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터키]

[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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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힘의 한 가운데
Istanbul

머리 속에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 이스탄불을 이야기하기 위해 읽었던 수십 권의 책, 들었던 수만 마디의 말들을 옹골차게 응집하여 올바르게 뱉어낼 수 있을까.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동시에 공유하는 세계 유일의 도시를 거창한 수식어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는 있을까. 깜냥에 과분하기만 한 이스탄불을 설명하기 위해 구 시가지에서 보낸 짧은 여정을 기록해 본다.

어떤 도시에 대해 기사를 쓸 때 한 가지 원칙이 있었다. 인터넷만 치면 다 나오는 역사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하지 않기. 직접 가서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기. 그러나 터키에 와서 이 원칙은 무너지고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 역사를 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도시 앞에 서니 그간 쌓아 온 방식에 혼란을 겪는다. 생각 없이 만지는 작은 돌기둥에서도 유럽과 아시아, 중동의 혼합된 역사가 무더기로 날아드는 이 도시에서 원칙을 고수하며 버티기란 불가능하다. 이스탄불이 품고 있는 것은 한두 세기, 한두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유럽을 탄생시킨 거대 제국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자들이 가장 차지하고 싶어한 도시

고대 연구가들은 이스탄불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 ‘이스탄불처럼 완벽하게 수도의 운명을 타고난 도시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들의 말처럼 이스탄불은 세계 역사의 수많은 열쇠를 쥐고 살아왔다. 서기 330년 콘스탄티누스가 동로마 제국의 수도로 삼을 때 이스탄불의 이름은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이었다. 기원전 660년 그리스 시대에 불린 이름은 비잔티움(Byzantiu)이었고. 이후 1453년 술탄 메흐메드 2세가 황제가 되어 오스만 제국의 수장으로 군림할 때도 이스탄불은 왕의 땅이었다. 그러니까 1923년 앙카라에 자리를 내줄 때까지 1,600년 동안 이스탄불은 수도로 살아왔다. 이 말은 즉 15세기가 넘는 역사 동안 세계사를 뒤흔든 왕조의 역사가 이스탄불에 그대로 담겨 있다는 이야기다.

이스탄불에서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은 의무적인 일이 아니다. 교통체증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인들에게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없다. 지상의 작은 골목 하나도 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도로를 넓힐 수 없고, 땅만 파면 수많은 유적이 쏟아져 나오는 탓에 지하철 노선을 넓힐 수도 없다. 몇몇 터키인들은 이 점에 불만이 있지만 그저 부럽기만 하다. 식량과 보물이 넘쳐 나 사람들은 게으르고 도시의 편리함은 떨어진다는 것. 그것은 세계의 역사를 간직한 오랜 수도의 천명이니까.

구 시가지 최고의 유적 3선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Bosporus Str.)을 사이에 두고 유럽 땅과 아시아 땅으로 나뉜다. 서쪽인 유럽 지역은 골드 혼(Golden Horn)을 중심으로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로 분리된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목적지는 ‘세계의 박물관’이라 불리는 구 시가지다. 이 지녁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도 관광객의 호기심을 끌어들인다. 구 시가지는 실제로 보고 있어도 현실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이국적이고 이질적이다. 모스크나 전차 때문만은 아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 이 이질감은 시간적이고 공간적이며, 그 두 가지에 눌려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지는 심리적인 것이기도 하다.

1. 아야소피아 성당(Aya Sofya Church):

아야소피아는 구 시가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건축물이다. 건축술이 뛰어나고 역사가 깊어서만이 아니다. 아야소피아는 537년에 지어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로마식 건축물, 그리고 한 건물 안에 그리스 정교와 이슬람교라는 두 가지 종교를 담고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916년간의 성당 역사를 마치고 이후 481년간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었다. 이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각 기둥마다 붙여 놓은 커다란 아랍어 캘리그래피다. 로마식 성당에 아랍어 캘리그래피가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믿기 힘든 일이다.

