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片時春
아서라 세상사(世上事) 가소롭다.
군불견(君不見) 동원도리편시춘(東園桃李片時春)(1)
창가소부(娼家小婦)야 웃들마라.
대장부 평생 사업 건연(건然)히 지나가니
동류수(東流水) 굽이굽이 물결은 바삐바삐
백천(百川)이 동도해(東到海)라
하시(何時)에 부서귀(復西歸)아(2).
우산(牛山)에(3) 지는 해는
제 경공(齊景公)의 눈물이요(4)
분수(汾水) 추풍곡(秋風曲)은(5)
한 무제(漢武帝)의 설움이라.
피 죽죽 저 두견(杜鵑)안 성성제혈(聲聲啼血) 한을 마라.
기천년(幾千年) 미귀혼(未歸魂)이 너도 또한 슬프련만
천고상심(千古傷心) 우리 인생 봄마다 수심이라.
낙양성동(洛陽城東) 낙화(洛花)소식 공자 왕손(公子王孫)처량하구나.
청춘 꿈을 놀라 깨니 백발(白髮) 설움 더욱깊다.
오릉금시(五陵金市)(6) 은안백마(銀鞍白馬)(7)
당시행락(當時行樂) 내련마는 장안청루(長安靑樓) 소년들은
저 혼잔 듯 자랑한다.
창강(滄江)에 배를 띄어 풍월(風月)을 가득 싣고
범범중류(泛泛中流) 내려가니 백구비거(白鷗飛去)뿐이로다.
어디서 비파(琵琶) 소리 곡종(曲終)
인불견(人不見]) 수봉청(數峯靑)하니(8)
소상고적(瀟湘古蹟)이 방불(彷彿)하구나.
음풍(陰風)이 노호(怒號)하여 탁랑(濁浪)이 배공(排공)이라(10)
잔나비 우는 곳에 만속상사(萬古常事) 꿈을 깨니
동정호(洞庭湖)(11) 저기로다.
저 건너 성낸 조수(潮水) 절강일시(浙江一時) 분명하구나
은은한 옛 사당은 상산사(湘山祠)(12) 형적(形跡)인가.
일호주(一壺酒) 진(盡)토록 만고사(萬古事)가 암암(暗暗)이라.
유영(劉伶)이(13) 기주(嗜酒)한들 분상토(墳上土)에 술이 오랴.
아마도 우리 인생 춘몽(春夢)과 같으오니 한잔 먹고 즐겨보세.
【解 說】
이 <편시춘(片時春)>은 가장 성창되는 단가 중의 하나다. 전에는 사설(辭說)이 분명치 않고 오자(誤字)와 낙서(落書)가 많아서 부르면서도 무슨 뜻인지 몰랐으나 가사를 정리하여 올바르게 고쳐놓았다.
이 노래의 내용은 세월이 덧없음을 비관(悲觀)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군불견 동원도리 편시춘(君不見 東園桃李片時春)」이 주제이다.
인생의 젊음이라 허황(虛荒)하여 어느 겨를에 백발이 되고 만다는 한탄조(恨歎調)의 소재로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註
(1) 君不見 東園桃李片時春 그대는 東園의 桃李花가 잠시 피었다가 헛되게 짐을
보지 못하였는가 하는 뜻으로 이말은 인생의 젊음이 허망하여 잠시 동안에 사라진다는
뜻. 王勃 時 「娼家少婦不須嚬 東園桃李片時春」
(2) 百川東到海 何時復西歸 온갖 냇물은 모두 동쪽 바다로 쏟는 듯이 흘러가니 언제
나 다시 서쪽으로 돌아오랴 하는 말로서 唐詩의 한 句節이다.
(3) 牛山 중국 山東省 臨淄縣 남쪽에 있음. 齊 景公이 놀던 곳. <晏子春秋> 「齊景
公 遊於牛山 北臨其國城而流涕」
(4)齊景公의 눈물 이름은 杵臼 , 景은 諡號. 姜太公의 후손. 齊 景公이 일찍이 牛
山에 올라지는 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여 「세월이 빠름이여 어찌 인생으로
하여금 죽음의 길을 재촉하는고」한즉 從者 3명 중 2명은 따라 울었으나 오직 晏子만
은 웃으며 하는 말이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은 天理의 定則이온데, 역 리를 하려 함은 不仁한 처사이며 불인한 임금을 따라 아첨하는 신하들이 운다는 것이 어찌 우습지 않으리요」하였다 함.
(5)汾水秋風曲 漢 武帝가 汾水에서 뱃놀이하면서 지은 가사인 <秋風辭>를 秋風曲이
라고도 함. <休齊> 云 「時變而爲騷 騷變而爲辭 皆可歌也 漢武帝 因祀后土於汾陰 作
秋風辭一章 風三易韻 其節短 其聲哀」<秋風辭> 「秋風起兮 白雲飛 草木黃落兮 雁南歸 蘭有秀兮 菊有芳 懷佳人兮 不能忘 泛數船兮 濟汾河 橫中流兮 揚小波 簫鼓鳴兮 發棹歌 歡極樂兮 哀情多 小壯幾時兮 奈老何」
(6)五陵金市 五陵은 漢 高祖 이하 五帝의 무덤이 長安에 있으므로 五陵이라 함. 즉
長陵(高帝) 安陵(惠帝). 陽陵(景帝). 茂陵(武帝) 平陵(昭帝), 金市는 金陵市를 말함
(7)銀鞍白馬 鞍裝을 銀으로 장식한 흰말. 李白 詩 <少年行> 「五陵少年金市東 銀鞍
白馬度春風 洛花踏盡遊何處 笑入胡姬酒肆中」
(8)曲終人不見 數峯靑 사람의 자취는 보이지않고 두 산봉우리만 푸르다는 뜻. 唐 錢
起 詩 「曲終人不見 江上數峯靑」
(9) 瀟湘古蹟 瀟湘八景을 말함. 즉 瀟湘夜雨·洞庭秋月·遠浦歸帆·平沙落雁·漁村落照·
江天暮雪·山市晴嵐·寒寺晩鍾.
(10)濁浪이 排공 탁한 물결이 공중에 솟아 오른다는 말.
(11)洞庭湖 湖南省內에 있는 호수의 이름. 杜甫 詩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12)湘山祠 湖西省 岳陽縣 西南 洞庭湖중에 있으며 舜의 二妃 娥皇·女英을 모신 祠
堂. 湘山을 일명 君山이라 함. <水經註> 「是山 湘君之所遊處 故曰 湘君 舜 二妃也
君山 有湘妃廟」
(13)劉伶 字는 伯倫. 晋나라 沛國人. 벼슬은 建威將軍. 竹林七賢 중의 한사람. 늘 술
을 사랑하여 <酒德頌>을 짓고 언제나 하인에게 삽을 메고 따라다니게 하고 「언제 어느 곳에서 죽을 지 모르니 죽는 곳에 파묻기 위함이라」하였다. 즉 「荷揷隨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