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하버드’는 지금부터 약 400여 년 전인 1607년 영국 런던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부친인 ‘Robert Harvard’는 정육점과 여관을 운영했다. 비록 소나 양, 돼지를 잡아 파는 백정(butcher)이었지만, 재력이 탄탄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존 하버드’는 ‘금수저’는 아니지만 ‘은수저’는 갖고 태어났다. 그 덕분에 ‘존 하버드’는 런던에서 90km나 떨어진 ‘케임브리지’로 유학을 가서,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나이가 30세쯤인 1636년이 되었을 때 결혼하였는데, 청교도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캐임브리지 대학 출신이라, 당시 영국 권력자나 당국으로부터 목회나 신앙 활동에 심한 박해를 받았다. 그래서 다음 해에 영국을 떠나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이미 청교도들이 미국 매사추세츠 지역에 개척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 ‘찰스 타운’에 정착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부목사로 부임하여 목회 활동을 하던 중 당시 유행병인 ‘폐결핵’에 걸려 이듬해인 1637년 3월 18일, 향년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애석하게 타계하였는데, 그는 임종 시 유언을 남겼다.
유언은 영국에서 이민을 올 때 가지고 왔던 종교 신학 서적 등 장서 400 여권과 지참해 왔던 돈의 절반인 1700 파운드(현재 가치로 121,966 파운드/한화 약 30억원 상당)를 당시 이웃 타운에 설립되어있는 신학교인 ‘뉴 컬리지’에 기부하였다. 그가 기부한 헌금은 특히 ‘뉴 컬리지’를 증축하거나 도서관 등 학교 시설물을 건축하는데 긴요하게 사용되었다. 이때 ‘존 하버드’의 공로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 교명을 ‘뉴 컬리지’에서 ‘존 하버드’의 성인 ‘하버드(Harvard)’를 따와서 ‘하버드 컬리지’로 개명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하버드’ 교명이 생긴 것은 ‘존 하버드’가 ‘뉴 컬리지’의 발전기금으로 그의 재산을 헌납한 공로를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의 조기 타계와 지역 교육발전에 공로를 인정하여 그를 추모하기 위해서 원래의 교명을 바꾸어 새 이름 〈하버드 대학〉으로 개명한 것이다. 그리고 1884년, 하버드 동창회에서는 그의 공로를 추모하는 뜻으로 교내 캠퍼스에 동상 하나를 건립하였다. 이 동상을 건립한 조각가는 워싱톤 DC의 ‘워싱턴 광장’에 있는 링컨 기념관의 ‘링컨 조각상’을 조각한 ‘다니엘 프렌치’였다. |
|
|
| 조각가 ‘다니엘 프렌치’는 ‘존 하버드’가 초상화를 남기지 않고 타계했기 때문에 존 하버드의 얼굴 조각 문제로 고민이 컷다고 한다. 그리하여 하버드 대학 재학생 중에서 하버드 대학의 3대 총장을 역임한 ‘Hoar 가문’의 후손을 한 명 찾아내어, 그 재학생을 모델로 삼아 얼굴을 조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목사 복장에 의자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은 조각가 다니엘 프렌치가 창의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한다. |
| ▲ 조각가 다니엘 프렌치 |
|
| ▲하버드 동상(얼굴) 모델이 된 ‘Sherman Hoar’(1884년 하버드 Law School 재학생) | |
|
| ▲다니엘 프렌치의 링컨 조각상(워싱턴, 링컨 기념관) |
|
| ▲ 존 하버드 동상 (1884년 건립) |
그런데 이 동상은 3개의 거짓말을 품고 있다는 조크가 있다.
-. 첫째 : 동상 얼굴은 진짜 하버드 모습이다. -. 둘째 : 하버드는 대학 창립자다. -. 셋째 : 하버드는 1638년에 창립되었다.
그런데 이 3가지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동상은 조각 당시 한 하버드 재학생 모습이고, 존 하버드는 대학 창립자가 아니고 대학 창립 유공자이며, 대학 창립 연도는 1638년이 아니고 1636년이라는 것이다. 1638년은 3월 13일로 하버드 대학으로 교명이 개명된 날이다.