일반적인 정복자라면 타 문화와 종교에 대해 관대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건축물은 완전히 헐고 새롭게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당의 아름다움에 압도된 메흐메드 2세는 이슬람교와 다른 우상 숭배 방식에만 제재를 가하고 성당을 그대로 둘 것을 명령했다. 성당 천장에 있던 수많은 성화 위에 회칠을 하고 아랍어 캘리그래피와 작은 메카 모형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1930년대부터 역사를 재현하기 위해 칠을 조금씩 벗겨내고 있다. 현재도 이 복원 작업이 한창인데, 조금씩 드러나는 성당 내부 벽화는 아야소피아가 건너 온 수많은 세월을 보여주는 듯하다.

2 술탄 아흐멧 모스크(Sutan Ahmed Mosque):

모스크의 의미는 아랍어로 ‘꿇어 엎드려 경배하는 곳’이다. 이스탄불에만 3만여 개의 모스크가 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술탄 아흐멧 모스크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14대 술탄인 아흐메드 1세가 건축을 명령한 것으로, 맞은 편 아야소피아 성당보다 화려하게 지으라는 지시 아래 1616년에 완성됐다. 그 결과 이스탄불을 넘어 터키를 대표하는 사원이 되었다. 사원 내부가 2만 1천 개의 파란색 이즈닉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블루 모스크’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모스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른 모스크와 달리 여섯 개나 되는 첨탑이 있다는 것이다(황제의 명령으로 세운 모스크에는 4개의 첨탑이 있다).

이와 관련된 비화가 있다. 아흐메드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첨탑을 황금으로 만들 것을 명령했다. 첨탑은 대양을 항해하는 선단들과 사막을 가르는 캐러반들의 눈에 띄어 세계 다른 도시에도 소문이 나기 좋은 이정표였을 것이다. 황금으로 만들면 이스탄불의 풍요로움이 알려지고 더불어 술탄의 명성도 자자해질 테고. 그러나 당시 재정 상태를 걱정하던 신하들은 황금(알튼)을 숫자 6(알트)로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하며 여섯 개의 첨탑을 만들었다고 한다(단순히 잘못 알아들어서 실수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첨탑 6개는 메카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블루 모스크로 인해 메카는 첨탑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3 그랜드 바자(Grand Bazaar): 그랜드 바자는 터키어로 ‘카팔르 차르쉬’, 즉 지붕이 있는 거대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중 하나로 5천여 개의 상점들이 그 안에 들어 있다. 과거 중국을 떠난 상인들의 목적지는 바로 이곳이었다. 그래서 흔히 그랜드 바자를 두고 ‘실크로드의 종착지’라 부른다. 시장 안팎을 조금만 돌아다니다 보면 중세 유럽의 상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독특한 활기참에 덩달아 마음이 들뜬다. 그러나 쇼핑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해야 한다. 이들의 선조는 과거 세계 최고의 상인들이었다. 조상의 피를 물려 받은 그랜드 바자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사람을 현혹시키고, 어느새 비싼 값으로 사는 것에 무감각해지게 만드는 완벽한 상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아무리 ‘당신의 배우자는 정말 복 받은 사람이에요. 이토록 아름답다니’ 같은 말을 하더라도 절반은 깎을 줄 아는 똑똑한 쇼퍼가 되길 바란다.

터키항공이 제안하는, 이 유적들을 무료로 보는 법
이스탄불의 유적들에 매료되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이스탄불이 아닌 당신. 걱정할 필요 없다. 터키항공은 오히려 당신 같은 환승객을 환영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스탄불에서 연결 항공편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터키항공은 무료 숙박 혹은 무료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들이 만든 ‘이스탄불 시티 투어 프로그램’은 잠깐의 환승만으로도 이스탄불의 핵심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스탄불 아타투르크(Ataturk) 공항에 도착해 터키항공이 운영하는 호텔 데스크를 방문하면 전담 가이드가 역사적인 장소들로 안내해 준다.  환승 시간이 비즈니스석 7시간, 일반석 10시간을 초과하는 일정으로 여행하는 승객에 한하며 술탄 아흐멧 모스크, 아야소피아 성당, 히포드롬 광장 및 카리예 박물관과 톱카프 궁전 등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끌려 터키항공 대표 테멜 씨를 만났다. 그의 전적은 화려했고 그의 목표는 원대했다.

