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 평생을 살면서 유난히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상처가 되어 아픈 흔적으로 남고, 또 어떤 것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뇌리에 깊숙히 각인이 됩니다. 결혼식, 자식들의 대학교 합격, 첫손주의 탄생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개인의 역사이고 일기입니다. 반면에 자식이 담임 선생님에게 이유없이 심한 매를 맞았다거나. 성추행을 당했다거나,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누워있다면, 한순간의 잘못으로 해서 인생 자체가 망가지는 아픈 기억을 갖게 됩니다. 어린애들에게 있어 반장 선거나, 회장 선거는 기쁜 추억과 아픈 추억을 동시에 인겨줄 수 있는 중대한 대사입니다. 그런 어린애들 잔치에 어른들, 특히 어머니들이 끼어들어 어린애들 잔치에 새치기를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심히 좋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어린이 다워야 하는데 어른들이 어른 흉내, 심지어 정치인 흉내를 내도록 부추기고, 치마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꼴 불견입니다.
필자가 세를 내놓은 집에 똑똑하고 총명한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봐도 어린이답지 않은 당찬 학생이었습니다. 그 어린이의 일상은 평범하고 , 구김이 없었는데 아버지가 병으로 은행을 퇴직하면서 부터 검은 그림자가 행복한 가정을 순식간에 덮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온실의 화초처럼 자라 생활을 헤쳐나갈 억척스러움이 모자랐습니다. 가정에 닥친 어려움을 이겨낼 대책을 세우려 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고 있는 그런 애잔한 여자였습니다. 옆에서 보기에도 딱했습니다. 그런 가정의 어린 딸이 전교 어린이 회장에 아이들로 부터 압도적인 추천을 받고 출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애는 집안의 힘든 사정도 모르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애의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어린애가 전교 회장에 당선되면, 뒷 감당이 되겠습니까? " 하고 말입니다. 소풍때 소소한 부담을 해야 하는 일에서 부터 전교회장 어머니로서 얼굴내밀어야 하는 일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데 괜찮겠느냐? 하는 무언의 사태 압력이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가난하고, 돈이없지만 세상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학생 엄마는 필자에게 상담을 청해왔습니다 딸애를 무슨 방법으로 사태를 시켜야 하느냐? 고 말입니다. 수년이 흘러 지금 그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을 해서 훌륭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만, 그때 필자는 세상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가난한 학생들이 좌절하는 모습이 정말 싫어서 그 여학생의 손을 잡고 같이 울었던 생각이 납니다. 매년 어린애들의 학생회장 선거 얘기가 나올때마다 그 기억이 주마등처럼 뇌리에서 되살아나는 것은 그시절 받았던 충격이 너무나 컸기 때문입니다. 전교 어린이 학생회장에 출마하기 위하여 연설문을 쓰는데 10-20만원이 들고 피켓을 만드는데도 일감이 밀려 미처 제작을 못한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이 알아서 하도록 교육을 시키는데 엄마들이 담임 선생님 조언을 무시하고 치마 바람을 일으키는 모양입니다. 어린애들이 보고 배운 것이 기성 정치인들의 일탈된 모습같은데 정도가 아닌 길은 걷지 않도록 제대로된 교육을 해야 하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어린애들 선거가 정말 걱정입니다. |
출처: 김용정의 흔적 원문보기 글쓴이: 친정 오라버니
첫댓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