시간 압축한 후 압축을 풀어 밀려올라온 것을 측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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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의 우모를 넣고 필파워를 측정해도 높은 것이 있고 낮은 것이 있습니다. 필파워가 높으면 부풀어오르는 힘이 커서 그만큼 더 많은 공기층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보온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리털보다는 거위털이 10~20%정도 더 필파워에서 앞섭니다. 그래서 같은 무게의 침낭으로도 거위털 침낭이 더 따뜻하며 이는 더 비싸다는 걸 뜻합니다. ^^;
또 같은 오리털, 거위털에서도 페더라 부르는 솜털(보통 새의 가슴쪽 털, 민들레 홀씨같은 부분)이 깃털보다 더 따뜻합니다. 침낭에는 F.P 외에 80:20, 90:10, 95:5 등의 수치가 적힌 것도 볼 수 있는데 솜털과 깃털의 비율을 나타냅니다. 솜털(앞쪽)의 비율이 더 높은 것이 같은 무게에서 더 따뜻하다 볼 수 있습니다.
- 단, 100% 솜털 침낭은 만들지 않습니다. 이것도 필파워와 관련이 있는데, 부풀어 오르려면 가는 솜털 사이사이에 힘을 받쳐줄 수 있는 깃털도 함께 포함되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참고로 오리나 거위들의 태생도 중요합니다. 더운 열대지방의 새보단 추운 지방에서 살던 새들의 털이 아무래도 더 따뜻하겠지요. 그래서 북유럽 등에서 살던 새들의 털이 더 낫다고 합니다.
- 또한 털을 뽑는 과정에서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손으로 직접 뽑은 털을 최고로 쳐줍니다. -_-;
- 정리하면
가장 좋은 침낭은 퍼텍스나 고어드라이로프트 등의 재질을 사용해 추운지방의 거위를 잡아 손으로 직접 뽑은 털을 넣은 침낭이 제일 좋은 겁니다... ㅡㅡㅋ
침낭의 형태는 미이라형과 사각형 침낭이 있습니다.
미이라형은 동계용으로, 사각형은 하계용으로 사용됩니다.
미이라형은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목 위쪽과 몸통부분을 나누는 칸막이가 되어 있고 머리부위에는 밖에서 찬기운이 들어오지 않게 조여주는 끈이 달려있습니다.
침낭별 사용 가능 시기
침낭별 사용 가능한 시기를 얘기하는 건 좀 까다롭습니다.
제품마다 제품정보에 내한온도나 적정온도를 표기하고 있지만 회사별로 내한 온도와 적정온도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회사의 영하10도와 다른 회사의 영하 10도는 사용자 입장에선 분명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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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극한)온도와 적정온도
내한온도는 그야말로 극한의 온도입니다. 옷 다 껴입고 안추울 정도...
적정온도는 옷을 벗고도 지낼 수 있는 온도 정도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정온도에서 -5도 정도를 빼는게 안전온도(?) 정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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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하계용(7~8월) : 사각침낭을 주로 사용하며 충전재는 솜이나 무게가 가벼운 오리털을 사용합니다. 충전재의 무게는 우모기준으로 300~400g 정도면 충분합니다. 전체 침낭 무게는 1kg을 넘지 않습니다.
춘,추계용(늦은 4월~6월, 9~11월초) : 미이라형 침낭을 사용하며 충전재는 인조충전재나 우모를 사용합니다. 충전재는 우모 기준으로 500~900g 정도를 사용하며 전체 침낭 무게는 1kg~1.5kg 정도.
동계용(11월초~4월) : 미이라형 침낭을 사용하며 충전재는 우모를 사용합니다. 충전재는 우모 기준으로 900~1500g 정도를 사용하며 1.5~2.5kg 까지로 무겁습니다.
이 수치는 일반적인 것이며 최고급 우모침낭의 경우 1000g 안팎으로도 국내 겨울산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보온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침낭 외에 침낭커버, 고소내의, 우모복 등 보온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을 사용하면 조금 떨어지는 사양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단! 침낭 안은 좁기 때문에 옷을 여러개 껴입으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_-;
침낭커버(비비색) & 텐트
비비색이란 용어가 뭘 뜻하는지 모르겠네요. 침낭커버에 폴대를 연결해 얼굴부위를 확보한 장비를 뜻하는 걸로 알겠습니다. ㅡㅡ; 침낭커버와 비비색의 기능은 같다고 보고 얘기하겠습니다.
침낭커버는 침낭과 그 안에 들어간 사람을 비나 바람, 눈 등 외부환경적 요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야외에서 침낭만으로 잠을 청하다 비나 눈이 오면 금세 침낭은 젖고 그 안에 든 사람은 밤새 물먹은 침낭 사이를 이리저리 뒤척이겠지요.
침낭커버는 대략 500g~1kg 내외입니다. 텐트도 1인용은 1kg 내외, 2인용은 2kg, 3인용은 3kg 정도인데 그렇다면 오히려 텐트가 더 좋지 않느냐~ 할지 모르지만 각각의 장단점은 존재합니다.