이스탄불 곳곳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 페이지는 A컷이 아니라서, 이야깃거리가 없어서, 스팟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등등의 이유로 사라지는 사진들을 구해내는 페이지입니다. 지금 저는 폐기 위기에 처한 소중한 터키 이야기들을 시작합니다. 인쇄용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못한 것은 당시의 순간을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녀온 관광지마다 미처 하지 못한 한두 개의 말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고요.

톱카프
어른들은 말을 잘 듣는다. 톱카프 궁전의 가이드가 표를 끊으러 간 사이, 유럽에서 온 장년층 관광객들은 나란히 앉아 말도 없이 기다린다. 어른들은 언제나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유적을 세심히 들여다 보며 기념 사진도 열심히 찍는다. 그들 말처럼 ‘생애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우리들의 여행도 더 진하게 남을 거라는 명백한 진리를 몸소 보여주는 듯한 앉음새들.

돌마바흐체
대학생 무리가 놀러 와 멋진 사진 찍기를 시작한다. 유일한 커플인 두 사람에게 다정한 포즈를 제안했다. 남자는 서슴없이 여자를 끌어안았고 둘은 다정하게 입을 맞추었다. 친구들은 환호했다. 젊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주위를 환하게 만들어 버린다.

아야소피아 성당
사람의 등이 좋아서 그 온기에 잠시 서 있다가, 쭈글쭈글한 손으로 경배심을 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또 좋아져서 조금 더 서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흔들리지 않는 사진을 건질 수 없음에 할아버지는 낙심하지 않았다. 눈에 보일 정도로 팔이 떨렸지만 그렇게 찍고 또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도 같았다. 열정에서 나는 자주 진다.

갈라타 타워
‘적당히 틈을 두고 탐색전을 벌이다가도 물리적 거리를 참지 못하고 순식간에 가깝고 뜨거워진다. 그리고 열기가 사라지고 온기마저 증발하면 다시금 쓸쓸해진다. 모두 저 멀리 보스포러스 해협을 보고 있지만, 아마도 각기 다른 바다를 담을 것이다. 사랑의 바다와 설렘의 바다 또는 맥없이 흘러가는 야속한 바다를.’
갈라타 타워의 위태위태한 전망대는 동그랗고 좁아서 앞에 있는 사람들이 난간을 붙잡고 있으면 영락 없이 뒤에서 지켜보아야 한다. 어차피 쓰지 못할 사진이라는 걸 알면서도 열심히 찍고 적은 이유는 그 좁은 탑 위에도 온갖 인간 관계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었다.

탁심
신시가지 최고의 번화가 탁심은 명동과 비슷한 분위기다. 자라 매장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는 것 역시 명동과 똑같다. 히잡을 쓰고 자라의 신상품을 사는 여자들의 차림 어디에도 자라 옷이 자리할 틈이 없는데, 그녀들은 한참 구경하고 한껏 사서 나갔다. 언제나 신비롭기만 한 그녀들이다.

예니 자미
나름의 욕심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떤 풍경 앞에 서면 사람들이 어떻게 지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베이지와 브라운이라는 비슷한 톤의 옷을 입은 아저씨 둘, 눈에 띄었다. 한 사람은 배를 보이고 한 사람은 등을 보이고 뒤에는 회색 빛 모스크가 웅장하게 서 있는 생동감 있는 사진을 생각했다. 그렇다고 뜻대로 될 리 있나. 안돼, 움직이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아아, 안돼. 결국 사람들이 너무나 밀려 들어오는 통에 작은 소망은 헝클어졌다. 그래도 고생한 흔적 때문에 버리지 못한다. 이 사진.

