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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건설공고 기계과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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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볼거리 스크랩 좋은글 ■ 김해 건설공고 교정 와룡매 이야기
김형근[10회] 추천 0 조회 2,910 10.05.07 17:2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김해 건설공고 교정 와룡매 이야기

 

어제(2010,3,10) 우리 부산에도 5cm가 넘게 눈이 내렸다.

뜰에 있는 백매, 홍매가 봉오리를 열기 시작 하면서 하루도 제대로 맑은 날이 없어서 인지 그 표정이 자못 어두웠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물기를 흠뻑 먹은 눈이 매화꽃에 쌓이고 얼어붙어 만개중인 매화의 몰골이 더 안쓰럽게 되었다. 그래도 언 눈이 녹아내리고 나니 살포시 향기 내 놓는 것을 잊지는 않는다. 금년엔 이렇게 고르지 못한 일기 탓으로 어디를 가더라도 화창하고 맑은 매화를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서둘러 부산근교 매화 명소로 이름난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김해 건설 공업고등학교” 교정의 와룡매를 찾아가 보았다.

때 마침 오늘 3월11일부터 14일 까지 매화축재 기간으로 교문을 활짝 개방 해 놓고 있어서 많은 탐매객 들로 붐비고 있었지만 예상한 데로 다들 날씨 피해를 입어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

이 학교는 1927년 “김해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하였지만 농고는 다른 곳으로 이전 해 가고 1978년에 현재의 공고가가 들어서게 되었다 한다.

"가락국 수로왕 보주태후 허후능”옆 터널을 지나 1km 정도 내려오다 우회전하여 직진 하다보면 김해 박물관 안내 도로 지판이 보이는 우측에 김해 교육청과 나란히 있다.

 

 가락국 김수로왕 보주태후 허후 능

 

 흰 건물이 김해교육청이고 바로 오른쪽 현수막이 걸린곳이 건설공고 교문이다.

 

 

 

  학교 교문과 매화 축전를 알리는 현수막- 매화 축전 행사가 28회 째나 이어지고 있다.

 

교문에서 학교본관 까지 150m정도 되는 긴 진입로 양편에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고매들, 특히 교문에서 보아 좌측의 2~30 십 그루는 줄기가 휘고 구부러져서 땅을 기듯, 하늘을 나듯 용트림 하는 수령 100년이 훨씬 넘는 와룡매인데 가지고 간 1m 줄자로 주간 둘레를 재어보니 턱없이 모자란다.  

 

교문에서 바라 본 진입로(매화로)의 양편 향나무 수벽넘어 일렬로 줄지어 선 고매들,

교문에 들어서니 매향으로 가득하다.

 

김해농고 동문들의 말에 의하면 이 고매들이 자칫 다른 곳으로 옮겨 갈 뻔 한  일이 있었다 한다.

김해가 시로 승격 되면서 교육청이 학교부지 일부를 할애 받아  청사를 마련하는 과정에  그 부지가 지금 고매 들이 서있는 교문 통이 건물부지로 확정 되어 매화들을 뽑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때 동문들의 항의성 건의가 빗발쳐 교육청 건물을 옆으로 비껴 지금의 장소에 짓게 하므로 매화를 옮기지 않아도 되었다 한다. 그런 졸속하고 무치한 계획을 입안한 실무 담당자의 정중한 사과도 있었다 한다. 

이 고매, 와룡매에 얽힌 빠트릴 수 없는 얘깃꺼리 한토막 이다.

 

또 학교 뒤편에 있는 구지봉과 연계하여 이곳이 장차 김해시의 멋진 공원으로 탈바꿈 하게 된다는데 그 때 이 고매들에 대한 대접을 어떻게 할 건지 자못 궁금해진다.

 

  고매의 밑둥

 

  용트림하는 와룡매들

 

 

 

 

 

 숨 죽이며 황홀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 암향을 어떻게 붙들런지?

 

 

농업고 개교 당시에 한 일본인 젊은 교사가 의욕적으로 심고 가꾸게 된것이 계기가 되었고 근래에 와서 더러는 보식도 했다 한다.

전해지는 얘기로 그 일본인 교사가 몇 해 전에 90대의 노인이 되어 이곳에 찾아와 자신의 손길이 깃든 고매를 오랫동안 둘러보면서 젊은시절을 회상하며 감격의 눈물을 하염없이 쏟고 갔다고 하는데 어찌 그런 감동이 일지 않으랴,

학교에서 베푸는 이 소박한 축제가 화사한 봄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향기와 더불어 색다른 감동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그분의 먼 훗날을 생각한 소박한 꿈과 노력 없었다면 어찌 오늘 이런  맑고 향기로운 매향을 허한 기슴에 담을 복덕을 누릴 수 있으랴!  참 고맙고 고맙다.

 

 

오늘 아침, 평소에 법문으로나 아름다운 글로서 고마움과 나눔을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며 꽃과 같이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발원 하시던 법정스님께서 병고를 이기지 못하고 애석하게도 입적 하셨다는 뉴스를 접했다. 임종을 지켜보던 상좌들에게 몇 마디 유언을 남긴 뒤 “내 이야기는 이쯤해서 끝내니 나머지는 저 찬란한 꽃들에게 물어보라.”하셨다 한다.  그 분 다운 마지막 남긴 말씀이다.

온갖 꽃들의 잔치로 들썩일 꽃들의 계절을 맞아 자연 속에서 조용한 사유로 스님의 진정한 가르침을 되새길 때인 것 같다.

스님께선 말빚이라고 하셨지만 설한 법문이나  많은 글들로 일러주신 주옥같은 말씀들은 맑고 향기로운 이 봄의 또 다른 꽃 향기로 남게 되었다. 꽃 향기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스님께서 극락왕생 하시기를 기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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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5.09 19:17

    첫댓글 모교에 관한 좋은 이야기 ~~~ 형근 후배님! 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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