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전거여행 ~19일차
(9/26~9/30)
어제 너무 긴장하면서 잔 탓인지 알람시계가 울리기전에 바로 일어났다.
성도(省道)옆인데도 밤새 굉음을 뿜고 달리는 덕분에 더욱 잠을 설쳤던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부지런히 텐트를 걷고 어제 한바탕했던 아줌마가 깨기전에 몰래 가려고했는데, 벌써 일어나셔서 주변 청소를 하신다
어제 공사장주변이 온통 진흙으로 덮혀있어서 자전거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바퀴며 림이며, 브레이크 등 진흙이 안묻은 곳이 없어서 꽤나 속상했다.
너무 심한곳만 대충 털어내고 다시 출발한다.
새벽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열심히 패달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왼쪽지평선이 심하게 붉어 지더니
태어나 처음보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나라의 70%이상이 산으로 둘러쌓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로써는 너무 황홀하고 멋진 장면이였다.
그렇게 황홀한 일출에 취해서 달리고 있는데.. 신호가 온다.. 아..
보름가까이 중국도로를 달렸지만 휴게소는 거의 한번도 보지 못했고, 도로 근처에 마땅한 화장실이라곤 없어서
조금만 외진곳은 다 덩(똥) 천지였다. 급한마음에 그런 외진곳이라도 찾고 있는데 처음으로 공용화장실을 발견했다!!
물론 화장실엔 문도 없었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조금 더 더러웠지만..
어제부터 남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이렇게 작은 강들이 많이 보였다.
점점 장강(양쯔강)과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어제 살라고 먹은 전투식량이 조금남았길래 주유소옆에서 아침으로 먹었다.
차가운물로 불려서 너무 맛이 없었지만 이거라도 먹지 않으면 앞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꾸역꾸역 입에 넣었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중국대도시에 가면 교통질서가 엉망인데, 조금만 외곽으로 나와도
생각외로 교통질서가 양호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중국어디를 가나 마찬가지였다.
차들이 칼로 베일듯 반듯하게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어디를가나 공사중.
우리나라에서 고개를 돌리면 무조건 보이는게 교회인데, 중국은 도개를 돌리면 무조건 보이는게 공사현장이다.
그만큼 빠른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10년 후..20년 후 중국이 무척 기대된다.
나의 부모님 세대에서 중국은 '중공'이라고 불리고 절대로 갈 수 없는 나라였다.
지금 나의 세대에서 중국은 갈 수는 있지만 치안이 안좋고 지저분한 곳이여서 많은 사람들이 가기 꺼려하는 나라이다.
그리고 나의 자식들 세대에서 중국은 깨끗하고 안전한 선진국이 되서 모두가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가 될것이다.
그 많은 공사중인 빌딩을 봤을때 들었던 생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고속도로 표지판에는 안되는것도 참~ 많다.
우리나라는 고작 이륜차 진입 금지라고 되어있는데
생각해보니 어제 비박을해서 손도 제대로 못씻어서 마시기도 황송한 황금같은 물을 손씻는데 이용했다.
너무 찝찝해서
입에 초코파이를 물고 신나게 라이딩한다. 이어폰을 꽂고 노래도 들으면서 가는데,
차도와 자전거도로가 완전히 분리되있어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주유소도 우리나라처럼 빼곡히 있는게 아니라 엄청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주유소가 보일때마다
들어가서 과자나 음료 등을 사는데 항상 한국과자가 한개씩은 있었다.
그럴때마다 없던 애국심(?)이 튀어나와 꼭 사곤한다. 훗..저녀석들 든든하다.
드디어 46km남은 창저우(상주) 표지판이 보인다.
사실 오늘의 목적지는 한국인자전거여행가 산돌님이 운영하시는 산돌호텔이다.
호텔이라서 따로 영업을 하시는게 아니라 개인 집이신데 자전거여행자들을 위해 특별히 숙식을 최대 이틀까지 제공하는
파라다이스같은 곳이다. 궈빙과 루트를 달리 한것도 이 산돌호텔 하나만 바라보고 바꾼거고, 산돌님은 추석기간이라 한국에 들어가계셔서
연락이 잘 안됐지만 그냥 무장적 창저우로 향한다.
(점심은 귤과 홍시로)
다행이 어제 중국으로 돌아오셨다길래 오늘 아침에 영업하냐고 조심스럽게 문자를 드렸는데,
산돌호텔은 손님오자마자 영업시작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이 왔다^0^
어제 막 귀국하셔서 무척 피곤하실텐데..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오늘안에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미친듯이 달린다.
어느새 1000km를 돌파했다. (짝짝짝)
저거의 2배만 더 달리면 집으로 갈 수 있다.
낮 12시가 겨우 넘었는데 벌써 90km이상을 달렸다. 목적지가 확실하니 정신없이 달릴 수 있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국자전거여행하면서 다시 한번 깨닳았다.
어째든 이 장강(양쯔강)을 넘어야지만 산돌호텔이 있는 창저우로 갈 수 있다.
중국자전거여행동안 벌써 3번째 배 탑승이다ㅎㅎ
(장강 페리로 진입)
바다같은 장강에는 무식하게 큰 무역선들부터 고기잡이 통통배까지 수백척의 배가 다니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넓이를 자랑했다.
이 장강을 기준으로 중국을 북쪽과 남쪽으로 구분하고, 그 풍경또한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하는데 무척이나 기대된다.
이제 슬슬 중국자전거여행 초반을 막넘어 중반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또 어떤 모습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창저우 시내에 돌입하면서 너무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강하나 건너왔는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를까?
중국어디를 가나 도로에는 주황색조끼를 입고 청소하시는 노인들이 있다.
중국문화가 아직까지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는게 당연하지만 이분들 근처에서는 감히 그러지를 못하겠다.
창저우 시내와 더욱가까워지면서 중국에서는 처음보는 풍경들이 보인다.
높은 초고층빌딩에, 대관람차 까지.. 하지만 여기서도 대관람차보다 높은 크레인이 있다.
마침 외국인 숙박이 가능한 체인호텔 HOME INN 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명함한장 받고 나왔는데 중국전역에 있어서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같다..조금 비싸긴하지만
2편에 계속..
첫댓글 호~ 사진을 보니 갑자기 초코하임이 땡기는 군요..ㅎㅎ여행중에 한국브랜드보면 정말 반갑다는!!
ㅎㅎ한국과자가 진짜 맛있습니다.
너무 정신없어서 한 달이 지난 뒤에서야 이 글을 보네..쩝..역시 우리 광우의 이야기는 흥미 진진~
우와 홍시다 홍시~! 비상 식량과 과일들이 정말 중요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휴게소에서 만나는 한국 과자! 저라도 무척 반가웠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