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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1박2일 / 고령요 백영규 | |
백영규를 보고, 백영규를 느끼다. | |
강학모 편집부 차장, rkdah0@hotmail.com |
등록일: 2010-02-26 오전 9:15:34 |
고령요 백영규에게로 가는 여행에 동참하기 위해 신문사를 찾아온 사람들이다. 먼저 도착한 백영규 선생과 사람들은 조용히 눈인사를 나누며 차 한 잔에 마음을 풀어놓는다. 워낙 신청자가 많아 가능할까 싶었어요. 반쯤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귀한 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이춘희 씨의 얼굴은 살짝 들뜬 표정이다. | ||||
그후 아버지에게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린 나이에 뭘 압니까? 그냥 자고 일어나면 흙을 빚고, 밥 먹고 나면 가마에 장작을 쌓고 했지요. 그후 경기도 광주 분원요가 폐쇄되면서 김천으로 내려와 계시던 도공 선생님들 밑에서 도자기를 배웠죠. 그때 모두 네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이 전부 연세가 아흔을 바라볼 때였어요. 그러다가 정부에서 10년 정도 도자기를 못 만들게 했는데 그때 우리 도자기 명맥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했어요. 곧이어 스테인레스와 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와 우리네 생활 속에서 도자기를 완전히 밀어내 버렸죠.” 한국의 슬픈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당시 국내에선 수요가 거의 없었고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사갔죠. 그런데 육영수 여사가 죽고 일본과 단교가 된 거예요. 한 순간에 생계가 막막해져 버린거죠. 그렇다고 평생 도자기 빚고 굽는 일이 전부였던 사람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갈 순 없었어요. 경기도 이천으로 가서 사오년 동안 청자를 배웠고, 대구공전 이사장이었던 이경희씨의 초대를 받아 1978년부터 대구공전 도예과에서 요업에 대한 강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마치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삶을 조명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얘기를 풀어놓는다. | ||||
고령은 우리나라에서 요장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인 대평리 분청사기 요장이 있던 곳이고, 가야토기의 맥이 이어져오던 곳이니까 여기서 전통가마를 통해 가야토기와 분청사기를 만들자고 마음먹은 거죠.” 안타까움에 장탄식을 터뜨렸고, 선생이 원하는 성취를 얻었을 때는 자기 일처럼 기쁜 표정이 되었다. 이 순간 그들은 모두 백영규의 자식이 되고, 친구가 되고, 제자가 되어 선생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자기소개와 함께 1박2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사연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시간. 정말 궁금했어요. 이런 마음으로 서울에서 영천까지 달려오니 먼길도 멀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좋은 추억이 될 거라고 말씀들 하셔서 따라왔는데, 안 왔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어요.” 향했다. 겨울 끝자락,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오후 햇살을 따라 차량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 ||||
백영규 선생의 작품과 예술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찻물을 따라 마셔보는 행운까지 얻게 되자 노정에 쌓였던 피로가 말끔하게 가셔지는 느낌이다. 검정과 고증을 통해 인정을 받았다. 57년 그의 도자인생이 세상에 빛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통해 생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여름이 지나기 전에 150여년 전 고령군 덕곡면 백리에서 시작된 조부(백용준) 사기장에서 김천시 구성면 부친(백암이) 사기장으로, 백영규 선생까지 이어지는 3대 사기장 가문의 맥이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이지만 도자기를 바라보는 눈이 트였다고 할까? | ||||
나눴다. 희경산방을 둘러싼 잔잔하게 흐르는 풍경이 도심의 메마른 가슴을 파고들었고, 별빛과 함께 마시는 술은 유난히 취하지 않았다. 또 안동에서 내려온 신선희씨는 오가피로 만든 차를 내놓았다. 맛도 좋지만 몸에는 더 좋다는 말에 사람들은 침을 꼴깍 삼킨다. 결국 너도나도 한 잔씩 더 받고 나서야 신선희 씨는 남은 차를 갈무리할 수 있었다. 향기를 피워냈다. 웃음 차, 이야기 차, 사람들은 그렇게 저마다 스스로 차가 되어 다른 이의 잔을 채우고 다른 이의 가슴에 훈훈함을 안겨줬다. | ||||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됐구요. 다음에 꼭 기회를 만들어 다시 참가하고 싶어요. 저희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희경산방도 잊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백영규 선생과 함께 했던 기억은 늘 그 자리에서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들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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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다도신문에서는 월 1-2회 각계에서 활동중이신 전문가를 초청하여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첫번째 초대 작가는 고령 백자의 옛모습 재현과 전통방식의 예를 고집한 결과 탁월한 솜씨와 능력을 인정받아
무형 문화재로 지정받은 고령요 백영규 선생을 모시고 작가의 작품세계와 도자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다음 프로그램은 1박2일 다도강좌는 도정요 안창호, 경원스님의 보이차 이야기, 동국대 박희준 교수님의 발효차 이야기, 황담요 김억주, 차명상 지장스님, 묵전요 김평, 소석도예 손광수씨등의 생애와 작품세계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첫째날 2월24일(수)
14 : 00 다도신문사 도착 (기차 이용시 동대구역 1시30분까지 도착하면 다도신문사 차량 대기)
14 : 00-16:00 작가와의 대화1 (참석자 자기소개, 고령요 백영규의 생애)
16 : 00-17:00 차와 명상
17 : 00-20:00 한국다도신문 경주 수련관 이동 및 식사
20 : 00-23:00 작가와의 대화3 (고령요 백영규에게 묻는다 및 뒷풀이)
23 : 00 취침시간 (오베르네펜션 2인 1실)
둘째날 2월25일(목)
07 : 00-08 :00 기상후 산책및 맛있는 식사
08 : 00-09 : 00 차와 명상
09 : 00-10 : 00 기념품증정과 기념촬영
11 : 30 : 다도신문회관 도착
12 : 00 : 동대구역 (기차를 이용하실 분은 다도신문사 차량으로 동대구역까지 이동)
참가대상 : 백영규선생님의 작품에 관심있는 분
일 시 : 2010년 2월24일(수)~25일(목)
참가자격 : 한국다도신문 정회원. 보광차문화연구원(희경산방)정회원. 일반인
참석인원 : 10명 ~ 12명
참가비 : 100,000(숙식비 포함)
준비물 : 간단한 세면도구
첫댓글 다음 기회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