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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른 말 고 운 말
1 [뜻 구별] 편안, 평안
2 [바른말] 표준 발음-종결형은 발음이 '~요'로 나는 경...
3 [바른말] '~이'로 써야 할지 '~히'로 써야 할지 구분이..
4 [바른말] 갈치(O), 칼치(X)
5 [바른말] 개비(O) / 개피(X) / 가치(X) / 까치(X)
6 [바른말] 거저(O). 거져(X).
7 [바른말] 그러므로, 그럼으로
8 표준 발음-"선릉"의 정확한 발음은?
9 문장 부호 '<>' 의 명칭
10 문장 부호-따옴표 안의 문장에서 마침표
11 문장부호-줄임표는 반드시 6개를 찍어야 하는가
12 국어의 압존법
13 문장 부호-쌍점(:)과 반쌍점(;)
14 괄호 안의 문장에는 반드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가
15 다음 다음 달, 익익월, 내내월, 다다음달?
16 '회계 연도'인가, '회계년도'인가?
17 싼타(X)/산타(O), 츄리(X)/트리(O), 싸이트(X)/사이트(O)
18 외래어 표기-'carol'은 캐롤인가, 캐럴인가?
19 년과 연, 연말 연시, 연말연시, 연말 년시(X), 연말년시(X)
20 외래어 표기-콩트(O), 꽁트(X)
21 외래어 표기-텔리비전(O), 티브이(O)
22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여섯째(표준어)
23 ~오 --- 돌아가시오. 주십시오. 멈추시오.
24 떡볶기, 떡볶이
25 뛰다, 튀다
26 햇쌀? 햅쌀?
27 '이'와 '이빨'에 관한 이야기
28 '아다시피'와 '알다시피'
29 모둠과 모듬
30 숟가락 / 숫가락
31 '어떻게'와 '어떡해'
32 '천만에 말씀'과 '천만의 말씀'
33 '해님'인가? '햇님'인가?
34 일절과 일체
35 나리과? 나릿과?
36 암닭, 암탉
37 "와라"는 틀린 말..."오너라"로 해야
38 방송의 국어 오용 사례
39 '권율과 권률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것입니까?
40 오곡백과? 오곡백화?
41 '미숫가루'와 미싯가루' / '상추'와 '상치'
42 '품다'의 피동형은 '품기다'?
43 '생각건대'가 맞나요? '생각컨대'가 맞나요?
44 깍두기는 왜 깍뚜기라고 하지 않나요?
45 '어린이난'과 '가정란'
46 자랑스러운(O), 자랑스런(X) / 부끄러운, 부끄런
47 동물의 암수 이야기(수놈, 암놈/수컷, 암컷)
48 '자다'와 '잡니다(잠니다)'
49 아니에요가 맞습니까? 아니예요가 맞습니까?
50 직역투 문체로 바로잡아야 할 문장 2가지
51 걸맞지 않는 시제 표시-어디 가는 길이더냐
52 '웃사람'인가? '윗사람'인가?
53 '격리하다'와 '격리시키다'
54 '쓰-'와 '써-'의 활용
55 분석 / 분류와 구분
56 '본사'와 '당사'에 관하여
57 '여덟', '여덟이', '여덟을', 여덟에'
58 '곰바우'라는 말에 관하여
59 어름과 얼음은 뜻을 구별해서 써야 할 말입니다.
60 궁색한 변명 / 군색한 변명
61 조사 '의'의 올바른 사용
62 '있슴'인가, '있음'인가?
63 짜깁기 / 짜집기
64 '메꾸다'와 '메우다'.
65 '좋은 아침입니다'와 '잘 오셨습니다'
66 '상고(喪故)'와 '기고(忌故)'
67 '고치다'와 '바꾸다'
68 '가렵다'와 '간지럽다'
69 '대걸레'와 '마포(麻布)'
70 다르다와 틀리다
71 '냄새' 나타내는 시어 '내음'은 경상도 방언
72 '안'과 '않'/'안 하다'와 '않다'
73 '-에 대하여', '-에 관하여' (관하다/대하다)
74 문장 가운데 '아에/아예'라는 부사가 들어갈 경우
75 'E-mail'은 '전자 우편'이다
76 '갱신'과 '경신'
77 접두사 왕(王)-
78 '열 남짓한 수' 나타내는 '여남은'
79 '괴팍하다/괴퍅하다 '와 '강팍하다/강퍅하다'
80 원서를 접수하다 / 원서를 접수시키다
81 '대신하다'를 '가름하다'로 잘못 쓰지 말도록
82 '경유하다'를 나타내는 고유어는 '들르다'
83 글씨 지저분한 모양 이를 땐 '괴발개발'
84 '긴가민가'엔 반드시 '~하다' 붙여야
85 '으시대다'는 '으스대다'로
86 '들러리'와 '둘러리'
87 '우려먹다'와 '울궈먹다'
88 '초죽음'과 '초주검'
89 '발자욱'과 '발자국'
90 돋우다와 둗구다
91 '왕따' 대신에 '가마리'란 우리말을
92 '설렁탕'과 '설농탕'
93 퍼센트와 프로
94 하얗다, 하얘지다, 허옇다, 허예지다
95 풋사과, 푿소
96 아니었다/아니였다
97 육개장, 김치찌개, 낙지볶음은 혼동하기 쉬운 낱말들입니다.
98 '가르치실쌔, 가실쌔', '가르치실새, 가실새'
99 오랜만, 오랫만, 오랜동안, 오랫동안
100 정거장과 정류장
101 곤욕과 곤혹
102 우연하게, 우연찮게
103 할인, 활인, 역할, 역활
104 주책없다, 주책이다
105 '구절'과 '귀절', '싯구'와 '시구', 곳간, 셋방 등등
106 성대모사와 성대묘사
107 무등과 무동, 등목과 목물
108 껍데기와 껍질
109 귀엣말과 귓속말
110 불(不)과 비(非)의 차이점
111 내노라, 내로라
112 '고마워'와 '고마와'
113 네게, 너에게
114 어서 오세오, 오서 오세요
115 떡볶이, 떡볶기, 떡뽁기
116 '-대'와 '-ㄴ데/ㄴ + 데' 의 쓰임
117 있슴, 있음 / 없슴, 없음
118 계좌와 구좌
119 바탕하다, 승부하다
120 삼수갑산, 산수갑산
121 만땅과 엥꼬
122 '-데'와 '-대'
123 우레와 우뢰
1. 편안, 평안
편안(便安)
☞편안-하다 (몸이) 괴롭거나 아프거나 힘들거나 하지 않고 편하여 좋다. 또는, (마음이) 불안함이나 걱정거리가 없이 편하여 좋다.
¶ 몸과 마음이 ~. 편안-히 ¶ ~ 쉬십시오.
평안(平安)
걱정이나 탈이 없는 것. 평안-하다 ¶ 평안한 생활. 평안-히 ¶ ~ 지내다.
2. 표준 발음-종결형은
발음이 '~요'로 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종결형은 발음이 '~요'로 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항상 '~오'로 씁니다(한글 맞춤법 제4장 2절 15항).
돌아가시오, 주십시오, 멈추시오 등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연결형은 '~요'를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이것은 책이요, 그것은 펜이요, 저것은 공책이다.」의 경우에는 '요'를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미 뒤에 덧붙는 조사 '-요'는 '-요'로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4장 2절 17항).
읽어 - 읽어요
참으리 - 참으리요
좋지 - 좋지요
3. '~이'로 써야 할지
'~히'로 써야 할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깨끗이, 똑똑히, 큼직이, 단정히, 반듯이, 가까이 등의
경우 '~이'로 써야 할지 '~히'로 써야 할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원칙은 없지만 구별하기 쉬운 방법은 '~하다'가 붙는 말은 '~히'를, 그렇지 않은 말은 '~이'로 쓰면 됩니다.
그러나 다음에 적어 놓은 말은 '~하다'가 붙는 말이지만 '~이'로 써야 합니다.
깨끗이, 너부죽이, 따뜻이, 뚜렷이,
지긋이, 큼직이, 반듯이, 느긋이, 버젓이 등입니다.
[~히로 끝나는 단어 모음]
단호히, 똑똑히, 단정히
[~이로 끝나는 단어 모음]
깨끗이, 너부죽이, 따뜻이, 뚜렷이,
지긋이, 큼직이, 반듯이, 느긋이, 버젓이, 뿔뿔이
나란이
4. 갈치(O), 칼치(X)
갈치(O), 칼치(X)
5. 개비(O) / 개피(X) / 가치(X) / 까치(X)
개비(O) / 개피(X) / 가치(X) / 까치(X) / 깨비(X)
6. 거저(O). 거져(X).
거저(O). 거져(X).
거저 --- 치르는 값이나 조건 없이. 힘들임이 없이. 공으로. 무료로.
(예) 값은 내지 말고 거저 가져라. 돌 잔치에 거저 갈 수야 없지.
7. 그러므로, 그럼으로
* 그러므로(그러니까) ---
그는 부지런하다. 그러므로 잘 산다.(그는 부지런하니까 잘 산다)
* 그럼으로(써) --- 그렇게 하는 것으로
그는 열심히 공부한다. 그럼으로(써) 은혜에 보답한다.(그는 열심히 공부함으로써 은혜에 보답한다)
8. 표준 발음-"선릉"의 정확한 발음은?
1. 설릉
2. 선능
=>
1989년 문교부에서 고시한 <표준발음법> 제5장 제20항을 보면..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ㄴ'은 'ㄹ'의 앞이나 뒤에서 [ㄹ]로 발음된다.
난로[날:로], 신라[실라], 천리[철리], 광한루[광:할루]"
이에 따르면 '선릉'은 당연히 [설릉]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그런데 <표준발음법> 제5장 제20항은..
다음과 같은 단서 조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단어들은 'ㄹ'을 [ㄴ]으로 발음한다.
의견란[의:견난], 임진란[임:진난], 생산량[생산냥],
결단력[결딴녁], 공권력[공꿘녁], 동원령[동:원녕],
상견례[상견녜], 횡단로[횡단노], 이원론[이:원논],
입원료[이붠뇨], 구근류[구근뉴]"
이러한 단서 조항은..
<표준발음법> 제20조 제20항이 절대적 조건이 아니라..
실제 발음이 'ㄴㄴ'으로 날 경우에는..
'ㄴㄴ'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하는 상대적인 조건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선릉'이 바로 그 단서 조항에 해당하는 예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서 조항이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그렇게(ㄹㄹ) 발음하고..
지정된 몇 예만 그렇지 않게(ㄴㄴ) 발음해도 좋다는 규정이므로..
'선릉'과 같이..
그렇게([선능]) 발음해도 좋다는 규정이나 사전 지침이 없는 현재로서는..
[설릉]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옳습니다.
다만 현재..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선릉'을 [설릉]으로 발음하는 사람보다..
[선능]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가고..
심지어는 '선능'이라고 표기하기까지 하는 상황에서..
이 단어는..
'선릉'역 주변에 거주하거나 왕래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질문에서와 같은 혼란스러움을 가져다 주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선릉'에 대해서 [설릉]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규범에 맞는" 일이고..
좀더 시간이 지나..
현재 [선능]이라고 발음하는 젊은층이 노년층이 되어서..
'규범'을 정하는 시기가 오면..
그때는 표준 발음이 [선능]으로 바뀔 수 있고..
나아가서는 표기까지도 '선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대답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9. 문장 부호 '<>' 의 명칭
'<'에 대한 이름은 출판, 인쇄에서는 '가랑이표'로, 문장에서는 '큰말표', 수학 용어로는 '부등호'로 부릅니다. 그러나 '<>'에 대한 이름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북한에서는 '거듭인용표'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에 대한 이름이 정해진 것이 없으므로 일상적으로 널리 쓰는 것을 따라 쓰면 될 듯합니다.
10. 문장 부호-따옴표 안의 문장에서 마침표
먼저, 따옴표에 대한 규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따옴표[引用符]
1. 큰따옴표(" "), 겹낫표(『 』)
가로쓰기에는 큰따옴표, 세로쓰기에는 겹낫표를 쓴다.
대화, 인용, 특별 어구 따위를 나타낸다.
(1) 글 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할 때에 쓴다.
"전기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책을 보았을까?"
"그야 등잔불을 켜고 보았겠지."
(2) 남의 말을 인용할 경우에 쓴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학자가 있다.
2. 작은따옴표(' '), 낫표 (「 」)
가로쓰기에는 작은따옴표, 세로쓰기에는 낫표를 쓴다.
(1) 따온 말 가운데 다시 따온 말이 들어 있을 때에 쓴다.
"여러분! 침착해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합니다."
(2) 마음 속으로 한 말을 적을 때에 쓴다.
'만약 내가 이런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모두들 깜짝 놀라겠지.'
[붙임]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드러냄표 대신에 쓰기도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위에 따옴표에 대한 규정에서 여러 예를 들면서 설명한 문장들을 보면, 따옴표 안의 문장에도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기타 다른 사전에서도 따옴표 안의 문장에는 마침표를 사용하였습니다.
이와 연관지어 따옴표 안에 쉼표나 느낌표 등의 부호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물론 당연히 필요에 따라 사용하실 것입니다. 마침표 역시 그 규정에 따라 찍어 주는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그러나 특별히 따옴표 안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문장부호-줄임표는 반드시 6개를 찍어야 하는가
줄임표는
문장부호 규정 예에는 '․․․․․․'(6개 점)으로 되어 있으나,
부록2, 문장부호 18항(줄임표=생략표)에서는
'남은 말을 줄이어 버림을 보일 때, 그 줄인 자리의 복판을 타서 서너 개쯤 둔다.'로
그 점 갯수 사용에 여유를 두고 있습니다(관행을 허용한 것이겠지요.).
12. 국어의 압존법
회사에서 평사원이 부장에게 과장에 대하여 말할 때
"김 과장은 은행에 갔습니다"처럼 낮추어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김 과장님은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높여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말의 올바른 언어 예절은 "김 과장님은 은행에 가셨습니다"처럼 높여 말하는 것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 가운데에는 낮추어 말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지만 이는 일본식 어법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말의 예절은 어디까지나 윗사람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높여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지만 이 원칙이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정의 경우에는 '압존법'의 전통이 있어서 아버지를 할아버지에게 말할 때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처럼 아버지에 대해서는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는 세대(항렬)이 다르므로 직장에서의 부장과 과장 사이와는 다른 것입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
고 하였습니다"처럼 아버지를 높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요즘에는 이러한 전통도
변하여 윗분 앞이라도 아버지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어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처럼 높여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학생들이 선생님께 "김 선배님이 학교에 못 나오셨습니다"와 같이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가정으로 치면 학생과 선배는 같은 항렬이고 선생님은 위 항렬입니다. 따라서 "김 선배가 학교에 못 나왔습니다"처럼 낮추어 말해야 합니다.
13. 문장 부호-쌍점(:)과 반쌍점(;)
쌍점(:)과 반쌍점(;)
1. 맞춤법 통일안 문장 부호 규정 중, 쉼표(휴지부)에는
'반점, 가운뎃점, 빗금, 쌍점'이 있습니다.
2. 쌍점(:)만 인정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반쌍점(;)을 쓰기도 합니다.
3. 쌍점은 다음 4가지 경우에 씁니다.
1) 내포되는 종류를 적을 때에
문장부호 : 마침표, 쉼표, 따옴표, 묶음표
2) 소표제 뒤에 간단한 설명을 붙일 때
일시 : 1999년 8월 21일 10시
3) 저자명 다음에 저서명을 적을 때
정약용 : 목민심서, 경세유표
4) 시(時)와 분(分), 장과 절 따위를 구별할 때나, 둘 이상을 대비할 때
오전 10:10 (오전 10시 10분)
요한 3:16 (요한복음 3장 16절)
대비 65:60 (65대 60)
4. 위 3항에서 특히 1)항의 경우에 반쌍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쌍점(콜론)'은 문장 부호 ':'의 이름입니다. 이 부호는 주로 내포되는 종류를 들거나 작은 표제 뒤에 간단한 설명이 붙을 때 쓰며, 저자명 다음에 저서명을 적거나 시(時)와 분(分), 장(章)과 절(節) 따위를 구별할 때 그리고 둘 이상을 대비할 때에 씁니다.
'쌍반점(세미콜론)'은 가로쓰기에 쓰는 쉼표 ';'의 이름입니다. 이 부호는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설명을 더 계속할 경우에 쓰는 것으로, 주로 예를 들어 설명하거나 설명을 추가하여 덧붙이는 경우에 씁니다.
'운영 체제'의 약자 'OS' 다음에 원어 'Operating System'을 '쌍점'으로 연결해야 하는지, '쌍반점'으로 연결하는지는 결정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약자 'OS'를 표제로 보고 이에 대한 원어를 설명으로 본다면, '쌍점'을 써서 'OS: Operating System'으로 적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쌍반점'은 설명을 하다가 더 계속할 경우에 쓰는 부호이므로 이때는 부적절해 보입니다.
14. 괄호 안의 문장에는 반드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가
문장이 끝나고 그 다음에 괄호를 하고 거기에 문장이 들어가 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맞춤법 규정 안에 언급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맞춤법 규정을 기술하고 있는 문장에 이러한 유형이 들어 있는데, 이 경우 괄호 앞에 마침표를 찍고 괄호 안의 문장에도 마침표를 찍고 있습니다.
괄호 앞이나 괄호 안의 내용이 문장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와 구별하여 문장이 끝나면 끝날 때마다 마침표를 찍어 주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괄호 앞과 괄호 안에 마침표를 둘 다 찍는 것이 좋겠습니다.
15. 다음 다음 달, 익익월, 내내월, 다다음달?
다음 다음 달을
한자어로는 '익익월(翌翌月)'이나 '내내월(來來月)이라 합니다.
내-내월 (來來月) 내월의 다음달.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다음 다음 달'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16. '회계 연도'인가, '회계년도'인가?
가장 정확한 표기는 '회계 연도'입니다.
'회계연도'라 붙여 쓰기도 하는데, '회계년도'는 틀린 표기입니다.
년 {명} 1. 해를 세는 단위. [우리 나라가 해방된 지 50년이 되었다.] [고향을 떠난 지 몇 년이 되었나?] 2. 해의 차례를 나타내는 단위. [1996년 여름] 3. 간지(干支)와 함께 쓰이어 그에 해당한 해를 가리키는 말. [기미년. 을사년] <참고 : 맞춤법 제 10항에 '다만'에는 두음법칙의 예외로서 '냥(兩), 냥쭝, 년(年)'의 세 의존 명사를 인정하고 있다.>
연 {명} 일년. 한 해. {관} 일년의. 한 해의. [연 평균 기온이 10도를 넘는다.]
<참고 : '연'과 '년'은 모두 '해'를 뜻하지만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연'은 드문 표현이지만 '한 해'를 독립적으로 의미하는 낱말로 사용된다. '은행들은 연에 1할 이상의 이자를 받아 챙긴다.'는 식으로 표현될 때 쓰인다. 이에 비해 '년'은 의존 명사로서 쓰인다. '100년이 걸렸다.' '기미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1996년의 여름' 등이 그것이다.>
연도 {명} 한 해를 한 단위로 하여 한 해를 가리키는 말.
