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양식은 <눈알>이다]
*안과 전문의는 2cm 주변의 코와 뇌腦를 몰라도 눈알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래도 의학사, 병리학, 약리학, 해부학 등등의 기본기는 막강하므로 훌륭한 의사가 된다!)
마찬가지로 시조 양식은 단순한 <눈알>이 아니다.
*이웃 장르를 모르는 문인은 자칫 외눈박이 기능에 머물 위험성이 있다.
*피아노가 음악의 모체라면 시는 문학의 모체이다.
*시의 요소 : 언어, 리듬, 이미지 / 비유, 상징 / 어조 ---------
*이미지 = 형상화 : 비유, 상징
비유 = 동일성同一性의 원리
*이미지 창출 – 이중노출 기법(Double Exposure) 활용!
*이중노출 기법
1. 제재 A와 성격이 다른 존재(B)를 병치竝置 시킴
2. A, B의 공통점을 상상으로 추출(A인생 = 생노병사 = B낙엽)
3. (1) A 중심 진술(분리 진술) / (2) B 중심 진술(융합 진술)
*이하 나의 수필 <늙은 자동차>로 예시
<나(A) = 자동차(B)>로 병치하고 경우에 따라 표면에 자동차를 드러니거나, 작가를 드러내거나, 또는 둘을 혼합하거나----
(전략)
낙동강 강둑길을 오고 간 15년 세월의 수십만 킬로미터.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요즘 들어 부쩍 몸이 말을 잘 안 듣는 모양이다. 영하의 강바람 혹한에 밤새 웅크린 탓인지 아침에 어딜 좀 다녀오자고 옆구리를 찔러보면 벌떡 일어나지를 못한다. 아무래도 몸이 안 풀리는지 온몸을 덜덜덜 떨다 피-식 고꾸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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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쇳덩이라, 믿고 미련을 부렸던 것이 잘못이었던가. 올겨울 들어 부쩍 심해진 것 같다. 병이 더 깊어진 것 같아 병원으로 갔다. 단골 주치의가 문진을 듣고는 진단과 처방을 단번에 내린다. 쇠뭉치도 나이를 먹는단다. 관절의 노화현상에 덧보태어 몇 군데 인대가 늘어났다며 응급 처치를 해 준다. 기름이 샌다며 실핏줄도 두어 군데 손을 보고는 나이에 맞춰 오는 몸의 변화는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무리를 하지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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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가신 몰골에 저승꽃 듬성듬성 희번덕한 동년배의 늙은 자동차. 저 녀석이랑 나랑 누가 더 오래 버틸까. 생각이야 아직도 여유작작이지만 ‘밤새 안녕’ 나이 아닌가. 예고 없는 어느 날, 덜컥! 고장이 나서 폐차장으로 사라진다면 시원할까 섭섭할까. 오랜 기간 세상과 부대끼며 동고동락의 정이 든 물건이라 어쩌면 애틋하고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나 나나 발통 굴리며 엮어온 단단한 이력을 곰곰 추억해 보면, 한세상 이별이 그리 억울하지는 않을 것도 같다.
강 따라 물길 따라, 다져놓은 발자국이 훗날 비바람에 뭉개지든 천년 화석으로 남든, 마지막 그날까지 눈빛 반짝이면서 우리, 발통 열심히 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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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한국 고유의 양식인 시조 창작에 외국의 거창한 문학 이론이나 현학적 지식이 쓸모 있는 것도 아님.
**한국의 현대문학 이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 --- 일테면 <시론> <시조론> 중에서의 필요한 부분만 대~~충 알아도 됨.
**그 시론 중 현대적 괸심은 <이미지>! ----형상화!
첫댓글 <이미지>! ----형상화!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시조 강의, 잘 배우고 갑니다.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이크 ㅡ 회장님!
<혼밥!>에 익숙할 나이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격려 주시니 --
계속 꼰대스럽게 진행하겠나이다.^^
2번 읽어보니 이해가 갑니다.
부지런하심에 박수를 보내면서 또 배웁니다.
아이구나 ㅡ정회장님도 황공한 말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