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를 통한 메타인지 학습코칭 #1] 하브루타와 메타인지를 어떻게 일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
얼마 전 큰 아이와 함께 동네 뒷산을 올랐다. 10분쯤 지났을까, 등산로를 가로막고 쓰러져 있는 커다란 나무를 발견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뿌리째 뽑힌 나무에 관심을 보이며 이런저런 말들을 하자 큰 아이 쭈리도 호기심을 갖는 것 같았다. 마침 대화 나누기에 좋은 주제인 것 같아서 근처 벤치에 앉아 쓰러진 나무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빠 : 저 큰 나무가 왜 뿌리째 뽑혀서 쓰러진 것 같니?
쭈리 :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쓰러진 게 아닐까요?
아빠 : 아까 어떤 아저씨가 며칠 동안 바람도 그리 세게 불지 않았는데 왜 나무가 쓰러졌는지 모르겠다고 하던데?
쭈리 : 그럼 나무가 썩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빠 : 쓰러진 나무를 한 번 살펴봐. 썩었니 안 썩었니?
쭈리 : 가지에 초록잎이 무성하게 달려 있는 걸 보면 썩지 않은 것 같아요.
아빠 : 그렇다면 쓰러진 이유가 뭘까?
쭈리 : 음~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빠 : 뿌리가 뽑힌 부분을 다시 살펴봐. 어떤 것 같니?
쭈리 : 뿌리가 뽑힌 부분이 얕게 패여있고, 뿌리가 옆으로 많이 뻗어 있어요.
아빠 : 역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것이 이유였구나. 그런데 왜 이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했을까?
쭈리 : 주변의 다른 나무들의 뿌리가 땅을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빠 : 뿌리가 뽑힌 부분을 보면 다른 나무의 뿌리들은 보이지 않던데?
쭈리 : 그럼 뿌리가 뽑힌 부분 아래에 커다란 돌이 박혀 있는게 아닐까요?
아빠 : 그럴 수도 있겠구나. 산림 관리원이 얼른 와서 위험하지 않게 조치를 취하면 좋겠구나.
쭈리 : 일단 조심해서 나무를 피해 지나가야 할 것 같아요.
아빠 : 그러자꾸나.
하브루타와 메타인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 10년이 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도 하브루타를 통한 메타인지 학습코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 첫째 아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 몇 가지 주제로 얘기를 나누면서 글로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가볍게 나눈 얘기 속에서 하브루타와 메타인지 보석을 많이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하브루타(havruta)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들의 공부법’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짝 토론, 얘기하면서 공부하는 방법, 말하는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란 ‘인지 과정에 대해 인지하는 능력’을 뜻한다. 쉽게 말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 자신의 학습방법을 스스로 모니터링 하는 능력,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브루타가 잘 되려면 생각이 있어야 하고, 메타인지가 잘 되기 위해서도 생각이 중요하다. 즉, 하브루타와 메타인지의 핵심은 생각이다. 하브루타는 표현된 생각이고, 메타인지는 표현전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학습법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하브루타는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등 두 사람 이상이 짝을 짓거나 그룹으로 얘기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에피소드 기억(경험 기억)을 활용한 학습 효과 증진에 도움이 된다. 메타인지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각을 유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구분과 반복(누적복습)을 활용한 학습성과 향상에 효과적이다. 하브루타와 메타인지를 잘 활용하면 자연스러운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자신만의 학습방법을 완성할 수 있다.
하브루타와 메타인지의 핵심인 ‘생각’은 공부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상의 매 순간마다 ‘생각’ 거리를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 이어질 일상 속 에피소드들을 통해 하브루타와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기 위한 생각의 기회를 많이 갖게 되길 바란다. 생각하는 힘이 커질수록 하브루타와 메타인지도 저절로 잘 될 거라 믿는다.
YouTube에서 '210522 나무 하브루타 메타인지 - 등산로의 큰 나무는 왜 뿌리째 뽑혀 쓰러졌을까?' 보기
https://youtu.be/x1D1rBUGB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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