[수출입 양과 금액은 연도에 따라서 크게 다르다.]
<참고 : '1996년도 사업 계획'처럼 '년도'가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1996년'에 접미어 '도(度)'가 붙은 꼴로 보기 때문에 '1996연도'처럼 쓰지 않고 '1996년도'로 쓴다. '금년도(今年度)', '작년도(昨年度)' 등도 마찬가지이다.>
17. 싼타(X)/산타(O), 츄리(X)/트리(O), 싸이트(X)/사이트(O)
싼타(X)/산타(O), 츄리(X)/트리(O), 싸이트(X)/사이트(O)
18. 외래어 표기-'carol'은 캐롤인가, 캐럴인가?
대부분 사람들이 'carol'의 'o' 때문에 '캐롤'로 말하거나 적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원어의 발음이 [kær∂l]이고 외래어 표기법에서 '∂'는 'ㅓ'로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캐럴'로 적어야 합니다.
19. 년과 연, 연말 연시, 연말연시, 연말 년시(X), 연말년시(X)
년 {명} 1. 해를 세는 단위. [우리 나라가 해방된 지 50년이 되었다.] [고향을 떠난 지 몇 년이 되었나?] 2. 해의 차례를 나타내는 단위. [1996년 여름] 3. 간지(干支)와 함께 쓰이어 그
에 해당한 해를 가리키는 말. [기미년. 을사년] <참고 : 맞춤법 제 10항에 '다만'에는 두음법칙의 예외로서 '냥(兩), 냥쭝, 년(年)'의 세 의존 명사를 인정하고 있다.>
연 {명} 일년. 한 해. {관} 일년의. 한 해의. [연 평균 기온이 10도를 넘는다.]
<참고 : '연'과 '년'은 모두 '해'를 뜻하지만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연'은 드문 표현이지만 '한 해'를 독립적으로 의미하는 낱말로 사용된다. '은행들은 연에 1할 이상의 이자를 받아 챙긴다.'는 식으로 표현될 때 쓰인다. 이에 비해 '년'은 의존 명사로서 쓰인다. '100년이 걸렸다.' '기미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1996년의 여름' 등이 그것이다.>
연말(年末) {명} 한 해의 끝. 세밑. <-> 연초(年初)
연시(年始) {명} 새해의 첫머리. = 설, 설날,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때를 가리켜 연말 연시라고 합니다.
'연말연시'라고 붙여 쓰기도 하는데,
'연말 연시'라고 띄어 쓰는 것이 가장 올바른 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말년시'나 '연말 년시'는 될 수 없습니다.
'연말 연시'에서 '연'은 드문 표현이지만 '한 해'를 독립적으로 의미하는 낱말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두음 법칙과는 무관합니다.
20. 외래어 표기-콩트(O), 꽁트(X)
콩트(conte, 프)= 장편(掌篇) 1. 개념 - 짧고 재치있게 쓴 단편. - 프랑스어로 '이야기함'이
란 뜻으로 단편보다 더 짧은 소설 (장편(掌篇)소설. 엽편(葉片)소설) - 프랑스에서 발달. - 유머, 풍자, 기지로 인생을 비판한 것이 많음. 2. 특징 - 인생의 한 단면에 대한 예리한 포착 - 전혀 예상 밖의 극적인 표현 혹은 전환 - 풍자와 위트, 유머로 독자의 공감을 얻음
21. 외래어 표기-텔리비전(O), 티브이(O)
텔리비전(O), 티브이(O), (television, T.V.)
텔레비젼(X), 테레비(X)
22. 첫째.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 여섯째(표준어)
(비표준어) 세째. 네째
23. ~오 --- 돌아가시오. 주십시오. 멈추시오.
~오 --- 돌아가시오. 주십시오. 멈추시오.
24. 떡볶기, 떡볶이
떡볶기 ---
떡(-을) 볶기(떡을 볶기가 어렵다) ; [볶- + -기(명사형어미)]
떡볶이 ---
음식이름(차림표에 쓰는 표기) : [떡 + [볶-('볶다'의 어간) + -이(명사파생접미사)]]
25. 뛰다, 튀다
뛰다 --- 힘껏 띄어라. 높이 뛰다. 흙탕물이 뛰어 옷을 버리다. 시집을 가라니까 펄쩍 뛰더라. 널을 뛰다. 두 악장을 뛰고 끝 악장을 연주하다.
튀다 --- 화로에 군밤이 튀다. 불똥이 튀다. 흙탕물이 튀다. 활을 만들려고 휘던 대나무가 튀다. 도독이 튀다.
26. 햇쌀? 햅쌀?
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요? 접두사 '햇-'은 '그 해에 새로 난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올해에 새로 추수한 쌀을 부를 때 햇쌀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쌀에 '햇-'을 붙일 때는 예외입니다. 쌀이라는 낱말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죠.
쌀은 중세 국어에서 '쌍시옷+ㅏ+ㄹ'로 표기되지 않고 'ㅄ+아래아+ㄹ'의 형태로 표기되었습니다. 쌀에 'ㅂ'음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보통 '올해에 추수한 쌀'을 '햅쌀'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표기도 '햅쌀'이 맞습니다. '햇-'이 '햅-'으로 변하는 것은 순전히 접두사와 결합하는 낱말의 특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낱말은 따로 외워두어야 합니다.
낱말의 첫머리에 'ㅂ'음을 가지고 있던 낱말은 '쌀, 싸리(빗자루 만드는...), 씨(종자의 뜻이지요), 때(시간을 나타내는 뜻)' 등입니다.
위에 나열한 '쌀, 싸리, 씨, 때' 등의 낱말에는 아무런 이유없이 'ㅂ'을 첨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런 이유가 없지만, 사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몇 가지 낱말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볍씨(벼+ㅂ씨) 댑싸리(대+ㅂ싸리) 입때(이+ㅂ때) 접때(저+ㅂ때)
요즘 '아침햇살'이라는 음료수가 나와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음료수의 광고를 보면, 아침의 태양에서 나오는 햇살이라는 말과 햅쌀을 교묘히 이용하여 어감을 느끼게 하고 있는데 마치 햅쌀이 아니라 햇쌀이 맞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올해에 거둬들인 쌀은 햅쌀이고, 해에서 비추는 것은 햇살입니다.분명히 다른 것이죠.
27. '이'와 '이빨'에 관한 이야기
<<뉘앙스 풀이를 겸한 우리말 사전>>(임홍빈 편저, 아카데미하우스)의 '이'와 '이빨' 항목(526쪽)을 보니, '이'는 "사람이나 동물의 입 안에 있는 골질의 조직체로, 음식이나 먹이 따위를 자르거나 씹는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빨'은 "'이'를 낮추는 말이나 현재는 차츰 평칭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는 정보와 함께 '이빨'이 본래 '이'와 '발'(햇발, 빗발..에서의 '발')의 합성로서 "이가 가지런히 뻗어 있는 모양"을 나타내던 말이었음을 나타내는 설명이 추가되어 있군요.
이를 통해 볼 때, '이'는 '사람'의 경우에, '이빨'은 '동물'의 경우에 쓴다는 해석은 '사람'에 비해서 '동물'을 낮추는 의식에 지나치게 이끌려서 만들어낸 잘못된 해석인 것 같구요.
'이'와 '이빨'에는 '사람:동물'의 대비가 아니라,'평칭:비칭'의 대비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본래 "가지런히 뻗어 있는 '이'의 전체"를 의미하던 '이빨'이 어떤 과정을 통해 '비칭'으로 쓰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람'과 '동물'의 구분을 '이'와 '이빨'로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뉘앙스 풀이를 겸한 우리말 사전>>에는 이밖에도 '이'와 '이빨'의 쓰임에 대한 자세한 추가 설명이 있으므로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28. '아다시피'와 '알다시피'
'알다시피'는 '알다-시피'로 분석이 됩니다.
여기서 '-시피'는 토씨(조사)로, 풀이씨의 으뜸꼴 뒤에 붙여 '~함과 거의 같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아다시피'라고 쓰는 것은 잘못입니다.
-시피 {접미사}
어미 '-다'에 붙는 접미어로서, '-ㄴ 것처럼'의 뜻을 나타낸다.
[알다시피, 보았다시피, 보다시피]
[약을 거의 흘리다시피 해서 먹는다.]
29. 모둠과 모듬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교육 현장의 의견을 존중하여 '모둠'을 '초․중등학교에서, 효율적인 학습을 위하여 학생들을 대여섯 명 내외로 묶은 모임'으로 뜻풀이하여 표제어로 올렸습니다.('모둠 수업'이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모둠'과 '모듬'의 혼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둠'과 '모듬' 모두 어원적으로는 옛말 '몯-'에서 온 말로 문법상으로는 '모둠'과 '모듬' 둘 다 가능합니다.
다만, '모둠꽃밭', '모둠냄비', '모둠매', '모둠발', '모둠밥'과 같이 '모둠'이 들어 있는 여러 단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모둠'을 표준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모듬회'도 '모둠회'로 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30. 숟가락 / 숫가락
숟가락 / 숫가락(?)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도구는 숟가락과 젓가락입니다. 두 개의 도구를 합쳐 흔히 수저라고 합니다. 저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은 수저를 숟가락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하는 듯 합니다. 엄격하게 따져 본다면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지칭하는 말입니다.
숟가락은 술 + 가락이고, 젓가락은 저 + 가락입니다. '술'이라는 말은 "밥 한 술 떠라"와 같은 문장에서와 같이 분량을 세는 단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술'과 '가락'이 합쳐진 말이 '숟가락'으로 표기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술가락이 숟가락으로 표기되는 이유는 '숟가락'의 발음 때문입니다. 밥 먹을 때 사용하는 도구를 말할 때 /수까락/이라고 발음하지 /술가락/으로 발음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술가락'이라는 말은 강원도 지방에서 방언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강원도 방언으로는 /수까락/이라는 발음이 아닌 /술가락/이라는 발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숟가락과 비슷한 유형으로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소리가 'ㄷ'소리로 나기 때문에 'ㄷ'으로 표기하는 낱말로는 '반짇고리(바느질 + 고리)', '사흗날(사흘 + 날)', '이튿날(이틀 + 날)'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예를 정리해 보면, 술가락, 반질고리, 사흘날, 이틀날 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숟가락, 반짇고리, 사흗날, 이튿날로 표기하도록 한 것은 발음에 대한 고려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원을 밝혀적는다는 취지로 'ㄹ'로 표기할 경우 발음이 술가락/술가락/, 반질고리/반질고리/, 사흘날/사흘랄/, 이틀날/이틀랄/ 등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ㄷ'으로 표기할 경우에는 숟가락이 /수까락/ /숙까락/ 등으로 발음되지 /술까락/ /술가락/으로 발음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글 맞춤법에서 이렇게 발음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맞춤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 총칙에서 어법에 맞도록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소리대로 적도록 규정함으로써 맞춤법의 기준이 소리인지 어법인지 알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원칙이 없는 것이죠.
현실 발음을 고려하여 'ㄹ'을 'ㄷ'으로 적도록 하였지만, 그렇다고 'ㄷ'으로 발음되는 모든 낱말을 'ㄷ'으로 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덧저고리, 웃어른' 등의 예를 보면, 분명히 'ㄷ'으로 발음되고 있는데도 'ㄷ'이 아닌 'ㅅ'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덧저고리의 '덧'은 원래 '덜'이 아니고, 웃어른의 '웃' 또한 '울'이 아니지만,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ㄷ'으로 적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문제는 표기법에서 발음을 고려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표기법이라고 하는 것은 관습적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세계 어느 나라의 언어를 보아도 발음을 고려하여 표기법을 정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표기와 발음은 별개의 문제일 수밖에 없으며 한글의 경우에 표기와 발음이 상당히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기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정하는 것은 사회적 관
습에 의해 임의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표기법에서 발음을 고려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됩니다. 표기법에서 발음을 고려하여 혼란을 겪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입니다. 제 개인의 견해로는 표기법에서 발음을 고려하는 것은 표기법의 복잡성만 증가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알아본 '숟가락'의 경우에도 굳이 규칙으로 본다면 "원래 'ㄹ'받침인 것이 /ㄷ/로 발음될 경우 'ㄷ'으로 표기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보지 말고, 숟가락, 반짇고리, 사흗날, 이튿날 등의 예를 예외로 처리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31. '어떻게'와 '어떡해'
사람들은 종종 발음이 같은 '어떻게'와 '어떡해'를 혼동하여 쓰기도 하고 '어떻해'와 같이 잘못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떻게'와 '어떡해'는 다른 말입니다.
'어떻게'는 '어떠하다'가 줄어든 '어떻다'에 어미 '-게'가 결합하여 부사적으로 쓰이는 말이며, '어떡해'는 '어떻게 해'라는 구(句)가 줄어든 말입니다.
둘은 그 의미가 다를 뿐만 아니라 전자는 단어이고 후자는 구이기 때문에 문장에서의 쓰임도 아주 다릅니다.
'어떻게'는 부사형 활용이므로 다양한 용언을 수식하는
"너 어떻게 된 거냐?,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지?"처럼 동사를 수식합니다.
반면에 '어떡해'는 그 자체가 완결된 구이므로 서술어로는 쓰일 수 있어도 다른 용언을 수식하지 못합니다. "지금 나 어떡해."처럼은 써도 "이 일을 어떡해 처리하지?"처럼은 쓸 수 없습니다.
32. '천만에 말씀'과 '천만의 말씀'
"천만에 말씀입니다."와 "천만의 말씀입니다." 두 문장 중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가 맞는 말입니다.
'천만의 말씀'은 '천만(천이나 만이라는 뜻으로 아주 많은 수효를 이르는 말)'의 관용구로 남의 칭찬이나 사례에 대하여 사양할 때 당찮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언뜻 '천만에'를 부사어로 생각하여 '말씀입니다'를 수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천만에'는 감탄사이므로 서술어를 수식할 수 없습니다.
"그가 나를 비방했다고? 천만에, 그는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야."에서처럼 독립어로 쓰입니다.
이처럼 "천만의 말씀입니다."의 '천만의'를 '천만에'로 혼동하는 것은 '천만의'의 '의' 발음이 '[의]'로도 나고 '[에]'로도 나기 때문인 듯합니다.
33. '해님'인가? '햇님'인가?
'햇님'은 틀린 표기, '해님'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합성어에 있어서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지, 넣지 말아야 하는지 하는 것은 구체적인 예에 들어가면 대단히 어렵습니다. 어느 신문에서는 '수도물'로 쓰고 어느 신문에서는 '수돗물'로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이시옷에 대해서는 한글 맞춤법 제30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사이시옷을 써야 하는 경우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순 우리말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두 음절로 된 6개 한자어'의 세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따라서 한자어와 한자어로 된 구성은 그것이 합성어라고 하더라도 이 제30항에 들어 있는 6개가 아니면 사이시옷을 쓸 수 없습니다. 순 우리말이 하나라도 들어 있는 구성은 앞의 두 경우를 보면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합성어이어야만 사이시옷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다 사이시옷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30항은 (1)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 (2)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것, (3)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해님'의 경우는 사이시옷이 적용되는 합성어가 아니라 명사 '해'와 접미사 '-님'이 결합된 파생어입니다. '-님'은 '사장님, 총장님'처럼 높임의 뜻을 더하거나,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이는 접미사입니다. '달님, 별님, 토끼님, 해님'이 그 예입니다. 그러므로 '해님'을 '햇님'으로 쓰는 것은 맞춤법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34. 일절과 일체
일체와 일절은 모두 표준말입니다.
그러나 그 뜻과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一切'의 '切'은 '모두 체'와 '끊을 절', 두 가지 음을 가진 말입니다.
일체는 모든 것, 온갖 것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일절은 전혀, 도무지, 통의 뜻으로 사물을 부인하거나 금지할 때 쓰는 말입니다. 몇 개의 예문을 통해 그 뜻을 명확히 하도록 하지요.
「그는 담배를 일절 피우지 않습니다.」,「학생의 신분으로 그런 행동은 일절 해서는 안 됩니다.」,「안주 일체 무료입니다.」,「스키 용품 일체가 있습니다.」
35. 나리과? 나릿과?
'나릿과'가 맞습니다.
사이시옷은 맞춤법 규정에 정해진 6개의 한자어를 제외하고는 한자어와 한자어가 아닌 경우에 적용됩니다.
'나릿과'의 경우는 고유어 '나리'에 학명을 나타내는 한자어 '과(科)'가 결합된 말로, [나릳꽈]로 소리납니다. 이렇게 소리난다는 것은 '나리'와 '과' 사이에 사이시옷이 있다는 것이므로, '나릿과'로 적어야 합니다.
36. 암닭, 암탉
'암닭'은 틀린 표기입니다.
'암탉'이라고 적어야 됩니다.
한글 맞춤법
제31항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 소리나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1. 'ㅂ' 소리가 덧나는 것
댑싸리(대ㅂ싸리) 멥쌀(메ㅂ쌀) 볍씨(벼ㅂ씨)
입때(이ㅂ때) 입쌀(이ㅂ쌀) 접때(저ㅂ때)
좁쌀(조ㅂ쌀) 햅쌀(해ㅂ쌀)
2. 'ㅎ' 소리가 덧나는 것
머리카락(머리ㅎ가락) 살코기(살ㅎ고기) 수캐(수ㅎ개)
수컷(수ㅎ것) 수탉(수ㅎ닭) 안팎(안ㅎ밖)
암캐(암ㅎ개) 암컷(암ㅎ것) 암탉(암ㅎ닭)
37. "와라"는 틀린 말..."오너라"로 해야
"이리 와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표헌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이리 오라", 또는 "이리 오너라"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말의 명령형 가운데 아주낮춤 곧 아랫 사람에게 하는 명령형은 "(으)라"와 "어라/아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먹으라, 보라, 믿으라, 쓰라" 등은 "(으)라" 계통의 명령형이고, "먹어라, 보아라, 믿어라, 써라"는 "어라/아라" 계통의 명령형입니다.
그런데 "오다"라는 동사는 "오라"와 같이 "(으)라" 계통의 명령형은 규칙적이지만 "어라/아라" 계통의 명령일 때는 "너라"를 써서 "오너라"라고 해야 합니다. 이는 "보라", "보아라"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오다"라는 동사를 "너라" 변칙 동사라 합니다. 그래서 "와라"가 아니고 "오너라"라고 해야 합니다
38. 방송의 국어 오용 사례
극의 핵심은 대사에 있다고 본다. 특히 텔레비전 드라마는 시각적인 요소와 청각적인 요소를 중시하면서도, 협소한 화면의 제약 때문에 감동을 효과적으로 주고자 청각적인 요소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만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쓰이는 대사나 해설이 정확하고 품위 있게 쓰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커진다. 이 글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드라마 ○○ ○○의 제17회분과 제18회분을 중심으로 언어 사용상 드러나는 문제점 중에서 같은 의미의 말을 반복하거나 적절치 않은 단어를 사용한 예를 들고자 한다.
