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우리나무<히어리> 이름이 낯설어서 혹시 영어 이름이 아닌가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히어리도 나리. 참나리, 개나리, 원추리, 싸리, 고사리, 미나리, 수수꽃다리, 구실사리, 윤노리, 솜다리 등 많은 ‘리’자로 끝나는 우리 식물 중의 하나이다.
히어리는 이른 봄 잎이 나기도 전에 노란 꽃잎이 너무도 순결하여 푸른빛까지 도는 듯한 작은 꽃들이 포도송이처럼 한데 모여 초롱 모양으로 땅을 향해 거꾸로 매달려 늘어지는 아주 귀엽고 흥미 있는 꽃차례를 만든다. 아름다운 히어리 꽃송이가 수백, 수천 개씩 함께 화사하게 매달려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예전에는 이 나무를 송광납판화(松光蠟板花), 송광꽃나무, 납판나무 등으로 불렀는데 ‘송광’은 전남 조계산에 있는 송광사 근처에서 이 나무가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것이고, ‘납판화’는 ‘꽃잎이 두터워서 마치 밀납으로 만든 것 같다’는 뜻이라 한다.
히어리의 영어 이름 Korean winter hazel는 ‘한국 겨울 개암나무’라는 뜻인데 히어리의 잎이 개암나무 잎을 닮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학명 Corylopsis coreana의 Corylopsis(코리롭시스)란 역시 ‘개암나무를 닮았다’는 뜻이라 한다. 어린아이 손바닥만한 히어리 잎은 잎맥이 힘차고 질서정연하게 나 있고, 표면이 연한 초록색이라 보기도 좋고 싱그럽다.
히어리가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나무라는 것은
● 1924년에 일본인 식물학자 우에키에가 우리나라 조계산에서 처음 발견하여 학계에 등록하였고, ● 그 후 백운산, 지리산 등 내륙과 남해의 섬에서 발견되어
남쪽지방에서만 살 수 있는 나무로 생각해 왔다. ● 그러나 중부지방인 경기도 수원, 용인, 성남의 지경인 광교산에서 자생하는 히어리 군락이 유일하게 발견되자 많은 의문을 가져 왔으나 ● 최근에 이보다 더 북쪽인 경기-강원 지경의 백운산에서도 약 0.5헥트알에 자리잡고 있는 히어리 군락지가 발견되어 중부지방에서도 자랄 수 있는 나무로 확인되었다.
이유미지음 우리나무 백가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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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homas 원문보기 글쓴이: 토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