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여관
백 덕 순
고드름 털어낸 빈자리에
대롱거리는 하얀 추억들이
백발이 되어 다시 만난다면
수덕사의 밤은 꽃등불을 밝혀야 하리
이승과 저승의 벽을 넘지 못하고
홀로 우는 까만 그리움아
식어가는 아랫목 데워놓고
수덕여관의 등불을 밝혀야 하리
성근 초가지붕 아래
세월을 따라가지 못하고
썩지 않는 시간위에 이름 석 자 걸어놓고
이승을 떠난 노화백의 사랑은
수덕여관의 마른 밤을 맴돌고 있을까
보석 같은 별무리 쏟아지는 밤
오지 않는 인연 기다림만 길어지고
수덕사 풍경소리는 낭만의 흐느낌인가
오늘도 식어가는 아랫목 데워놓고
수덕여관의 등불을 밝혀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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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무
백 덕 순
바다가 보고 싶은 그런 날
하루 중에서 반 토막도 안 되는
너와 나만을 위해 준비한 시간
내 안에 네가 있고
네 안에 내가 있는 우리는 길동무
보석보다 소중한 인연하나가
정갈 한 삶의 의미가 된다
막힌 벽 허물어지듯
가슴 열고 떠나는 자유여행
아내의 자리도 내려놓고
엄마의 자리도 내려놓고
웃고 있어도 눈물 나는 황혼 길에서
너와 나의 자유는 날개를 달고
달맞이 고개로 임 마중 갈까
바람난 바람을 따라 바다로 갈까
오늘도 운명의 벽을 넘지 못하고
목에 걸린 삶의 무게 찜질방에 풀어놓고
풀지 못한 여자의 일생을 베고 누워
젊음을 꺼내보며 가는 세월 막지 못해
너와 나의 가슴에 반짝이는
추억 하나씩 달아 주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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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에게
백 덕 순
어떤 가요
울고 있어도
세상은 좋은 가요
그대 일생은
눈물이 밥인가요.
전남 여수 출생
2004년 월간한맥문학 시 등단
계간문예작가회 홍보부장. 창작산맥 부회장.
종로문인협회 홍보부장. 담쟁이 문학회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의 집 서울 회원.
통일문인협회 회원 . 강서문인협회 회원 .
시집 <꽃지의 연인> 공동작품집 시인부락 외 다수
수상. 한국문협 서울시문학상. 상상탐구 작가상.
제1회 북한인권문학상. 종로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