동어 반복
(1) 전하의 어명 <다수>
사극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어명(御命) 자체가 왕의 명령인데 이 앞에 전하의를 덧붙인다는 것은 신하의 어명, 왕자의 어명, 장군의 어명, 내시의 어명도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뜻을 분명히 한다는 합리화도 있을 수 있으나 아내의 처남, 여자의 여성 심리, 아이의 아동 병원이라는 식의 말이 잘못되었듯이 이는 잘못된 말이다. 전하의 명, 전하의 명령, 어명 등으로 고쳐야 한다.
(2) 과인의 어명을 수행한 것은 바로 네놈이 아니던가. <제18회분, 왕이 도승지에게>
이 예는 앞뒤 말이 맞지 않는 말이다. 과인(寡人)은 임금이 겸손의 뜻으로 자기를 낮추어 하던 말이다. 이에 반해 어(御)는 임금에게 관계된 말에 붙어 경의를 표하는 말로, 어명(御命)은 임금의 명령이다. 임금 자신이 자기를 낮추어 과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말이나, 그 바로 뒤에 스스로 경의를 표하는 어(御)라는 말을 이어 쓰는 일은 마치 왼발엔 구두, 오른발엔 고무신을 신은 모습을 보는 듯 부자연스럽다. 과인의 명을로 고치면 무난하다.
(3) 전하의 성심(聖心)은 이미 개경을 떠나셨사옵니다.<제18회분, 무학 왕사가 통 장군에게>
'성은(聖恩: 임금의 은총), 성총(聖聰: 임금의 총명), 성총(聖寵: 임금의 사랑)처럼 성(聖)을 왕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썼다면 이 역시 전하의 어명의 예와 같이 겹치는 말이 된다. 성심(聖心)을 굳이 쓰려면 전하의를 생략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 밖에 도읍지를 옮기는 일이 얼마나 큰 대역사인 줄 아시오?(제18회분, 도당에서)의 큰 대역사는 큰 역사(役事)로 바꾸어 간결하게 써야 할 것이다.
(4) (새 도읍지를 찾아) 지관(地官)과 풍수가들이 <제17회분, 정도전이 이방원에게>
여기에서 지적할 것은 두 가지이다. 우선 풍수가(風水家?)라는 말은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이라는 것이 그 첫째고, 풍수가 대신 풍수(風水)라는 말을 써야 하는데, 이 풍수(風水)나 지관(地官)은 같은 말이므로 둘 중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 둘째다. 지관(地官)들이 또는 풍수(風水)들이 중 어느 하나를 택하여 써야 할 것이다.
부적절한 어휘 선택
(5) (두문동 사건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다만, (이 일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어 야사(野史)로 전해질 따름이다.<제18회분, 해설>
'역사가 인류 사회의 흥망과 변천의 과정이라면 야사(野史)도 역사에 속한다. 여기에서 야사의 상대어는 정사(正史)가 될 것이다. 또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어가 널리 상찬(賞讚)되어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사실을 분명히 의식하고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세상을 꺼려 밖으로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불을 놓고 초토화한 것이 과연 인구에 회자될 만한 일인가.
(6) 소첩은 나으리를 위해 혼신을 다 쏟고 있사온데<제18회분, 민씨가 남편 이방원에게>
혼신(渾身)은 온몸이다. 혹 온몸의 힘으로 잘못 알고 쓴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또는 온 힘을 다 쏟고로 하던 말이다.
(7)
① 길게 뜻을 세우시고는 <제17회분, 무학 대사가 왕에게>
이 장면에서는 먼 앞일까지 미리 잘 헤아려 생각하라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이런 뜻을 가진 단어로 원려(遠慮)나 원념(遠念)이라는 말은 있어도 장려(長慮)나 장념(長念)이라는 말은 없음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물론 비유법적으로 멀리를 길게로 쓴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유아어적(幼兒語的)인 느낌을 준다. 길게보다는 멀리 쪽이 적절하다.
② 왕사: (두문동 선비들을) 길게 놔 두어 좋을 것이 없을 것이옵니다.
왕 : 그리 하겠구려. <제17회분>
길게가 썩 어울리는 말은 아닌 듯싶다. 오래가 더 낫지 않을까 한다. 길게 놔 둘 놈이 아닐 것 같소(제18회분, 조영무가 조영규에게) 역시 오래 쪽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이 대화에서 왕이 보인 반응은 이 문맥에 잘 맞지 않는다. 왕사(王師)가 ~ 좋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한 말에 동감을 표시했다면 그리하겠구려(동사)가 아닌 그러하겠
구려(형용사)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다는 그러하게 하다라는 뜻을 지니므로 이 자리에서는 어색한 것이다.
(8) 곧 나라에서 무슨 조치가 내릴 것 같소이다.<제17회분, 민무질이 매부 이방원에게>
조치(措置)는 일을 잘 살펴서 처리하는 것으로 조처(措處)와 같은 말이다. 이 장면에서 한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조치가 있을 것 또는 어떤 조치를 할 것으로 다듬어야 한다.
(9) 신첩을 실망시키려(속이시려) 하옵니까? <제18회분, 민씨가 남편 이방원에게>
이 드라마에서 남편에 대해 자신을 소첩(小妾)이라고 내내 잘 부르다가 신첩(臣妾)이라고 자신을 부른 바 있다. 남편이 왕이 아닌 한 신첩은 망발이다.
(10) 행여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제18회분, 민씨가 남편 이방원에게>
이 장면이 일이 나쁘게(바람직하지 않게) 되어 간다는 의미로 썼다면 혹시(或是) 또는 혹(或)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행여(幸─)는 다행스러운 일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말이다.
(11) (두문동 사건은) 그의 치세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했다.<제18회분, 해설>
미치는〔及〕 것은 영향이고, 행사하는 것은 영향력이라는 일반적인 감각에 따른다면 이 말은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것이다. 문맥으로 보아 영향력을 쓸 수 없으니 영향을 미치게 또는 영향을 끼치게로 쓰는 쪽이 무리가 없겠다.
(12) 왕씨라는 이름만 들어도 허리부터 숙이는 습관이 들어 있습니다.<제17회분, 정도전이 이방원에게>
허리를 어떻게 숙이는가. 한국인의 언어 감각으로 고개는 숙이고, 허리는 굽힌다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허리부터 굽히는 또는 머리부터 숙이는이 제격이라 하겠다.
39.'권율과 권률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는 것입니까?
성과 이름은 별개 단어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곧, 성은 혈통을 표시하고 이름은 특정한 개인에게만 부여된 식별 부호와 같은 것으로 둘 모두 순수한 고유명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과 이름은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성은 거의 모두 한 글자(음절)로 되어 있어서, 보통 하나의 단어로 인식되지 않아 붙여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붙여 쓰더라도 성과 이름은 별개 단어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름의 첫 자는 두음법칙에 따라 적어야 합니다. 이 점은 한 글자로 된 성과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⑴ 김양수(金良洙), 김윤식(金倫植), 박용철(朴龍喆), 이인영(李麟榮), 조영하(趙寧夏)
⑵ 김용(金龍), 정염(鄭??)
그런데 한글 맞춤법 제11항 [붙임2]는 외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도 본음대로 적을 수 있다.라 하여 다음 (3)과 같은 예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⑶ ㄱ. 신립(申砬), 최린(崔麟), 채륜(蔡倫), 하륜(蔡倫)
즉, 한 글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는 두음법칙에 따르지 않고 본음대로 적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은 역사적인 인물의 성명으로 지금 사람들의 발음 형태가 실립, 최린, 채륜, 하륜으로 익어져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예들에는 다음의 예도 포함됩니다.
⑷ 김립(金笠): 김삿갓을 한자식으로 부르는 이름
결국 이 조항은 (3), (4)의 예와 같이 역사적 인물의 성명 가운데 지금 사람들의 발음 형태가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 형태와 동떨어진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질문하신 권율(權慄)은 (3)과 (4)에 제시된 다섯 예들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11항 [붙임2]가 적용될 수 있는 예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율(權慄)은 권율이라고 해야지 권률이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40. 오곡백과? 오곡백화?
결실의 계절, 가을이 되면 농촌 들녘에는 잘 익은 벼들의 황금빛 물결이 일고, 또 과일 나무에는 실한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리겠지요.농촌에서 일 년 내내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스레 곡식을 가꾼 농부들의 바람은 올해도 더욱 많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가을처럼 온갖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는 계절의 표현 가운데'오곡백과(五穀百果)'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오곡백과'를 '오곡백화'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곡백과(五穀百果)'란 말은 '오곡'과 '백과'라는 한자어가 합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오곡' 이라는 것은 '쌀,보리,콩,조,기장'의 다섯 가지 곡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뜻으로는 곡식을 총칭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오곡'이란 말은 '온갖 곡식'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백과(百果)'라는 말은 여러 가지 과실이라는 뜻입니다.
가을이 되면 비교적 자주 쓰이는 표현이지만 '오곡백화'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오곡백화'가 아니라 '오곡백과'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두시고 정확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41. '미숫가루'와 미싯가루' / '상추'와 '상치'
"여보, 갈증나는데 시원한 콜라 한 잔 마실까?"
"콜라보다는 찬물에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는게 갈증 없애는 데는 더 좋아요."
'미숫가루'는 쪄서 말린 쌀가루나 보릿가루를 뜻하는 '미시'라는 말과 '가루'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이 '미숫가루'라는 말의 뜻이 다양해져서, 찹쌀이나 멥쌀 또는 보리쌀 등을 볶거나 쪄서 맷돌에 갈아 고운 체에 쳐서 만든 가루를 모두 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미숫가루'는 원래는 '쪄서 말린 가루'라는 뜻이 있는'미시'와 '가루'가 합해져서 '미싯가루'라고도 불려왔습니다.
그러나 새로 마련된 맞춤법 개정안에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해서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미싯가루'대신 '미숫가루'를 표준어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예가 바로 '상추'입니다. 이 경우에도 역시'상치'또는'상추'로 사용해 왔는데 맞춤법 규정에 의해서 '상치'가 아닌 '상추'가 표준어로 정해졌습니다.
'미싯가루'가 아니라'미숫가루'이고,'상치'가 아니라'상추'가 표준어라는 것을 기억해 두시고 혼동없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42. '품다'의 피동형은 '품기다'?
'품다'에 대해 '품기다'라는 말이 성립되지 않는 것은 구태여 이론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한국어 화자라면 언어 직관상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안다'의 어간 '안-'에 피동접미사 '-기-'가 결합하면 '안기다'가 되는데, 피동접미사는 이밖에 '이, 기, 리' 등이 더 있습니다.
보다 - 보이다
먹다 - 먹히다
감다 - 감기다
쓸다 - 쓸리다
그런데 현대국어에서 '이, 히, 기, 리'등이 결합하여 피동사가 되는 낱말은 몇몇 동사에 한정됩니다.
품다 - 품이다 / 품히다 / 품기다 / 품리다(X)
심다 - 심이다 / 심히다 / 심기다 / 심리다(X)
닮다 - 닮이다 / 닮히다 / 닮기다 / 닮리다(X)
입다 - 입이다 / 입히다 / 입기다 / 입리다(X)
......
......
와 같이 대부분의 동사들은 피동접미사 '이, 히, 리, 기'와 결합할 수 없으며
또, 피동접미사 '이, 히, 기, 리' 가운데 어느 것과 결합하는지도 예측할 수 없는 불규칙한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안다/안기다'의 관계에서 유추하여 '품다'에 대해 '품기다'를 만들어 쓸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게 되다'나 '~어 지다'와 같은 통사적 구성으로 피동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품다 - 품게 되다, 품어 지다
현대국어에서 사용 가능한 '피동사'는 국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습니다.
43. '생각건대'가 맞나요? '생각컨대'가 맞나요?
어간의 끝음절 '하'는 줄어질 때 유성음 다음에서는 'ㅏ'가 줄고 'ㅎ'은 다음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나고 무성음인 'ㄱ,ㅅ,ㅂ' 다음에서는 '하'가 아주 없어집니다.
그래서 유성음 다음에서는 '달성케, 실천토록'과 같이 적고 무성음 다음에서는 '갑갑지, 깨끗지, 생각건대'와 같이 적습니다.
44. 깍두기는 왜 깍뚜기라고 하지 않나요?
국어에서 'ㄱ, ㅂ' 다음에 오는 'ㄱ, ㄷ, ㅂ, ㅅ, ㅈ'은 항상 된소리로 소리납니다. 따라서 굳이 된소리로 적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된소리로 적지 않습니다.
(예)
깍두기, 몹시
'欄'은 본음이 '란'이어서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위치에서는 '란'으로 적습니다(공란, 답란).
그러나 단어의 첫머리에서는 두음 법칙에 따라 '난'으로 적습니다(난간, 난외). 그뿐만 아니라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 다음에 오는 말이나 합성어에서도 두음 법칙을 적용해 적습니다. 또 고유어나 외래어 다음에 올 때에도 단어로 보아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적습니다. 따라서 '가정란'의 '란'은 단어의 첫머리가 아니기 때문에 '란'으로 적고 '어린이난'에서의 '난'은 '어린이'가 고유어이기 때문에 '난'을 단어로 보아 두음 법칙을 적용해 '난'으로 적습니다.
46. 자랑스러운(O), 자랑스런(X) / 부끄러운, 부끄런
흔히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쓰고 합니다.
이 때의 '자랑스런'이란 표현은 틀린 것인지요?
꼭 '자랑스러운'이라고 써야 하는지요.
'자랑스럽다'나 '부끄럽다'는 모두 ㅂ 불규칙 용언입니다. 따라서 관형형 어미 앞에서는 'ㅂ'이 '우'로 바뀌어 '자랑스러운', '부끄러운'이 됩니다. 그런데 이 '자랑스러운'이나 '부끄러운'이 줄면 '자랑스런', '부끄런'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 맞춤법에서 ㅂ불규칙 용언에서의 ㅂ이 바뀐 'ㅜ'가 그 앞의 모음과 어울리어 줄어드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맞춤법에서 준말을 규정하고 있는 곳은 32항에서 40항까지인데 이들 조항 어디에서도 '자랑스런', '부끄런'으로 줄어 들 수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군고구마', '군밤'의 경우는 '구+운'으로 'ㅜ+ㅜ'에서 'ㅜ' 하나가 줄어든 것이므로 앞의 경우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47. 동물의 암수 이야기(수놈, 암놈/수컷, 암컷)
왜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일까?
글쓴이는 '어떤 대답이 나올까?'를 궁금해 하며
일터 벗들에게 부질없는 질문을 던졌다.
대답 1 : X염색체와 Y염색체의 차이지.....
대답 2 : 그럼 왜 밤과 낮이 있냐?
대답 3 : 있으니까 있지....
글쎄...
답은 하나가 아닐 거다.
좌우지간 남자가 있으니까 여자가 있고
여자가 있으니까 남자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글쓴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에 관한 게 아니다.
동물에 대해서다.
동물의 암수에 관해서다.
그런데 왜 사람은 남녀(남자가 먼저 온다)라고 하고,
동물은 암수(왜 수암하면 안되는가?)라고 하는 걸까?
...................?????????????????
좌우지간 동물도 남성이 있으니 여성이 있고
여성이 있으니 남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한다.
글쓴이가 지금 왜 동물 얘기를 하는가 하면....
동물의 남성, 여성을 나타낼 때 표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관해서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너무 간과하고 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글 표기가 '수놈'이 맞나? '숫놈'이 맞나?
한글학자들의 원칙은
수로 통일하는 거다.
'숫'은 틀린다.
따라서 '수놈이 표준어다.
그런데 주의하시라.
수다음에 것이 오면 수컷이 된다.
수컷, 암컷이 표준어다.
자 이제 동물의 이름 앞에 수자를 붙여 보자
아무 동물 이름이나 불러 보라.
고양이, 구렁이,
꿩, 말, 벌, 범, 비둘기, 거미, 토끼........
무조건 수나 암을 붙이면 표준어가 된다.
그런데 수가 와서 동물이름 자체가 변하는 게 6개가 있다.
이건 외우는 수 밖에 없다.
외국어 단어만 외우면 다인가?
우리는 우리들의 정체성, 아이덴티티를 자각해야 한다..
'강.개.닭.돼.당.병'이 그것이다.
강개닭돼당병
강아지는 캉아지로
개는 캐로
닭은 탉으로
돼지는 퇘지로
당나귀는 탕나귀로
병아리는 평아리로
그런데 외울 게 또 하나 있다. 마지막이다.
수대신 숫을 붙이는 거 3개.
양, 염소, 쥐
양염쥐
이제 우리 틀리지 말자.
영문편지 쓸 때, 영국을 UK(United Kingdom)로 할까....
GB(Great Britain)로 할까만 고민하지 말고......
외국어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뜬 구름 잡는 헛소리하지 말고....
한글표기를 고민하시라....
글쓴이는 한글을 틀리게 쓰는 인간들을
지옥 끝까지라도 찾아가 눈에 불을 일구고
말할 것이다.
한글 똑바로 쓰라고....
48. '자다'와 '잡니다(잠니다)'
"아버지가 작은방에서 낮잠을 주무십니다.(잡니다/잠니다)."
"토끼가 산에서 낮잠을 잡니다(잠니다)."
위 두 문장에서 '잠니다/잡니다' 어느것이 맞을까요?
답은 '잡니다'입니다.
발음은 '잠니다'로 되더라도 쓰기는 '잡니다'가 됩니다.
동사 '자다'와 상대존대어미는 '-ㅂ니다'의 결합 형태이죠.
-ㅂ니다 {어미}
동작이나 상태의 어떠함을 정중하게 베풀어 말하는 어미. *-습니다
[우리는 지금 떠납니다.] [하늘이 몹시도 푸릅니다.]
49.아니에요가 맞습니까? 아니예요가 맞습니까?
「표준어 규정」 26항에서는 -이에요와 -이어요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받침 있는 체언 뒤에서는 아래 (1)과 같이 -이에요, -이어요 형으로 쓰이고, 받침 없는 체언 뒤에서는 아래 (2)와 같이 -예요, -여요 형으로 쓰입니다. 받침 없는 체언 뒤에서는 -이에요, -이어요 형 대신 그것이 줄어든 -예요, -여요 형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1) 책+이에요/이어요 ⇒ 책이에요/책이어요 (받침 있는 체언 뒤)
(2) 저+이에요/이어요(→예요/여요) ⇒ 저예요/저여요 (받침 없는 체언 뒤)
그러나 위의 규정만으로는 아니에요가 맞는지, 아니예요가 맞는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에요, -이어요에서 -이-는 서술격조사 이다의 어간이므로 -이에요, -이어요는 그 앞에 체언이 오게 되는데, 질문하신 아니다는 체언이 아니라 용언(형용사)이어서 이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래 (3)에서 보듯이 형용사 아니다는 서술격조사 이다와 활용 양상이 거의 동일합니다.