아무튼 하버드 대학교의 로고가 ‘진리탐구’를 의미하는 라틴어 ‘Veritas’임에도 불구하고, 하버드 동상에 얽힌 진실이 이렇게 애매모호한 것은 ‘아이러니칼한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서울대 로고도 ‘진리는 우리의 빛이다’라는 라틴어 ‘ Veritas luxmea’ 이다. 설마! 서울대가 하버드 대학의 로고 ‘Veritas’를 본 딴 것은 아니겠지?! |
|
| ▲Harvard 대학과 서울대학 로고에 ‘Veritas’(진리)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다. |
그러나 이 동상의 구두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거나, 만진 자의 소원하는 후손들이 만약 하버드 대학을 지원하면, 합격의 행운을 준다는 속설에 대해서는 그저 웃고 넘기는 관용이 베풀어진다. 그러나 최근에 학부 저학년생이나 일부 하버드 대학원생들은 졸업식을 마치고 야간에 동상 주변 또는 심지어 이 동상에 올라가 동상의 구두에 오줌을 갈기며 “당신은 가짜야!”라고 외쳐보는 고약하고도 짓궂은 졸업 이벤트(?)가 은밀하게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 당국은 이런 해괴한 짓이 전통이 되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 중이라는 ‘카더라 풍설’도 떠돌고 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아린이 손을 잡고 낙엽이 가을바람에 굴러다니는 캠퍼스 잔디밭을 가로질러서, 우리는 하버드 대학에서 유명 스타 대접을 톡톡히 받는 ‘하버드 동상’ 앞까지 바싹 다가갔다. 하버드 대학 정문에서 200여m 전방에 있는 존 하버드의 동상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그런데 이 동상에는 하버드 대학을 1638년에 설립한 사람이라고, ‘ 존 하버드’라고, 이렇게 새겨져 있다. ‘JOHN HARVARD FOUNDER 1638’
아린 아빠는 차도변 일시 주차 때문에 차에서 대기하고, 월산 할배 두 손녀 아린과 혜리 그리고 아린 맘 모두 4명만 하버드 청동상을 구경한다.
아린 맘이 2012년 5월 컬럼비아 대학원을 졸업할 때 우리 내외는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뉴욕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아린 맘은 결혼 전이었다. 당시 졸업 기념 여행으로 당일치기였지만, 왈든 호수를 구경하고 뉴욕으로 귀가하기 전에 캐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과 인근에 있는 MIT 공대도 방문(구경)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하버드 대학 캠퍼스에 있는 하버드 청동상의 왼쪽 구두를 만지면 3대 이내의 후손 중에 누군가는 하버드에 입학하는 행운이 온다는 풍설(?)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두 딸이 모두 컬럼비아 대학원을 졸업했으니까, 이제는 손자나 손녀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하버드 대학이나 MIT 공대에 입학하는 행운이 있기를 우리 내외는 은근히 바라는 마음으로 ‘하버드 동상의 왼쪽 구두’를 서너 번이나 만져보았었다. 그러니까 아린이와 혜리에게는 처음이지만 우리 세 사람, 어른들에게는 하버드 동상 구경이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한국에서 미국 동부지역으로 패키지 관광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는 단연 하버드 대학 캠퍼스라고 한다. 그리고 특히 하버드 캠퍼스의 구경거리는 바로 이 동상을 보기 위해서 온다고 한다. 물론 하버드 동상을 구경 온 한국 관광객들 대부분은 동상의 구두를 한 번쯤 만지면서, 자기 후손 중에서 이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자가 나타나 주기를 소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류의 속설이 있어, 더욱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
가령 어느 절이나 암자에 있는 돌부처가 영험이 있다고 하면, 그 돌부처의 코를 만지고 소원을 빌면, 용하게도 득남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 그 돌부처의 코는 닳아서 없어지고 만다고 한다.
어떤 극성맞은 이는 정으로 돌부처의 코끝을 쪼아 가서 돌가루를 물에 넣어 끓여서, 그 돌 국물을 마시기도 한다고 한다.