첫째 소재의 차이인데 침낭커버는 방수는 물론 투습까지 가능합니다. 특히 장마가 오는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투습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차이가 큽니다. 습기를 그때그때 빼지 못하면 습기먹는 하마인 침낭은 금세 젖고 얼어버립니다. 텐트의 재질도 고어로 나온 제품이 있지만 그 무게는 일반 텐트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침낭커버의 천으로 텐트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사용되는 양을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오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텐트 원단 자체에서 투습을 할 수 없어 내부 구조를 변형시켜 텐트의 환풍구로 습기를 잘 배출하도록 만들지요.
침낭커버는 단지 잘때만 비나 눈을 맞지 않도록 할 뿐입니다. 하지만 산에서는 밥도 먹고 술도 먹고, 다양한 활동을 하므로 날씨가 안좋을땐 텐트 생각이 간절해질 때도 있습니다. 추울땐 서로 꼭 붙어서 정도 더 돈독히 하는 역할도 하고 ^^ 텐트제조회사에서는 금지사항이지만 텐트안에 버너 하나 켜 놓으면 찜질방 저리가라 할 정도로 따뜻합니다.
매트리스
싸구려 매트리스 하나, 열 침낭 안부럽다~
한겨울, 실컷 좋은 침낭을 덮고 잠이 들었건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때문에 잠을 깬적이 있다.
요즘 나오는 침낭의 대부분이 공기층을 확보해 보온을 유지하는 우모침낭이니만큼 몸에 짓눌려 납작해버리는 바닥은 아무리 좋은 제품으로도 차가운 냉기를 이겨낼 재간이 없다. 침낭이 중요한 만큼 매트리스의 성능도 편안한 잠자리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산위에서의 안락한 잠자리, 매트리스가 좌우합니다~"
매트리스? 그까이꺼 대충 사서 쓰고 말지머!?? Yes? NO?
요즘 나오는 매트리스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빨래판 형식의 발포수지로 만든 매트리스와 공기를 주입시키는 에어매트리스가 그것인데, 얼핏 같아보이는 제품들도 넓이, 길이, 두께가 모두 틀리므로 잘 살펴보고 구입하는 것이 이중지출을 줄일 수 있다.
매트리스를 고를때는 무엇보다 바닥의 냉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한 요건이다. 특히 혹한기에 성능 떨어지는 매트리스를 썼다간 밤새 추위에 떨며 고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날 산행에까지 지장을 미칠 수 있다.
단열효과로만 치자면 에어매트리스가 빨래판 매트리스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진다. 단 가격은 적게는 다섯배에서 열배이상 비싸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부피와 무게인데, 일반적으로 부피에서는 에어매트리스가 유리하나 무게는 빨래판 매트리스가 훨씬 가볍다. 매트리스를 고를때 자신의 어깨보다 너무 좁지는 않은지, 길이는 적당한지, 패킹이 용이한가 등을 꼭 따져봐야만 한다.
■ 빨래판 매트리스
이것은 무엇보다 가벼운 무게, 싼 가격이 장점이다. 게다가 긁히고 찢어져도 보온성에는 별차이가 없어 휴대하기와 사용할때도 용이하다. 빨래판 구조는 스폰지 자체는 물론 골과 골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해 보온성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가지며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사용하면 무게에 짓눌러 원래의 두께보다 차츰 얇아지며 이럴수록 함유할 수 있는 공기층이 얇아져 결국 보온력이 떨어지며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이 제품은 비가 올때는 냉기를 제대로 차단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물먹은 스폰지?"
자보면 안다. 질퍽질퍽한 진흙탕에서 뒹구는 기분이다. -_-;
■ 에어 매트리스
빨래판보다 냉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이 에어매트리스이다. 요즘 나오는 제품의 대부분은 매트리스 내부에 복원력이 뛰어난 스폰지가 삽입돼 자동으로 바람이 들어가 사람이 힘들여 불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외부천 자체가 어느정도의 방수, 발수성을 지녀 우중에서도 쉬이 보온력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빨래판 매트리스에 비해 비싼 편이고 에어매트리스의 특성상 공기가 새면 기능은 오히려 빨래판보다 떨어지므로 취급할때도 주의가 요구된다. 돌이 많거나 뽀족한 물건이 있는 바닥은 될 수 있는한 피하고 바닥에 판초우의 등을 깔고 사용하는 것이 오래도록 사용하는 방법이다.
에어매트리스는 두겹의 천을 열을 이용해 접착시켜 놓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열에 매우 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재작년 겨울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에어매트를 깔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옆부분이 10cm 정도 벌어져 있던게 기억난다. 절대 뜨거운 곳에서 사용하지 말것!
또 하나, 비오는 여름밤 급히 비박할 곳을 찾아 자리를 깔고 누웠는데 하필 뽀족한 돌들이 많았나보다. 집에와서 점검해보니 50곳 정도가 바늘만한 구멍이 나 있었다. 결국 하늘나라로 갔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