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 정호승(낭송: 윤옥희)/ 시낭송 듣기 _배경음악 없는 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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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4』(국립공원, 2007)
216. 수선화에게 - 정호승.hwp
鄭浩承 시인
1950년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으며, '반시(反詩)' 동인 활동을 했다. 시집으로 『슬픔이 기쁨에게』『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이 짧은 시간 동안』『포옹』, 동시집으로『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참새』, 어른을 위한 동화집으로 『항아리』『연인』『모닥불』 『의자』, 산문집으로 『정호승의 위안』『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지리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