어쨌든 아린 할머니도 아린이를 얼싸안아서, 겨우 아린이가 직접 하버드 청동상의 반짝이는 구두 코끝을 만지게 했다.
| |
그리고 동상 옆에서의 기념 촬영은 아린 맘이 핸드폰으로 해 준다. 그리고 이 월산 할배는 아린이가 구두 코를 만지는 모습을 동영상에도 담는다. |
| 오늘은 구름이 끼고 날씨가 섭씨 0℃로 약간 싸늘했지만,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하버드의 구두를 만지려고, 줄지어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과 교포들 같았다. 그들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동반해 와서 우리 일행처럼 한사코 애들에게 하버드 동상의 구두를 만지게 하였고, 가족 중 한 사람은 예외 없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대학 관광 안내자가 관광객들에게, 영어로 이런 우스개도 설명해 준다. 하버드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이과 학생이 이런 계산을 했다고 한다. 매년 2만 명 이상이, 하버드 동상의 구두를 만지고 간다고 해서, 현미경과 탄소 측정기를 동원하여, 한동안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수학 실력을 발휘하여 이런 계산을 해냈다고 한다. |
| ▲하버드 동상 앞 기념촬영(2021. 11. 27) | | | |
| |
| ▲ 닳아져 가는 하버드 동상의 구두 | | | |
눈에 보일 정도로 닳지는 않지만, 이렇게 매년 관광객들이 구두를 만지작거리면, 앞으로 166년 후에는 구두 코끝이 완전히 닳아 없어질 거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글쎄다!
그런데 지성적인 현 하버드 학부생들도, 장난꾸러기들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는 하버드의 구두를 만지면서 이런 소원을 빈다고 한다. “이 시험에도 내가 아는 것이 많이 출제되는 행운을 주소서! 그리고 모든 과목 A학점을 받게 해 주소서!” 어떤 대학원생은 박사학위를 빨리 받게 해달라고, 매일 이 동상의 구두를 한 번씩 만지고 도서관으로 향한다고 한다.
아린아! 그런데 맘은 하버드의 구두를 만져보라고 해도, 허허 웃기만 하고 거절한다. 아린 맘은 다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는구나!
“나는 아린이가 굳이 하버드나 명문대를 가라고, 강요를 안 할 거예요. 아린이가 원하는 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자기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가게 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아린이가 하버드나 명문대를 꼭 가겠다고 하면, 굳이 막지는 않겠어요”
그래, 아린아! 나도 그렇단다. 그러나 나는 너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가족 중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면, ‘명문’ 가문이라고 한다. 돈이 많거나, 권력자가 많이 나타나서 ‘명문’ 가문이 되는 경우도 많단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는 왕 다음에 제2인자인 영의정이 배출된 가문보다는 최고의 학자로 존경받는 ‘대제학’을 배출한 가문을 더 출중한 ‘명문’ 가문으로 존경해 주고 대우를 하였단다.
아린아! 우리 가문도, 아니 우리 후손들도 돈이나 권력으로 유명해지거나 출세를 하기 보다는, 학문으로 유명해지는 사람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돈은, 부모가 재벌이면 자식들에게 대물림을 하여, 큰 노력 없이도 부자가 되는 수가 많더라! 그리고 능력이 없어도 집권자의 눈에 들면, 총리나 장관이 되어 ‘명문가’ 행세를 하더라! 그러나 대학 총장이나 노벨상 수상자는, 자기 노력이나 실력이 없으면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단다.
아린아! 아무튼 자기 스스로의 노력과 실력으로 부모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그리고 가문을 빛나게 하는 인물이 되거라. 그런 의미로 오늘 우리는 너에게 하버드의 동상 구두를 만지게 했단다. 언젠가 이 다음에 네가 성공하거나 출세를 한 후에 혹시 이 관찰기를 볼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 이런 농담 하나 해 줄 수 있겠니? “내가 이렇게 성공하여 출세한 것은 다 하버드 동상 구두를 만진 덕분이야!”ㅎㅎㅎ ___________________________
〈관련 사진〉
다니엘 프렌치의 조각품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