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1일(양력)
우린 매년 12월 31일면 엄청 분주하다.
우리가 다니는 태화성당에 가서 9시30분에 있는 송년 미사를 보고, 11시경에는 안동교회에 가서 송구영신 예배를 본다.
그리곤 다음 날 새벽 일찍 녹전 일출암에 가서 일출을 보면서 새해를 시작하곤 하였다.
날씨라도 따뜻할 때는 그나마 괜찮으나 대개는 년 말의 날씨가 아주 매서울 때가 많다. 어찌보면 참으로 웃스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 사이에 성당으로 해서 교회로, 그리곤 사찰로.
올해는 일찌감치 시 행사가 이루어지는 일출암을 포기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태화봉에서 일출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해의 마지막 날, 난 태화동 성당에서 송년미사만 보고 집으로, 남편은 안동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보고, 웅부공원의 제야의타종식까지 참석하고 새해 이른(?) 시간에 귀가, 잠시 눈을 붙였다가 6시 30분경 일어나 준비를 하고 태화봉으로.
이미 많은 봉사자들이 나와 떡국 나눔을 하고 있고, 우린 어두운 가운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일출을 기다리다.
구름속에 선명하지는 않지만 일출을 보고, 나는 성당으로 남편은 시조묘 참배를 가다.
낮 12시가 넘은 시간.
마침 친정동생들이 영양의 아버지 산소에 간다고 장보기를 하고 있길래, 오후 3시경 또 다른 약속이 있다는 남편에게 겨울 바다가 보고 싶다며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동해안 쪽으로 가자고 조르다.
동생들과 영양 청기면 공익골에 누워계시는 아버지께 같이 갔다가 우리만 수비로 해서 백암온천으로 넘어가다.
온천을 할려다가 찜질방 팻말이 보여 찜질방으로.
온정면에서 체험방으로 만든 것 인데 손님이 아무도 없고 우리 둘만 뒹굴며 휴식을 취하다.
남편은 계속 잠만 자고, 난 할 일 없이 TV체널만 여기저기 돌리며 주인 아줌마랑 수다를 떨다.
날은 어두워지고, 눈발이 희끗희끗, 겨울바람이 쌩쌩 불고, 피곤은 몰려오고....
겨울 바다도 못보고, 좋아하는 회도 한 점 못 먹고 결국 찜질방에서 코다리찌게로 저녁을 대충 떼우고, 9시가 넘은 시각 마음 단단히 먹고 집으로 가기로.
주인에게 물으니 영덕으로 해서 가는 것 보다는 다시 수비로 해서 안동으로 가라고.
남편님께서 운전대를 잡고 꼬불꼬불 고개를 넘어 수비로 해서 입암으로.
진보, 임동 삼거리에서 지름길로 가고 싶은 마음에 내가 급히 우측으로 가자고 싸인을.
똘똘한 아내가 하자는 대로 꺼벙한 남편은 차의 방향을 임동 쪽으로 잡고 운전을.
그런대 눈발로 길은 미끄럽고 시간도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 야간 운전을 거의 안하는 남편님께서 어찌 밤 운전을 이리도 급히 하는지.
조금 천천히 가자고 잔소리를 할 찰나 이미 급커브에 차가 반대 차 선으로 가서 언덕으로 떨어지는가 했더니, 다시 우측으로, 난생 처음 차 사고라는 것을 당하나보다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전봇대에 들이 박나 했더니 4m는 족히 되는 언덕으로 떨어져 얼음 낀 거랑으로 비상착륙. 불과 몇 초만의 일이다.
4~5m폭의 얼음이 낀 거랑에 뒤집혀지지도 않고, 똑 바로 비상착륙을.
시동도 꺼지지 않고 차를 앞뒤로 운전해보니 조금씩 움직이기도.
그런 상황에서도 남편 가로 왈 “와 날 운전 시키노?”
부라부라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서 렉카를.
4~5m언덕에 떨어 졌다고 상세히 설명 했건만 작은 렉카가 와서 끌어 올릴 수 없어서 결국 다시 큰 차를 불려 문 사이로 쇠를 넣어 차를 달랑 들어 올리다.
렉카기사께서도 차가 옆으로 구불거나, 뒤 집혀지지도 않고, 이런 상황에서 똑바로 안착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어느덧 시간은 자정이 다되어 가고, 항상 선거 때마다 있는 큰 액 땜을 했다고 서로 위로 하며 안동 집으로 돌아오다.
첫댓글 정말 큰일 날뻔했네요 하지만 정말 액땜했네요 좋은 소식이 가득할꺼라 확신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아이구 큰일날뻔 했습니다..액땜 하신걸로 그리고 천만 다행입니다.
이젠 운전 시키지 마이소.
저희집 남편도 평상시에 직원들이 모시고 다니구 나머지 가정사에는 제 책임입니다.
(그런이유로 제 단독차량을 사용하니 때론 고마울때도 ㅎ)
특히나 벌초갈때 왕복 600키로를 제 혼자 했는데 이젠 아들들이 엄마에 수고를 덜어 주곤하는 현실
운전 시키지 마이소 ㅋㅋ
헐... 액땜은 작은 걸로 하셔야죠. '';
휴우...
정말 큰일 날뻔했네. 그만하기 천만다행으로 안도합니다.
남은 일정,
에이구 ~진짜로..운전은 시키지마이소! 사모님~~^
ㅋㅋㅋㅋ
새해 초입에 큰 일이 있었네요.
세월이 이만큼 흘러가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것 같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운전은 늘 조심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