아타투르크 다리
달리는 차 안에서 뻔히 쓰지 못할 사진을 찍는다는 건, 흔들릴 것을 알면서도 셔터를 누르는 것은 사실은 풍경이 아니라 풍경이 치환시켜줄 그 때의 마음을 담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낯섦은 그대로인 채 피곤하고 배가 고팠다. 이토록 이국적인 도시를 밟았다는 것이 영광스러우면서도 제쳐 두고 온 많은 것들이 신경 쓰여 여기에 있지도, 저기에 가지도 못하는 마음의 방랑을 느꼈다. 그리고 방랑도 이 땅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랜드 바자
예쁜 꼬마가 온갖 교태를 부리며 초콜릿과 껌을 판다. 멋을 어찌나 부렸는지 화장도 하고 치렁치렁한 목걸이도 걸쳤다. 아직 네 살. 앞니가 빠져 발음도 새는 주제에 현란한 상술을 펼친다. 신발은 거의 신지 않고 있었고 이따금 주위 상인들이 소리 내어 쫓아냈다. 물건을 사고 안 사고는 관광객의 선택이다. 아이를 불쌍히 여기고 말고 역시 개인의 자유다. 중요한 것은 꼬마는 자기 삶의 방식대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는 사실이다. 아이보다 게으른 주제라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집히는 동전을 전부 주었다.

미니아투르크
뭐, 포토그래퍼는 아니지만 여행 기자 밥을 몇 년 먹고 나면 알게 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살짝 귀띔을 하자면 원고를 얹힐 수 있도록 여백을 좀 살려서 사진 찍을 필요도 있다는 것.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만,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찍은 이 사진은 눈으로 볼 때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하늘이었는데 책에 쓰려니 심심해서 사장되고 말았다. 심심한 풍경을 심심하다고 말하는 건 여행 잡지의 미덕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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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음식은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힌다. 커다란 꼬치에 고기를 층층이 얹어 돌려 가며 구은 뒤 밀가루 전병에 싸서 먹는 도뇌르 케밥이나 쫄깃한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는 서울의 웬만한 번화가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이슬람교에서 금하는 돼지고기 같은 음식을 제외하고, 천혜의 자연 환경에서 얻은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천일야화’ 속 이야기보다 더 많은 종류의 요리들을 탄생시킨 터키. 당신이 터키 땅을 밟았다면 이것만은 꼭 맛보고 오길 권한다.

:: Appetizer ::


전채요리를 뜻하는 메제(Meze). 오이, 당근, 피클과 가지 등의 야채와 요구르트나 토마토 소스 등이 곁들여져 육류가 대부분인 무거운 메인 디시 전, 식욕을 돋운다. 그중 포도잎, 피망, 애호박, 양배추, 가지 등에 쌀, 고기, 마늘, 향신료, 양파 등으로 속을 채운 도르마스는 지중해, 그리스, 아랍 권역에서 좋아하는 요리다. 포도 잎에 싼 야프라크 도르마스가 식감이 독특하다. 토마토, 양파, 매운 칠리를 다져 만든 소스로 느끼한 고기 요리와 함께 먹으면 좋다. 안텝 지방에서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안텝 소스라고 부른다.

:: Main Dish ::





★케밥(Kebab)의 종류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거리에서 칼로 얇게 썰어 빵에 싸서 주는 도네르(Döner Kebab)은 쇠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으로 만든다. 아다나 케밥(Adana Kebab)은 매운 양념을 한 케밥으로 한국인 식성에 맞지 않는 양고기라 해도 이 아다나 케밥만큼은 먹기가 좋다. 쉬시 케밥(Şiş¸ Kebab)은 케밥의 대명사로 꼬치에 꽂아 만든 케밥을 지칭한다. 케밥을 먹을 때는 루콜라나 양파와 곁들여 먹으면 식감이 좋다. 

★지중해는 난류만 흐르기 때문에 생선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생선 구이 요리는 발륵 우즈가라(Ballık Izgara)로 사진 속 생선은 도미의 일종인 추프라. 살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우리나라의 만두라기보다는 이탈리아의 라비올리가 떠오르는 밀가루 음식은 만트(Mantı). 요구르트 소스와 함께 먹는다. 

