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화원에서의 사랑이야기 -, 부여 연꽃축제!
모임개요
ㅇ 언 제 : 2023. 7. 22(토)
ㅇ 누 가 : ’맛찾노‘ 8명 - 여울목
ㅇ 어 디 : 서동공원일원(충남 부여군 부여읍 일원)
ㅇ 날 씨 : 흐림, 비
모임여정(앨범)
삼복(三伏)
엄청난 수해를 입힌 장마가 물러나기도 전에 날씨가 푹푹 찝니다.
연중 가장 무덥다는 ’삼복(三伏)‘ Season입니다.
24절기엔 속하지 않지만, 음력 6~7월에 3번 찾아오는 절기입니다.
초복(初伏)부터 열흘 간격으로 이어지는데, 올해는 중복(中伏)과 말복(末伏) 간격이 20일로 벌어지는 월복(越伏)입니다.
지치기 쉬운 때인데요, 그래서 ’삼복중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이 생겼다죠.
‘더위를 피해 엎드려 숨는 날이다’하여 엎드릴 ‘복(伏)’자를 씁니다.
보듬어 안을 ‘부(伏)’자로도 읽는데요, 무더워도 정성을 다해 알 품는 암탉을 ‘부계(伏鷄)’라 합니다.
덥다고 엎드려 지낼 순 없기에, 보양식 찾아 ‘부여(扶餘)’로 향합니다.
수해를 입은 곳도 있지만, 일상생활은 이어가야 하니까요.
요즘은 복(伏) 때에 삼계탕이 대세지만, 예전엔 개장국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내놓고 먹기가 좀 그렇지만(^^),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전통음식이었습니다.
혹자는 ‘복(伏)’자를 풀이해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가 합성되었으니 복달임으론 개고기가 으뜸이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ㅋ
“개 혀~?”
고칼로리 영양식을 선호한 옛 사람들의 지혜를 숭배하는(?) 늙은이들이 뚱쳤습니다.
삼계, 민어, 장어, 추어, 용봉, 전복, 꽃게, 염소, 메기탕을 놓고 썰전(^^) 하다가 부여 ‘신기천’으로 어렵지 않게 결정했습니다.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전골을 택해 볶음밥으로 마무리합니다.
서양에선 연중 가장 더운 때를 ‘Dog day’라 한다는데, 북반구의 ‘큰개자리’별이 태양에 가장 근접하기 때문이라네요.
이래저래 개를 사랑해줘야(ㅋ)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명성을 날리던 집구석들이 자꾸 문을 닫아 조금은 불안합니다.
아무래도 삼복이 다 지나기 전에 다시 한 번 주선해야 될 것 같습니다. ㅎ
궁남지
예까지 왔으니, 연꽃화원에 피어난 사랑이야기가 한창인 ‘궁남지(窮南池, 사적 135호)’를 찾습니다.
바쁜 사람들은 가고, 할 일없는 늙은이 4명만 움직입니다.
신라 선화공주와 백제 무왕의 ‘서동요(薯童謠)’ 전설이 깃든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연못인데요, 연중 가장 아름다울 땝니다.
천만송이 연꽃을 배경으로 2023년 ‘제21회 부여서동연꽃축제’가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부여시가지 일원에서 열렸는데, 폭우로 들리질 못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홍련, 백련, 수련, 가시연 등 만개한 온갖 연꽃의 독특한 자태와 향기에 놀랍니다.
국내 최고 인공정원답게 정원가득 50여 종 1천만 송이를 피웠다죠.
올 때마다 지친 몸과 마음이 Healing 됩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된 서동공원은 아름다운 연꽃도 좋지만, 백제의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야경이 볼만하다죠.
‘Love you’ 조명이 켜지면 더 예쁜 것 같은 사랑의 길을 함께 할 여인네가 없어 아쉽네요.
천년세월이 흘러도 사랑은 늘 설레게 만듭니다.
어디 바람피울 사람 없나요? ㅋ
국립부여박물관
야외탐방을 끝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부여는 젖줄인 금강유역의 풍요로운 자연환경으로 인해 선사시대 이래 많은 문화유적들이 남아있는 역사 깊은 고장입니다.
고대엔 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사비백제(泗沘百濟)의 왕도(王都)로 그 발자취와 참모습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백제문화의 발자취를 찾아 오랜만에 ‘국립부여박물관’에 들립니다.
충남 서부지역의 선사문화를 비롯하여 백제문화유산을 보존 관리하고 있는 박물관인데요, 1929년 발족한 부여 ‘고적보존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84년에 이르렀다죠.
3차례나 도읍지를 옮긴 백제가 ‘한성(서울)’과 ‘웅진(공주)’을 거쳐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 이곳 ‘사비(부여)’입니다.
538년부터 660년까지를 '사비시대'라고 부르는데, 백제의 독창적 문화가 꽃피운 시기도 이때입니다.
국보 3점, 보물 6점을 비롯해 총 19,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데, 이 중 백제유물이 11,000여 점에 달한다고 하네요.
드디어 동양최고의 금속공예품이자 하늘에 올리는 염원이 스며든 아름다움의 절정체인 '백제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 국보 287호)'를 친견합니다.
오늘 박물관을 찾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향로(香爐)는 나쁜 기운을 없애고, 하늘과 소통하고자 향을 피우는 도구입니다.
1993년 ‘능산’절터를 발굴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높이 61.8cm, 무게 11.85kg으로 한 마리의 봉황이 장식된 머리부분, 신선이 살았다는 상상 속의 산을 표현한 뚜껑부분, 연꽃잎 모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한 몸통부분, 한 마리의 용이 향로 전체를 받드는 받침부분으로 나뉩니다.
다섯 악사(樂士)를 비롯하여 신기한 상상의 동식물들이 오묘한 산수경치와 함께 향로의 세계를 더욱 신비하고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만듭니다.
청동에 금칠된 향로에서 발길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셔 보는 것 자체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 앞에서도 한참을 머뭅니다.
나당연합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부소산성’과 ‘낙화암’, 그리고 백제역사를 재현한 ‘백제역사문화단지’와 국보 9호인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다음으로 미룹니다.
탑정호수 드라이브
시간이 남아 탑정호수에 들려 빙수도 맛보고, 조금은 이르지만 막국수 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헤어집니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예요]
어느 삼겹살집 벽에 붙어있다는 문구입니다.
비싼 소고기 사주는 사람은 따로 이유가 있을 테니, 조심하란 말로 들립니다.
호주머니 부담 없는 삼겹살 드시라고 눙치는 말도 재치가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고관대작들도, 이젠 더는 빚내서 소고기 사줄 순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랏돈이란 말 따위를 함부로 지껄여서도 안 되는데요, 세금으로 걷었다하여 정부의 돈이 아닙니다.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어렵게 벌어서 낸 납세자들의 돈일뿐입니다.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 할 말이자, 선거에 이기려면 반드시 해야 할 말입니다.
그 삼겹살집에는 네온 글씨로 이런 글도 있었답니다.
“사장님이 초심 잃으면 귓방망이~ !”
힘없는 촌로들이지만, 이젠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저녁으로 삼겹살 대신 막국수 한 그릇에 막소주 앞에 놓고, 핏대를 올리는 늙은이들이 외침이 어둠속으로 서서히 묻힙니다.
일욜(7. 23) 아침에 갯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