(3) 이다, 아니다의 활용 양상
가. -어서/-아서 형 대신 -라서 형이 쓰이기도 함: 책이라서, 책이 아니라서
나. -구나 형 대신 -로구나 형이 쓰이기도 함: 책이로구나, 책이 아니로구나
(3가)는 보통의 용언 어간이라면 -어서/-아서가 올 자리에(예: 먹어서, 좋아서) -라서가 온 예이고, (3나)는 보통의 용언 어간이라면 -는구나, -구나가 올 자리에(예: 먹는구나, 좋구나) -로구나가 온 예입니다. 이는 서술격조사 이다와 형용사 아니다가 어미 활용에서는 같이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기원적으로 형용사 아니다는 명사 아니에 서술격조사 이다가 결합하여 형성되었습니다(좀더 정확히 말하면 「아니(명사)+이-(서술격조사)」의 구조를 가지던 말이 근대국어 말기에 형용사 어간 아니-로 재구조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니다는 비록 체언이 아니나 서술격조사 이다를 이미 포함하고 있는 말이므로 -이에요, -이어요에서 서술격조사 부분 -이-가 빠진 -에요, -어요가 결합하게 됩니다. 즉 아니다에 「표준어 규정」 26항을 적용하면 아래 (4)와 같습니다.
(4) 아니-+-에요/-어요 → 아니에요/아니어요
50. 직역투 문체로 바로잡아야 할 문장 2가지
"(왕이 왕사를 우대하는 일은) 조선조 조정에 상당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모 사극 대본 중에서>
위의 문장은 영락없는 번역투 문장이다.
(왕이 왕사를 우대하는 일은) 조선조 조정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정도로 고치면 우리말식으로 자연스럽게 된다.
"전하께서 (충분한) 고려가 있으시겠지요." <모 사극의 대본 중에서>
위의 문장은 우리말 식이 아닐뿐더러 주어․술어 호응 관계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말이다. 전하께서도 (충분히) 고려하시겠지요, 전하께서도 깊이 생각하신 끝에 결정하시겠지요 정도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51. 걸맞지 않는 시제 표시-어디 가는 길이더냐
"덕실이는 어디 가는 길이더냐" <모 사극의 대본 중에서>
이방원이, 하녀(下女) 덕실이가 집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런 상황에 길이더냐라는 말은 시제 사용에 무리가 있다. 네가 찾아갔을 때 그가 무어라고 하더냐?, 어젯밤에 춥더냐, 네가 만났다는 사람이 과연 영웅이더냐?와 같이 더는 과거의 회상을 나타낼 때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 가는 길이냐?로 고쳐야 무리가 없다.
52. '웃사람'인가? '윗사람'인가?
웃- {접두사}
'위'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웃국, 웃옷, 웃어른, 웃돌다]
1. 표준어 규정 제 12항의 규정에 따라서 '위'와 '아래'를 나타내는 접두사로는 '윗-'과 '아랫-'만을 쓴다.
[윗사람/아랫사람, 윗물/아랫물, 윗집/아랫집]
2. 다만 '아랫-'이 붙을 수 없거나 붙지 않는 말인 경우에는 '웃-'을 쓴다.
[웃국, 웃어른, 웃기, 웃돈, 웃령, 웃머리, 웃바람, 웃비, 웃짐, 웃자라^, 웃치^, 웃분, 웃옷, 웃통]
3. '웃돌^', '웃거름', '웃도들이' 따위는 '밑돌^', '밑거름', '밑도들이'와 한짝으로 사용되는 말이며 '상하(上下)'의 뜻이 있지만 '웃-'을 쓴다.
53. '격리하다'와 '격리시키다'
'격리시키다'는 불필요한 사역형
격리하다는 따로 옮겨서 떼어놓다라는 뜻을 지닌 타동사이다.
격리하다로 충분한 것을 시키다 형으로 쓰는 것은 사동사의 바른 용법이 아니다.
"(왕씨들을) 격리시킬 수밖에요."는
(왕씨들을) 격리할 수밖에요.로 써야 한다.
54. '쓰-'와 '써-'의 활용
'쓰는, 써야, 써서'로 적어야 합니다.
이 말들은 모두 '쓰다'라는 동사의 활용형들입니다.
우리말에서 동사, 형용사, 서술격 조사는 활용을 합니다. 활용을 할 때 변하지 않는 중심 부분을 어간, 변하는 부분을 어미라고 합니다.
'쓰는, 써야, 써서'는 어간 '쓰-'에 각각 어미 '-는', '-어야', '어서'가 결합한 말입니다. 어간과 어미의 구분은 '먹는', '먹어야', '먹어서'와 같이 '쓰-'를 다른 어간으로 대체해 보면 더 뚜렷해집니다.
여기서 '쓰-+-는'은 그대로 결합하여 '쓰는'이 되고, '쓰-+-어야'와 '쓰-+-어서'는 모음 'ㅡ'와 'ㅓ'가 충돌하므로 상대적으로 약한 모음 'ㅡ'가 줄어들어 각각 '써야', '써서'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활용을 하는 말로는 '끄다, 뜨다, 크다, 따르다, 고프다, 바쁘다' 등이 있습니다.
55. 분석 / 분류와 구분
1. 분석
; 무엇을 이해(앎)할 때,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처럼 종합적인 방법, '우리 가족은 부부,딸 셋이며, 딸은 내성적이다'처럼 분석적인 방법으로 크게 양분(2분석법)된다. 즉, 분석은 어떤 사물을 이루고 있는 각 성분, 요소를 갈라내거나 또는 개념을 그 속성이나 요소로 분해하는 일입니다.
2. 분류와 구분
; 둘 이상의 사물에서 종류(種類)를 가르는(분석하는) 작업으로, 계층적인 부류 조직의 하위에서 상위로 이행하는 방식이 분류이고, 그 반대 방식이 구분입니다. 즉, 종개념에서 유개념을 뽑아내는 것이 분류이고, 유개념에서 종개념으로 갈라내는 것이 구분입니다.
[참고] 종개념(種槪念)/유개념(類槪念) ----> 種-類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정의]
(종개념) (종의 차이) (유개념)
[연습]
1. 책이 수백권 있는데 이를 책장에 잘 정리해 보자.
-> 서점이나 도서관에서처럼
책들(종개념)을 내용 특징에 따라(유개념) 모아둘 것입니다.
=> (도서)분류
2. 한국어의 역사는 어떤 변천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을까?
-> 국어의 전생애(유개념)를 시대적 특징에 따라
'고대국어->중세국어->근대국어->현대국어'로 나누어 살펴본다.
=> (국어사의 시대) 구분
56. '본사'와 '당사'에 관하여
1.
本 ; 1)'근본(basic)', 2) '본디(original)'의 뜻을 나타냄.
本家 ; 1) 분가해 나온 본래의 집, 2) 친정
本社 ; 1) 支社에 대하여 주가 되는 회사(headoffice)
2) 자기가 일보는 회사 (our company)
2.
當 ; 1) '그/ 바로 그/이/지금의'의 뜻을 나타냄.
當會社-> 當社
2) ' 그 당시의 나이를 나타냄.
當19세.
3) 접미사로는 '앞에/마다'를 뜻을 나타냄.
一人當
3. 본사(our company)와 당사(this company)를 기준으로 적절히 써야겠지요.
57. '여덟', '여덟이', '여덟을', 여덟에'
'여덟', '여덟이', '여덟을', 여덟에'는 [여덜], [여덜비], [여덜블], [여덜베]로 읽습니다.
겹받침을 가진 말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를 만나면 받침 중 뒤의 것이 다음 음절로 넘어 갑니다. 다만, '넋이. 값이' 등처럼 받침의 앞이 무성음 'ㄱ, ㅂ'인 것은 [넉씨], [갑씨]로 뒤의 받침이 된소리가 되어 발음 납니다.
58. '곰바우'라는 말에 관하여
1. '바우'는 방언이고 '바위'는 표준말입니다.
2. '곰'은 신령스런 상징 대상(totem)이었구요.
1) 단군신화 ; 웅녀(熊女=곰녀)
2) 강원대학교 동물 상징 ; '곰바위'가 조형되어 있으며, 사진으로도 보급됨.
3) '곰/굼/검/감/금/고마/구마/개마/금마' 등은 모두 한 어원으로
그 의미는 '崇(숭상할 숭)'이랍니다.
3. '곰바위'를 친근감있는 방언형을 채택하여 '곰바우'라 한 게지요.
59.어름과 얼음은 뜻을 구별해서 써야 할 말입니다.
어름과 얼음은 뜻을 구별해서 써야 할 말입니다.(한글 맞춤법 제6장 57항)
어름 : 두 물건의 어름에서 일어난 현상
얼음 : 얼음이 얼었다.
한글 맞춤법 제4장 3절 19항에는 '얼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
걸음 묶음 믿음 얼음 엮음
울음 웃음 졸음 죽음 만듦 앎
결론 : '얼음'의 뜻으로 '어름'을 쓰는 것은 잘못된 표기입니다. '얼음'이 표준어입니다.
60. 궁색한 변명 / 군색한 변명
'궁색하다'는 '아주 가난하다'는 뜻이고,
'군색하다'는 '1, 필요한 것이 없거나 모자라서 어렵고 답답하다. 2, 자유롭거나 자연스럽지 못하여 거북하고 어색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후자 1의 뜻은 전자와 비슷하다. 그런데 '변명' 따위의 말 앞에서 꾸며줄 때는 후자 2의 뜻으로 쓰이는 것이므로 '군색한 변명'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고 바른 표현이다.
61. 조사 '의'의 올바른 사용
어려운 한자어나 전문 용어가 포함된 문장이 아닌데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 많다. 이런 문장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문장 속에서 낱말과 낱말 사이의 문법적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조사나 어미의 쓰임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를 '의'를 들어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는 가끔 책이나 신문 기사 가운데 '에의', '에서의', '로서의', '와의' 등으로 돼 있어야 할 자리에 '의'가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의'가 다른 조사에 붙는 것은 거의 모두 일본말을 직역해 놓은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단순히 식민 잔재, 일본어 직역투에 불과한 것인가.
'에의' '에서의' 등도 자연스런 우리말 합성 조사
우리 말에는 합성 조사가 많다.
'에는', '에서만', '만이', '까지가', '에게도', '조차를', '까지를', '보다는', '와는', '와같이' 등 그 숫자만 수십 가지다. '에서'와 어울린 것만도 앞에 든 '에서만' 외에 '에서가', '에서는', '에서도', '에서까지', '에서조차', '에서마저', '에서이다' 등 여럿이다.
'의'와 어울린 것으로는 앞서 든 것 외에 '마다의', '만의', '까지의', '부터의', '만큼의' 등이 더 있다. 합성 조사의 형성에는 일정한 원칙이 있지만 우리 말에서 합성 조사는 이처럼 생산적이다. 또 첨가어인 우리말에는 앞말에 다른 말이 첨가된 형태들이 많다.
이런 상황을 고려치 않고 유독 '에의', '에서의', '로서의', '와의' 등만을 일본어 번역어 혹은 일제 잔재어로 몰아붙이는 것은 섣부른 결론이다. 이 말들 역시 우리의 언어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의'는 긴 서술어를 생략하고 문장을 짧게 줄일 수 있어서 일본어 번역과 상관없이 애용돼 왔다.
함부로 빼면 안 되는 '의'
더구나 '에의' '에서의' '로서의' '와의' 등에서 '의'를 빼 버리면 본래의 의미와 달라지거나 악문이 돼 버릴 수 있다. 몇 가지 예문을 들어본다.
1. 김 선생님이 내일부터의 강의를 맡기로 했다.
2. 그는 대표로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
3. 그는 자유에의 갈망으로 국경을 넘었다.
세 개의 예문 중 앞의 두 문장에서는 '의'를 빼도 말이 된다. 그러나 그것을 빼면 전체적인 뜻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다.
첫째 문장은 '내일부터'가 '강의'와 어울려 '오늘까지의 강의는 누군가 했는데 내일부터 이뤄지는 (혹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강의는 김 선생님이 맡기로 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의'를 빼 버리면 '내일부터'가 '맡기로'에 더 강하게 어울리게 된다. 그래서 '김 선생님이 내일부터 어떤 다른 일이 아니고 강의를 맡기로 했다.'는 뜻이 되거나 '김 선생님이 여타 다른 날이 아니고 내일부터 강의를 맡는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둘째 문장은 '그는 대표 자격으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의'를 빼면 '그는 대표인데 한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로 우선 받아들여진다. 즉 그 '영향력'은 '대표'라는 자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게 된다.
셋째 문장의 경우 '의'를 빼면'자유에'와 '갈망'이 어울릴 수가 없고 잇따르는 서술어도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비문이 돼 버린다.
이처럼 '의'가 있고 없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빼 버려서는 안 된다.
다의적(多義的)인 '의'
다만 '의'는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적절하게 써야 한다.
'의'의 여러 용법 가운데 그것이 내포하는 뜻은 대개 10가지로 정리된다. 소유(所有), 소행(所行), 소작(所作), 소위(所爲), 소재(所在), 소속(所屬), 소관(所關), 소기(所起), 소산(所産), 유사(類似) 등이 그것이다.(서정수, 국어문법, 뿌리깊은나무, 1994, 495쪽)
'의'는 이 중 어느 한 가지 의미로만 쓰이지 않고 중첩돼서 쓰이기 때문에 의미에 모호성을 띠기도 한다. 이를 테면 '김씨의 책'은 '김씨가 저술한 책'이라는 뜻뿐 아니라 '김씨가 소유하고 있는 책'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또 '아버지의 집'이라고 하면 그 집을 소유하거나 그 집에 살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아버지가 지은 집'으로 해석될 수 있고, 직접 지었는지나 살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는 집'이라는 뜻도 지니며, 직접 지었는지나 소유하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전세로라도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말도 된다.
이런 것은 전체적인 문맥으로 파악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분간하기 힘들 때도 있다. 문맥상으로도 '의'가 지니고 있는 정확한 뜻을 파악할 수 없다면 그 문장은 고쳐져야 한다. 즉 앞의 예에서 든 것처럼 '김씨의 책' 대신 '김씨가 저술한 책' 등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의'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붙임] 주장하는 글이어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보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62. '있슴'인가, '있음'인가?
씨끝〔어미〕"-습니다, -읍니다" 가운데서 "-습니다"를 표준으로 삼은 근거는 지난 1989년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문교부에서 고시한〈표준어 규정〉제17항에 밝혀져 있습니다. 곧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중 하나가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읍니다"에 비해 오늘날 상대적으로 더욱 널리 쓰이게 된 "-습니다"만을 표준말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전혀 예기치 않았던 혼란이 발생하였습니다. 씨끝 "-읍니다"를 "-습니다"로 적도록 하고 나니까, 많은 이들이 이름씨끝〔명사형 어미〕"-음"을 "-슴"으로 적는 엉뚱한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글쓴이가 학회 연구부에 걸려온, 이 문제에 관련된 문의 전화를 받아 오며 느낀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리 위주의 입말(말하기)과 읽기 위주의 글말(어법)과의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었다고 하니까 새 표준어 규정이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바뀐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한글 맞춤법〉제1장 제1항에서는 분명히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혀 놓고 있습니다. "-음, -ㅁ"은 풀이씨〔용언〕를 이름씨〔명사〕처럼 구실하게 하는 이름씨끝으로서, 닿소리자음〕밑에서는 "-음"을, 홀소리〔모음〕밑에서는 "-ㅁ"을 쓰는 것이 올바른 어법입니다.
"-음"을 "-슴"으로 적어야 한다는 생각은 "-음"을 "-읍니다"의 줄인꼴로 잘못 알고 있는 데에서도 비롯됩니다. 그래서 "-습니다"가 표준말이 되었으니까 "-음"도 "-슴"으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은 "-읍니다"의 줄인꼴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음"은 예나 이제나 변함없이 "-음"입니다. 아래의 보기에서 ':' 표시 왼쪽은 "-습니다"가 결합된 예이고 오른쪽이 "-음"이 결합된 예인데, 발음을 잘 비교하여 보면 그 이치를 금방 깨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줄기+씨끝) (발음) (줄기+씨끝) (발음) (참고)
먹+습니다 [먹씀니다] : 먹+음 [머금] ※[먹씀]이 아님.
닫+습니다 [닫씀니다] : 닫+음 [다듬] ※[닫씀]이 아님.
숨+습니다 [숨씀니다] : 숨+음 [수믐] ※[숨씀]이 아님.
찾+습니다 [쁨씀니다] : 찾+음 [차즘] ※[쁨씀]이 아님.
쫓+습니다 [쪼ㄷ씀니다] : 쫓+음 [쪼츰] ※[쪼ㄷ씀]이 아님.
같+습니다 [갇씀니다] : 같+음 [가틈] ※[갇씀]이 아님.
갚+습니다 [갑씀니다] : 갚+음 [가픔] ※[갑씀]이 아님.
없+습니다 [업씀니다] : 없+음
있+습니다 [램씀니다] : 있+음
이와 같이, 줄기〔어간〕의 끝 받침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맺음끝〔종결 어미〕"-습니다"를 붙이거나 이름씨끝 "-음"을 붙이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음씨끝〔연결형 어미〕"-으니"와 "-으며"와 "-으면"과 "-으면서"의 경우도 위와 한가지이다.
먹+으니→먹으니 [머그니] ※[먹쓰니]가 아님.
닫+으며→닫으며 [다드며] ※[닫스며]가 아님.
숨+으면→숨으면 [수므면] ※[숨스면]이 아님.
.
.
.
없+으니→없으니
있+으며→있으며
-겠+으면→-겠으면
-였+으면서→-였으면서
지금까지 밝힌 대로, "-습니다"와 "-음"(그 밖에 "-으니", "-으며", "-으면", "-으면서" 따위)의 적기는 전혀 갈래가 다르며, 새〈표준어 규정〉에서 바꾼 것은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로만 적기로 한 것뿐입니다.
〈표준어 규정〉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물음을 나타내는 씨끝 "-습니까"('-읍니까'가 아님)와 또 다른 씨끝 "-습디다"('-읍디다'가 아님)도 "-습니다"와 한가지로 다루면 됩니다.
한편, "없아오니"와 "없사오니"의 경우에서는, 오히려 '-사오니'가 '없-'과 관련하여 발음되는 것을 그대로 적어 놓은 것인 줄로 잘못 알고 어법 위주로 돌리려는 충실한(?) 착각에서, "없아오니"의 형태를 취하는 오류가 종종 일어납니다. 이 때의 '-사오-'는 옛날말 '-삽-'이 변형된 선어말 어미로, '-으오-'보다 공손함을 나타낼 때 쓰입니다. 아래에 몇 가지 용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먹+사오니→먹사오니 ※'먹아오니'가 아님.
닫+사오니→닫사오니 ※'닫아오니'가 아님.
숨+사오니→숨사오니 ※'숨아오니'가 아님.
같+사오니→같사오니 ※'같아오니'가 아님.
없+사오니→없사오니 ※'없아오니'가 아님.
있+사오니→있사오니 ※'있아오니'가 아님.