★도자기로 유명한 카파도키아의 대표 요리인 항아리 케밥은 터키어로는 테스티 케밥(Testi Kebab). 소고기, 감자, 각종 야채, 양송이, 고추, 가지, 토마토 등을 항아리에 넣고 2시간정도  익혀 낸다. 원래 터키인들은 소금 소스에 먹지만 일본이나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식당은 간장 소스로 맛을 내기도 한다.  

★터키식 피자인 피데(Pide). 토핑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간 고기로 만든 피데는 크이말르 피데(Klymall Pide)다. 반죽이 길쭉하다. 

★이탈리아 피자처럼 둥글 넙적한 모양을 한 라흐마준(Lahmacun)은 반죽이 얇다. 야채와 레몬즙을 곁들여 라흐마준에 싸서 먹으면 더 맛있다. 

:: Drinks ::




★인근 그리스 지역에 우조가 있다면 터키에는 라크(Rakı )가 있다. 알콜 도수가 45도나 되는데 물에 희석해서 먹는다. 물을 넣는 순간 투명하던 액체가 하얀색으로 불투명하게 변한다. 

★터키에도 여러 종류의 로컬 맥주 브랜드가 있다.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에페스(Efes). 한국산 맥주에 비하자면 좀 쓴 맛이 난다. 

★고기 요리를 먹고 나서 꼭 마셔 줘야 하는 음료는 아이란(Ayran). 묽은 요구르트로 짭조름하다. 

★혈압이 낮아 염분을 섭취해 줘야 하는 터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인 샤우단. 퍼플 캐럿으로 만든 짭짤한 주스로 눈과 위장 건강에 좋다. 

★터키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동반자가 “여자라면 석류 주스 가게를 볼 때마다 사 먹어라”고 말할 정도로 여성 건강 음료로서 석류 주스의 효능은 탁월하다. 한국에서 보는 석류보다 훨씬 빨갛고 새콤한 석류 주스는 다른 음료에 비해서는 다소 비싼 편이다.

:: Snacks ::



★쫄깃 쫄깃 늘어나는 재미에 먹는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Dondurma). 장난꾸러기 아저씨의 현란한 쇼를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메인으로 먹기엔 약간 모자라고, 간식으로 먹기에는 조금 배부른 홍합 밥, 미드예 돌마(Midye Dolma). 계피 향신료를 첨가한 볶음밥을 커다란 홍합 껍데기에 꾹꾹 눌러 담았다. 홍합튀김도 별미다. 고소한 마늘 소스에 찍어 먹는다.

:: Dessert ::


★터키 독립의 아버지라고 하는 케말 파샤의 이름을 딴 디저트인 케말 파샤 타틀르스(Kemal Pasa Tatllsl). 아주 달다.
★치즈를 곁들여 만든 파이인 퀴네페(Künefe)는 맨 위에 코코넛 스킨과 피스타치오를 갈아 장식을 하고 맛을 낸다. 
★뵈렉(Börek)은 얇은 반죽 안에 치즈·채소·고기 등을 넣어 층 지게 요리한 고소한 파이의 일종.  

>>>Clip<<<

★항공편   서울-이스탄불 직항편은 터키항공이 월·수·토요일 1주일에 3차례 뜬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11~12시간 소요. 

★시차   한국보다 7시간 늦다. 

★환율   엄청난 단위의 숫자로 여행자를 당황하게 했던 터키의 화폐. 화폐개혁을 통해 터키 리라를 예테르(YTL)로 바꿨다. 1달러에 1.20YTL 정도. 1유로는 1.70YTL. 우리 돈으로 800원쯤 된다. 달러와 유로 모두 통한다. 

★공중화장실   대부분 유료다. 0.50YTL 정도니 항상 잔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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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Lotti in Turkey
터키의 몽마르트, 피에르 로티

“최근 이스탄불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는 어디일까요?” 만장일치는 아니겠지만 정답 중 하나는 피에르 로티다. 이스탄불 전경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피에르 로티에 올라가고,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한 카페 ‘아지아데’를 찾는다. 예상할 수 있듯 두 이름에는 깊은 연관이 있다. 그것은 연인의 이름이다.

