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2일 평신도주일]
교우 여러분!
오늘은 쉰여섯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우리 평신도들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나라를 넓히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시키며 그들을 통하여 온 세상이 그리스도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소명을 받은 사람들 입니다.(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1항) 그러므로 오늘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다짐과 각오를 새롭게 하는 날입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제2독서의 말씀은 어두운 미로에 갇혀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줍니다. 위령성월을 지내고 있는 우리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알기에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을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로마 8,25)
마치 집을 떠났다가 돌아와 아버지의 품에 안긴 탕자와 같이 잠시 교회를 떠난 신자들이 돌아와 하나되어 함게 기쁨을 누리는 날이 올 것을 희망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그분을 따르며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 주십니다. 우리가 믿는 가치와 신념이 우리를 이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이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비전입니다.
우리는 모든 역량을 모아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해야 합니다.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며, 사랑으로 함께 나아가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여 더 큰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여정은 우리에게 큰 보람과 의미를 줄 것입니다. 우리는 믿음과 희망으로 가득찬 이 여정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은 신앙적인 의미에서 그의 존재, 권능, 성성, 찬양, 영광스러움을 나타냅니다. 이는 신앙의 맥락에서 하느님에 대한 경외와 찬미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때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마태 6,9)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하느님 아버지의 거룩함과 영광을 인정하고 찬양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예수님 자신도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명과 이루어야 할 일이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요한17,4)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경험하고 찬미하며, 그 영광을 함께 나누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사도적인 삶과 섬김을 수행하는 평신도들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과 사회에 선포해야 하며, 그 사랑의 증인으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평신도 사도직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미사, 기도, 성사, 성경공부와 함께 영적 생활을 강화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기도로 청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교회와 사회적인 모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해야 합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성당의 숙원인 성전건립에 대한 말씀을 드립니다.
성전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 모여 기도하고 성사를 수행하며 미사를 봉헌하는 공간인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배우며, 성령의 은사를 받는 공간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통해 그분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그런데 우리 성당은 구조물과 시설물이 낡아서 비만 오면 지붕에서 빗물이 새고, 겨울엔 물이 얼어 터지고,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유지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전건립을 위하여 건축, 재정, 마케팅, 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의견수렴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서 성전건립에 관한 모든 신자들의 의견을 듣고 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성전건립을 위한 비전은 성전이 지역사회와 교회 커뮤니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목표는 성전건립을 위해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와 일정을 정의하는 문서입니다. 그러므로 비전과 목표의 설정은 성전건립 프로세스의 기반이 되므로 모든 교우가 참여해서 성전건립의 목표, 일정, 인가, 허가, 승인, 재정, 리스크관리 등을 포함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는 성전건립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사항 입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처럼 혼인 잔치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우리 모두 한 손에 등을 들고, 다른 한 손엔 기름통을 들고 깨어 기도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희망을 가집시다.
오늘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하느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미사성제와 성사생활에 충실한 참 그리스도인이 되기로 결심합시다. 그러한 삶을 통해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내 안에 사시도록 합시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가는 하느님의 자녀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됩시다.
감사합니다.
2023년 11월 12일
연봉성당 사목평의회장 최종한 세례자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