앞에서,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이 바뀐 지 6년이 넘었음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씨끝 "-습니다"와 "-음"의 적기를 혼동하고 있는 까닭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하였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표준말을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쓰도록 한 표준어 규정을 잘못 이해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으로 착각한 까닭인데, 이는 말하기 위주가 아닌 읽기 위주의 올바른 어법을 깨우침으로써 극복될 수 있음을 앞에서 예시하였습니다.
둘째는 씨끝 "-음"을 "-읍니다"의 줄인꼴로 잘못 알고,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뀌니까 따라서 "-음"도 "-슴"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종결 어미 "-습니다"와 명사형 어미 "-음"의 무관함을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임으로써 설명하였습니다.
글쓴이가 우리 말글 규범에 관한 각종 질의를 대하며 느낀 것은, 많은 이들이 생각보다는 우리 문법에 관한 기초가 탄탄하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단순하고 개괄적인 것에 대한 착각―가령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의 성격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든지―으로 종종 오류를 범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기 바랍니다.
63. 짜깁기 / 짜집기
짜집기에 대한 표준어는 짜깁기입니다.
짜깁기는 '짜다'와 '깁다'가 결합한 '짜깁다'에 명사파생접미사 '-기'가 붙은 구성을 갖습니다.
'짜다'는 '씨와 날을 결어서 피륙 따위를 만드는' 행위이며, '깁다'는 '떨어지거나 해어진 부분에 조각을 대거나 또는 그대로 꿰매는' 행위이므로 '짜깁기'의 의미에서 이들 각각의 요소들을 충분히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근대국어 시기에 구개음화가 활발히 진행될 때 '길, 기름, 김치' 등이 '질, 지름, 짐치' 등으로 구개음화되어 발음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경향은 특히 남부지방에서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남부지방 방언에서는 아직도 '질, 지름, 짐치'와 같이 발음하는 곳이 있습니다.
'짜집기'라는 단어가 '짜깁기'에 구개음화가 적용되어 만들어진 단어인지, 아니면 어휘 개별적으로 어떠한 동기에 의해 변화를 입어 만들어진 단어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표면적으로 두 단어를 비교해 보면 구개음화가 적용된 결과를 읽을 수 있습니다. 흔히 구개음화라 하면 'ㄷ, ㅌ'이 'ㅣ' 앞에서 'ㅈ, ㅊ'으로 변하는 경우만 언급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비구개음이 구개음이 되는 모든 현상을 구개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ㄱ'은 비구개음이고 'ㅈ'은 구개음이므로 이 경우는 구개음화가 적용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래의 '짜깁기' 대신 '짜집기'란 단어를 사용하지만 맞춤법의 큰 원리가 어원을 살려 적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짜깁기'가 표준어입니다. 그러나 누가 압니까? 언젠가는 '짜집기'가 표준어가 될지.
64. '메꾸다'와 '메우다'.
우리가 평소 쓰는 말 중에 완전히 틀린 말이나 사투리가 표준어를 밀어내고 마치 표준말인 양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다를 메꿔 땅을 만든 나라, 네덜란드'
"축낸 돈을 빨리 메꿔 넣으시오."
"벽에 생긴 구멍을 시멘트로 메꿔 주세요."
위의 문장들은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들입니다.
구멍이나 빈 곳을 채운다는 뜻의 표현은 '메꾸다'가 아니라 '메우다'입니다.
'메꾸다'라는 표현은 방언의 형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메우다'보다는 '메꾸다'가 더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중화 되어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메우다'가 표준말입니다. 따라서 앞의 문장들도 다음과 같이 바꿔 써야 올바른 표현입니다.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든 나라, 네덜란드"
"축낸 돈을 빨리 메워 넣으시오."
"벽에 생긴 구멍을 시멘트로 메워 주세요."
구멍이나 빈 곳을 채운다는 뜻의 표준말은 '메꾸다'가 아니라 '메우다'입니다.
65. '좋은 아침입니다'와 '잘 오셨습니다'
글쓴이 : 구법회 - 인천 영종중학교 교사
"좋은 아침입니다"는 최근 해외 여행 중 같은 호텔에 함께 투숙한 우리 나라 동료로부터 받은 아침 인사말이고, "잘 오셨습니다. 여기서부터 XX입니다."는 몇 년 전 국내 여행을 할 때에 본 안내 표지판으로 지역 경계선을 넘은 손님을 환영한다는 뜻의 인사말이다.
이 말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보아도 우리 식의 인사말이 아님을 알 것이다. 영어의 "Good Morni ng"과 "Well Come"을 직역한 말임이 틀림없다. "좋은 아침"이나 "잘 오셨습니다"라는 말이 물론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영어의 인사말이 아침, 오후(Good Afternoon), 저녁(Good Evening), 헤어질 때(Good Bye) 등 공식적으로 구분되어 자연스럽게 쓰이는 것을 보면 우리의 인사말도 더 개발하여 발전시킬 필요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한국인 정서에 맞는 우리말다운 말을 쓰자는 것이다. 위의 경우와 같은 우리 식의 아침 인사로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편히 쉬셨어요?" 등의 인사말이 있고, "잘 오셨습니다"의 경우는 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뜻으로 "어서 오십시오"라는 전통적인 인사말이 살아 있다.
다른 나라의 좋은 말을 우리말로 부려쓰는 것이 그르다고는 할 수 없으나, 너무 외제 수입품을 좋아하다가 "좋은 아침"이란 말이 "안녕"이란 말을 지배하고 "잘 오셨습니다"가 "어서 오십시오"란 말을 몰아내게 된다면 우리말의 뿌리는 흔들리고야 말 것이다. 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우리는 이것을 언어의 역사성이라 한다. 말을 부려쓰는 주체는 사람이다. 따라서 언어의 역사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결국 국어의 역사도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밭"이란 훌륭한 토박이 이름이 "대전"으로 바뀌고, "대걸레"가 "마포"로 변해 가는 국어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역사성'이 아닐 것이다. 우리말을 우리가 바로 쓰고, 잘못된 언어 습관을 바르게 고쳐 나가는 것이 국어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국어를 더욱 훌륭한 언어로 발전시키는 길임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요즘 우리 나라에는 '세계화'의 열풍이 일고 있다. 열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생존 전략으로 각 분야의 '세계화' 추진은 필연적이다. '세계화'를 앞세워 '외국어 교육의 강화'를 부르짖고 있으며 특히 영어 조기 교육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제때를 만난 듯 높아 가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어 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뿌리인 국어나 전통 문화에 대한 애착 없이는 올바른 국제화,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66. '상고(喪故)'와 '기고(忌故)'
"상고"나 "기고"는 학교에서 출/결 상황을 다룰 때 쓰이는 말인데, 이들은 그 의미가 달라 서로 구별되어야 함에도 혼동하여 쓰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상고"로 인한 결석은 집안에 초상이 나서 빠진 것이고, "기고" 결석은 기제사를 지내기 위해 결석한 것이므로 아주 다른 것이다.
부모나 조부모 등 직계의 "상고"로 인한 결석은 법정 기일 동안 출석으로 인정되나, "기고" 결석은 부모 탈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석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들 용어의 혼동은 학생들 신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인쇄사에서 출판된 출석부엔 아예 "상고"라고 표기해야 할 난에 "기고"라고 인쇄되어 있어서 교사들은 "상고"와 "기고"를 동일시하여 무심코 써 온 예도 있었다.
67. '고치다'와 '바꾸다'
"고치다"와 "바꾸다"가 구별되어 쓰여야 할 자리에서 간혹 혼동하여 쓰이는 경우가 있다.
① 고장난 문을 고쳤다.
② 한약으로 심장병을 고쳤다.
③ 다음 문장에서 맞춤법에 어긋난 낱말을 바르게 고치시오.
④ 다음 문장을 명령문으로 고치시오.
⑤ 고쳐진 열차 시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치다"의 경우 위 ①, ②, ③과 같이 ① 수리하다, ② 병을 낫게 하다, ③ 잘못된 것을 바로잡다 등의 의미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④, ⑤의 경우는 "고치다"를 '변경하다'의 의미로 사용한 것인데 이것은 좀 어색한 느낌이 든다. ④의 경우는 틀린 문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므로 '교환'이나 '변경', '변화'의 의미가 강한 "바꾸다"를 쓰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⑤에서도 잘못된 시간표를 고치는 의미로 쓴다면 모르겠지만 '변경하다'의 의미라면 당연히 "바꾸다"로 나타내야 할 것이다.
따라서 ④, ⑤는
④′다음 문장을 명령문으로 바꾸시오.
⑤′바뀐 열차 시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로 쓰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68. '가렵다'와 '간지럽다'
요즘 어린이들은 피부가 가려운 것을 '간지럽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가려운 곳은 긁어 주면 시원한데 '간지럽다'고 하니 어른들은 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의아해 하며 되묻기도 한다.
"가렵다"는 '피부에 긁고 싶은 감각이 있다'는 뜻이고 "간지럽다"는 '무엇이 살에 닿아 스칠 때, 웃음이 날 것같이 느껴지다'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감각에 관한 어휘는 직접 경험에 의해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옛 어른들은 벼룩이나 이, 빈대 등 피부를 가렵게 하는 기생충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하며 "가렵다"는 감각 개념을 더 확실하게 체험했기 때문에 "간지럽다"는 낱말과 혼동할 염려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젊은 피부과 의사도 "이 부위가 몹시 간지럽습니까?"라고 하여 분명히 "가렵다"는 말을 쓸 자리에 "간지럽다"를 쓰는 것을 보고, 글쓴이는 '이 사람도 이나 벼룩을 겪지 않은 신세대인 모양이군!' 하며 혼자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69. '대걸레'와 '마포(麻布)'
학교나 직장에서 청소할 때 쓰이는 자루 달린 걸레가 있다. 예전엔 조그만 방을 걸레로 훔치던 것을 요즘엔 넓은 실내 공간이나 복도를, 서서 걸레질할 수 있도록 만든 청소 도구이다.
그런데 이것이 예로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 이름조차 통일되어 있지 않다. "마포", "마포 걸레", "마포 자루", "대걸레" 등으로 불리는데 요즘은 "마포"란 말이 거의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1970년대 중반 인천의 어느 국민학교에 글쓴이가 근무할 때는 이것을 "대걸레"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학생들에게 "대걸레"를 가져오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마포요?" 하고는 가져온다. 이것은 요즘 "대걸레"라는 말은 사라져 가고 "마포"란 말이 통용되고 있음을 입증해 준다.
"마포"는 '삼실로 짠 피륙'이나 '삼베'를 가리키는 한자말이다. 이 걸레에 자루가 달리지 않았다면 "마포"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겠으나, 이것엔 긴 자루가 달렸으므로 "마포"란 이름은 마땅치가 않다. 그렇다고 "마포 자루"라고 부르면 우리말의 조어법상 '마포가 달린 자루(대)'를 의미하므로 이것도 부적당하고 "자루 마포"는 더욱 이상하다.
1970년대로 돌아가서 "대걸레"란 이름이 얼마나 좋은가? '자루(대)가 달린 걸레'란 말이다. 토박이말이면서도 부르기 좋고 합리적이다.
70. 다르다와 틀리다
"다르다"는 '같지 아니하다'란 뜻으로 사물이나 상태를 대조하여 설명할 때 쓰인다. 그런데 "다르다"라는 말을 써야 할 자리에 "틀리다"라는 말을 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곳은 미국과는 풍습이 아주 *틀립니다."
"그 집과는 아주 분위기가 *틀리네요."
"그렇게 되면 어제 하신 말씀과 *틀리지 않습니까?"
위에서 쓰인 "틀리다"라는 말들은 그야말로 '틀린' 말이다. "틀리다"는 '맞지 않다', '일이 어긋나다' 등의 뜻으로 "맞다"의 반대 개념으로 쓰인다.
"그 답은 틀렸어."
"그 사람 약속 지키긴 틀렸군."
이런 표현들이 올바른 예이다. 앞에서 예로 든 '…과 풍습이 틀립니다', '…과 분위기가 틀리네요'와 같은 표현은 '…과 풍습이 다릅니다', '…과 분위기가 다르네요' 등으로 바로 써야 할 것이다.
71. '냄새' 나타내는 시어 '내음'은 경상도 방언
'내음'의 내표준어는 물론 '냄새'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기사나 광고에 쓰인 '내음'은 멋지게 표현한다고 한 것이나 사실은 표준어 아닌 사투리를 쓰고 있는 것이다.
"꽃내음 가득한 '봄동산'"
"서울 시청 앞 화단에 보금자리를 편 데이지
금잔화 꽃송이에서 봄 내음이 묻어난다"
"천연목재의 향내음과/삶에 넉넉함을 더하는/고급 온돌 바닥재"
'냄새'를 이르는 말에는 또 '내음새'가 많이 쓰이고 지역에 따라 '내금새'가 쓰이나 이들도 다 방언이다. 고어에서도 '내음'이라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72. '안'과 '않'/'안 하다'와 '않다'
'안-'과 '않-'은 표기할 때 혼동을 줍니다.
그러나 '않다'는 '아니하다'의 준말임을 알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아니하다'는 경우에 따라 보조 동사, 보조 형용사로 쓰이는데, 연결 어미 '-지' 아래에 쓰이어 부정의 뜻을 나타냅니다.
"돌아오지 아니하다."(보조 동사) "돌아오지 않다."
"먹지 아니하다."(보조 동사) "먹지 않다."
"좋지 아니하다."(보조 형용사) "좋지 않다."
"아름답지 아니하다."(보조 형용사) "아름답지 않다."
'안'은 '아니'의 준말로서, 용언 앞에서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입니다.
'안/아니'와 '않다/아니하다'는 분명 뚜렷하게 구분되는 낱말입니다.
"아니 먹고, 아니 입고, 아니 쓰고 모은 돈으로 장만한 집."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은 돈으로 장만한 집."
그리고 위의 문장에서와 같이 '안'은 모두 띄어 써야 합니다.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부분의 띄어쓰기입니다.
"이것 좀 해 줄래?"
"안 해!"
용언 앞에서 부정을 나타낼 때 쓰이는 부사는 '안'입니다. '않'과 혼동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않다'는 보조 형용사/동사 '아니하다'의 준말입니다.
"안 끊고." "안 하고." "안 내고."
"그렇지 않다." "가지 않다." "먹지 않다."
73. '-에 대하여', '-에 관하여' (관하다/대하다)
"무엇에 관하여/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위의 문장에서 '관하여'를 써야할지, '대하여'를 써야할지 혼동이 됩니다.
아래의 글은 이에 대한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손주일 교수님의 글입니다.
1. 대하여 :
'~를 대상으로 한(하여)' - 그 문제에 대한 처방
앞으로의 나아갈 바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x 문제에 대하여'
2. 관하여 :
'~의 관계를 대상으로 한' - 충효 사상에 관하여 쓴 글,
국어 순화에 관한 실천 방안
'xy' 문제에 관하여'
3. xy에 관한 z에 대하여 :
'xy 문제에 관한 처리 문제에 대하여'
74. 문장 가운데 '아에/아예'라는 부사가 들어갈 경우
문장 가운데 '아예'라는 부사가 들어갈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에 '아에'를 써야 할지, '아예'를 써야할지 혼동이 됩니다.
'아예'란 단어의 뜻을 확실히 알면 이런 혼동은 없을 것입니다.
아예 {부사}
1. 처음부터. 애초부터. [그것은 아예 기대하지 말아라.]
2. 절대로. 결코. [거기에 갈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라.]
75. 'E-mail'은 '전자 우편'이다
많은 분들이 'E-mail'을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난감해 합니다.
어떤 분은 '이메일'로, 어떤 분은 'E-mail'로.
'E-mail'에 대한 정확한 뜻을 알면 어떠한 표기가 올바른 것인지 판단이 서리라 생각되어 'E-mail'에 대한 용어 설명을 올립니다.
'E-mail'이란
전자 우편(electronic mail)을 말하며 PC(퍼스널컴퓨터)통신에서 네트워크를 매개로 하여 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상용의 PC통신망에서는 기본적인 서비스의 하나이다.
'E-mail'을 보내고자 할 경우, 메시지를 미리 작성해 뒀다가 네트워크에 엑세스, 메일 서비스의 항목을 선택한 후에 상대의 ID(identity)넘버를 지정, 송신한다.
일반 우편에서 문서를 봉투에 넣어 겉봉에 수취인 주소, 배송 조건(속달) 등 우편 발송에 대한 지시를 소정의 양식대로 가입하여 보내듯이 'E-mail'에서도 메시지를 봉투(envelope)와 문서(contents)의 부분으로 나누어 송신하는데 봉투의 지시에 따라 메시지를 송신하는 메시지 전송 기능(MTA:message transfer agent)과 지정된 정보를 따라 봉투 및 문서의 형태로 메시지를 편집하거나 배송돼 온 메시지를 일시 축적하거나 하는 이용자 대응 기능(UA:user agent)으로 나누어지며 UA 기능은 이용자를 대신해 메시지를 송신, 배신, 축적하는 이용자 대리 기능을 한다.
'E-mail'은 우편이나 전화와 비교하여 신속하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수신인이 부재인 때에도 메시지를 남겨놓을 수가 있다. 또 송신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각국별로 상용화돼 있는 'E-mai'l망을 통합, 세계 어느 곳에서도 상대편의 메일 박스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거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CCITT 권고 x.400 시리즈인 MHS(Message Handling System)가 있다.
76. '갱신'과 '경신'
'更新'을 '갱신' 또는 '경신'으로 읽는데,
'갱신'은 없어지거나 사라질 상태에서 어떤 조치를 위함으로써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가리키고,
'경신'은 내용을 새롭게 바로잡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계약 기일이 다 된 전세 계약을 다시 맺는 것은 '갱신'에 해당하고,
이미 있는 기록이 바뀌는 것은 기록 '경신'이라고 하며,
법률 제도를 바꾸는 것도 '경신'이라고 합니다.
"면허증을 갱신하다."
"그는 마라톤 세계 기록을 새롭게 경신했다."
* 국가에서 시행중인 '주민등록증 경신' 사업은
제도를 바꾸는 차원이기에 '갱신'이 아닌 '경신'이라 한 것 같습니다.
'면허증'은 어느 정도 기일이 지나면 면허증을 새로운 것이 바꿔야 합니다.
이럴 때 "면허증을 갱신하다"라고 합니다.
만약, 면허증 제도 자체가 바뀐다면, 모든 사람이 면허증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때는 "면허증을 경신하다"라고 쓰셔야 할 것입니다.
77. 접두사 왕(王)-
최근에 왕따라는 단어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것은 심하게 따돌리는 대상을 가리키는 유행어로서 접두사 왕(王)-에 따돌린다의 따를 붙여 만든 것이다. 왕짜증에서 볼 수 있듯이 왕- 다음에는 주로 명사가 오므로 왕따는 바르게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다.