프랑스 해군 장교 줄리앙 비오(Julien Viaud)는 1876년경 터키에 주둔한 해군 장교 중 하나였다. ‘피에르 로티’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는데, 그가 다닌 숱한 국가에 대한 인상들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소설은 그가 터키에서 근무할 당시의 추억을 남긴 ‘아지아데(Aziyade)’다. 강용수의 저서 ‘터키의 유혹’을 보면 ‘터키의 한 유부녀와 사랑에 빠졌던 프랑스 해군 장교 로티는 자전적 소설에서 이 사랑을 그리고 있다’ 고 쓰여 있다. 터키에 도착해 아지아데라는 이름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피에르 로티는 장교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그 사랑을 이어갔다. 본인 역시 기혼자였다. 그리고 임기가 끝난 후 프랑스로 귀국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결론은 씁쓸하다. 이후 로티가 터키에 다시 찾아왔을 때 여인은 이미 사망한 후였다고 한다. 최근 이스탄불에서 탁심 다음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 바로 그의 이름을 딴 언덕, 피에르 로티다. 혹자는 이곳을 위대한 소설가를 낳은 언덕이라고 하고 혹자는 예술혼이 살아 있는 터키의 몽마르트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스탄불의 다른 관광지들처럼 볼거리가 많은 것은 아니다. 놀라운 건축물이나 유서 깊은 장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골목 사이사이 예쁜 벽과 아담한 집들, 언덕길을 따라 형성된 조그마한 상점들,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돌길,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진한 커피향, 그리고 골든 혼이 훤히 보이는 시원한 전망 등이 피에르 로티가 가진 전부다.

한 때는 무덤가
지금은 아름다운 언덕이지만 한 때 이 지역은 과거 공동묘지터였다. 아지아데의 묘도 이곳에 있었다. 프랑스에서 다시 돌아온 로티는 그녀의 묘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 찾아가 터키식 커피를 마시며 한 때 뜨거웠던 사랑을 추억했다고 한다. 이름 없던 이 지역은 그의 이름을 따 피에르 로티가 되었다. 그리고 피에르 로티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의 이름이 바로 아지아데다. 카페 안에는 피에르 로티와 아지아데의 초상화가 걸려 있어 소설과도 같았던, 그리고 실제 소설이 된 러브 스토리를 잠시 감상해 보게 한다. 골든 혼(Golden Horn)이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전망 역시 카페 아지아데가 인기 있는 이유다.
여기서 잠시 골든 혼에 대해 언급하자면, 두 개 대륙에 걸쳐 있는 이스탄불의 핵심과도 같은 곳. 석양에 물들며 반짝거릴 때의 아름다움 때문에 금빛 이름이 붙었다. 5세기경 테오도사우스 2세는 이 부근에 스무 개가 넘는 성문을 만들고 이스탄불을 지켰다고 한다. 탐내는 이들이 많았던 이스탄불이었던 만큼 골든혼 위로 쌓인 역사와 사건들은 무궁무진하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다는 보스포러스해협이 발달되면서 골든혼의 영광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길이는 10킬로미터가 넘는데, 그 위로 크고 작은 배들이 한가롭게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이스탄불 여행의 묘미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차례로 보며 두 지역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피에르 로티가 쓴 소설 아지아데는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이국적인 문체와 관능적 묘사, 그리고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뜨거운 사랑에 대한 찬사는 국내 서점이 아닌 피에르 로티 언덕에서 진하게 활개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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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터키. 동서 문화의 교차로이자 히타이트, 로마, 비잔틴, 오스만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혼합되어 여행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도인 앙카라 외에도 이스탄불, 안탈리아, 에페수스 등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갖춘 도시들이 손짓하는 터키의 가을로 들어가 보자.