접두사 왕(王)-과 대(大)-는 크다, 높다의 의미를 가지는데 그 예로는 왕감, 왕겨, 왕모래, 왕밤, 왕벚나무, 왕새매의 왕-과 대뇌, 대들보, 대못, 대하(大蝦) 등
의 대-를 들 수 있다. 흥미롭게도 접두사 왕(王)-의 위치에 말-이 온 단어도 적지 않다. 왕개미=말개미, 왕거미=말거미, 왕매미=말매미, 왕벌=말벌, 왕잠자리=(노랑)말잠자리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말-도 왕-의 의미를 가진다.
말-의 예들을 잘 살펴보면 대개가 곤충 종류에 속하는 것으로서 식용하지 않는 것들로 한정된다. 이에 비해 왕-은 곤충뿐만 아니라 무생물, 식물, 동물 등에 두루 붙고 나아가서 인간 명사에 통합되기도 한다.
접두사 왕(王)-이 인간의 호칭어나 지칭어에 붙을 때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 항렬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 점에서 왕-은 대(大)-와 같다. 대표적인 예로 아버지의 고모를 가리킬 때에 사용하는 왕고모와 대고모를 들 수 있다. 왕고모와 대고모는 동의어로서 둘 다 표준어인데, 표준 화법에서는 그 밖에도 고모할머니를 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 토박이들이 왕고모를 쓰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의 『서울 토박이말 자료집 Ⅱ』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대고모, 대고모할머니, 고모할머니 등을 주로 사용하고 왕고모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점을 강조하여 왕고모의 표준어 자격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왕고모는 지금은 복수 표준어로 등록되어 있지만 애초에는 방언이었을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뜻하는 말로 조부모, 대부모, 왕부모가 쓰이기도 하는데, 수도권 지역에서는 왕부모를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왕-이 붙은 호칭어나 지칭어가 지방에서 발달하기 시작하였다는 것과 아직은 그 용법이 수도권까지 확산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왕고모는 표준어에서 제외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왕-이 붙은 신조어에는 은어나 속어가 많아
요사이 어느 재벌 그룹의 회장을 가리켜 왕회장이라고 일컫는 일이 잦아졌다. 회장이 여럿인 그룹에서 여러 회장의 우두머리를 따로 구별할 필요가 있어서 왕회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조어는 특정 집단에서만 사용될 뿐 다른 곳까지 두루 통용되지는 않는다. 그 재벌 그룹에서는 왕회장이 적절하게 쓰이지만 여느 그룹에서는 아주 어색해진다. 마찬가지로 왕따는 학생 사회에서 주로 쓰이고 왕마담, 왕언니 그리고 왕고참, 왕초 등도 특정의 사회 집단에서만 쓰인다.
이처럼 왕- 계통의 신조어 중에는 폐쇄성을 가지는 은어나 속어가 많으므로 이들을 표준어로 올릴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표준어는 모든 사회 계층에서 두루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78. '열 남짓한 수' 나타내는 '여남은'
◎'여나무' '여나뭇'로 쓰면 틀려
'십여'를 나타내는 고유어로 '여남은'이 있다.
"여남은 살 먹은 소녀가 노래를 한다."
"그는 여남은 해 고생을 하였다."
"어제는 동창 여남은이 모였었다."
이는 물론 '열 남짓한 수를 나타내는 말'로 '열(십)'과 '남은(여)'이 합성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흔히 잘못 쓰인다. '여나무, 여나뭇'이라 일러지는 것이다. "여나무 살 먹은 소녀" "여나뭇이 모여 토론을 했다"이 그것이다. 박용철의 '고향'가운데 "멈추는듯 불려온지 여나무 해"의 '여나무'도 이런 것이다.
'이십여'를 뜻하는 말도 '스무남은'이라 한다.'스무남은 살 먹은 처녀'와 같이 쓰이는 것이 그것이다. *****
79. '괴팍하다/괴퍅하다 '와 '강팍하다/강퍅하다'
아나운서라는 업을 가지고 있는 죄(?)로 가끔씩 흥분하며 말 걸어오는 이들도 만난다. 도대체 표준어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표준어규정, 그것 현실 언어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고.
그렇다. 물론 말이 먼저 생겨났다. 그리고 그 후에 법이 따른 것이다. 하지만, 법이 생긴 이상에 법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 때로 얼마간의 불균형을 안고 있는 법이라 해도 말이다.
표준어 규정 제10항을 보면, '괴퍅/괴팩하다, -구면, 미류나무 , 여늬, 으례, 켸켸묵다, 허위대, 허위적 허위적'을 버리고 '괴팍하다, -구먼, 미루나무 , 여느, 으레, 케케묵다, 허우대, 허우적 허우적'을 취한다는 조항이 있다. 비록 어원으로 보면 전자가 옳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게 발음하지 않는다 해서 사람들이 많이 발음하는 쪽으로 표준어를 개정한 것이다.
문제는 '강퍅하다, 퍅하다, 퍅성'등의 낱말은 위와 같은 계열의 말인데도 표준어 개정에서 빠졌다는 것인데, 표준어 규정이 안고 있는 불균형은 분명 이뿐만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표준어 규정을 지켜야하는 까닭은 문법도 역시 법이기 때문이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다음 개정 때에 기대해 볼 일이다. (朴 - MBC 아나운서)
80. 원서를 접수하다 / 원서를 접수시키다
'학생들이 원서를 접수했다'는 '......접수시켰다'로
입시철이면 신문 여기저기 잘못 표기되는 어휘.
'접수하다'는 '서류 따위를 받아들이다'라는 뜻이다.
원서를 접수하는 것은 학교 등이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접수시켰다'나 '......제출했다'등의 표현을 하는 것이 옳다.
81.'대신하다'를 '가름하다'로 잘못 쓰지 말도록
'갈음하다'는 '무엇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를 뜻하는 말이다. 쉽게 말해 '대신하다'란 한자어의 유의어이다. '갈음하다'의 '갈음'은 '부속품을 갈다, 이름을 갈다'와 같이 '바꾸다'의 뜻을 나타내는 '갈다'의 명사형이다. 따라서 이는 '갈음'이라 써야 한다. 이를 '가름'이라 쓰면 잘못된 말이 된다. 그럼에도 이 '갈음하다'가 '가름하다'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으로 인사를 가름하겠습니다.", "식사는 우유로 가름해야겠다."가 그것이다. 이것은 잘못 쓰인 것이다.
'가름'은 '가르다'의 명사형으로 이는 '갈음'과는 달리 '서로 나눔'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가름'은 "유산을 가름하다.", "일을 가름하여 맡다." 이렇게 '갈음'과는 뜻이 다른 말이다. 그러니 '갈음하다'를 '가름하다'로 잘못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82. '경유하다'를 나타내는 고유어는 '들르다'
"이따가 들려"
"그래, 가는 길에 들릴게"
'들리다'는 우리가 흔히 잘못 쓰는 말 중에 하나이다. '지나가는 길에 잠깐 거치다'를 뜻하는 말은 '들르다'이다.
따라서 위의 보기는 "이따가 들러" "그래, 가는 길에 들를게" 이렇게 써야 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퇴근 길에 서점에 들러 사 오세요."
"미국 가는 길에 일본에 들러 볼일 좀 보고 가야겠다."
반면, '들리다'는 다음과 같은 여러 경우에 쓰인다.
"귀신 들리다."
"나쁜 병에 들리다."
"우리 나라 글이 아니요 청국 글로 쓴 편지를 내가 어찌 볼 수 있나. 새겨 보아 들리시구려."
"누님을 바삐 나오소서. 부명을 거역하여 공연히 나를 꾸지람 들리니, 이 아니 원통할까."(고전 - 장화 홍련전)
"그러구 추녀가, 곡이라구, 얼마큼 들리는 거 있걸랑. 많이 들리는 거 좋아하는 사람두 있고, 쪼꼼 들리는 거 좋아하는 사람두 있구 그렇지.(해희한 - 이제 이 조선톱에도)
"형님은 짐을 들려 가지고 가려고 심부름꾼 아이까지 데리고 나왔었다."(염상섭 - 만세전)
83. 글씨 지저분한 모양 이를 땐 '괴발개발'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 개의 발'이란 뜻으로 '개발새발'은 틀린 표기이다.
'괴발개발'이란 '글씨를 지저분하게 써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로 '고양이 발, 개의 발'에서 연유한다. 글씨가 고양이 발이나 개의 발처럼 아무렇게나 쓰였다는 뜻이다. '괴'는 고양이의 옛말이다. 우리의 속담에 쓰인 '괴 밥먹듯이 한다'나 '괴 불알앓는 소리'의 '괴'가 그것이다. 앞의 속담은 '음식을 지저분하게 흩어놓고 조금 먹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요. 뒤의 속담은 '쉴새없이 흥얼거리며 듣기 싫게 구는 것'을 놀려 이르는 말이다.
'괴발개발'의 용례는 심훈의 '상록수'에도 보인다. "더구나 새로 글을 깨친 아이들이 어느 틈에 분필과 연필로 예배당 안팎에다가 괴발개발 글씨도 쓰고 지저분하게 환도 친다" '괴발개발'은 위의 예에서 보였듯 '괴발개발 그린다'는 관용어를 이루어 쓰이기도 한다. 이는 '글씨 솜씨가 몹시 사납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84. '긴가민가'엔 반드시 '~하다' 붙여야
기연미연이 어원, '긴가민가'는 잘못
'긴가민가하다'는 한자말로, 본디말은 '기연가미연가(기연―미연)하다'이다. 이 말이 준 것이 바로 '긴가민가하다'이다
85. '으시대다'는 '으스대다'로
어울리지 않게 으쓱거리며 뽐내는 것을 흔히 '으시대다'라 한다.그러나 이것은 표준말이 아니다. 표준말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으스대다'가 올바른 표기이다.
비슷한 것에 '으시시'가 있다. 이 말도 표준말은 '으스스'이다.
박종화의 '내무재령'이란 시에 "높고 높아서 보라빛 도라지꽃도 으시시 추위에 떨며 웃는다"가 그것이다. "그냥 부시시 일어나서", "메시꺼웠다"는 이상의 '날개'에 보이는 예이다. 이는 '부스스' '메스꺼웠다'라 해야 한다.
86. '들러리'와 '둘러리'
- 들러리'는 '들러붙다'서 온 말
곁따르는 사람 의미로 '둘러리'라 쓰는데, 이는 잘못된 표기
'들러리'는 흔히 '둘러리'라고 일러진다.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명사로는 '들러리'요, 동사로는 '들러리―서다'라고 해야 하는 말이다.이것은 '싸서 가리다'란 뜻의 '두르다'에서 파생된 말이라기보다 '들러붙다'의 '들러'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 말이다. "남의 들러리 작작 서라" "우리도 들러리를 세우고 살아봐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쓰이는 말이다.
'들러리'란 '결혼식에서 신랑 또는 신부를 식장으로 인도하는 사람'이거나 '곁따르는 노릇이나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들러리'는 이렇게 주인공이 아닌 부차적인 존재, 주변의 장식적인 존재를 뜻하는말이다.이러한 존재가 있어 주인공은 더욱 빛이 나게 마련이다.
87. '우려먹다'와 '울궈먹다'
"자네 신문에서 어느 파렴치한에 대한기사 봤나?"
"응.남의 비리를 약점으로 잡아서 1년 동안이나 돈을 울궈내다 잡힌 사람말이지?"
흔히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 달래거나 위협해서 제 이익을 챙기거나 무엇인가를 억지로 얻어 내는 것을 '울궈낸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울궈내다'라는 말은 방언의 형태로 비표준어입니다. 이것은 원래 '우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으로 표준어 형태로는 '우려내다,우려먹다'가 쓰입니다. 따라서 '돈을 울궈내다'가 아니라 '우려내다,우려먹다'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우리다'라는 말에는 또 다른 뜻이 있습니다. 즉, 어떤 물건을 물에 담가서 그것의 성분이나 맛을 풀어서 낸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 차는 여러 번 우려먹어도 맛과 향이 좋군요"
"물 속에 담가 두었다가 쓴 맛을 우려내야 해요"
또 "그 친구는 도대체 똑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우려먹는지 모르겠군"과 같이 어떤 것을 계속해서 재탕, 삼탕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울궈내다'나 '울궈먹다'는 비표준어이므로 삼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다,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는 것이 맞다는 것을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88. '초죽음'과 '초주검'
우리말 동사인 '죽다'와 관계 있는 명사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죽음'이고 또 하나는 '주검'입니다. 우선 '죽음'이라는 말은 '죽는 일'이라는 뜻으로 '살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인 '삶'의 반대말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죽음의 재'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대기 중에서의 핵폭발로 인해 생기는 방사능진을 일컫는 말로,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무서운 재라는 뜻이 됩니다.
반면에 '주검'이라는 말은 이와는 달리 '죽은 상태'라는 뜻도 있고, 또는 '시체'를 가리키는 우리말 표현이기도 합니다.
우리말에 몹시 다치거나 맞아서 거의 죽게 됐을 때, 아니면 너무 심하게 일을 해서 거의 다 죽게 된 상태가 됐을 때, '초주검이 됐다'고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초주검'을 잘못된 표현인 '초죽음'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일만 하더니 초죽음이 됐구나."
이처럼 '초죽음이 됐다'로 알고 사용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 이것은 '초죽음이 됐다'가 아니라 '초주검이 됐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같은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들이지만 '죽음'이나 '주검'과 같이 그 뜻과 쓰임이 다른 경우에는 잘 선택해서 상황에 맞도록 정확하게 사용해야 겠습니다.
89. '발자욱'과 '발자국'
"하얀 눈으로 덮인 길 위에 두 사람의 발자욱이 나란히 나 있습니다."
"강아지가 내 손가락을 무는 바람에 이빨 자죽이 났어요."
위에서처럼 '자국, 자욱, 자죽'은 혼동되기 쉬운 단어들입니다.
어떤 물건이나 어떤 곳에 다른 물건이 닿거나 지나간 자리를 가리키는 말은 '자국'이 표준어이고, '자욱'이나 '자죽'은 비표준어입니다. 그러므로 발로 밟은 흔적의 형상을 '발자국'이라고 하고, 눈물을 흘린 뒤에 생기는 흔적을 '눈물 자국'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때로는 시나 소설 같은 문학 작품 속에서 특별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 '발자 욱'과 같은 어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언어에서는 '발자국'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국'이라는 말은 부스럼이나 상처가 아문 자리를 뜻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수술을 하고 꿰맨 자리에 남은 흔적'이나 '여드름이 났다가 없어지면서 남은 흔적'을 가리키는 표현도 역시 '수술 자욱'이나 '여드름 자욱'이 아니라 '수술 자국', '여드름 자국'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들으신 예문은 '두 사람의 발자욱이 나란히 난 것'이 아니라 '발자국이 나란히 났다'고 해야 하고, '강아지의 이빨 자죽이 생긴 것'이 아니라 '강아지의 이빨 자국이 생겼다'고 해야 옳습니다.
90. 돋우다와 둗구다
돋구다 {타동사} 더 높게 하다. 강하게 하다.
"고두령은 우렁차게 목청을 돋구어 북한 인민군은 이미 개성, 서울을 거쳐 여수까지도 점령했다는 것이며, 이승만 대통령은 오늘 오전 열한 시에 미군 비행기로 호주댁과 함께 일본으로 도망을 치고 말았다고 기세좋게 읽고 나서"(허윤석 - 해녀)
"안경의 도수를 돋구다."
돋우다 {타동사} 1. (의욕이나 감정을) 자극하여 강하게 하다.
"맛있는 음식은 구미를 돋운다."
"어제 복단이 아비에게 핀잔을 당하던 일과 복단 어미와 다투던 일을 얼마쯬 보태어 평양집 분을 돋워 놓고 그 다음에 복단이 일을 넘겨씌워 제 분풀이도 싯컷 하고"(이해조 - 빈상설)
2. 위로 끌어 올리다. 높아지게 하다.
"등잔의 심지를 돋우었다."
"정공은 베개를 돋우어 베고 침상에 몸을 눕히며."(고전 - 임화정연)
91. '왕따' 대신에 '가마리'란 우리말을
요즘 방송.신문 등에서 '왕따' 란 말이 너무 쉽게 쓰여지고 있다.
처음엔 학교내 집단 괴롭힘을 지칭하는 용어가 우리 말에는 없다고 해 '이지메'란 용어를 썼다. 그러다가 일본말을 써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학생들 사이의 은어인 '왕따' 가 광범위하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왕따' 라는 말은 '왕 (크게) 따돌림' 이란 합성어 같은데, 이런 용어는 어린 학생들 사이의 은어는 될지언정 온 국민이 정상적으로 쓸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따돌림과 괴롭힘은 다른 것이고, 또한 이를 뜻하는 단어가 이미 우리말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각 언론 등에서 '왕따' 란 단어를 거르지 않고 사용해서 되겠는가.
국어 사전에 '가마리' 란 단어가 있다.
그 주석을 보면 '욕먹기.매맞기.걱정 따위를 늘 당하는 사람' 이라고 돼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따돌림.괴롭힘' 을 뜻하는 단어로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말엔 없는 말이 거의 없으며 미리네, 시나브로 등 아름다운 말이 많이 있다. 그것을 바로 알고 찾아 국어 순화와 바른말 고운말을 가꾸는 데 지식인이나 각종 언론이 앞장서 주길 바란다.
92. '설렁탕'과 '설농탕'
조선왕조실록 중에 임금이 동대문밖 성동원두라는 곳에서 직접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곳을 선농단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지금의 신설동, 용두동 일대인데 거기서 나오는 첫 곡식으로 음식을 해서 임금에게 올렸다고 합니다. 바로 이 음식 이름이 선농탕이었습니다.
이것이 변해서 지금은 설렁탕이 되었습니다. 굳이 말하면 설농탕은 설렁탕의 옛말입니다.
93. 퍼센트와 프로
'퍼센트'와 '프로'는 복수 표준어입니다.
'퍼센트'는 영어의 'percent'에서 온 말이고, '프로'는 네덜란드 어 'procent'에서 변한 말입니다.
'퍼센트'와 '프로'는 모두 잘 쓰는 말이므로, 어느 하나를 비표준어로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둘 다 표준어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므로 2%는 '2퍼센트'로 읽을 수도 있고, '2프로'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 :
"신문에서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는 구분해 쓰고 있습니다.
몇 퍼센트 증가했다는 것은 기존의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증가된 수량을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고, 몇 퍼센트 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기존에 제시된 퍼센트가 숫자상으로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표시한 것입니다.
신문에서 '전체 담배 소비량 중에 외국산 담배의 점유율은 5.9%로 작년 평균 4.9%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작년에 외국 담배 소비량은 전체 소비량의 4.9%에 해당하였는데 올해 들어 전체 소비량의 5.9%에 달하게 되었고, 이것은 전체 소비량 중에 1.0% 증가한 셈인데 이를 1.0%포인트 상승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94. 하얗다, 하얘지다, 허옇다, 허예지다
'하얗다'에 '-어 지다'가 결합하면 '하얘지다'로
'허옇다'에 '-어 지다'가 결합하면 '허예지다'로 표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하다'의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다'의 '하여', '해' 등으로 도특한 활용을 합니다.
'하얗다'의 '얗'에서 'ㅎ'은 '하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활용하는 모습다 '하다'와 비슷합니다.
그 결과 '하얗다'는 '하얘', '하얬다' 등으로 활용합니다. 허옇다는 모음조화에 의해 '허옜다, 허예지다'가 됩니다.
보기) 까맣다 - 까매지다 - 까맸다.
95. 풋사과, 푿소
'풋-사랑'의 '풋'은 '새로운 것, 덜 익은 것' 등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입니다.
이에 반해 '푿-소'의 경우는 '여름에 풀만 먹고 사는 소'를 뜻하기 때문에 '푿-'의 어원인 '풀'인 것이 확실합니다.
이 '풀'과 '소'가 결합하여 'ㄷ' 소리로 발음되는 단어로 굳어지면서 '한글 맞춤법 통일안(1993)이래로 'ㄷ'으로 적어 오고 있고, 마찬가지로 현행 맞춤법 규정에서도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단어로는 반짇고리, 삼짇날, 숟가락 등이 있습니다.
96. 아니었다/아니였다
'아니었다'로 써야 할지, '아니였다'로 써야 할지 혼동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의 설명을 보시면 혼동이 없어질 것입니다.
1. 용언의 과거형을 살펴보세요.
잡다 -> 잡았다 돕다 -> 도왔다
먹다 -> 먹었다 줍다 -> 주웠다
아니다 -> 아니었다
하다 -> 하였다.
2. 과거형은 '-았/었/였-'이 있으며,
'-았/었-'은 모음조화에 따라 쓰이고
'-였-'은 '하다'에만 쓰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아니었다'는 '-었-'의 바로 앞 모음 '이' 모음의 순행동화현상으로
'-였-'으로 발음되지요.
예) '이+어->여', 이+아->야, 이+오->요, 이+우->유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게 아니었다"가 올바른 표기입니다.
자료 출처 : 옛이야기 사랑방(손주일 교수)
97. 육개장, 김치찌개, 낙지볶음은
혼동하기 쉬운 낱말들입니다.
육계장
김치찌게
낚지볶음은 모두 틀린 표기입니다.
육계장은 육개장으로,
김치찌게는 김치찌개로,
낚지볶음은 낙지볶음으로 바꿔 써야 합니다.(현행 표준어 규정에 의거하여)
98. '가르치실쌔, 가실쌔', '가르치실새, 가실새'
'가르치실쌔/가실쌔'는
'가르치+시+ㄹ새/가+시+ㄹ새'로 분석됩니다.
'-ㄹ새'는
1) 설명형(풀이꼴)어미입니다.
"예수 광야에 가서, 마귀에 시험을 받으실새 사십일을 밤낮으로..."(성경)
"어머니를 봉양할새 어린 아이가 매양 그 모친의 밥을 빼앗는지라..."(손순)
2) '-ㄹ새'가 '-ㄹ' 아래서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에 따라 '-ㄹ쌔'가 되나,
정서법은 '-ㄹ새'입니다.
따라서 '가르치실새/가실새'라고 써야 올바른 표기입니다.
자료 출처 : 옛이야기 사랑방 손주일 교수
99. 오랜만, 오랫만, 오랜동안, 오랫동안
친구를 만났을 때, "야, 오랫만이다."라고 하는데, 이는 틀린 표현입니다.
"야, 오랜만이다."라고 해야 합니다.
오랜만{명} 오래간만. [야, 정말 오랜만이다. 이게 얼마만이냐.]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을 때, "정말 오랜동안 널 보고 싶었다."라고 하는데, 이 역시 틀린 표현입니다. "정말 오랫동안 널 보고 싶었다."라고 고쳐 써야 합니다.
오랫동안{명} 시간이나 날짜가 오래 지난 동안.
[유영표는 풀이 죽어서 어깨를 늘어뜨리고 오랫동안 방 안을 거닐었다.(북한 문학 - 백양나무)]
참고 자료 : 야후! 국어사전
100. 정거장과 정류장
"아저씨, 서울역은 여기서 몇 정거장 더 가야 돼요?"
"두 정거장 더 가서 내리시면 됩니다."
버스 안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대화입니다. 여기에서 잘못 사용된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정거장'입니다.
본래'정거장'이란 말은 열차가 발착해서 여객이나 화물 또는 열차 편성 등을 다루는 데 사용되는 설비를 갖춘 곳을 뜻하고, 다른 말로는'역'이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정류장'이란 말은 자동차나 전차 등에 사람을 태우고 내리게 하기 위해 머무르는 일정한 장소를 가리키는데,'정류소'라고도 부릅니다. 일반 대중의 대화에서 이 '정류장'과 '정거장'을 올바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분은 극히 적은 것 같습니다. 대개의 경우,'정류장'도 '정거장'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버스 정거장'이나 '택시 정거장'은 어법에 맞지 않은 표현이고,'버스 정류장,택시 정류장, 기차 정거장, 지하철 역'과 같이 해야 바른 표현이 됩니다.
따라서 앞서 들으신 대화도 아래와 같이 고쳐야 맞습니다.
"여기서 몇 정류장 더 가야 됩니까?"
"두 정류장 더 가서 내리세요."
이제는 '정류장'과 '정거장'의 차이를 잘 구별해서 어법에 맞게 사용해야겠습니다
자료 출처 :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101. 곤욕과 곤혹
곤욕은 모욕, 당혹은 곤혹
'곤욕'과 '곤혹'이라는 두 단어는 발음도 비슷하고 뜻도 어느 정도는 통하는 듯해서 혼동해서 사용하는 때가 많습니다.
본래 '곤욕'이라는 말은 심한 모욕이라는 뜻으로 '곤욕을 당하다, 곤욕을 치르다, 곤욕을 겪다'의 형태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선생님이 후배들 앞에서 나를 나무라셔서 곤욕을 당했습니다' 또는 '곤욕을 치렀습니다'와 같이 쓰게 됩니다.
반면에, '곤혹'이라는 말은 곤란한 일을 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으로, '곤혹하다, 곤혹스럽다, 곤혹을 느끼다'의 형태로 쓸 수 있습니다.
"미처 생각지도 않던 질문을 해서 얼마나 곤욕스러웠는지 모릅니다" (X)
위의 문장은 미처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질문을 했기 때문에 심한 모욕을 받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질문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뜻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얼마나 곤욕스러웠는지 모릅니다'가 아니라 '얼마나 곤혹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또는 '얼마나 곤혹을 느꼈는지 모릅니다'로 써야 옳은 문장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심한 모욕을 당한다'는 뜻을 나타낼 때는 '곤욕을 당하다, 곤욕을 치르다, 곤욕을 겪다'이고, '곤란한일을 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으로 쓸 때는 '곤혹스럽다, 곤혹하다, 곤혹을 느끼다'와 같이 사용해야 합니다.
자료 출처 :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102. 우연하게, 우연찮게
"어떻게 영화배우가 되셨습니까?"
"친구따라 방송국에 갔다가 우연찮게 만난 영화감독께서 추천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새로 영화배우가 된 어느 연기자의 대담 내용입니다.
지금 이 문장의 대화에서처럼 방송 인터뷰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표현 중에 '우연찮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우연하다'라는 말은 어떤 일을 미리 계획하거나 약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이 일어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서로 미리 맞추어 놓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같게 됐을 때 이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찮다'의 '찮다'는 '~치 않다'의 준말로 '괜찮다, 온당치 않다'와 같이 '~하지 않다' 즉,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우연치 않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하면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라 뭔가 필연적으로 만나야 될 사람을 만난 것'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문의 대화에서도 '우연찮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하면 틀린 표현이고, '우연하게 영화감독을 만났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 됩니다.
다시 말해 '우연찮게'가 아니라 '우연하게' 또는 '우연히'가 맞고, '우연찮은 기회에'가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103. 할인, 활인, 역할, 역활
"새로 시작하는 주말 연속극에서는 보통 때와는 달리 시청자분들께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런 역활을 맡게 됐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잘못 쓰거나 잘못 읽는 한자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아마 '나눌 할(割)'자일 것입니다.
예문에서처럼 '나눌 할'자가 들어가는 단어가 상당히 많은데, 이것을 '할'로 읽거나 쓰지 않고 '활'이라고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앞의 예문에서도 '역활'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잘못 말한 것이고 이때는 '역할[여칼]'이라고 쓰고 발음해야 합니다. 따라서 예문에서도 '역활을 맡았다'고 하면 안 되고 '역할을 맡았다'고 고쳐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그리고 가게에서 물건값을 싸게 해 준다고 할 때도 '활인'이라고 할 때가 많은데, 이것도 역시 '할인'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비슷한 예로 요즘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정한 액수가 넘으면 몇 개월에 걸쳐서 돈을 나누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6개월 무이자 활부 판매'라고 하면 안 되고, '6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라고 해야 정확한 발음이 됩니다.
정리해 보면, '역활'이 아니라 '역할'이고, '활인'이 아니라 '할인'이며, 또한 '활부'가 아니라 '할부'라는 것을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104. 주책없다, 주책이다
대화를 나누다가 실없는 사람을 볼 때면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주책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그렇게 말을 하면 되나?"
"그래 저 사람 참 주책이야."
그런데 여기서 한 사람은 '주책이 없다'라는 표현을 썼고, 또 다른 사람은 '주책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결국 같은 사람을 향해 다른 의미의 표현을 했다는 얘긴데. '주책없다'와 '주책이다' 중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우선, '주책'이란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면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일지 알 수가 있습니다.
'주책'은 한자말 '주착'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주착'의 뜻은 줏대가 있고 자기 주관이 뚜렷해서 흔들림이 없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주착'이란 말보다 '주책'이란 표현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지금은 '주책'이란 말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책이 없다'고 하면 일정한 주견이나 줏대가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해서 실없다는 표현이 됩니다. 하지만 '주책이다'라고 말을 한다면 주견이나 줏대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주책없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105. '구절'과 '귀절', '싯구'와 '시구', 곳간, 셋방 등등
"철호야. 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니? 평소의 너 같지 않게 싯귀를 다 외우고 말이야."
맞춤법 개정안에는 한자 '글귀 구(句)'자가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는 '귀'로 읽지 않고 '구'로 통일해서 읽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앞의 예문에서 '싯귀'라는 말도 역시 '시구'라고 해야 맞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면, 어떤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들거나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을 두고 '난 이 귀절이 참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 경우에도 역시 '귀절'이 아니라 '구절'이 맞습니다.
주의할 점은 여기에도 예외가 있어서 '글귀'의 경우는 그대로 '귀'로 읽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여 말씀 드리자면, 두 음절로 된 한자어 중에서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말은 여섯 개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여섯 개의 단어는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이고 그 외 한자어의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구(詩句)'는 한자의 '시 시(詩)'자와 '글귀 구(句)'자로 이루어진 두 음절로 된 한자어로, 앞에 예를 든 여섯 개의 단어 안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시'밑에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 '시구'가 맞고, 발음도 역시 [싣꾸]가 아니라 [시꾸]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
106. 성대모사와 성대묘사
"어떤 특기가 있으십니까?"
"저는 동물 소리 흉내를 잘 냅니다."
"아, 성대묘사를 잘하시는군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짐승의 소리를 그럴 듯하게 흉내내는 일을 가리켜서 '성대묘사'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묘사'라는 말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소설 등에서 인물의 심리적 경과를 그려 나타나는 것을 '심리 묘사'라고 합니다.
또한 예술 작품에 있어서 어떤 대상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옮긴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문체를 '묘사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나 새 또는 짐승의 음색을 모방하는 일은, 그대로 사진을 찍듯이 그려 낸다는 뜻으로 한자의 '본뜰 모(模)'자를 써서 '성대모사'라고 합니다.
만일 '성대묘사'라고 하면, 그 말은 소리가 나오는 발음기관인 성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표현해 낸다는 뜻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어떤 가수가 노래하는 것과 똑같이 흉내내서 노래를 한다거나, 아니면 어떤 짐승의 소리와 똑같이 소리를 낸다고 할 때는 '성대묘사'가 아니라 '성대모사'가 올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시고 정확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107. 무등과 무동, 등목과 목물
"아빠, 사람이 많아서 잘 안 보여요?"
"그래? 그럼 아빠가 무등 태워 줄까?"
아이들이 어릴 때, 아빠나 삼촌이 아이가 잘 볼 수 있도록 아이를 어깨 위에 올려서 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를 '무등 태운다'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옛날에 걸립패나 사당패의 놀이 중에 여장을 한 사내아이가 어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춤을 추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이 때 어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아이를 '무동(舞童)'이라고 했고, 이렇게 무동을 어깨 위에 올라서게 하는 것을 가지고 '무동 태운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앞의 대화에서도 '무등 태워 줄까'가 아니라 '무동 태워 줄까'로 고쳐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그리고 더운 여름철에 땀이 많이 나면 남자분들이 서서 엎드린 자세로 등에 물을 끼얹어서 시원하게 씻는 경우에 '등목을 한다.'또는 '등물을 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허리 위로부터 목까지를 물로 씻는 일, 또는 씻는 그 물을 뜻하는 말은 '목물'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등에 물을 끼얹을 때는 '목물을 한다'또는 '목물을 끼얹는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무등을 태운다'가 아니라 '무동을 태운다'이고, '등목을 한다'나 '등물을 한다'가 아니라 '목물을 한다'또는 '목물을 끼얹는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108. 껍데기와 껍질
지금부터 20여 년 전에 유행하던 노래 중에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여름 바닷가에서 꽤 많이 불렸었고, 요즘도 가끔씩 들을 수 있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 가사에 나오는 '조개 껍질'이라는 말은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껍질'과'껍데기'는 그 뜻이 비슷한 것 같지만 사용하는 데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껍질'이라는 말은 딱딱하지 않은,무른 물체의 거죽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사과 껍질을 벗긴다'또는 '포도를 껍질째 먹는다'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껍질'이라는 말 대신에 '깍지'라는 말을 사용할 때도 있는데,콩 따위의 알맹이를 까낸 꼬투리를 가리키기도 하기 때문에 '콩깍지'하고 말하기도 합니다.
반면에,'껍데기'라는 말은 달걀이나 조개 같은 것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조개 껍질'이 아니라'조개 껍데기'이고, '달걀 껍질'이 아니라 '달걀 껍데기'가 옳은 표현입니다.
또 '껍데기'의 다른 뜻으로,알맹이는 빼내고 겉에 남은 것을 뜻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불의 속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이불을 쌌던 것을'이불 껍데기'라고도 부릅니다.
다시 말하면,'사과 껍데기'나 '포도 껍데기'가 아니라 '사과 껍질, 포도 껍질'이고, '조개 껍질'이나 '달걀 껍질'이 아니라 '조개 껍데기, 달걀 껍데기'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109. 귀엣말과 귓속말
"귓속말을 하지 마십시오."
남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이야기할 때, 그 얘기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소외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얘기를 나누는 사람끼리는 왠지 모르게 더 깊은 친밀감을 느끼게 되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할 때는 단어 속에 담긴 뜻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손짓이나 자세, 행동도 느낌을 전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남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얘기하는 것. 이제는 마주 앉아서 직접얘기를 나눌 때만이 아니라 PC 통신에서도 가능합니다.
PC 통신을 통해 대화를 나눌 때, 모니터를 한 사람만 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화면에 '귀엣말'이란 글이 올라 옵니다.
처음 그 표현을 보는 사람들은 '귀엣말'이 아니라 '귓속말'이 아닐까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귓속말'이 아니라'귀엣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귀엣말'이 바른 표현이라면,'귓속말하다'가 아니라 '귀엣말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습니다.
남의 귀에 입을 대고 소곤거리면서 얘기하는 것.
'귓속말'이 아니라 '귀엣말'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110. 불(不)과 비(非)의 차이점
1. 불(不)- ; 한자로 된 말 앞에 붙어 그 말을 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 대게 '없음, 못함'의 뜻
불가근 불가원, 불가능, 불감당, 불감증, 불가분, 불가불, 불가피,
불찬성, 불규칙, 불충분, 불경기, 불명예, 불만족, 불완전, 부조리 등등
2. 비(非)- ; 한자말 뿌리에 붙어 그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말
=> 대게 '잘못(그름), 아님(않음)'의 뜻
비신사, 비금속, 비공개, 비매품, 비보호, 비인간, 비현실적,
비무장, 비도(리), 비민주적, 비인도적, 비정상적, 비공식적,
3.'부가가치세 제외'라는 말과 같은 말은 '부가가치세 불포함'인가 아니면 '부가가치세 비포함'인가?
=> '부가가치세 제외'에서 '제외(除外)'는 '범위 밖에 두어 빼어놓음'의 뜻임으로 '부가가치세의 범위에 속하는 않음(非)'이 되겠지요.
cf. '부가가치세의 범위에 속하지 못함(부정의 뜻; 不)
4. 비매품 ; 팔지 않는 물품
불매품 ; 팔지 못하는 물품
111. 내노라, 내로라
내로라 하는 사람들
"어제 우리 회사 창립 기념식에 가 보니까, 내노라 하는 재계의 인사들은 다왔더군요."
대개 '자기를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사람'을 가리켜서 '내노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이고, 이 때는 '내로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해야 맞습니다.
이 '내로라'라는 말은 원래 '나이로라'라는 말의 준말 형태입니다.
대개 '내로라 하다'라는 형태로 많이 쓰는데, 이것은 '바로 나다 하고 자신있게 말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로라' 또는 '~이로라'라는 말은 하나의 연결형 서술격 조사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내로라 하는 씨름꾼들이 모래판에서 힘을 겨룬다."
"제 딴에는 반장이로라 하고 뽐낸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내로라 하다'를 '내노라 하다'로 잘못 쓰시는데, 이것은 아마 '나를 자신있게 내놓는다'는 의미로부터 그 형태를 유추해서 '내노라 하다'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
만, '내로라 하다'가 올바른 표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참고로 '~노라'라는 말은 자기의 동작을 의식적으로 들어 올려 말할 때 쓰는 종결 어미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님을 그리노라."
"나는 이겼노라."
112. '고마워'와 '고마와'
옛이야기 사랑방 - 손주일 교수
문제요인 ;
용언 어간의 끝 'ㅂ'이 다음에 모음이 올 경우, 'ㅂ'이 '오/우[w]'로 발음되는데(이른바, 'ㅂ'불규칙용언) 이것을 어떻게 표기하느냐?
1. '한글맞춤법(1988)' 규정(제4장,제2절,6항을 참조,본란은 본인 요약)
1) 1음절 어간이든 2음절 이상의 어간이든 실제로 발음되는 대로 씀.
(모음조화에 구애받지 아니함)
2) 1음절 어간의 경우=> 실제 발음을 택함.
ㄱ.양성모음어간; 돕다->도와, 곱다->고와(모음조화에도 맞고 실제 발음)
ㄴ.음성모음어간; 굽다(炙)->구워, 줍다->주워(모음조화에도 맞고 실제 발음)
ㄷ.중성모음어간; 깁다->기워, 밉다-.미워, 쉽다->쉬워(실제 발음을 택함)
ㄹ.양성모음어간; 맵다->매워,매우니,매웠다(모음조화보다는 실제 발음을 택함)
ㅁ. 잡다->잡아, 좁다->좁아, 굽다(曲)->굽어(실제발음, 'ㅂ'규칙용언)
3) 2음절 이상 어간의 경우 => 모음조화 무시하고 실제 발음을 택함.