지중해 옆 안탈리아 원형극장

◆ 눈부신 지중해를 품은 고대 도시 안탈리아

= 오랜 세월, 수많은 제국과 사람이 만들어낸 터키의 문화. 지금도 아스라이 남아 있는 옛 영화와 고대 도시의 흔적이 이방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중해와 인접한 안탈리아는 터키의 유명한 휴양도시다. 빼어난 자연 경관과 옛 도시의 화려한 흔적이 어우러진 이곳은 현지인들은 물론 유러피안들이 선호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지중해와 거대한 토로스 산맥, 눈부신 지중해의 태양빛이 만들어내는 풍경과 온화한 기온은 온전한 휴식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탈리아를 대표하는 상징이라면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방문을 기념해 세운 거대한 아치형 성문을 꼽을 수 있다. 코린트 양식의 기둥으로 장식된 성문은 과거, 옛 도심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관문이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이 오가며 남긴 흔적들이 아스라이 느껴진다.

구시가지인 칼레이치는 오스만 튀르크 성곽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 도보로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규모지만, 로마 시대의 유적과 오스만 시대의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자리 잡은 운치 있는 옛 집들,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접점 에페수스

해질 무렵 파묵칼레

= 에게해 연안의 에페수스 역시 터키에서도 손꼽히는 고대도시 중 하나다. 기원전 10세기부터 형성된 에페수스는 천혜의 입지 조건 덕분에 로마 시대까지 최대의 항구도시로 화려한 명성을 떨쳐왔다. 또한 이곳은 과거 기독교를 국교로 삼았던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영토였던 탓에 초기 교회 유적이 많이 남아 있어 기독교 성지 순례에서 빠지지 않는다.

에페수스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하드리아누스 신전이다. 로마 5현제 중 하나로 추앙받는 하드리아누스에게 바쳐진 신전으로 서기 138년 지어진 것이다. 아치형 처마에 섬세하고 정교하게 새겨진 운명의 여신 테티스와 메두사 조각은 과거의 화려했던 제국의 영광을 짐작하게 해준다.

수많은 돌기둥이 늘어서 있는 대리석 길을 따라 내려가면 셀시우스 도서관이 나온다. 에페수스의 유적의 백미로 손꼽히는 셀시우스 도서관은 남아 있는 일부 원형만으로도 화려했던 과거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셀시우스 도서관은 1만2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한 로마 제국 내 최대 도서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서관에서 머지않은 곳에 거대한 야외 원형극장이 자리 잡고 있다. 헬레니즘 시대부터 존재하던 극장을 로마 시대에 개축한 것으로, 2만500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총 3단 구조로, 각 단은 2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도 가끔 이곳에서 음악회가 열리는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전 객석으로 소리가 울릴 정도다.

◆ 이슬람 색채 가득한 도시 코니아

코니아 메블라나 박물관

= 과거 이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내륙 도시 코니아는 해발고도 1000m의 고원도시다. 11세기 셀주크 튀르크의 수도로 번성했던 도시로, 보수적인 이슬람 수피교단 중 하나인 메블라나 교단의 본산지다. 아름다운 모스크와 중세풍의 건물, 메블라나 루미의 무덤과 박물관 덕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마춤으로 대표되는 메블라나 교단은 창시자인 메블라나 루미의 뜻을 받들어 신비주의적이며 참선 중심적인 교리를 이어가고 있다. 메블라나 루미는 이론적이고 현학적인 교리를 뛰어넘고자 단순한 참선의 형태로 사마춤을 제시했다. 이 춤은 한손은 하늘을 향하고 다른 한 손은 땅을 향한 채 계속해서 원을 도는 단순한 형태로 진행된다. 이들은 `춤으로 드리는 제사`를 통해 신과의 만남을 꿈꾼다.

코니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메블라나 박물관이다. 6500㎡ 터 내의 성당과 사원, 수행 장소가 자리 잡고 있으며 푸른 빛깔의 원뿔형 탑이 매우 아름답다. 또한 터키에서 가장 우아한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제 미나레 신학교는 타일과 아름다운 매듭 디자인이 이슬람 건축물의 섬세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 < 여행정보 >

△가는 길＝대한항공, 터키항공에서 인천~이스탄불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10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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