ㄱ.양성모음 ; 가깝다->가까워, 괴롭다->괴로워, 고맙다->고마워
ㄴ.음성모음 ; 무겁다->무거워, 가볍다->가벼워,
ㄷ.3음절어간; 수고롭다->수고로워, 감미롭다->감미로워,아름답다->아름다워
ㄹ.4음절어간; 자랑(/사랑/까탈/외경)스럽다->자랑(/사랑/까탈/외경)스러워,
정리; 1음절만 '실제 발음('-와' 또는 '-워')'을 살피고(도와,고와/매워,미워),
2음절 이상은 '-워'로 쓰면 됨(고마워,아름다워, ---).
113. 네게, 너에게
1. 따져보면(어학적 해석) 아래 1)~3)처럼 야릇한 점이 있는 질문입니다.
1) '너(2인칭대명사) + -의(소유격(속격)/~조사)'의 준말 = 네 cf. 나+의=>내
2) '너 + -에게(여격/~조사) = 너에게
3) '네 + -에게 => 네게(준말)'를 소유격에 다시 여격이 붙은 것(너+의+에게)으로 보면 이상해지지요. 내에게=>내게
2. 그런데, 국어사를 들춰보면
1) 주격(조사) '-가'형이 나타나면서(16세기 국어 이전엔 '-이'형뿐이었음) "바람'-이(앞말 자음 아래서)' 불고 새'-가(앞말 모음 아래서)' 운다."처럼 두 종류의 주격형이 자릴 잡았습니다.
2) 이 주격 '-가'의 출현 이후, '내-가/네-가'로의 결합형도 나타나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이 '내가/네가'의 해석을 '내/네'에 대한 '소유격 운운' 대신에, 이 경우의 '내/네'를 '주격 '-가' 앞에 나타나는 제1/2인칭대명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3. 이제, '네'(소유격 결합이 아닌 2인칭대명사)와의 다른 결합을 살펴볼까요.
1) 네 + -가 -> 네가 ; 주격 (네가 해라. 아님 내가 하리?)
2) 네 + -에게/게 -> 네게 ; 여격 (너에게/네게 주마.)
3) 네 + -까짓 -> 네까짓 ; 너처럼 하잘 것 없는 (네까짓 게 무얼 하겠느냐.)
4. 정리
1) 너에게 ; 본디말 (너 ; 2인칭대명사)
2) 네게 ; 대화체에서 쓰이는 준말 (네 ; '-가/-게' 앞에 쓰이는 2인칭대명사)
114. 어서 오세오, 오서 오세요
'어서 오세오'는 틀린 표기입니다.
'어서 오세요'는 '어서 오시어요'의 준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세요'는 '가시어요'의 준말입니다.
(참고)
'-아/어요' ; 잡아요, 보아요(봐요), 가요(<- 가아요) / 먹어요, 벗어요, 묶어요, 떠요(<- 뜨+어요)
115. 떡볶이, 떡볶기, 떡뽁기
'떡볶이/떡볶기/떡뽁기' 등의 차림표가 눈에 거슬립니다.
떡볶이 ; 음식이름(차림표에 쓰는 표기)
; [떡 + [볶-('볶다'의 어간) + -이(명사파생접미사)]]
떡볶기 ; 떡(-을) 볶기(떡을 볶기가 어렵다)
; [볶- + -기(명사형어미)]
116. '-대'와 '-ㄴ데/ㄴ + 데' 의 쓰임
1. {-대}형은 접미사로만 쓰입니다.
; 수나 값 따위 말에 덧붙여, 그 대체의 범위를 나타낼 때 쓰는 말.
; 100대까지 계산한다.
주의 ; 요컨대, 청컨대의 경우는 '요'와 '청'에 '-컨대(하건대)'가 붙은 말입니다. (cf. 그런데=그러한데;그러하+'-ㄴ데)
2. 문제는 '-ㄴ데(어미)'와 '-ㄴ+ 데(형식명사)'의 구별이겠지요.
1) '-ㄴ데' ; 어미 * 앞말에 붙여 씀.
a1. 형용사의 어간 밑에 붙어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여 말하는 종결어미.
"산이 꽤 높데."
a2. 다음 말을 끌어내기 위하여, 어떤 사실을 먼저 베풀 때 쓰는 연결어미.
"키는 큰데 힘이 없다."
서술격조사('-이다')의 어간 밑에 붙기도 함
b1. 이것은 풀기 어려운 문제인데(문젠데).
b2. 네가 무엇인데 그런 소릴 하니?
2) '(-ㄴ) + 데' ; 형식명사(불완전명사,의존명사) # 앞말과 띄어 씀.
a. 용언의 관형사형 어미 다음에 와서 '곳이나 장소'를 이르는 말.
"물은 높은 데에서 낮은 데로 흐른다."
b. '경우나 처지'를 뜻하기도 함.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c. '일어난 것'을 뜻하기도 함.
"그는 노래 부르는 데도 소질이 있다."
3) (요령) '-ㄴ데(어미)'와 '-ㄴ+ 데(형식명사)'의 구별 요령은 앞말이 형용사이면 어미(*붙여 씀), 동사이면 형식명사(*띄어 씀)
117. 있슴, 있음 / 없슴, 없음
'있음과 없음'은 옳은 표기입니다.
그러나 '있슴과 없슴'은 틀린 표기입니다.
국어의 어미는 앞말에 받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분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말의 받침 유무에 따라 -는다와 -ㄴ다로 나뉘거나(먹는다 : 간다), -으니와 -니로 나뉘는(먹으니 : 가니) 현상 등이 바로 그러한 예입니다.
'있음과 없음'은 용언 어간에 명사형 어미가 결합된 어형으로서 있음, 없음이 맞습니다. 명사형어미 역시 앞말에 받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음과 -ㅁ으로 나뉘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있음, 없음을 있습니다, 없습니다의 준말로 보아 있슴, 없슴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일부 문맥에서 명사형어미가 종결어미처럼 기능할 때도 있으나 그 때에도 여전히 명사형어미로서 종결어미의 기능을 하는 것일 뿐이지 종결어미 -습니다에서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습니다 형태는 그 준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먹슴이라고 쓰면 틀리듯이 있슴, 없슴이라고 쓰면 틀립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종결어미에는 -읍니다가 없고 -습니다뿐이며 명사형어미에는 -슴이 없고 -음뿐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맞춤법이 소리나는 대로 적도록 바뀌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종전에 종결어미로 -습니다와 -읍니다를 다 인정했다가 -습니다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있음, 없음은 있습니다, 없습니다의 준말이 아니며 어간 있-, 없-에 명사형어미 -음이 붙은 것입니다.
118. 계좌와 구좌
판매액은 계좌로
이웃돕기 성금을 보내 주실 분께서는 다음 구좌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장은 연말 연시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적으나마 우리의 정성을qa 보내자는 내용을 담은 기사의 일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쓰인 '구좌'라는 말은 우리말식 표현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무의식 중에 쓰는 말 중에는 일본식 한자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앞에서 인용된 '구좌'라는 말도 역시 일본식 한자어의 예입니다. 이것을 우리식 한자어로 바꾸면 '계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이나 '경제' 또는 '명제' 등과 같은 학술 용어처럼 다른 말로 바꾸기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일본식 한자어라는 거부감이 강하게 들거나 충분히 고쳐 쓸 여지가 있는 말들은 가능하면 우리식으로 고쳐 쓸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입선'은 '수입국'이나 '수입처'로 하고, '공급원'은 '공급처'로, '판매고'는 '판매액'으로, '가접수'는 '임시 접수'로, '선착장'은 '나루'로 하고, '공란'은 '빈칸'으로 고쳐 쓸 수 있습니다.
일본식 한자어인 '노견'은 우리말 표현인 '갓길'로, 또 '고수부지'는 '둔치'로 고쳐 사용하면서 이제는 상당히 정착됐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와 같은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모든 국민과 각 언론사의 노력이 계속돼야 하겠습니다.
119. 바탕하다, 승부하다
'바탕하다'와 '승부하다'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하다'는 명사, 부사, 외래어 등의 앞말과 겹합하여 서술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다'라는 말이 수많은 말과 쉽게 어울린다고 해서 거기에 원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다'에 선행하는 말들의 특성은 두 종류로 나뉜다. 동작성을 띠는 것과 상태성을 띠는 것이 그것이다. 앞의 것을 동사성 선행어라 하고 뒤의 것을 형용사성 선행어라 한다.
'하다'는 동사성 선행어와 어울려 동사를 만들어낸다. '공부하다' '노래하다'와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형용사성 선행어와 어울려서는 형용사를 만든다. '정직하다' '행복하다' 와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 예로 들어 놓은 말들의 선행어 '공부' '노래'는 동작성을 띠고 있고 '정직' '행복'은 상태성을 띠고 있다.
그런데 '바탕하다'와 '승부하다'의 선행어 '바탕'과 '승부'는 위와 같은 동작성이나 상태성을 지닌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의 이론에 바탕해 논지를 전개하다.'와 같은 문장의 '바탕하다'는 마땅히 '바탕을 두다'와 같은 말로 바꿔 써야 한다.
또 '우리 팀은 결승 진출권을 놓고 10일 상대 팀과 승부한다.'처럼 운동 경기에 자주 등장하는 '승부하다'라는 말은 '승부를 가리다'처럼 바꿔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120. 삼수갑산, 산수갑산
흔히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고 할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일을 꼭 해야겠다'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삼수갑산(三水甲山)'을'산수갑산(山水甲山)'으로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아마도'삼수갑산'을 경치가 좋은 곳으로 잘못 알아 듣고 '산수갑산'일 거라고 생각하고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수갑산'의 '삼수'는 한자의 '석 삼(三)'자와 '물 수(水)'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원래 '삼수갑산'이라는 말은 '삼수'와 '갑산'이라는 고장의 이름에서 온 것입니다.
'삼수(三水)와 '갑산(甲山)'은 모두 함경남도에 있는 오지로 매우 춥고 또 교통도 불편한 지역이었습니다.
옛날부터 중죄인들을 이곳으로 귀양 보냈기 때문에, 이곳은 한번 가면 살아 돌아오기가 힘든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자기 일신상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각오하고 어떤 일에 임하려고 할 때 '삼수갑산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표현을 쓰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힘든 일을 각오하는 마당에 경치가 좋은 산수갑산에 간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삼수갑산'의 '삼'은 '뫼 산(山)'자가 아닌 '석 삼(三)'자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고 '산수갑산'이라는 잘못된 표현은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121. 만땅과 엥꼬
자동차는 이제 거의 필수품이 되었다. 승용차가 없는 집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자동차와 관련된 말도 우리 언어 생활의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말 중에서 귀에 자꾸 거슬리는 말이 만땅(滿タンク)와 엥꼬(えんこ)이다.
얼마나 채워 드릴까요?, 만땅으로 채워 주세요.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듣게 되는 이 만땅이라는 말은 원래 한자어 만(滿)과 영어 탱크(tank)가 결합한 말로서, 일본어에서 들어온 말이다. 주로 주유소에서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 넣는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 동안 우리말로 바꿔 쓰자는 노력 덕택에 지금은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이 말은 우리말이 아니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느낌도 별로 좋지 않다. 아무리 좋은 차를 갖고 있어도 만땅!하고 외치는 사람은 품위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역시 점잖은 말을 쓰는 사람이 훨씬 품위도 있어 보인다. 우리말로 가득 채워 주십시오라고 하면 가장 좋겠지만, 다소 번거롭다면 가득요!, 가득! 등으로 얼마든지 고쳐 쓸 수 있는 말이다.
또한 이 만땅과 비슷한 용어 잇파이/입빠이(一杯, いっぱい)라는 말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말도 일본어이므로, 우리말로 가득, 많이 등으로 바꿔 쓰면 좋을 것이다. 이 말은 때로 엑세레다(→액셀러레이터/가속기)를 입빠이 밟고…처럼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한껏을 쓰면 좋을 것이다.
[만땅 → 가득입빠이 → 한껏, 가득]
이런, 기름이 거의 다 엥꼬되었네. 주유소에 좀 들렀다 가자.
자동차나 가정의 보일러 등에서 흔히 기름이 다 떨어진 것을 가리키는 말로 엥꼬(えんこ)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엔코가 옳다. 이 말은 본래 일본에서 어린 아이가 방바닥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발전하여 전차나 자동차 같은 것이 고장나서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는 본래의 뜻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료가 바닥이 나다, 물건이 다 떨어지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나 기름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연료통에 기름을 꽉 채우면 만땅이 되고, 기름이 바닥나면 엥꼬라고 한다. 우리말로 (기름이) 다 떨어졌다라고 하면 좋을 것이고, 상황에 따라 떨어짐, 바닥(남) 등을 선택하여 쓸 수 있을 것이다.
[엥꼬 → 바닥(남), 떨어짐]
위의 경우도 이런, 기름이 거의 다 떨어졌네, 기름이 거의 다 바닥이네 등으로 쓰면 좋을 것이다.
지금처럼 외국어가 범람하는 우리 언어 생활에서는 순화된 말을 찾아 쓰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빠꾸(バック, 영 back) → 뒤로, 후진
모도시(もどし) → 되돌림, 되돌리기
오이코시(おいこし) → 앞지르기
마후라(マフラ-, 영 muffler) → 소음기, 머플러
122. '-데'와 '-대'
「표준 발음법」에 따르면 ㅔ 발음과 ㅐ 발음을 구별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 토박이 중에서도 ㅔ 발음과 ㅐ 발음을 똑똑히 구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ㅔ와 ㅐ가 단어의 첫음절이 아닐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발음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요즘 들어 -데와 -대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데와 -대의 의미와 용법을 분명히 인식하면 발음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둘을 훌륭히 구별할 수 있다.
(1) (어제 보니까) 혜정이가 참 예쁘데.
(2) (사람들이 그러는데) 혜정이가 참 예쁘대.
(1)은 -데가 쓰인 예이고 (2)는 -대가 쓰인 예인데 그 뜻이 무척 다르다. -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어미로서 …더라와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데 비해 -대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따라서 -데가 쓰인 예에는 (1)에서 보듯이 어제 보니까처럼 화자의 경험임을 나타내는 말이 더 붙을 수 있고 -대가 쓰인 예에는 (2)에서 보듯이 사람들이 그러는데처럼 남의 말임을 나타내는 말이 더 붙을 수 있다.
-데는 아래 (3), (4)에서 보듯이 형용사, 동사 및 서술격조사의 어간이나 선어말어미 -시-, -었-, -겠- 뒤에 붙어 평서형, 감탄형이나 의문형 문장을 만든다. -데는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더-가 들어간 형태에서 발달하였는데, 이 점에서 -데의 앞에는 -더-의 앞에 올 수 있는 어간이나 어미가 다 올 수 있고 -데의 의미는 …더라, …던가?와 비슷하다. 즉 (3ㄱ, ㄴ, ㄷ)의 -데는 …더라처럼 해석되고 (4)의 -데는 …던가?처럼 해석된다.
(3ㄱ) 어제 보니까 혜정이가 참 예쁘데. / 사진을 보니 옛날에는 참 예뻤겠데.
<형용사 뒤>
(3ㄴ) 그 아이가 밥을 잘 먹데. / 철수도 왔데. <동사 뒤>
(3ㄷ) 곁에서 보니 참 훌륭한 신랑감이데. <서술격조사 뒤>
(4) 신부가 그렇게 예쁘데? / 그 사람 키가 크데? / 밖에 누가 왔데? / 얼마나 되데? <의문형>
"-데는 화자가 과거의 직접 경험한 내용임을 표시"
-대는 -다(고) 해가 줄어서 된 말이다. 따라서 다음 (5)에서 보듯이 형용사나 서술격조사 뒤에서는 -대, 동사 뒤에서는 -ㄴ대, -는대가 쓰이며, -다 앞에 올 수 있는 선어말어미는 모두 -대 앞에도 올 수 있다. (5ㄷ)은 서술격조사 뒤에서 -대가 -래로 바뀜을 보여 주는데, 이는 예전에 서술격조사 뒤에서 -다가 -라로 교체되던 역사적 사실이 현대국어에 화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5ㄱ) 사람들이 그러는데 진옥이가 예쁘대(예뻤대/예쁘겠대). <형용사 뒤>
(5ㄴ) 진옥이가 결혼한대. / 진옥이는 추리소설만 읽는대. <동사 뒤>
(5ㄷ) 진옥이가 학생회장이래(학생회장이었대). <서술격조사 뒤>
"-대는 남의 말을 전달함을 표시"
한편 우리말에는 위에서 언급한 -데와 구별되는 -ㄴ데가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데는 화자가 과거에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나, 반말투로 남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스스로 감탄하는 뜻을 나타내는(그리하여 이때의 -ㄴ데는 그 끝을 약간 올려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ㄴ데는 눈 앞에 벌어진 사태를 보면서 이야기할 때도 쓰인다. 이러한 차이는 -데가 기원적으로 선어말어미 -더-와 연관되는 데 비해 -ㄴ데는 -더-와 무관한 형태인 데에 기인한다. (6ㄱ)은 앞말에 받침이 있을 때에는 -ㄴ데에 매개모음 -으-가 결합하여 -은데 형태로 나타남을 보여 주며, (6ㄹ)은 -ㄴ데 앞에 -시-, -(었)느-, -(겠)느-, -(었)더-, -(겠)더-와 같은 선어말어미가 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어미 -ㄴ데/-은데는 특이하게도 -었-이나 -겠- 뒤에는 바로 결합할 수 없는데, 이 점을 고려하여 국어사전에서는 -ㄴ데/-은데 외에 -느-, -더-가 결합한 -는데, -던데도 표제어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6ㄱ) 오늘 날씨 참 시원한데. / 그 옷 참 보기 좋은데. <형용사 뒤>
(6ㄴ)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 <동사 뒤>
(6ㄷ) 철수가 아니라 진옥이가 학생회장인데. <서술격조사 뒤>
(6ㄹ) 결혼식장에는 혜정이 신랑도 왔는데/왔던데/왔겠는데.
"-ㄴ데는 스스로 감탄하는 투. 넌지시 상대방의 의견을 묻기도"
123. 우레와 우뢰
소나기가 내릴 때 번개가 치며 일어나는 소리를 '우뢰' 또는 '천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우뢰'를 표준어로 삼지 않고, '우레'와 '천둥'을 표준어로 삼고 있습니다.
우레는 울게에서 나온 말이고, 울게는 울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레를 억지 한자로 적다 보니 우뢰(雨雷)라는 말이 새로 생기게 되었습니다. 우레는 토박이말이므로 굳이 한자로 적을 이유가 없답니다. '우뢰'는 이제 표준어 자격을 잃고 사라진 말이니 사용하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